‘가방 바르게 메는 아이디어’로 대형 박람회서 단독 부스 연 청소년 4인방 ‘파랑새’
‘작은 습관이 큰 변화를 만든다’는 말은 ‘잘못된 습관 하나가 큰 위험을 초래할 수 있다’는 말과 일맥상통한다. 지난해 삼성 투모로우 솔루션에 참가한 ‘파랑새’는 그런 점에서 눈 여겨볼 만한 팀이다. 사소해 보이지만 방치하면 일상에 큰 영향을 끼칠 수 있는 ‘가방 메기’ 습관에 주목, 아이디어(Idea) 부문 최우수상을 거머쥐었기 때문. 지난 14일, 서울 코엑스(COEX)에서 열린 ‘서울국제유아교육전’에 단독 부스를 마련, 자신들의 아이디어 홍보에 나선 팀원들을 만났다.
☞삼성 투모로우 솔루션(SAMSUNG TOMORROW SOLUTIONS)
2013년부터 삼성전자에서 진행해오고 있는 대표적 사회공헌 프로그램으로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나가는 공모전이다. ‘아이디어(Idea)’ 부문과 ‘임팩트(Impact)’ 부문으로 구성돼 있으며, 아이디어 부문에서 수상한 팀은 다음 해 임팩트 부문에 진출, 삼성전자의 지원을 받아 각자의 솔루션을 실제 사회에 적용할 수 있다
백팩 이용자 상당수가 ‘척추측만’ 증세로 고통
▲서울 대원외국어고 2학년에 재학 중인 홍승영(사진 왼쪽)군과 조윤익양은 “가방을 잘못 멘 채 학교로 향하는 언덕을 힘겹게 오르는 친구들의 모습에서 솔루션을 고민하게 됐다”고 말했다
등에 메는 가방, 곧 ‘백팩(backpack)’은 대부분의 학생에게 더없이 친숙한 가방 형태다. 하지만 “가방을 제대로 메는 법을 아느냐”는 질문에 자신 있게 답하는 사람은 드물다.
잘못된 자세로 가방을 멜 경우, 척추 건강에 문제가 생길 수 있다. 실제로 파랑새 팀원 네 명은 전부 척추측만 증세로 고생한 경험이 있다. 모수가 작긴 하지만 통계를 내자면 100%다. 그만큼 ‘가방 잘못 메기’는 학생들 사이에서 보편적 현상이다.
▲무지개 스티커(왼쪽 사진)와 척추닥터가 각각 적용된 가방
스티커로 가방 끈 길이와 탑재 무게 기준 설정?
파랑새 팀이 고안한 솔루션은 크게 두 가지다. 예방 차원의 ‘무지개 스티커’, 해결 차원의 ‘척추닥터’가 그 주인공. 무지개 스티커는 다시 2종(種)으로 나뉜다. 하나는 적정 끈 길이를 알려주는 용도, 다른 하나는 적정 탑재 무게를 알려주는 용도다.
사용자는 신장별로 구분된 스티커 길이만큼 가방 끈을 조절하면 된다. 내용물의 무게는 체중의 10%를 넘지 않도록 하는 게 기본. 다만 늘 무게를 잰 후 가방을 잴 수 없기 때문에 책이나 노트 등 내용물을 포갠 후 무지개 스티커로 그 두께를 측정, 무게를 가늠할 수 있다.
▲무지개 스티커 사용 시범을 보이고 있는 홍승영군. 그는 “초등학교 4학년 때 당시 유행을 따르느라 척추에 무리가 가는 줄도 모르고 한쪽으로 가방을 메고 다닌 게 후회된다”고 말했다
홍승영군은 “내용물 무게를 재는 스티커는 비교적 수월하게 제작할 수 있었지만 신장에 맞는 가방 끈 길이를 측정하는 과정은 쉽지 않았다”고 말했다. 가장 어려웠던 건 ‘기준’ 만들기. 학생들의 키가 천차만별이라 어떤 수치를 기준으로 삼아야 할지 판단하기가 만만찮았다. 윤익양과 승영군은 고심 끝에 대원외고 학생들을 대상으로 일일이 표본 조사를 실시한 후 평균치를 산출, 스티커 제작에 활용했다.
파랑새 팀원들은 “삼성전자의 도움이 없었다면 무지개 스티커는 탄생할 수 없었을 것“이라고 입을 모았다. “삼성전자의 지원 덕분에 컨설팅 회사의 조언을 얻을 수 있었어요. 처음엔 척추닥터의 기술적 부분에만 집착했는데 ‘좀 더 간단하면서 아날로그적인 제품을 만들어보라’는 조언을 듣고 고안한 게 무지개 스티커예요. 돌이켜보면 그 조언을 받아들이길 정말 잘했죠.”
양 어깨의 하중 실시간으로 알려줄 수 있다면!
▲척추닥터의 작동 원리를 설명 중인 배찬서(사진 왼쪽)군과 이민준군. 찬서군은 미국 필립스 엑시터 아카데미 2학년에, 민준군은 경기 성남 이우중 3학년에 각각 재학 중이다
이미 척추측만증이 어느 정도 진행됐거나 어깨가 한쪽으로 휜 경우, 무지개 스티커는 별 도움이 안 된다. 척추닥터는 바로 그 시점에서 보완 수단으로 사용할 수 있는 장치다. 양쪽 어깨에 실리는 하중을 실시간으로 알려주는 게 핵심. 장력 센서를 가방에 탑재, 어깨에 가해지는 힘을 측정하는 형태다.
사용법은 간단하다. 사용자가 전원을 켜거나 리셋 버튼을 누르면 척추닥터가 자동으로 양쪽 어깨에 가해지는 하중에서 가방 무게를 제외한다. 그런 다음, 사용자가 자신의 신장과 체중을 입력하면 척추닥터는 내용물의 무게나 특정 방향으로의 쏠림을 감지해 “짐을 덜어내라” “(내용물이 무거우니) 10분 정도 휴식을 취해라” “무게가 지나치게 한쪽으로 쏠려있다” 따위 메시지를 LCD 화면에 띄운다.
▲척추닥터 구동 화면. 가방 어깨걸이 부분에 장력 센서를 탑재, 사용자의 양쪽 어깨에 실리는 하중을 실시간으로 알려준다
척추닥터는 배찬서군이 소프트웨어 프로그래밍을, 이민준군이 하드웨어 개발을 맡은 작품이다. 미국에서 학교를 다니는 찬서군이 코딩을 완료한 후 그 결과물을 한국에 있는 나머지 팀원들에게 전달하는 방식으로 완성됐다.
팀원 사이의 간극을 메운 것 역시 삼성전자였다. 척추닥터 초기 모델의 경우, ‘단순 무게 측정’ 수준에 그친 데다 (사실상 불필요한) 가방 무게까지 측정하는 형태여서 고민이 많았던 것. 하지만 삼성전자가 연결해준 컨설팅 업체 측 조언에 따라 센서 방식을 바꾼 후 양쪽 어깨에 가해지는 하중을 정확하게 측정할 수 있었다.
블루투스 탑재, 센서 추가… 개발은 ‘현재진행형’
파랑새 팀원들은 요즘 척추닥터에 블루투스 기능을 탑재, 스마트폰과 연동할 수 있도록 하는 기능을 준비 중이다. 또한 현재 3개인 센서에 물체의 방위 변화를 인지하는 자이로 센서를 추가해 정확도를 끌어올릴 예정이다.
과학자들은 인류가 문명을 꽃피울 수 있었던 가장 큰 이유로 ‘직립보행’을 꼽는다. 여느 동물과 달리 자유로워진 두 손으로 많은 걸 개발할 수 있었단 논리에서다. 하지만 그 과정에서 불가피하게 허리 질병을 얻게 된 것도 사실이다. 몸의 하중이 허리 쪽으로 집중되기 때문이다. 비단 학생뿐 아니라 의자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는 직장인 등 상당수의 현대인에게 허리 건강은 관심사로 떠오르고 있다. ‘중요성은 알지만 외면하기 쉬운’ 부분에 착안, 뚝심 있게 솔루션을 고안해낸 파랑새 팀의 아이디어가 좀 더 많은 이의 허리 건강을 지켜줄 수 있게 되길 기대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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