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갤럭시 S6 소재의 비밀] “널 부숴버리겠어, 어라? 안 되네!”
성인 남성이 얇은 유리판을 양손으로 힘껏 구부리고 발로 밟았습니다. 그는 벽돌 모양의 알루미늄 덩어리를 바닥에 세게 내리치기도 했는데요. 그가 무자비하게 누른 유리판은 깨지지 않았고, 알루미늄 덩어리도 멀쩡했습니다.
바위처럼 단단한 이 유리판과 알루미늄은 바로 갤럭시 S6에 사용된 '글라스'와 '메탈'인데요. 하나부터 열까지 새로운 길을 개척한 갤럭시 S6와 갤럭시 S6 엣지의 혁신은 소재에서도 찾아볼 수 있었습니다.
삼성투모로우에선 얇고 강력한 외관을 완성시킨 갤럭시 S6의 소재 개발 얘길 들려드리려고 하는데요.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선행기구개발그룹 4인방이 밝힌 갤럭시 S6 소재의 비밀은 뭘까요?
갤럭시 S6, 갑옷 같은 ‘메탈’ 입다
모든 스마트폰 사용자는 제품을 손상 없이 오래 쓰길 바랍니다. 완전히 새로운 갤럭시를 선보이며 삼성전자는 사용자들에게 원형 그대로 보존되는 제품을 제공하기 위해 전자제품으로선 파격적인 소재를 사용했는데요. '6013 알루미늄'이 그것입니다.
처음 갤럭시 S6를 개발할 때 선행기구개발그룹은 '강하면서도 미려한 가공이 가능한 소재'라는 두 가지 미션을 받았습니다. 배광진 수석은 "메탈 소재를 적용한 갤럭시 S6엔 시중에 출시된 제품보다 월등한 무언가가 필요했다"고 말했는데요. 기존 제품보다 더 튼튼하고 얇은 스마트폰을 만들기 위해 개발진은 스마트폰 최초로 갤럭시 S6에 고강도 알루미늄 합금인 6013 알루미늄을 사용했습니다.
실제로 6013 알루미늄은 충격에 강한 소재입니다. 인터뷰 중 배 수석은 벽돌 모양의 알루미늄 덩어리 두 개를 양손에 쥐고 세게 부딪쳤는데요. 한 알루미늄엔 깊은 흔적이 팬 반면, 6013 알루미늄엔 미세한 자국밖에 보이지 않았습니다.
▲일반 전자제품에 사용되는 '6063 알루미늄'은 깊이 팬 반면, 갤럭시 S6에 사용된 6013 알루미늄은 작은 자국밖에 나지 않았습니다
갤럭시 S6에 사용된 6013 알루미늄은 일반 전자제품에 쓰는 6063 알루미늄과 견줘 강도는 1.5배, 상처에 대한 내구성은 1.2배 강합니다. 그동안 6013 알루미늄은 항공기 동체나 잠수함·산악자전거·요트 등 강한 내구성을 필요로 하는 제품에만 사용됐는데요. 내구성이 강한 만큼 후가공이 어려웠기 때문이죠.
황창연 책임은 "알루미늄 표면에 요철 무늬를 내는 작업을 '샌드 블라스팅'이라고 한다"며 "보통 미세하게 뿌린 세라믹 가루로 고른 요철을 만들어 고급스러운 무광 느낌을 내는데 6013 알루미늄은 소재가 워낙 강해 요철을 주기가 쉽지 않았다"고 말했는데요. 매우 까다로운 작업이었지만 개발진은 더 강한 공법을 채택하는 건 물론, 최적화된 입자를 찾기 위해 수많은 테스트를 진행했습니다.
▲샌드 블라스팅 공정을 거치기 전(위)과 후(아래)의 모습
설상가상으로 6013 알루미늄은 기존 스마트폰 외관을 가공하는 아노다이징(Anodizing, 금속 표면에 막을 생성해 색을 입히는 공정) 방식을 따를 경우 소재가 누렇게 변했습니다.
소재 개발 과정을 떠올리며 이윤희 책임은 "6013 알루미늄의 황변 현상 때문에 수년에 걸쳐 양산성과 안전성을 확보한 기술을 포기할 수밖에 없는 상황이 발생했다"며 "6013 알루미늄 소재에 맞는 가공 온도와 약품을 찾는 등 새로운 조건에 맞게 설비를 다시 구축해야만 했다"고 말했습니다.
소재가 강할수록 후가공은 어려워지는 양자택일의 상황에서 개발진이 선택한 건 ‘포기를 모르는 도전’이었습니다. 최적의 공법을 찾아 수백 번씩 테스트를 진행한 끝에 개발진은 강하고 미려한 표면을 가진 갤럭시 S6의 메탈 갑옷을 완성했는데요.
▲320g의 알루미늄 덩어리가 15g의 미려한 갤럭시 S6 외관으로 변신했습니다
갤럭시 S6의 메탈 갑옷이 탄생하기 전후를 비교해볼까요? 가공 전 메탈 블록의 무게는 약 320g인데요. 이 평평한 블록은 20단계가 넘는 정밀한 가공을 거쳐 15g의 얇고 날렵한 갤럭시 S6 외관이 됩니다. 마치 원석을 캐 아름다운 보석으로 세공한 듯한 느낌이 드는데요. 갤럭시 S6에 담긴 장인 정신이 느껴지지 않나요?
특명, 얇고 강한 3D 글라스를 구현하라
갤럭시 S6에 사용된 메탈도 매우 특별하지만, 갤럭시 S6 엣지에 사용된 '3D 글라스'는 삼성전자 기술의 결정체나 다름없습니다. 갤럭시 S6 엣지는 최초로 곡면 스크린을 적용한 갤럭시 노트4 엣지(0.55mm)보다 더 얇은 0.4mm의 화면 두께를 자랑하는데요. 삼성전자는 갤럭시 S6 엣지에 고릴라 글라스4를 적용해 높은 완성도의 듀얼 엣지 디자인을 구현했습니다.
▲힘껏 구부려도 깨지지 않는 고릴라 글라스4
갤럭시 S6에 적용된 고릴라 글라스4가 얼마나 강한지 테스트해봤습니다. 현장에서 직접 얇은 유리판을 양손으로 힘껏 구부리고 발로 밟아봤는데요. 깨지긴커녕 흠집조차 나지 않았습니다.
고릴라 글라스4는 화학 약품에 담가 물리적으로 내구성을 키운 튼튼한 유리 소재인데요. 강화 공정으로 유리의 나트륨 성분을 분자 입자가 큰 칼륨으로 치환시켜 유리 표면을 단단하게 만든 것이죠. 고릴라 글라스4는 기존 강화 공정보다 강화의 깊이가 두 배가량 더 깊어졌는데요. 외부 충격에 저항하는 방패막이 더 두꺼워진 셈입니다.
이 과정에서 삼성전자만의 독자적인 '열 성형' 기술도 한몫했습니다. 기존 스마트폰 디스플레이에 적용된 소재와 달리 유리는 모양을 굽힐 수 없어 원하는 모양대로 깎아 만드는 2.5D 글라스를 적용해야만 하는데요. 이 경우 곡면 디스플레이의 곡률을 구현하는 데 한계가 있습니다.
반면 갤럭시 S6 엣지는 800℃ 고온에서 성형한 3D 글라스를 오차 없이 정밀하게 기계로 가공했는데요. 삼성전자는 모든 면에 광택을 내는 폴리싱 작업 등 15단계의 까다로운 공정을 거쳐 단단하고 아름다운 갤럭시 S6 엣지를 완성했습니다.
오승택 수석은 "적절한 열 성형 온도와 압력을 찾는 게 가장 어려웠다"고 말했는데요. 온도를 높이면 유리 표면이 울렁이는 문제가 발생하고, 온도를 낮추면 유리가 아예 깨져버렸다고 합니다. 유리 면이 고르게 나오면서 치수 정밀도를 높이기 위해선 최적의 열 성형 조건을 찾는 게 중요했는데요. 오 수석은 "수십 차례 온도와 압력을 맞춘 금형 툴을 만든 끝에 마침내 미려한 면 품질과 치수 정밀도를 동시에 충족할 수 있는 열 성형 조건을 도출할 수 있었다"고 말했습니다.
양산을 앞두고도 갤럭시 S6 개발진은 끝까지 긴장을 늦출 수 없었습니다. 그들은 하루 24시간이 부족할 정도로 바쁘게 뛰어다니며 마지막까지 수율 개선에 힘썼는데요.
마지막으로 배광진 수석은 "모두가 한 뜻으로 묵묵히 도전한 끝에 제품을 완성하게 돼 무척 자랑스럽다"며 "갤럭시 S6의 경험을 바탕으로 앞으로도 소비자에게 차별화된 가치를 전하는 제품을 만들겠다"고 약속했습니다.
출시 이후 지금까지 갤럭시 S6는 글래스와 메탈이 조화를 이룬 보석 같은 디자인으로 호평 받고 있습니다. 갤럭시 S6의 성공 이면엔 제품의 가치와 완성도를 높일 수 있는 방법을 고민하는 선행기구개발그룹 임직원들이 있었는데요. 삼성전자는 앞으로도 소비자에게 더 나은 가치를 선물하기 위해 노력할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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