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것 모르면 중국인이 아니지~” 중국 외식 문화 뒤흔든 ‘와이마이(外卖)’ 시장
삼성전자 뉴스룸 독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정글만리 김그래’입니다. 오늘은 본격적 얘길 시작하기 전, 사진부터 몇 장 보여드릴게요.
사진 속 인물의 직업은 뭘까요, 소방관? 경찰? 최근 중국에 가보신 분이라면 맞히실 수도 있겠네요. 정답은 ‘배달맨’입니다.
한국 배달 음식 앱과 유사… ‘책임’은 식당 아닌 앱 업체에
베이징∙광저우 등 중국 대도시로의 출장이나 여행이 잦으신 분이라면 형형색색의 오토바이 한 대가 시내 곳곳을 분주히 누비는 광경, 자주 목격하셨을 겁니다. 이쯤 해서 오늘 칼럼의 주제를 설명 드려야겠네요. 네, 오늘 제가 말씀 드릴 주제는 ‘와이마이(外卖)’입니다. 와이마이는 ‘바깥 외(外)’와 ‘팔 매(卖)’가 더해진 중국어로 ‘배달’을 의미합니다.
중국에서 배달 문화의 역사는 그리 오래지 않습니다. 일부에선 ‘현지 한국 식당의 배달 문화를 중국 식당들이 따라 하며 생겨난 문화’로 설명하기도 하죠. 하지만 ‘뭔가를 배달하고 배달 받는다’는 개념 자체가 중국인 사이에선 생소했기 때문에 배달 문화 역시 한동안 그 영향력이 미미했던 게 사실입니다.
하지만 와이마이는 오늘날 중국 전 대륙을 강타하고 있다 해도 과언이 아닐 정도로 ‘핫이슈’입니다. “와이마이 모르면 중국인이 아니다”란 말까지 나왔을 정도니 그 인기가 어느 정돈지 짐작할 만하죠. 한순간에 상황이 달라진 이유, 궁금하실 텐데요. 여기에도 중국 젊은이들의 스마트폰 사용 습관이 자리 잡고 있습니다.
지난 칼럼에서 말씀 드린 것처럼 중국 젊은이의 ‘신문물 수용’은 굉장히 적극적입니다. 그런 그들에게 ‘스마트폰 조작 몇 번만으로 먹고 싶은 메뉴를 고르고 모바일 결제를 통해 얼마 후면 눈앞에 해당 음식을 대령시킬 수 있는’ 모바일 결제 시스템은 신세계 그 자체였겠죠? 자, ‘백문불여일견(百聞不如一見)’이라고 했습니다. 중국에 있는 지인의 도움으로 한 와이마이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을 실행시켜보기로 했습니다.
얼핏 복잡해 보이지만 사용자가 해야 할 일은 위쪽 네 단계가 전부입니다. 와이마이 앱은 국내에서도 사용자가 꽤 많은 ‘배달의 ○○’이나 ‘요기○’ 같은 앱과 구동 원리가 비슷합니다. 차이가 있다면 배달의 책임이 온전히 앱 개발사에 있다는 것 정도죠. 한때 서울 강남 일대에서 크게 유행했던 ‘해주세○’ 서비스 기억 나세요? 분홍색 오토바이가 트레이드 마크였던 그 업체가 취급 품목을 ‘음식 배달’로 한정했다고 생각하시면 와이마이를 보다 쉽게 이해하실 수 있습니다.
입지 커지며 외식업계 ‘지각 변동’… 글로벌 브랜드도 동참
불과 몇 년 새 배달 문화에 대한 중국인의 인식까지 바꿔놓은 와이마이 앱, 그 탄생 배경이 무척 궁금해지는데요. 시작은 지난 2007년 6월로 거슬러 올라갑니다. 상하이교통대학교에 재학 중이던 ‘절친 4인방’이 기숙사에서 밤늦게 놀다 허기가 졌습니다. 근처 배달 식당을 찾았지만 대부분 전화를 안 받거나 “야간 배달은 안 된다”는 답변이 돌아왔죠. 그때 이들의 머릿속에 퍼뜩 한 아이디어가 떠올랐습니다. ‘중국 최초 와이마이 앱’ 으어러X(饿了X)가 탄생한 배경입니다.
창업 초기, 으어러X는 그야말로 ‘영업’에만 몰두했습니다. 어떻게든 많은 식당을 가입하게 하는 것이야말로 사업의 성패를 좌우하는 요소였으니까요. 저 역시 중국 유학 시절 으어러X 서비스 안내 전단지를 여러 차례 받았습니다. 그리고 불과 몇 년 만에 으어러X를 비롯한 중국 내 와이마이 앱 업체들은 알리바바∙텐센트 등 현지 거대 기업의 투자를 유치하며 매년 급성장하고 있습니다<아래 표 참조>.
중국 내 와이마이 앱의 무서운 성장세엔 네 가지 비결이 숨어 있다, 는 게 제 생각입니다. 첫째, 시간을 절약할 수 있습니다. 와이마이 앱 시장 구축에 따라 중국인은 더 이상 원하는 음식을 파는 식당을 애써 찾아갈 필요가 없어졌습니다. 음식이 나올 때까지 기다리는 시간은 물론, 식사를 마치고 다시 돌아가야 하는 시간도 고려하지 않게 됐죠. 휴대전화로 몇 번 ‘터치’만 하면 ‘지금 여기’로 먹고 싶은 음식을 배달시킬 수 있으니까요. 둘째, 남 눈치 볼 일이 사라집니다. 이를테면 와이마이 앱을 활용하는 회사원은 상사나 동료의 입맛을 고려할 필요 없이 그저 각자 원하는 메뉴를 주문, 함께 책상에 앉아 먹으면 됩니다. 셋째, 모든 절차가 쉽고 편리합니다. 마지막으로 비용 절감 효과도 노릴 수 있습니다. 업체 간 경쟁으로 할인 쿠폰 적용이나 상품권 증정 같은 이벤트가 많아져 이런 혜택을 잘 활용하기만 해도 외식비를 제법 아낄 수 있거든요.
위 사진에서처럼 요즘은 개점을 앞둔 대부분의 음식점이 와이마이 앱 업체들과의 제휴 관계를 앞세워 고객 유치에 앞다퉈 나서고 있습니다. 국내에서 잘 알려진 커피전문점이나 햄버거 브랜드의 중국 지점 역시 와이마이 앱에 입점, 엄청난 매출을 기록하고 있습니다. 상황이 이렇게 되자, 기존 음식점 개업 시 ‘필수 요건’처럼 여겨졌던 입지의 중요성은 점차 약해지는 추세입니다. 실제로 ‘이런 데 손님이 있을까?’ 싶을 정도로 외진 곳에 자리 잡은 식당 중에서도 상당한 매출을 올리는 곳이 하나둘 나타나고 있습니다.
‘최첨단 IT’ 선호하는 중국인 특성 잡아야 中 시장서 성공
이제까지 총 세 차례에 걸쳐 중국 IT 산업의 현주소를 짚어드렸는데요. 웨이신과 좐처, 그리고 오늘 소개한 와이마이까지 세 가지 트렌드엔 한 가지 공통점이 있습니다. 모두 ‘스마트폰을 활용한 신규 사업 모델’이란 사실이 바로 그거죠.
요즘 언론 보도를 살펴보면 중국 시장에서 고전 중인 한국 기업 얘기가 꽤 많이 나옵니다. 그 이유는 여러 가지로 살펴볼 수 있겠지만 중국 기술력이 상당한 수준으로 발전하며 한국 제품이나 서비스가 그만큼 매력을 잃고 있는 것 역시 하나의 원인이 아닐까 싶습니다. 그런 만큼 향후 중국 시장을 보다 효과적으로 공략하려면 중국 IT 산업의 현주소를 정확히 읽고 핵심 인력을 현지에 전진 배치. 이제까지와 다른 시장을 창출할 필요가 있지 않을까요? 그럼 전 다음 칼럼에서 좀 더 새롭고 흥미로운 주제로 다시 찾아오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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