뉴스룸 독자들이 꼽은 ‘최고의 키다리 아저씨’ 서승환∙최근씨
삼성전자 뉴스룸은 지난달 14일 ‘사회공헌을 말하다’ 연재 100회 돌파를 기념해 ‘키다리 아저씨가 돌아왔다’ 이벤트를 진행했다. 해당 코너에서 소개된 다섯 팀의 후보 중 가장 따뜻한 사회공헌을 실천한 1개 팀을 골라 선정 이유와 함께 댓글을 작성하는 방식이었다. 2주간 진행된 이벤트는 1900여 명이 참여하며 뜨거운 호응을 얻었다.
▲‘사회공헌을 말하다’ 100회 연재 기념 이벤트 당시 가장 많은 참가자가 손길 팀을 ‘최고의 키다리 아저씨’로 꼽았다. 사진은 응원 메시지의 일부를 발췌, 재구성한 것이다
그 결과, ‘최고의 키다리 아저씨’는 지난 2014년 삼성 투모로우 솔루션에서 ‘시각장애인 버스 탑승 솔루션’으로 대상을 받은 ‘손길’ 팀이 차지했다. 과연 어떤 아이디어로 독자들의 공감을 얻어냈을까?
☞삼성 투모로우 솔루션(SAMSUNG TOMORROW SOLUTIONS)
2013년부터 삼성전자에서 진행해오고 있는 대표적 사회공헌 프로그램으로 더 나은 세상을 만들어나가는 공모전이다. ‘아이디어(Idea)’ 부문과 ‘임팩트(Impact)’ 부문으로 구성돼 있으며, ‘아이디어’ 부문에서 수상한 팀은 다음 해 ‘임팩트’ 부문으로 진출해 삼성전자의 지원을 받아 각자의 솔루션을 실제로 사회에 적용할 수 있다
“따뜻한 의도 알아봐주신 것 같아 기뻐요”
▲손길 팀원 최근(사진 왼쪽)∙서승환씨
손길 팀원 서승환∙최근씨는 “뒤늦게 (투표 1등) 소식을 전해 듣고 정말 기뻤다”며 “많은 분이 우리의 따뜻한 의도를 알아주신 것 같아 고마운 마음이 컸다”고 말했다. “지금 한창 진행 중인 애플리케이션(이하 ‘앱’) 업그레이드 작업에 좋은 동기 부여가 될 것 같다”고도 했다.
손길 팀이 개발한 시각 장애인 버스 탑승 솔루션은 시각장애인이 버스를 이용할 때 겪는 여러 어려움을 파악, 이를 해결하기 위해 만든 앱이다. 시각장애인이 버스 정류장에 도착할 때부터 버스에 탑승, 하차하기까지의 전(全) 과정을 음성 안내 형태로 도와준다.
이 앱이 상용화되려면 일반 시민의 이해와 배려가 반드시 필요하다. 대부분의 버스를 시각장애인과 (비장애인인) 일반 시민이 함께 사용하기 때문. 하차 벨이 울리지 않은 상태에서 버스가 시각장애인을 탑승시키기 위해 정차하는 경우가 단적인 예다. 결국 손길 팀이 개발한 앱이 사회적으로 정착되려면 일반 시민들의 암묵적 동의에 기초한 과도기가 필요한 셈이다. 그런 측면에서 이번 ‘투표 1위 팀 선정’ 소식이 손길 팀원들에게 건네는 메시지는 남다르다. 자신들의 솔루션을 보다 많은 이에게 알릴 수 있는 기회이기 때문이다.
2년 공들인 솔루션 ‘마이버스’ 곧 상용화
▲‘마이버스’란 이름으로 출시될 예정인 손길 팀의 시각장애인 버스 탑승 솔루션 앱
시각장애인 버스 탑승 솔루션 앱은 ‘마이버스(My Bus)’란 이름으로 이르면 다음 달, 늦어도 올해 중 출시될 예정이다. 현재는 상용화 작업이 거의 끝나 실제 버스 예약까지 가능한 단계. 지난 2년여간 고군분투하며 개선을 거듭해온 결과다.
실제로 제안 당시 아이디어에선 시각장애인이 NFC카드를 정류소 리더기에 갖다 대면 교통정보 시스템을 통해 사용자의 이동 정보를 버스로 전송, 기사가 상황을 인지하고 해당 정류장에서 탑승을 돕는 방식이었다. 하지만 2년간의 노력 끝에 사용 수단이 ‘NFC카드’에서 ‘앱’으로 바뀌었다. 앱의 활용도가 급격히 증가한 추세를 반영한 것. 스마트폰 근거리통신 기술인 비콘(beacon)이 적용된 점도 눈 여겨볼 만하다. 이 조치로 시각장애인 사용자는 언제 어디서든 자신의 스마트폰에 앱을 내려받아 관련 서비스를 활용할 수 있게 됐다.
“실제 시각장애인 체험 반영해 완성도 높여”
▲마이버스 앱을 활용한 버스 예약 화면. 두세 단계만 거치면 예약이 완료된다
마이버스의 사용법은 간편하다. 앱을 다운로드한 후 아이디와 비밀번호를 설정, 회원 가입 절차를 마치면 준비 완료. 그런 다음, 앱을 구동해 ‘정류장 예약’ 버튼을 누르면 버스 예약 서비스를 이용할 수 있다. 예약된 버스는 음성으로 안내되므로 예약 오류의 우려도 없다. 예약이 완료되면 해당 버스에 설치된 별도 기기를 통해 기사에게 탑승 (예정) 정보가 전달된다. 버스가 도착하면 예약 시각장애인에게도 도착 정보가 통보된다. 하차할 때도 앱 내 ‘하차’ 버튼을 누르면 버스 내 기기에 신호가 전달돼 안전하게 버스에서 내릴 수 있다[1].
마이버스 앱은 실제 시각장애인이기도 한 지우양의 체험 영상으로 일찌감치 화제가 됐다(해당 영상<아래 참조>은 삼성전자 뉴스룸에서도 소개한 적이 있다).
마이버스의 미덕은 실제 사용자 의견을 반영, 완성된 앱이란 사실에 있다. 손길 팀은 지우 양의 체험 영상을 촬영한 데 이어 앱 개발 과정에서 조직을 개편, 시각장애인 몇 명을 새 팀원으로 받아들였다. 그리고 그들의 피드백을 적극적으로 반영, 개선하는 작업을 반복했다.
▲마이버스 앱으로 ‘버스 예약’ 서비스를 이용하는 모습
“서울시와 제휴 완료… 광주시와도 협의 중”
두 사람에 따르면 마이버스의 탄생 과정은 그리 순탄하지 않았다. (시각장애인이란) 특정 사용자를 대상으로 하는 데다 대표적 공공 서비스인 대중교통과 연관된 소프트웨어였기 때문에 고려해야 할 사항이 너무 많았던 것.
최근<위 사진>씨는 “제일 힘들었던 일은 상용화 단계까지 가기 위해 설득해야 할 대상이 너무 많았던 것”이라고 털어놓았다. 실제로 이들은 시각장애인들이 서울 버스에서 마이버스 앱을 사용할 수 있도록 하기 위해 버스회사와 장애인협회, 서울시 당국 등 다양한 기관을 찾아가 동의를 구했다. 서울시와는 버스 노선 데이터 문제를 정리하느라 협상을 벌이기도 했다. 이 같은 노력의 결실일까, 손길 팀은 서울시에서 ‘특수 허가’를 받은 최초의 민간업체로 법인화 단계까지 밟았다.
서승환<위 사진>씨 역시 “고려해야 할 요소가 많아 상용화하기까지 생각보다 시간이 오래 걸렸다”고 말했다. 일부 팀원이 ‘학업과 일을 병행해야 하는’ 대학생인 것도 작업 속도를 더디게 했다. 대학생 신분으로 일하다 한계에 부딪칠 땐 담당 교수에게 도움을 요청하기도 했다. 서씨는 “그래도 이리저리 고생한 덕분에 얼마 전엔 광주시에서도 우리 앱에 관심을 보이며 만남을 요청해오는 등 가시적 성과가 하나둘 나오고 있다”고 말했다.
마이버스가 예상대로 올해 중 출시되면 대중교통을 이용하려는 시각장애인들은 새 세상을 선물 받게 될 것이다. 아울러 그간 아무 불편 없이 대중교통을 이용해오던 일반 시민들은 시각장애인의 불편에 대해 다시 생각해볼 수 있게 되지 않을까? ‘내가 무심코 누려온 것들이 실은 당연한 게 아니었구나!’ 하고 말이다.
손길 팀이 만들어갈 ‘더 나은 세상’은 삼성 투모로우 솔루션의 지향점과 맞닿아 있다. 이들이 최고의 키다리 아저씨로 선정된 건 어쩌면 그 가치를 본능적으로 알아차린 삼성전자 뉴스룸 독자들의 혜안 덕분인지도 모르겠다.
[1] 모든 서비스는 음성으로 우선 안내되며 이후 사용자가 스마트폰 화면의 ‘네’ 부분을 터치하면 ‘네’ 음성이, ‘아니오’ 부분을 터치하면 ‘아니오’ 음성이 각각 발신된다. ‘네’ 음성이 나오는 부분을 찾아 한 번 더 클릭하면 해당 기능이 선택되는 방식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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