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화제의 삼성인]국내 1호 스팟티드 터틀 브리더, ‘거북이 아빠’ 박간서 책임

2015/08/30 by 삼성전자 L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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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색 취미를 가진 사람은 많습니다. 하지만 취미를 전문가 수준까지 파고들긴 쉽지 않죠. 오늘 소개할 박간서 삼성전자 생산정보1그룹 책임은 거북이를 키우는 데 그치지 않고 국내 최초로 스팟티드 터틀 알 부화에 성공한 민간 브리더(breeder, 동물 사육자)인데요. 거북이를 키우는 사람들 사이에선 잘 알려진 유명인이기도 합니다. 박간서 책임의 특별한 취미 생활, 삼성투모로우가 소개합니다.

 

평범한 개발자, ‘거북이 산파’로 변신하기까지

박간서 책임은 국내 최초로 미국종(種) 스팟티드 터틀 부화를 성공시켰습니다▲박간서 책임은 국내 최초로 미국종(種) 스팟티드 터틀 부화를 성공시켰습니다

지난 2012년 초 박간서 책임의 집에 마련된 ‘거북이 방’에선 작은 환호성이 터져 나왔습니다. 약 3개월 동안 보살피던 아기 스팟티드 터틀이 알을 깨고 나왔기 때문인데요. 작은 머리를 갸웃거리는 아기 거북이를 보며 박 책임과 그의 아내는 감동에 젖었습니다. 국내 최초로 미국종 스팟티드 터틀의 알이 부화되는 현장이었죠.

박 책임은 부화 성공에 대해 “지금 생각하면 순전히 우연이 아니었나 싶다"고 겸손하게 말했는데요

박 책임은 부화 성공에 대해 “지금 생각하면 순전히 우연이 아니었나 싶다"고 겸손하게 말했는데요. 사실 박 책임이 국내 최초로 스팟티드 터틀 부화에 성공한 배경엔 끊임 없는 노력이 숨어있었습니다. 그는 "거북이 키운 지 한 달 만에 알을 낳았는데 어떻게 부화시켜야 할지 전혀 모르는 상태였다"며 "국내 자료나 성공 사례가 없어서 해외 사이트를 검색했고, 외국 브리더들에게 닥치는 대로 메일을 보내 노하우를 들었다"고 말했습니다. 국내에 성공 사례가 없는 만큼 답을 해외에서 찾아야 했던 거죠.

안정적인 부화의 핵심은 부화기 제작이었는데요. 첫 부화에 앞서 그는 기존 실패 사례를 분석했습니다. 기존 플라스틱 통 형태의 부화기는 온도 변화가 급격해 부화율이 떨어지는 단점이 있었죠. ‘온도가 오르내리는 기울기를 완만하게 해야 거북 알이 편하지 않을까?’ 박간서 책임은 플라스틱 대신 아이스박스에 열이 천천히 전달되도록 얇은 필름을 설치했습니다.

또 "인공 부화의 경우 땅에 묻는 방법보다 공기 중에 노출시키는 게 좋다"는 해외 브리더의 조언을 참고해 습도를 유지할 수 있는 부화기를 만들었는데요. 결과는 성공적이었습니다. 첫 부화에 성공한 뒤 박간서 책임은 모든 정보를 블로그에 기록했는데요. 당시만 해도 생소했던 이 방법은 현재 국내 거북이 브리더 사이에서 보편적인 방식으로 통합니다.

박간서 책임이 직접 만든 장비로 채워진 일명 ‘거북이 방’▲박간서 책임이 직접 만든 장비로 채워진 일명 ‘거북이 방’

최근엔 와인 냉장고를 이용해 부화기를 꾸미기도 했습니다. 열을 가하는 것만 가능했던 기존의 단점을 보완한 부화기입니다. 가열과 냉각을 동시에 할 수 있어 온도 조절이 가능하죠.

박 책임은 “알이 부화하려면 섭씨 23도부터 29.4도 사이를 유지해야 하는데 작년부터 날씨가 유난히 더워서 거북이가 알 안에서 죽는 경우가 생겼다"며 "어떻게든 살려보자는 생각에 와인 냉장고를 이용한 부화기를 만들었고 며칠 전 처음으로 부화에 성공했다”고 말했습니다.

박간서 책임이 블로그에 찍어 올린 거북이 사진과 이야기는 입소문을 타 일본에까지 소개됐습니다. ‘1년 만에 거북이 알 부화에 성공한 한국인 브리더’로요. 그가 직접 만들고 여러 해 동안 테스트한 최상의 장비들은 그의 블로그에서 볼 수 있습니다.

 

이력 관리·변경 관리… 개발자 습관, 큰 도움

안정적으로 알을 부화시키는 덴 개발자의 직업병(?)도 한몫했습니다. 그의 업무는 설비 시그널을 분석하는 건데요. "거북이의 상태를 측정하고 엑셀로 정리해 데이터화한 게 큰 도움이 됐다"는 설명입니다.

신체검사 때마다 적어둔 거북이 몸무게 일지▲신체검사 때마다 적어둔 거북이 몸무게 일지

박 책임은 “브리딩은 거북이의 미세한 변화를 짚어내 알을 낳을 것 같으면 산란장으로 옮기는 등 상태 분석이 중요하다"며 "내 경우 초기엔 몸무게 변화뿐 아니라 키와 등갑 길이까지 모두 기록했다"고 말했다. 이 같은 노력 끝에 그는 이제 "몸무게 변화만 봐도 얘가 아픈지, 알을 낳을 건지, 낳았는지 알 수 있다"고 하는데요. 아버지와 같은 세심한 보살핌이 거북이에게도 통한 셈입니다. "몸무게가 꾸준히 늘다가 정체되거나 줄어들면 무조건 다시 보죠. 눈빛을 보면 딱 느껴집니다. 초롱초롱한 눈이 아니라 약간 게슴츠레하면 영락 없이 어디가 아픈 거예요.”

 

어쩐지 육아가 쉽다? 거북이 덕분에 “눈빛만 봐도 척척”

목소리도, 귀도 없는 거북이. 교감을 나누기 쉬운 상대는 아닐 듯한데요. 박간서 책임은 "표현을 잘 못하기에 더 주의를 기울여야 한다"고 말합니다. 그는 “거북이는 사람이 알아채지 못하면 아프거나 죽어버리기 때문에 더 자주 바라보며 시간을 보낸다”며 “말 못하는 친구들과 함께 있다 보니 행동만 봐도 뭘 원하는지 금방 알 수 있게 됐다”고 했습니다.

지난해 첫 아이 로운이가 태어난 뒤 박간서 책임과 아내는 "어쩐지 육아가 생각보다 쉽다"고 느꼈습니다.

거북이 키우는 일은 육아에도 큰 도움이 됐는데요. 지난해 첫 아이 로운이가 태어난 뒤 박간서 책임과 아내는 "어쩐지 육아가 생각보다 쉽다"고 느꼈습니다. 하나부터 열까지 미세한 변화를 지켜보며 추측해야 하는 거북이와 비교했을 때 말이죠. “그냥 로운이가 뭘 원하는지 알 것 같더라고요. 밤에 울기 전에 아내와 제가 먼저 알아채요. 약간 뒤척이거나 끙 소리만 나도 ‘배가 고프구나’ 알 수 있고 잠 깰 기미가 보이면 우리가 먼저 깨죠. 눈빛만 봐도 알 수 있어요. 부모로서의 촉이 좋아진다고 해야 할까요? 작은 신호만 놓쳐도 치명적인 거북이들을 보살피다 보니 작은 움직임에도 ‘레이더’가 돌아갑니다.”(웃음)

 

육지거북부터 물거북까지 매력 만점

약 5년 만에 박간서 책임의 반려 거북이는 갓 태어난 아기들을 제외하고도 스무 마리로 늘었습니다. 각각의 매력 넘치는 거북이 가족을 사진으로 만나보시죠.

스팟티드 터틀▲스팟티드 터틀

스팟티드 터틀은 수명이 100년이나 됩니다. 가장 키우기 어렵지만 그만큼 매력만점이죠. 물거북이지만 수영을 잘 못 하고 우직한 느낌이 있습니다. 박 책임은 "빤히 쳐다보는 초롱초롱한 눈빛에 그만 빠져들고 만다"고 매력을 설명했습니다.

다이아몬드 백 테라핀 콘센트릭 ▲다이아몬드 백 테라핀 콘센트릭

다이아몬드 백 테라핀 콘센트릭은 놀라운 수영 실력을 보유하고 있습니다. 빠를 뿐 아니라 후진도 척척 해냅니다. 친화력도 좋아서 키우는 맛이 쏠쏠한데요. 박 책임은 “손으로 밥을 주면 받아먹고 손에 올리면 어깨까지 올라온다"며 "가만히 보고 있으면 꼭 강아지 같다”고 말했습니다.

커먼머스크 터틀(왼쪽 사진), 돌거북▲커먼머스크 터틀(왼쪽 사진), 돌거북

커먼머스크 터틀은 박간서 책임이 가장 먼저 키우기 시작한 거북이인데요. 활동량이 적어 움직이는 걸 보려면 30분 동안 지켜봐야 합니다. 박 책임은 "아내와 둘이 앉아 커먼머스크 터틀의 느릿한 움직임을 바라보는 게 일상의 큰 즐거움 중 하나"라고 소개했습니다. 돌거북은 배가 까맣고 등이 갈색이라 나뭇잎을 연상시킵니다. 알록달록한 몸 덕분에 ‘사진발(?)’을 가장 잘 받기도 합니다.

레오파드 육지거북▲레오파드 육지거북

박간서 책임이 기르는 거북이 중 유일하게 육지에서 서식하는 종이 있습니다. 바로 레오파드 육지거북인데요. 화려한 무늬가 예쁜 데다 만지고 쓰다듬는 등 교감도 가능합니다. 박 책임은 "30년쯤 지나면 제법 커지는데 벌써부터 그때가 기대된다"고 말했습니다.

남생이▲남생이

예부터 불로장생으로 알려진 남생이는 천연기념물이라 개인이 키울 수 없게 돼 있습니다. 다만 박간서 책임의 남생이는 국립문화재연구소에 문의한 결과 "국내종이 아닌 믹스종이라 키워도 된다"는 의견을 받았다고 합니다.

박간서 책임 부부는 거북이를 키우기 시작한 후로 일상에 작은 변화가 생겼다고 합니다. 박 책임은 "우리 부부가 원래 빠른 걸 좋아해서 스쿠버 다이빙이나 자전거, 보드를 자주 즐기는 편"이라며 "그래서 거북이들이 천천히 수영하는 모습이나 느릿느릿 걷는 모습을 보면서 빨라졌던 일상의 속도를 맞춰간다"고 말했습니다.

박간서 책임 부부는 거북이를 키우기 시작한 후로 일상에 작은 변화가 생겼다고 합니다. 박 책임은 "우리 부부가 원래 빠른 걸 좋아해서 스쿠버 다이빙이나 자전거, 보드를 자주 즐기는 편"이라며 "그래서 거북이들이 천천히 수영하는 모습이나 느릿느릿 걷는 모습을 보면서 빨라졌던 일상의 속도를 맞춰간다"고 말했습니다. "퇴근 후 맥주 한 잔과 함께 거북이를 보곤 합니다. 생각을 멈출 수 없는 현대인의 삶에 무념의 시간을 갖는 기분이 들어요. 제가 원래 성격이 엄청 급하고 다혈질이었는데 거북이를 만나고 성격이 굉장히 온순해졌어요.”

 

"100년 사는 십장생, 손주까지 함께할래요"

박간서 책임은 어릴 때부터 파충류, 조류, 양서류 할 것 없이 동물이라면 모두 좋아했습니다. 결혼 후 원래 강아지를 키우고 싶었지만 아내가 "강아지는 수명이 짧아 죽었을 때 슬플 것 같다"고 만류해 거북이를 키우기 시작했습니다.

박간서 책임은 로운이 아빠이자 알투 아빠, 그리고 스무 마리 거북이 아빠가 됐습니다▲박간서 책임은 로운이 아빠이자 알투 아빠, 그리고 스무 마리 거북이 아빠가 됐습니다

지금은 강아지도 한 마리 추가돼 박 책임은 로운이 아빠이자 알투(강아지) 아빠, 그리고 스무 마리 거북이의 아빠가 됐는데요. 그는 애완동물을 잘 키우기 위해선 "가족 모두가 거북이를 한 가족으로 생각하고 사랑하는 마음이 중요하다"고 강조했습니다.

그는 "동물을 키우는 데 가장 중요한 건 책임감"이라고 말했는데요. 단순히 예쁘다는 이유로 키우기보다는 하나의 가족과 같은 사랑이 필요하다는 뜻입니다. “거북이는 관상용 장식품이 아니라 내가 보살펴주지 않으면 힘들어하는 생명체이자 교감할 수 있는 가족입니다. 저희 집 거북이만 해도 밥 주려고 다가갈 때와 제가 우울할 때를 기가 막히게 알거든요. 그래서 다 큰 거북이는 절대 분양하지 않습니다. 거북이를 분양 받으려는 생각이 있으시다면 수명이 긴 동물인 만큼 평생 함께할 수 있다는 생각으로 맡았으면 좋겠어요.”

박간서 책임 부부는 오는 11월 또 한 번의 출산을 앞두고 있는데요. 이 아이들이 자라 어른이 되고 또 다시 아이를 낳을 때까지 거북이들이 곁에 있을 거라 확신하고 있습니다. 언제까지고 행복하고 평화로운 박간서 책임의 ‘거북 생활’이 이어지도록 독자 여러분도 많은 응원 부탁 드립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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