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기고문] 삼성리서치, “기술과 경험 디자인”의 새로운 길을 고민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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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는 제품 개발을 넘어 더 나은 일상에 기여하는 기술을 찾으려는 ‘새로운 길’을 모색하고, 기술 자체의 발전보다 기술이 어떻게 실생활의 문제를 해결할 수 있는지에 주목해왔다.

삼성리서치(삼성전자 세트부문 선행연구개발 조직)는 미래 기술의 방향을 재정립하는 노력의 일환으로 E&I(Experience and Insight) 랩(이하 ‘E&I 랩’)을 신설했다. 기술과 우리 삶의 급격한 변화 속에서 E&I 랩이 걸어갈 ‘새로운 길’을 조망해본다.

삼성리서치 E&I(Experience and Insight) 랩장 페데리코 카살레뇨(Federico Casalegno) 전무

▲ 삼성리서치 E&I(Experience and Insight) 랩장 페데리코 카살레뇨(Federico Casalegno) 전무

 

‘뛰어난 기술’보다 ‘즐거운 경험’… 발상의 전환 필요

E&I 랩은 사용자 경험 창출에 중점을 둔다. E&I에서 ‘I’ 즉, 통찰력(Insight)이란 단어에 주목할 필요가 있다. 여기서 말하는 통찰력이란 소비자 행동과 라이프스타일을 기반으로 고객이 원하는 바를 파악해, 이를 충족시킬 솔루션을 설계하는 걸 의미한다.

우리는 사람들이 특정 기술을 왜 필요로 하는지에 대한 깊은 이해에서 최고의 기술이 나온다고 믿는다. 예를 들어, 소비자는 카메라를 원한다기보다 소중한 순간을 포착하고 공유하는 경험을 원한다고 볼 수 있다.

소비자는 단순히 제품의 사양과 기능만으로 구매를 결정하지 않는다. 그렇기에 사람들이 필요로 하는 것과 진정으로 도움이 될만한 것을 선제적으로 찾아, 기술이 그 답을 제공할 수 있을 때 비로소 기술 개발에 돌입해야 한다.

기술이 아무리 인상적이어도, 고객이 원하는 경험을 주지 못한다면 그것을 과감히 포기할 수도 있어야 한다. 제품과 서비스는 그 자체가 경험의 대상이 아니라 물리적, 사회적, 감정적 경험을 가능케 해주는 수단이기 때문이다.

E&I 랩은 서울, 미국 샌프란시스코, 이태리 밀라노에 사무실을 두고 세계 시장의 소비자들이 원하는 것을 연구해, 이를 기술 개발 초기 단계에 반영하는 역할을 한다. 삼성리서치의 기존 선행 연구 개발 조직과 긴밀하게 협력하여 새로운 소비자 경험을 제공할 수 있는 연구 개발을 빠르게 추진할 예정이다. 이를 위해 E&I 랩에는 삼성리서치의 기획, 서비스, 데이터 분석 전문가와 디자인경영센터의 디자인, 사용자 경험(User Experience) 전문가들이 포진해있다. 앞으로도 관련 우수 인재들을 영입하기 위해 노력할 예정이다.

삼성리서치 E&I 랩 구성원들 (왼쪽부터 함경운 프로젝트 리더, 김지은 프로, 엄승연 프로, 하연주 디자이너, 페데리코 카살레뇨 전무, 김현수 상무, 김은비 디자이너, 고성찬 디자이너, 빈센트 버번 프로)

▲ 삼성리서치 E&I 랩 구성원들 (왼쪽부터 함경운 프로젝트 리더, 김지은 프로, 엄승연 프로, 하연주 디자이너, 페데리코 카살레뇨 전무, 김현수 상무, 김은비 디자이너, 고성찬 디자이너, 빈센트 버번 프로)

 

기술의 출발은 인간에 대한 이해로부터

E&I 랩의 목표는 소비자 라이프스타일과 니즈를 이해해, 삼성의 기술이 사람들에게 의미 있는 경험을 제공할 수 있도록 돕는 데 있다. 이를 위해 우리는 미래 트렌드와 문화적, 사회적, 기술적 변화 방향을 연구하고 여기서 얻은 인사이트를 기술 개발에 적용한다. 삼성리서치의 혁신 기술 연구 초기 단계에 사용자 중심의 시각을 반영하는 것이다.

우리는 기술로 ‘무엇을 할 수 있는지’가 아닌, ‘무엇을 해야 하는지’를 고민한다. 특히, 혁신을 기술 발전이 아닌 인류의 번영이라는 관점에서 바라보며, 삼성의 기술 개발에 인간 중심의 시각을 반영하는 것이 우리의 역할이다. 이 바탕에는 인간을 이해하는 기업이 진정한 리더가 될 수 있다는 믿음이 깔려있다. 다시 말해, 인간에 대한 이해를 바탕으로 포용성과 다양성, 지속가능성과 같은 가치를 공유해야 한다는 뜻이다.

다양한 생각을 나누고 있는 사람들 일러스트

 

시제품 하나도 ‘경험’ 우선시… 여러 학문 종합적 고려한 접근

E&I 랩이 일하는 방법은 조금 특별하다. 우리는 소비자에게 삼성의 기술이 어떤 의미 있는 경험을 제공할 수 있을지를 파악한 뒤에, 이를 다양한 선행기술과 어떻게 연계할지 고민한다.

우리는 아이디어를 구체화할 때 문제 해결책을 검증하기 위한 일련의 과정으로서 시제품을 유형화한다. 이 과정에서 소비자 경험을 기반으로 물리적인 제품뿐만 아니라 공간, 사용자 인터페이스, 스토리까지 포함하는 정서적 모델을 연구하고 궁극적으로 솔루션 프로토타이핑(Solution Prototyping)을 제시한다.

이러한 접근은 기존 영역의 경계를 허물고, 기술 중심 디자인이 가진 한계를 벗어날 수 있는 방법이기도 하다. 인간은 유형으로 규정할 수 없고, 소비자 경험도 복잡다단하기 때문에 여러 학문을 종합적으로 고려한(multidisciplinary) 접근법을 택하는 것이다.

회의를 하고 있는 팀 일러스트

 

고객에게 정서적 경험을 제공하기 위한 노력

인간 중심의 시각으로 기술 디자인을 바라보면, 이전에는 기술과 무관하다고 여겨졌던 요소가 갑자기 중요해지기도 한다. 여기엔 다문화주의, 포용성 등 다양한 가치가 포함된다. 우리 모두가 각기 다른 배경을 가진 사람들과 복잡한 생태계 속에서 살아간다는 점을 인지하며, 이를 디자인에 녹여내야 한다.

E&I 랩이 특히 주목하고 있는 것은 ‘기술이 열어 주는 다양한 경험’이다. 우리는 이를 ‘제품·서비스와 함께 하는 고객의 정서적 여정(emotional journey)’이라 정의한다.

예를 들어, 집에서 가족과 친구들과 함께하는 즐거운 식사는 우리 삶의 소중한 순간 중 하나다. 이 순간을 떠올렸을 때 우리가 기억하는 것은 어떤 앱으로 재료를 샀고 어떤 제품으로 레시피를 찾아봤는지가 아닌, 즐거운 대화와 웃음, 따뜻한 분위기일 것이다.

그래서 우리는 고객의 소중한 경험 한 장면에 어떻게 기여할 수 있는지를 살펴본 뒤 그 방향으로 제품과 서비스를 개발해야 한다. 궁극적으로 고객은 제품을 구매하는 것이 아니라 그 제품으로 누릴 수 있는 경험을 사는 것이기 때문이다.

삼성리서치 E&I 랩 김은비 디자이너, 페데리코 카살레뇨 전무, 고성찬 디자이너

▲ 삼성리서치 E&I 랩 김은비 디자이너, 페데리코 카살레뇨 전무, 고성찬 디자이너

 

일상을 개선하는 방향으로 기술·경험 디자인 재정의

오늘날엔 문화 리더(cultural leader)가 되지 않고는 기술 리더(technological leader)가 될 수 없다.

코로나 19 팬데믹을 거치며 우리가 알게 된 것은 사람들이 단지 새로운 기술이나, 많은 부가 기능만을 원치 않는다는 점이다. 소비자들은 더 나은 일상, 더 가치 있는 경험을 가능케 하는 기술을 원할 뿐이다. E&I 랩이 기술과 디자인, 인간의 경험을 바라보는 방식을 재정의하려는 이유이기도 하다.

인간의 경험을 디자인하는 것은 세상을 발전시키는 데 중요한 역할을 한다. 특히 예술, 과학, 기술의 혁신을 가져오고 여러 분야들이 서로 보완하게 하는 역할도 한다. 앞으로 좋은 경험 디자인의 관건은 인류의 사회·환경 관련 요구를 얼마나 잘 반영하는 지가 될 것이다. E&I 랩은 삼성의 미래 기술에 고객이 진정 원하는 가치를 조화롭게 융합시킬 수 있도록 계속해서 노력해 나갈 것이다.

by 페데리코 카살레뇨(Federico Casalegno)

삼성리서치 E&I(Experience and Insight) 랩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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