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까꿍가족의 좌충우돌 미국 탐험기 2편] 마트에서 생긴 일 <上>

2014/10/30 by 삼성전자 LiVE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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미국에서도 일상 속의 소소한 즐거움을 느낄 수 있는 곳 중 하나는 마트가 아닐까 싶습니다. 가늘고 길고 건강하게 살고 싶은 까꿍아빠 "치킨은 몸에 안 좋으니 도로 갖다 놓으렴." 행복한 가정을 위해서는 치킨이 필요하다고 생각하는 까꿍엄마 "된..된장! 나중에 다시 혼자 와야겠어." 며칠 후 저는 치킨을 사기 위해서 까꿍아빠를 따돌리고 혼자 마트에 왔습니다. "오늘은 기필코 치느님을 먹어주겠어." 미국에서는 치킨을 배달해주는 곳이 거의 없습니다. 설레는 마음으로 계산을 마치고 영수증을 받으려는데... 다른 종업원이 나의 치킨을 가지고 유유히 사라지고 있었습니다. "오마이갓 내 치킨." 다른 사람이 나의 치킨을 갖고 간다는 것은 상상조차 못해본 일이었기에 어떻게 하면 좋을지 갑자기 머릿속이 하얘졌습니다. 쌍쌍바가 부러진 이후 인생 최대의 위기.. "이럴 땐 뭐라고 말해야 할까?" Why did he take my chicken? 라고 말하려고 했으나 너무도 슬프고 당황한 나머지 take란 단어가 떠오르지 않았을 뿐이고.. 조급해진 나는 My chicken is running away 라고 소리치고 말았습니다. 알고 보니 그 종업원은 나의 치킨을 다른 손님의 것으로 오해했던 것이었고 무사히 치킨을 돌려받을 수 있었습니다. 치킨을 되찾고 주위를 둘러보니 사람들이 웃고 있었습니다. 나란 여자... 치킨이 도망가고 있다고 울부짖는 외국인 여자... 저는 다급히 그 현장을 빠져나왔습니다. "마이 잉글리쉬. 어쩜 좋니. 재빨리 여기서 나가야 해." 그렇게 마트에서의 치킨 사건은 지우고 싶은 기억이 되어버렸습니다.

 

그럼, 미국 마트는 한국과 어떤 점이 다른지 잠깐 소개해 드리겠습니다.
전반적으로 크게 다르지는 않지만, 미국에 처음 왔을 때는 사소한 차이점 때문에 조금 버벅거렸던 생각이 납니다.

 

# 한국 마트와 다른 점

1. 과일이나 채소를 살 때

한국에서 과일이나 채소를 살 때에는 원하는 만큼 비닐봉지에 물건을 담으면 근처에 있는 종업원이 중량을 재서 가격표를 붙여줬었는데, 미국에 와 보니 파운드당 가격만 적혀있고 옆에 덩그러니 아날로그식 저울만 있어서 이걸 도대체 어떻게 하란 말인가? 직접 무게를 달아서 무게를 기억했다가 계산원에게 말해야 하는 건가 하고 혼자서 추리해보기도 했던 기억이 납니다.

마트 안에 설치된 아날로그 저울입니다.▲ 왠지 정감이 가는 아날로그식 저울

나중에 알고 보니 비닐봉지 안에 원하는 만큼 물건을 담아 가기만 하면 계산대 옆에 있는 전자저울로 계산원이 알아서 계산해 줍니다. 아날로그 저울은 고객이 채소나 과일의 가격이 얼마 정도 나올지를 가늠해 보는 용도로 쓰입니다. 미국 생활을 하다 보면 의외로 아날로그적인 것들이 많아서 과거로 돌아가는 기분이 듭니다.

2. 계산할 때

물건을 계산할 때 한국에서 늘 하던 대로 신용카드를 계산원에게 건네줬는데 저를 의아한 표정으로 쳐다보았습니다. 알고 보니 미국에서는 고객이 직접 신용카드를 긁고 몇 가지 사항을 직접 체크한 다음에 사인을 합니다. (드물지만 계산원이 본인 확인을 위해 우편번호를 물어보는 경우가 있기도 하고 신분증을 요청하기도 합니다.)

그 카드로 계산해주세요. 어쩌라고?

 

# 미국 마트에서 가장 부러운 것

목을 가누지 못하는 신생아 아기들, 어린이들, 다둥이 가족들, 장애인 등 다양한 계층을 위한 여러 종류의 카트가 준비되어 있어서 다자녀를 둔 엄마들이나 장애인들도 즐겁게 쇼핑할 수 있도록 배려했다는 점이 부럽습니다. (최대 4명의 아이까지 탈 수 있는 카트도 있습니다.)

한국의 마트에서도 벤치마킹을 해서 다양한 카트가 대중화되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가져 봅니다.

 

# 미국 마트에서 가장 아쉬운 점

미국에 처음 왔을 때 좀 놀랐던 것은 구매한 물건을 많은 비닐봉지에 종류별로 나누어서 담아주는 것이었습니다. 한국에서는 어떻게든 비닐 쓰레기를 줄이려고 비닐봉지 사용을 금지하고 장바구니를 갖고 다니도록 장려하고 있는데 미국은 환경문제에 적극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여유를 갖고 있는 선진국임에도 불구하고 친환경 장바구니를 장려하는 경우는 거의 찾아볼 수 없고 비닐을 마구마구 사용하고 있다는 점은 좀 아쉽다는 생각이 들었습니다.
(텍사스주에도 오스틴 지역은 시범지구로 선정되어 비닐봉지 사용을 금지하고 있긴 하지만 미국 전체로 보면 친환경 장바구니를 사용하는 곳은 많지 않습니다.)

카드 안에 장본 물품이 실려 있습니다.

마트 이야기는 다음 편에서 계속됩니다.

까꿍가족의 좌충우돌 미국 탐험기 전편 다시 보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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