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나눔과꿈] 호프키즈코리아, 다문화 가정 아이들의 재능을 꽃피우다
거울 앞 안무 선생님의 동작을 따라 몸을 움직이는 아이들. 이마엔 구슬땀이 맺혔지만, 입가엔 웃음이 떠나지 않는다. 한바탕 몸을 움직인 아이들은 연습실 한가운데 모여 앉아 대본을 놓고 연기 수업을 시작한다. 한 번씩 나오는 친구들의 실수에 까르르 웃음이 터지기도 하지만, 수업 내내 선생님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이는 모습이 사뭇 진지하다.
이곳은 뮤지컬 수업이 진행 중인 ‘호프키즈코리아’ 꿈나눔 공부방. 다문화 아이들에게 차별 없는 교육 경험을 제공하는 곳이다. 삼성전자와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함께 진행하는 사회복지 공모사업 ‘나눔과꿈’ 수행기관 탐방, 그 두 번째는 다문화교육네트워크 호프키즈코리아다.
호프키즈코리아, 다문화 가정에 미래를 선물하다
호프키즈코리아의 핵심인 ‘찾아가는 공부방’은 고등학생 자원봉사자가 다문화 가정 아이의 멘토가 돼 일주일에 한 번씩 공부를 도와주는 교육 프로그램. 2018년 기준 470여 팀의 멘토-멘티가 결연을 맺고 수업을 진행하고 있다. 멘토들은 공부를 가르치는 것뿐 아니라 피부색이 다르다는 이유로 또래 친구들에게 차별받던 아이들이 기댈 수 있는 ‘버팀목’이 돼주고 있다. 아이들은 주변에 자신을 위해 노력하는 사람이 있다는 것을 경험하며 정서적으로도 좋은 영향을 받고 있다.
호프키즈코리아의 또 다른 축은 ‘STEAM(Science, Technology, Engineering, Art, Mathematics) 교육’. 찾아가는 공부방을 통해 많은 다문화 가정 아이들이 더 나은 환경에서 교육을 받을 수 있게 됐지만 호프키즈코리아는 여기서 만족하지 않고 한 걸음 더 나아갔다. 서로 다른 적성을 가진 아이들을 위한 다양한 교육 프로그램을 마련한 것. 현재 뮤지컬 수업, 전통문화 체험, 코딩, SNS 콘텐츠 크리에이팅 등 예체능과 기술 분야까지 교육 프로그램을 확대해 다문화 가정 아이들이 자신의 가능성을 여러 방향으로 꽃피울 수 있게 돕고 있다.
특히 STEAM 교육은 다문화 가정 아이들이 비(非)다문화 가정 아이들과 함께 교육을 받을 수 있도록 운영된다. 채민지(호프키즈 뮤지컬 교육거점 담당) 씨는 “다문화 가정 아이들은 엄마의 국적이 다르고 얼굴 생김새도 달라 자신을 친구들과 다른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경우가 많다”며 “비다문화 가정 아이들과 함께 어울려 수업을 받으면서 이런 부정적인 생각에서 벗어나 밝아진 다문화 가정 아이들을 보면서 큰 보람을 느낀다”고 말했다.
“다문화 가정 아이들은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희망의 아이들”
다문화 아이들을 위한 교육 프로그램이 꾸려질 수 있었던 건 박정숙(다문화교류네트워크 단장) 씨<위 사진>가 신문 기사를 통해 다문화 가정이 처한 현실을 우연히 접하게 된 것이 계기가 됐다. 우리 사회의 무관심 속에 사회 소외계층으로 밀려나 자신의 미래를 제대로 꽃피우지도 못한 채 꺾여가는 다문화 가정 아이들의 모습에 충격을 받은 것. 그는 고민 끝에 배우로서의 삶을 뒤로 하고 호프키즈코리아를 설립해 다문화 가정 아이들과 함께 하는 삶을 선택했다.
“가정 안에 2가지 문화가 공존하는 아이들은 단점보다 강점이 많아요. 언어 능력도 뛰어나고 발상도 자유롭죠. 우리 사회는 다문화 가정 아이를 도움을 받아야 할 사회적 약자로 바라보지만, 그런 시선으로는 아이들을 제대로 성장시키기 힘들어요. 호프키즈코리아가 기초 교육을 제공하는 것에 만족하지 않고, 다양한 분야의 수준 높은 교육 프로그램 개설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것도 다문화 가정 아이들이 우리 사회에 꼭 필요한 ‘희망의 아이들’이 될 거란 믿음이 있기 때문이죠.”
더 많은 다문화 가정 아이가 교육혜택을 받을 수 있는 방법을 찾던 중 만난 ‘나눔과꿈’은 새로운 길을 열어줬다. 나눔과꿈 사업의 지원을 받아 구축한 ‘ICT 플랫폼(Information and Communication Technology Platform)’이 재능기부 봉사자와 다문화 가정 아이를 잇는 가교 역할을 한 것. 그간 직접 만나거나 전화로 소통하며 진행해온 업무들을 온라인상에서 간단히 처리할 수 있게 되면서, 재능기부 봉사자 모집, 교육과정 관리, 교육신청 접수, 멘토-멘티 결연 매칭 등의 과정이 한층 수월해졌다. 운영 효율이 높아지면서 더 많은 교육 거점을 확보할 수 있게 되었다.
플랫폼 내 다문화 가정 학부모 간 커뮤니티가 만들어지면서 다문화 가정의 교육환경도 개선되고 있다. 박정숙 씨는 “자라온 환경이 다른 다문화 가정 학부모들이 다른 학부모들과 소통하는 기회가 늘어나면서 우리나라 교육 시스템과 문화를 자연스럽게 접하고 자녀들에게 필요한 교육이 무엇인지 고민하고 더 열의를 갖고 교육 정보를 찾게 됐다”고 말했다.
지난 3년 동안 나눔과꿈을 통해 사업영역을 확대한 호프키즈코리아는 이제 다음 단계를 준비하고 있다. 그간 재능기부에 의존해온 사업구조를 개선해 보다 전문적인 강사진을 갖춰나가는 게 다음 목표. 나아가 현재 1년 단위로 운영되고 있는 STEAM 교육 프로그램을 장기 프로젝트로 전환해 특별한 재능을 가진 다문화 가정 아이들의 꿈을 지속적으로 키워가는 미래를 꿈꾸고 있다.
누구나 안타까운 현실을 바로잡아야 한다고 말할 수 있다. 하지만 직접 행동하는 사람은 많지 않다. 더 나은 세상을 만들기 위해 어려운 길을 택한 사람들을 찾아 그들이 꿈꾸는 미래를 함께 만들어가는 것, 바로 지금 나눔과꿈이 하고 있는 일이다.
삼성전자와 사회복지공동모금회가 함께하는 사회복지 공모사업 나눔과꿈은 현재 비영리단체를 대상으로 2020년 사업 참여 신청을 받고 있다. 6월 10일부터 21일까지 서울, 부산, 광주, 대전, 수원 등 5개 도시에서 사업취지, 지원절차 등을 소개하는 사업설명회를 개최한다. 최종 선정되는 60여개 단체에는 연 100억원 규모의 사업비가 지원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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