낮에는 직장인, 밤에는 합창단
백재현 씨는 무선사업부에서 평소 스마트폰 터치스크린을 개발하는 개발자이지만, 퇴근 후에는 사내 합창 동호회에서 ‘노래 한 곡’ 부르는 테너(높은 음역의 남성 파트)이기도 하다. 마찬가지로 가전제품을 판매하는 알토(낮은 음역의 여성 파트), 반도체를 만드는 베이스(낮은 음역의 남성 파트), 기구 개발 하는 소프라노(높은 음역의 여성 파트) 등 많은 동료를 만날 수 있는 곳이 있다. 바로 삼성 디지털시티 합창단이다.
매주 화요일 저녁, 센트럴파크의 합창단 동호회실은 아름다운 노랫소리로 가득하다. 요즘 들어 동호회실은 어느 때보다 분주하다. 1~2년에 한 번 있는 정기공연이 코앞으로 다가왔기 때문이다.
서로 다른 목소리를 갖고 있기 때문에, 하나의 소리로 모으는 과정은 쉽지 않다. 평소 자신만의 개성 있는(?) 목소리는 잠시 잊고, 비슷한 발성으로 같은 소리를 내야 그 웅장함이 배가 된다. 소리가 잘 모이지 않는 날이면 위 사진처럼 다리를 들고 발성 연습을 하는 일이 부지기수다.
노래 연습에 앞서 간단한 스트레칭을 통해 온몸을 한 번 풀어 준다. 뻐근한 근육도 풀어 주고, 옆 사람들과 서로 어깨 안마도 하며 본격적으로 노래 부를 준비를 마친다.
“복식 호흡! 복식 호흡! 하품하듯이 입안에 공간을 만들고 머리 위로 소리를 내야죠!” 몸을 풀고 나서는 보컬 트레이너와 함께 발성 연습을 한다. 몸도 다 풀고 발성 연습도 끝났으니, 본격적으로 악보를 보고 노래 연습을 한다. 각 파트끼리 따로 부르기도 하고 함께 맞추어 불러보기도 한다. 혼자 노래방에서 부를 때와는 확실히 다르다. 옆 사람의 소리를 들어가며 내 목소리만 혼자 너무 튀는 것은 아닌지, 정확히 쉼표에서 쉬었고, 이음줄은 끊지 않고 불렀는지 등을 끊임없이 체크해야 한다. 그리고 이 모든 것의 지휘는 앞에 있는 지휘자의 손끝에서 나온다. 호흡 한 번이라도 잘못하면 정말 귀신같이 알아챈다. 고되고 많은 연습이 필요하지만, 합창단원 모두가 이 과정을 즐기는 것 같다. 이게 ‘합창의 묘미’ 아닐까?
노래를 통한 재능 기부
이 아름다운 목소리를 오직 정기공연 때만 뽐내기에는 아쉬움이 있다. 합창단에서는 정기공연 준비뿐만 아니라 볼런테인먼트(자원봉사 ‘volunteering’과 엔터테인먼트 ‘entertainment’의 합성어) 를 통한 재능 기부로 아름다운 노래를 이웃과 나누기도 한다.
정기공연을 며칠 앞둔 최근에는 회사 근처의 양로원을 방문해 공연을 펼쳤다.
볼런테인먼트 활동에는 합창단원뿐만 아니라 가족들이 함께 봉사에 참여하기도 한다. 아들(최경욱 님 아들, 위 사진 좌측)과 함께 클라리넷도 불고, 남편(최유리 님 남편, 위 사진 우측)과 함께 감미로운 듀엣곡을 부르며 재능을 기부했다. 특히 이번 양로원 봉사 공연에서 부른 ‘최진사댁 셋째 딸’은 어르신들이 따라 부르며 좋아했고, 노래가 끝난 후에는 눈물을 흘리며 앙코르를 외치기도 했다.
대망의 정기공연
마침내 12월 2일 토요일. 삼성전자 서천 인재개발원에도 날이 밝았다. 이날을 위해 1년 동안 연습해 왔기에 모두 약간 긴장하는 것처럼 보였다.
무대 경험이 풍부한 정창준 지휘자는, 마지막 리허설을 하는 그 순간까지 합창단원들의 긴장을 풀어 주기 위해 온갖 노하우를 발휘했다. 지휘자의 표정은 노래를 부르는 합창단원만 볼 수 있는데, 가끔 우리의 긴장을 풀어 주기 위해 익살스러운 표정을 짓기도 한다.
마지막 리허설은 긴장과 설렘이 가득했다. 어느 때 보다 열심히 부르되 목은 아껴야 하기에 최대한 절제해야 했다.
지난번 우정 출연에 이어 이번 정기공연에도 함께한 e-Chorus 합창단(퇴직 임원과 배우자들로 구성)의 스페셜 무대 리허설도 진행됐다.
스페셜 게스트로 참여한 모든 합창단팀과 함께 부르는 ‘연합 합창’ 리허설을 끝으로, 모든 공연 준비는 끝났다. 연합 합창에는 ‘디지털시티 합창단’, ‘e-Chorus 합창단’, 그리고 청소년들로 구성된 ‘난파 드림 오브 엔젤스단’이 함께 했다.
리허설이 모두 끝난 오후 3시 15분. 공연 시작 시각인 오후 4시까지 합창 단원들은 무엇을 할까? 공연장 주변은 어떤 모습일까?
대기실에서는 마지막 분장이 한창이다. 2시간 동안 노래를 하다 보면 입술이 마르기 때문에 립밤 크림은 필수.
오늘 무대의 지휘자 정창준 님은 마지막까지 악보를 체크했다. 가장 무대 경험이 많지만 완벽한 공연을 위해 하나하나 꼼꼼히 준비했다.
공연을 5분 남긴 시각, 무대로 향하는 큰 문 앞에 모두 모여 기념사진을 찍었다.
객석에는 많은 관객이 앉아 있었다.
Stage 1에서는 노래가 된 시, 시가 된 노래를 주제로, 얼굴, 별, 그리움 세 곡을 불렀다.
스페셜 게스트로 참여한 e-Chorus 합창단은 세계 민요 메들리를 불렀다. 몸이 절로 ‘들썩’거리는 흥겨운 곡들로 선곡했다.
이어서 진행된 Stage 2에서는 ‘영원한 가객 김광석, 그 발자취를 따라’라는 주제로 가수 김광석의 노래를 불렀다. 스크린으로 김광석 추모 영상이 흘러나온 후, ‘바람이 불어오는 곳’, ‘잊어야 한다는 마음으로’, ‘먼지가 되어’ 세 곡을 연이어 불렀다.
이어 스페셜 게스트 ‘난파 드림 오브 엔젤스단’의 합창이 있었다. 아이들 목소리로 듣는 문명 게임의 OST인 ‘바바예투’는 관객들을 공연에 푹 빠져들게 만들었다. 이 외에도 ‘희망을 만드는 사람이 되라’, ‘아리랑 모음곡’ 등의 노래와 한국 무용을 선보였다.
Stage 3에서 의상을 갈아입고 나온 합창단원들은 우리나라 민요 두 곡을 합창으로 불렀다.
Stage 3의 스페셜 게스트로 소프라노 이영숙 씨와 바리톤 오유석 씨가 나와 라 트라비아타의 ‘축배의 노래’, ‘오쏠레미오’ 등을 불렀다. 이들의 공연을 보며 ‘프로는 프로구나…’를 다시 한번 느끼는 순간이었다.
마지막으로 펼쳐진 Stage 4에서는 ‘영화 속 주인공처럼’을 주제로 ‘뭉게구름’과 ‘Seasons of Love’, ‘Butterfly’ 세 곡과 앙코르곡으로 신나는 율동과 함께 부르는 ‘카레’를 준비했다. 특히 마지막 곡에서는 관객들이 크게 호응해줘서 공연의 분위기가 최고조에 달했다.
각 합창단의 모든 공연이 끝나고, 마지막으로 전 출연자들이 모두 모여서 연합 합창곡인 ‘사랑으로’를 불렀다. 관객들도 모두 일어나 함께 부르며, 정기공연을 축하해줬다.
이렇게 1년여 동안 준비한 정기공연의 무대가 막을 내렸다. 멋진 공연을 선보였음에도 항상 끝나면 아쉬움이 남는 법. 하지만 합창단원 모두가 온 정성을 쏟아낸 무대임에는 틀림없다.
올해 두 번째 정기공연 무대에 서게 된 생활가전사업부 김지선 씨는 “연합 합창으로 마지막 곡을 부르는데, 올해 정기공연을 준비했던 시간이 스쳐 지나가면서 벅차고 기쁜 마음이 들었다”며 공연 소감을 밝혔다.
낮에는 회사원으로, 밤에는 합창단원으로, 1년 동안 함께 연습하며 고생한 디지털시티 합창단원들에게 박수를 보내며, 내년에 더 멋진 활동과 공연을 기대해 본다.
*본 기사는 삼성전자 사내 커뮤니케이션 채널인 ‘삼성전자 LiVE’에 발행된 기사를 재가공하였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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