내년 ICT 트렌드? 새로운 건 없다, 그래서 더 혼란스럽다

2018/11/2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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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페셜 리포트 내년 ICT 트렌드? 새로운 건 없다, 그래서 더 혼란스럽다 // 2019 ICT 동향 미리 보기 ‘트렌드의 트렌드’ 분석해보니 기업들은 ‘맞춤 전략’ 구상 중! 해마다 연말이 가까워지면 온라인 담론 공간에선 낯익은 형태의 글과 영상이 쏟아져 나온다. 지나간 한 해의 트렌드를 정리하고 다가올 한 해의 트렌드를 예측하는 콘텐츠들이다. 정보통신기술(ICT)와 관련해서도, 아니 ICT와 관련해선 더더욱 그런 콘텐츠가 활발히 등장하는 것 같다. 그런데 요즘 한창 검색되는 ‘2019 예측’ 콘텐츠의 양상은 이전까지와 사뭇 다르다. 새로운 키워드가 눈길을 끌기보다 전반적인 트렌드 분석이 주를 이루고 있기 때문. 스페셜 리포트는 앞으로 2회에 걸쳐 ‘2019 ICT 트렌드’를 예측한 담론들을 분석한 후, 기업을 중심으로 하는 대비 전략을 사례 중심으로 정리하는 기획을 마련했다.

2019년을 겨냥해 제기되는 ICT 트렌드 예측 담론엔 지난해까지의 그것과 좀 다른 점이 눈에 띈다. 이런저런 키워드를 들고 그 개념을 하나씩 설명했던 기존 방식과 달리, 이미 나와있는 키워드가 성숙해지고 실용화되는 흐름을 분석하는 내용이 주류를 이루고 있기 때문. 다시 말해 ‘전혀 새로운’ 키워드는 좀처럼 눈에 띄지 않는다, 는 게 ‘트렌드(담론)의 트렌드’라 할 수 있다.

2019년 ICT 트렌드를 크게 구분하면 세 가지 키워드로 정리해볼 수 있다. ‘통합’과 ‘정착’, ‘실행’이 각각 그것이다.

키워드1_통합
개별 기술 융합으로 안정적 ICT 생태계 구축

가트너(Gartner). 해마다 ICT 트렌드 예측과 관련, 세계적으로 가장 많이 인용되는 분석을 내놓는 글로벌 ICT 연구·자문 기업이다. 올해도 ‘2019 ICT 10대 트렌드’를 키워드 중심으로 정리, 발표했으며 그 결과는 아래와 같다.

자율 사물(autonomous things)

스마트싱즈(Smart Things, 인간과 기기가 센서를 매개로 상호 작용하는 것)에서 한 걸음 더 나아간 개념. 여러 대의 스마트 기기가 복합적으로 작용하는 단계를 일컫는다. 가트너는 “내년이면 단일 지능형 사물이 여러 개 모여 협력하며 다양한 기능을 구사하는 방향으로 변화가 진행될 것”이라고 예측한다. 이때 ‘단일 지능형 사물’엔 로봇이나 드론, 자율주행 자동차 따위가 모두 포함되며 상호작용의 수준도 이전 단계에 비해 훨씬 효율적이고 자연스러워질 전망이다. 음식 배달을 포함한 택배 분야에서 특히 높은 활용성이 점쳐진다.

증강 애널리틱스(augmented analytics)

‘사용자층의 확장이 전제된 빅데이터 기반 기술’을 통칭한다. 지난 회차 스페셜 리포트의 주제였던 액셔너블 애널리틱스가 대표적 도구다. 주요 활용 분야는 △인력·재무·자산 관리 △판매 △마케팅 △고객 대상 서비스 등. 이와 관련, 주목할 만한 건 “향후 다양한 형태의 데이터 분석 알고리즘이 등장하며 데이터 처리가 쉬워지게 될 것”이란 전망이다. 이 같은 변화는 ‘오랜 경험과 노하우가 없어도 뛰어난 기량을 발휘하는 데이터 분석 전문가’의 등장을 가능케 할 전망이다. 실제로 데이비드 시어리(David Cearley) 가트너 수석부사장은 “2020년이면 일반인 데이터 과학자 수 증가율이 전문 데이터 과학자 수 증가율의 다섯 배를 넘어설 것”이라고 예측하기도 했다.

AI-드리븐 개발(AI-driven development)

말 그대로 AI(Artificial Intelligenc), 즉 인공지능을 이용한 애플리게이션(이하 ‘앱’)을 개발하는 것이다. 가트너의 예측에 따르면 2020년까지 새로 개발되는 앱 중 적어도 40%는 AI 전문가와의 협력을 거쳐 탄생할 전망이다.

디지털 트윈(digital twins)

실제 시스템이나 존재와 똑같이 만든 디지털 복제품을 일컫는다. 가트너는 “2020년이면 전 세계적으로 10억 개 이상의 디지털 트윈[1]이 제작, 활용되고 있을 것”이라고 예측한다. 그런데 디지털 트윈이 비단 눈에 보이는 실체만 복제하는 건 아니다. 이를테면 기업도 디지털 트윈으로 만들어질 수 있다. 소위 ‘조직의 디지털 트윈(Digital Twins of Organizations, DTOs)’이란 개념을 통해서다. DTOs는 기업 내 의사 결정 과정의 효율성을 제고하는 한편, 환경 변화에도 역동적이고 탄력 있게 대처할 수 있도록 돕는다. 이때 ‘의사 결정 과정’이란, 작게는 어느 화장실의 수도꼭지가 잠기지 않았고 어느 복사기에 종이가 끼어있는지 등을 확인하는 것에서부터 크게는 주식 시장 변동 추세를 예측하는 것에 이르기까지 전부를 아우르는 개념이다.

역량 강화 엣지(empowered edge)

엣지 컴퓨팅[2]은 ‘사물인터넷과 모바일 기기 사용률이 높아지며 급증하는 데이터를 처리하기 위해 분산형 소규모 저장 장치를 사용하는 방식’이다. 대규모 중앙 저장 장치를 이용하는 ‘클라우드 컴퓨팅’의 맞은편에 있는 개념이라고 보면 된다. 가트너는 “2019년이면 클라우드 컴퓨팅과 엣지 컴퓨팅이 상호 보완적으로 쓰이는 가운데 ‘대량의 정보를 최대한 효율적으로 처리해야 한다’는 과제에 대한 솔루션 제공에 관련 역량이 집결될 것”이라고 내다봤다.

몰입 경험(immersive experience)

스페셜 리포트를 통해서도 몇 차례 다뤄졌지만 가상현실(VR)[3]과 증강현실(AR), 그리고 둘의 조합인 혼합현실(MR)은 여전히 사용자를 매료시킬 뿐 아니라 브랜드 메시지를 강력하게 전달할 수 있는 기술로 각광 받을 전망이다. 다만 올 한 해는 각각의 기술을 완벽하게 다듬는 작업보다 ‘실생활에 활용될 수 있는 알고리즘 개발’ 쪽에 무게가 실려왔던 게 사실. 내년에도 이 같은 추세는 지속될 전망이다.

블록체인(blockchain)

가트너는 그동안 블록체인 기술 관련 진행 상황에 대해 강하게 비판해왔다. “너무 미숙한데다 잘못된 방향으로 나아가기 쉬운 대응 방식”이란 이유에서였다. 하지만 올해는 노선을 바꿔 블록체인을 “2019 대세 ICT 트렌드”의 하나로 꼽으며 “블록체인이 당장 상용화되진 않더라도 관련 분야 리더들은 이 기술의 실행에 관한 논의를 본격적으로 시작해야 한다”고 제언했다. 수많은 전문가들이 입을 모아 강조해온 블록체인의 ‘무한하고 파괴적인’ 잠재력을 뒤늦게나마 시인하기 시작한 걸까?

스마트 스페이스(smart spaces)

사물인터넷 기반 자율형 공간, 이를테면 △스마트 오피스 △스마트 홈 △스마트 빌딩 △스마트 몰 △스마트 시티 등을 총칭하는 말이다. 가트너는 스마트 스페이스를 2019년 대세 트렌드로 꼽긴 했지만 이와 관련해 구체적 예견을 내놓은 건 아니다. 그저 “스마트 스페이스의 다양한 요소가 한층 몰입적이고 상호작용적이며 자율화된 환경을 형성할 것”이라고 부연했다.

디지털 윤리와 프라이버시(digital ethics and privacy)

디지털 윤리와 사이버 보안 문제는 인터넷 사용이 확대되며 계속 제기돼온, 해묵은 문제다. 여기에 지난해 유럽연합(EU)이 수립한 GDPR[4], 즉 ‘일반데이터정보규칙’이 전 세계 ICT 기업을 엄청난 무게로 압박하는 중이다. 이런 상황에 대한 가트너의 생각은 다음 문장으로 요약될 수 있을 것 같다. “프라이버시 문제는 윤리 문제로 다뤄져야 한다. 다시 말해 정말 중요한 질문은 ‘규칙을 잘 지키고 있는가’가 아니라 ‘옳은 일을 하고 있는가’다.”

퀀텀컴퓨팅(quantum computing)

퀀텀컴퓨팅을 주제로 다뤘던 지난해 8월 16일자 스페셜 리포트(‘찰나의 마법’ 양자컴퓨터 세계가 온다)의 마지막은 데이빗 머민(N. David Mermin) 미국 코넬대학교 응집물질물리학부 교수의 발언이었다. “2050년이 돼도 쓸 만한 양자컴퓨터가 개발되기 어렵다고 말하는 건 경솔한 일이다. 하지만 그때쯤이면 쓸 만한 양자컴퓨터가 개발돼 있을 거라고 말하는 것 역시 경솔한 일이다.” 가트너는 2019년 대세 트렌드 중 마지막으로 퀀텀컴퓨팅을 꼽으며 이렇게 말한다. “기업이든 정부든 2022년까진 퀀텀컴퓨팅에 대해 더 많이 배우고 모니터링해야 한다. 그러면 2023년부턴 그걸 활용하게 될 수 있을지도 모른다.”

키워드2_정착
이미 있던 기술은 어떤 방향으로 성숙해질까?

미국 경제 전문 격주간지 포브스(Forbes) 역시 (가트너처럼 전문성을 갖춘 분석 리포트는 아니지만) 해마다 영향력 있는 기고자의 글을 빌려 새해 ICT 트렌드를 예측해오고 있다. 내년도 전망 기사 작성을 맡은 다니엘 뉴먼(Daniel Newman) 브로드슈트미디어그룹 최고경영자(CEO) 역시 2019년 디지털 트렌드를 10개 항목으로 요약했다<아래 목록 참조>. 여기서도 딱히 새로운 키워드는 보이지 않는다. 다만 기왕의 기술이 어떻게 성숙, 정착돼가는지 파악하기 위한 ‘힌트’ 정돈 얻을 수 있다.

포브스가 예측한 ‘2019 디지털 트렌드 10’  1. 고정형 5G에서 모바일 5G로(5G Fixed to 5G Mobile) 2. 쓸만한 챗봇에서 놀라운 챗봇으로(Chatbots Good to Great) 3. 연결된 클라우드: 공적인 것, 사적인 것, 혼합형(Connected Clouds: Public, Private, Hybrid) 4. 블록체인 기술이 드디어 이해되고 다양한 시도가 생겨나기 시작(Blockchain Finally Understood and Flops<kind of>) 5. 데이터에서 애널리틱스, 머신 러닝을 거쳐 인공지능으로(Data to Analytics to Machine Learning to AI) 6. GDPR 때문에 바빠지는 기업들(GDPR Forces Brand Hands) 7. 증강현실은 “예스”, 가상현실? (아직은) “노”(AR Yes, VR <Still> No) 8. 엣지 컴퓨팅이 핵심으로, IoT의 잠재력은 무궁무진(Edge to Core and IoT Much More) 9. 소비 기반 ICT 서비스가 승자(Consumption-Based IT Services for the Win<FTW>) 10. 전면에 나서는 최고경영자(CEOs Take the Reins)

출처: ‘Top 10 Digital Transformation Trends For 2019’(Forbes, 2018. 9. 11)

키워드3_실행
변화, 핵심은 ‘기술’ 아닌 ‘사람’을 움직이는 것

원문을 찾아 읽으면 약간의 부연 설명을 접할 수 있겠지만 위 목록에 적힌 내용은 제목만 봐도 무슨 말인지 대충 짐작할 수 있다. 그런데 맨 마지막 항목 “CEO가 직접 나선다(CEOs Take the Reins)”는 건 어떤 의미일까?

불과 얼마 전까지만 해도 대다수 기업은 사내에 디지털 관련 문제가 발생하면 해당 분야 전문가를 초빙, ‘최고정보담당자(CIO)’나 ‘최고 디지털담당자(CDO)’ 같은 지위를 부여한 후 관련 업무 일체를 일임했다. 그 과정에서 나온 의견은 CEO가 최종 의사 결정을 내릴 때 ‘참고자료’로 활용되는 게 일반적이었다.

하지만 사회 전반이 급격하게 디지털화(化)되면서 디지털 요소를 기업 활동에 어떻게 적용할 건지 하는 문제가 기업 전체의 사활을 좌우할 만큼 큰 변수로 자리 잡았다. 세계경제포럼(WEF)의 추산에 따르면 기업의 디지털 변용에 따르는 경제적 가치는 2025년 100조 원에 육박할 전망이다. 이렇게 막대한 가치를 남의 손에만 맡기고 있을 CEO는 세상에 없다. 실제로 최근 디지털 관련 업무나 ICT 기술 활용 방법을 손수 챙기는 CEO가 눈에 띄게 늘고 있다(여기저기서 제기되는 2019년 디지털 트렌드 담론에도 이와 관련된 언급이 많다).

이 같은 변화가 단순히 “CEO가 기술 습득에 나섰다” 정도로 정의돼선 곤란하다. 위 기사 속 다니엘 뉴먼의 설명처럼 “디지털로의 변화는 그저 기술적 변화에 그치는 게 아니라 기술과 사업, 사람이 만나 일으키는 조직적 변화”이기 때문이다. 그런 사실을 깨닫는다면 향후 고려해야 할 가능성은 무수히 늘어날 수밖에 없다. (다음 회차에선 이 같은 예측이 실제 기업에서 어떤 형태로 실현되고 있는지 몇몇 선행 사례를 중심으로 짚어볼 생각이다.)


[1] 디지털 트윈에 대해 좀 더 자세한 내용을 알고 싶다면 2016년 11월 16일자 스페셜 리포트(’디지털 트윈’, 제4차 산업혁명의 방아쇠 당길 수 있을까?’)를 참조할 것
[2] 엣지 컴퓨팅에 대해 좀 더 자세한 내용을 알고 싶다면 2017년 5월 17일자 스페셜 리포트(‘엣지 컴퓨팅, 클라우드 컴퓨팅 시대의 새 장 열다’)를 참조할 것
[3] 가상현실에 대해 좀 더 자세한 내용을 알고 싶다면 2015년 6월 24일자 스페셜 리포트(가상현실, ‘또 한 번의 부활’ 꿈꾸다)를 참조할 것
[4] GDPR에 대해 좀 더 자세한 내용을 알고 싶다면 2018년 6월 20일자 스페셜 리포트(“디지털 세상, 정보 주체는 사용자”… 유럽 제일의 ‘GDPR 모범생’)와 2018년 7월 25일자 스페셜 리포트(편리냐 보안이냐, 그것이 문제로다… ‘프라이버시 패러독스’ 단상)를 각각 참조할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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