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학생 기자단]잃어버린 동심의 세계, ‘알레산드로 멘디니’ 전(展)에서 되찾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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세계적 디자이너 알레산드로 멘디니(Alessandro Mendini, 이하 ‘멘디니’)는 최근 출시된 삼성 기어 S2의 디자인을 맡아 세계적 이목을 끌었다. 그의 작품 전시회가 지난 9일 서울 동대문디자인플라자(이하 ‘DDP’)에서 막을 올렸다. 내년 2월까지 계속되는 이번 전시는 멘디니가 아시아에서 최초로 여는 전시회이자 세계 최대 규모란 점에서 눈길을 끈다. 제품 디자인뿐 아니라 건축∙가구 등 다양한 분야에서 ‘멘디니 디자인’을 총체적으로 확인할 수 있는 자리다.

 

입구엔 두 팔 벌려 관객 반기는 ‘미스터 차오’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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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가 한창인 DDP 배움터 입구에 들어서자 알록달록한 ‘미스터 차오’가 관객을 맞았다. 마치 어린아이가 만든 인형 같은 모습에서 멘디니의 천진한 작품 세계를 예감할 수 있었다. 이윽고 한 직원이 나타나 커다란 포스터를 손에 쥐여줬다. “평일 방문 관람객에 한해 선착순 50명에게 증정하는 선물”이란 귀띔과 함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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널찍한 전시 공간엔 다양한 멘디니 작품들이 동선을 따라 자유롭게 전시돼 있었다. 가장 먼저 관객을 반기는 건 어릴 적 봤을 법한 장난감 같은 작품이었다. 마치 어린 시절로 돌아간 듯한 착각 속에서 작품들을 자세히 살펴봤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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살짝 고개를 돌리니 동그란 고리 모양의 조명등이 눈에 띄었다. 국내에서도 출시돼 유명세를 타고 있는 ‘라문 아물레또’였다. 멘디니가 손자의 눈 건강을 배려해 하나부터 열까지 직접 설계, 제작했다는 이 조명은 지구∙달∙태양의 형태를 각각 본떠 만들어졌다. 서로 다른 형태의 조명등이 한데 모여 켜진 광경은 흡사 우주 공간을 유영하는 행성을 떠올리게 했다.

 

아시아 최초, 세계 최대 규모의 멘디니 단독 전시회

멘디니는 분야를 초월한 디자이너다. 생활 제품과 공예품, 건축물에 이어 최근 삼성전자와 함께 작업한 기어 S2에 이르기까지 그가 아우르지 못하는 영역은 없다고 봐도 무방할 정도다. 그래서인지 전시장을 돌아다니는 동안 수많은 종류의 전시물을 볼 수 있어 지루할 틈이 없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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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기자기한 미니어처 가구들을 지나 ‘프루스트 의자’를 만났다. 흔히 ‘안락의자’ 하면 떠올려지는 점잖은 모습관 거리가 먼, 화려하고 알록달록한 색상의 이 의자는 1978년 처음 제작된 후 꾸준히 사랑 받고 있는 멘디니의 대표작이다. 매력 포인트는 ‘고전적 형태와 파격적 색상이 어우러진 디자인’. 눈길을 사로잡는 외관은 마치 루이스 캐럴의 소설 ‘이상한 나라의 앨리스’ 속 소품을 떠올리게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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바로 옆엔 프루스트 의자 모양의 도자기 수십 개가 전시돼 있었다. 한국에서 구워진 이 도자기들을 보며 동서양 예술의 오묘한 조화를 느낄 수 있었다. 전반적으로 화려한 색상의 작품이 많아선지 투박한 색감의 도자기가 한층 돋보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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프루스트 하면 빼놓을 수 없는 게 일명 ‘프루스트 장식’이다. 이번 전시에서도 빼곡하고 촘촘하게 채색된 프루스트 장식 조형물을 여럿 찾아볼 수 있었다. 여인 흉상부터 전신상까지 다양한 색깔의 작은 점으로 빼곡히 채워진 게 프루스트 장식의 특징. 점박이 무늬는 자칫하면 촌스러워 보이지만 멘디니 작품들은 세련될 뿐 아니라 보는 각도에 따라 색감이 달라져 질리지 않는 아름다움을 뽐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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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리를 옮기자 움직이는 전시물이 눈에 띄었다. ‘오케스트라 알레산드로’란 작품이다. 앞에서 팔을 위아래로 움직이는 ‘안나G’와 그 뒤에서 지휘를 따라 움직이는 듯한 인형들 모습이 인상적이었다. 멘디니 특유의 유머 감각이 고스란히 느껴져 구경하는 내내 입가에 슬며시 미소가 번졌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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와인 오프너 안나G는 멘디니에게 세계적 명성을 안겨준 작품이다. 아내가 기지개 켜는 모습에서 영감을 얻었단 일화는 작품만큼이나 유명한데, 실은 발레리나의 모습을 보고 제작했다고 한다. 와인을 따기 위해 오프너를 돌리는 모습에서 발레리나를 연상했던 것. 말로만 듣던 작품을 직접 눈앞에서 보니 감회가 새로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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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 공간에선 안나G와 함께 기어 S2도 전시돼 있었다. 아날로그와 디지털을 대변하는 두 ‘작품’의 만남은 조화로우면서도 특이했다. 기어 S2는 멘디니 전시장 특유의 분위기와 제법 잘 어울렸다.

멘디니는 기어 S2의 워치페이스와 스트랩 등 액세서리를 디자인했다. 이번 전시가 그의 작품을 가까이서 감상할 수 있는 기회라면 기어 S2를 통해선 그의 작품을 손목에 차고 다니며 언제든 감상할 수 있는 셈이다. 기어 S2에 멘디니가 설계한 워치페이스와 스트랩이 더해지니 “갖고 싶다”는 생각이 절로 들었다(관련 콘텐츠는 아래 링크 참조).

알레산드로 멘디니와 기어 S2의 협업 관련 콘텐츠는 아래 링크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디자인의 거장 멘디니 “우주의 움직임을 기어 S2의 원 안에 담았다”
☞기어 S2, 멘디니의 디자인을 입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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전시회장 끝자락엔 수많은 도자기가 전시돼 있었다. 전시장 측 설명에 따르면 ‘100명의 작가에 의해 장식된 100개의 자기 꽃병 컬렉션’이다. 이중 멘디니 작품은 딱 2개. 하나는 금방 찾을 수 있었다. 앞서 본 ‘오케스트라 알레산드로’의 얼굴 부분을 그대로 옮겨놓은 꽃병이 있었던 것. 전시회장을 방문한다면 과연 어떤 게 멘디니 작품인지 직접 찾아보자. 작품을 꼼꼼히 살펴봤다면 어렵잖게 발견할 수 있다.

관람을 마친 후 스크린 앞에서 뛰노는 한 무리의 아이들을 발견했다. 작품 속 가득한 동심 때문일까, 전시회와 아이들의 조합이 제법 잘 어울렸다. 숨가쁜 일상에 지쳐 있다면 조금만 시간을 내 멘디니의 작품 세계를 만나보는 건 어떨까? 눈이 즐거워지는 예술 작품과 함께하다보면 잃어버린 동심의 조각을 찾을 수 있을지도 모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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