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따뜻한 동행] ‘터키 청각장애 청년 울린 몰래 카메라’, 그 뒷얘기
지금 여러분에게 아무 소리도 들리지 않는다고 생각해보세요. 자동차 소리도, 세상을 움직이는 역동적인 소리들도 여러분에겐 모두 들리지 않습니다. 오로지 적막만 존재할 뿐이죠. 여러분은 한 번쯤 세상과 동떨어진 것만 같은 이 ‘거대한 고요’를 상상해보신 적 있으신가요?
어느 날 삼성전자는 이 침묵의 소리를 들었습니다. 삼성전자 터키법인은 ‘사회 번영에 기여하는 혁신적인 기술과 제품, 디자인으로 삶을 더욱 풍요롭게 한다’는 명확한 비전을 갖고 있습니다. 이에 따라 ‘장애인의 소리를 듣는’ 아주 특별한 프로젝트를 시작했는데요.
터키엔 350만 명 이상의 청각장애인이 있습니다. 그들에게 기술은 소통을 위해 반드시 필요한 수단이죠. 삼성전자 터키법인은 ‘기술은 공동체에 긍정적인 변화를 제공하고 모든 이의 마음을 두드릴 때 보다 의미 있다’는 생각에 ‘청각장애인 콜센터 서비스’ 사업을 계획하게 됐습니다.
디뎀 코자에르 삼성전자 터키법인 임직원은 “청각장애인의 세계를 들여다볼수록 내가 그들을 더욱 이해하며 공감할 수 있었다”며 “이 여정으로 ‘앞으로 보다 많은 일을 할 수 있겠다’는 생각을 갖게 됐다”고 말했습니다.
삼성전자 터키법인의 청각장애인 콜센터 서비스는 홈페이지에 자료를 올릴 때 다양한 비디오 형식을 담아야 했습니다. 청각장애인이 모든 내용을 똑같이 이해할 수 있을 것이라고 쉽사리 확신할 수 없었기 때문인데요. 이러한 이유로 가능한 많은 비디오를 촬영, 적절한 방식으로 설계된 인터페이스에 저장했습니다. 예를 들면 콜센터 서비스 홈페이지엔 환영 인사부터 홈페이지 이용 방법, 이용 약관을 설명하는 비디오 등이 있습니다.
이 프로젝트의 이름은 ‘손을 듣다(Hearing Hands)’입니다. 로고 속 ‘귀’ 이미지는 ‘청각장애인을 위한 특별한 서비스가 존재한다’는 것을 뜻합니다. 또 청각장애인들이 짧고 단순한 표현을 더욱 쉽게 이해한다는 경향을 파악, 터키어로 ‘손을 듣다’를 의미하는 ‘두얀 엘러 (Duyan Eller)’라는 명칭을 사용했습니다. 이를 통해 ‘귀와 수화’라는 상징을 모두 표현했고요.
터키 청년 ‘무하렘 야즈한’을 울린 아주 특별한 하루
진실되고 믿음이 가는 바이럴 비디오(viral video) 촬영은 결코 쉽지 않은 일입니다. 하나부터 열까지 모든 과정을 꼼꼼히 준비해야 하죠. 하지만 아무리 많은 준비를 해도 주인공에게 들킬 위험이 높다는 것 또한 감수해야 합니다.
*해당 영상은 사용기한 만료로 삭제되었습니다
▲1000만 명 이상이 시청하며 큰 감동을 자아낸 터키 청각장애 청년 몰래 카메라 비하인드 영상
2014년 12월 28일. 청각장애를 갖은 터키 청년 ‘무하렘 야즈안’을 위한 날이 드디어 밝았습니다. 무하렘 야즈안이 집을 나서는 순간부터 숨겨진 모든 카메라가 촬영 준비를 마쳤습니다.
▲삼성전자 터키법인 마케팅 팀이 영상 공개 전 호기심을 갖고 지켜봤습니다
바이럴 비디오에 대한 주변 사람들의 첫인상은 무척 중요했습니다. ‘무하렘의 장벽 없는 하루’ 비디오는 모든 이들의 마음을 움직였습니다. 삼성전자가 ‘단순한 기술을 넘어 그 노하우와 혁신은 모든 사람, 우리 모두를 위한 긍정적인 변화를 지향한다’는 가치를 실현시킨 거죠.
차별화된 보도자료를 위해 ‘고요한 방식’을 선택하다
삼성전자는 일반적인 보도자료보다는 기자들의 보다 큰 관심을 유도하기 위해 프로젝트 정신을 담기로 했습니다. 일명 ‘수화로 표현한 고요한 비디오 보도자료’로 말예요.
기자들에겐 통상적인 서면 보도자료와 함께 고요한 홍보 영상이 배포됐습니다. 영상엔 프로젝트의 취지와 기자들에게 도움이 될만한 몇 가지 단어들이 수화로 소개됐는데요.
▲삼성 콜센터에 근무하는 ‘멜렉’씨는 어머니와 아버지 모두 청각장애인이며, 아주 어린 나이에 수화를 익혔다고 합니다
청각장애인에게 제공되는 서비스를 소개한 것 이외에도 그들의 고요한 세계에 대한 인식을 높이기 위함이었습니다.
소매 부문에선 의식 확산을 위해 위와 같은 포스터와 전단이 제작됐는데요. 포스터 속 손은 ‘전화하는 모양’을 뜻합니다. 이는 전화하는 방식을 손이 아닌 수화로 말하기 때문에 일반 대중과 청각장애인 모두에게 특별한 의미가 있습니다.
수화로 설명하는 판매원, 본 적 있으신가요?
삼성전자 터키법인은 청각장애인협회·트라다 에이전시(Trada Agency, 현장업무기관)와 협력, 기초 수화 교실을 운영했습니다. 2개월 동안 진행된 기초 교육이 끝난 후 삼성전자 터키법인 판매원들은 기본적인 수화 기술로 청각장애인과 소통이 가능해졌는데요. 또한 수료증을 받으면서 프로젝트의 일원이 된 것에 대해 상당한 자부심을 느꼈습니다.
교육 마지막 주에 이르러 삼성전자 터키법인 커뮤니케이션 팀과 인사 부서는 무하렘 야즈안씨를 만났는데요. 판매원들은 수화로 능숙하게 무하렘 야즈안씨를 맞이했고, 회의 중에도 서로 자연스럽게 소통했습니다. 이 모임은 ‘소통엔 언어가 필요 없다’는 사실을 다시 한 번 깨닫게 해줬습니다.
▲무하렘 야즈안씨와 만난 판매원 중 한 사람은 “수화로 청각장애인 손님을 맞이하는 건 물론, 갤럭시 노트4 판매까지 했다”며 흥분을 감추지 못했습니다
이제 청각장애인들은 소리를 들을 수 있습니다. 그리고 이는 터키뿐만 아니라 대한민국을 넘어 지구촌 전역으로 퍼지고 있습니다. 무하렘 야즈안씨와의 만남은 삶을 보는 새로운 시선과 기존에 알지 못 했던 또 하나의 소통 방식을 알려줬는데요.
▲무하렘 야즈안씨(왼쪽에서 두 번째)와 그의 누나(왼쪽에서 세 번째)를 포함한 이 프로젝트 담당자들이 포즈를 취했습니다
디뎀 코자에르 임직원은 “이 특별한 프로젝트에 참여하게 돼 자랑스럽다”며 “더불어 삼성전자 터키법인에 대한 자부심도 느낄 수 있었다”고 소감을 전했습니다.
‘장벽 없는 소통’을 목표로 하는 ‘손을 듣다’ 프로젝트는 전 세계인에게 신선한 자극을 주고 있습니다. 청각장애인들이 겪었던 기존의 장벽을 넘어 소통이 자유로워지는 그날을 기대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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