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명절 후유증’, 현명하게 극복하려면?
지난주 ‘민족 최대 명절’ 추석 연휴가 있었다. 삼성전자 뉴스룸 독자들도 오랜만에 가족과 친지를 찾아 그간 쌓인 회포도 풀고 즐거운 시간을 보냈으리라. 특히 연휴 직전 평일에 휴가를 냈다면 꽤 오랜 시간 휴식을 취할 수 있었을 것이다.
하지만 푹 쉬고 난 후 돌아온 일상은 생각보다 녹록지 않다. 혹 재충전된 모습을 보이기는커녕 주변 사람들을 피곤과 짜증이 뒤섞인 표정으로 대하고 있진 않은가? 그 원인은 ‘명절 후유증’일 수 있다. 명절 후유증은 ‘명절 이전까진 별다른 문제가 없었던 사람이 명절 전후 각종 스트레스로 인해 경험하는 정신적∙신체적 반응’을 총칭하는 용어다.
주범은 스트레스… 심하면 우울증 나타나기도
명절 후유증이 특정 질병의 명칭은 아니다. 명절엔 평소 자주 만나지 않던 사람도 만나게 되고, 그 과정에서 다양한 갈등이 따라온다. (‘명절 연휴’라는) 비교적 짧은 기간에 갈등과 스트레스가 집중되고, 그걸 정신적∙육체적으로 감당하기 힘든 상황을 가리켜 ‘명절 증후군’이라 할 수 있다.
스트레스의 종류는 당사자가 놓인 상황에 따라 다르다. 주부는 음식 준비 등 과도한 주방 일이, 남편은 장시간 운전과 아내 눈치 보는 일이, 미혼자는 “사귀는 사람은 없느냐” “결혼은 언제 할래?” 등등 (그리 고맙지 않은) 관심이 주된 스트레스다.
명절 후유증은 기본적으로 스트레스에 대한 반응이기 때문에 증상 역시 스트레스를 받을 때 나타나는 증상과 비슷하다. 대표적 신체 반응은 피곤함과 근육통, 몸살, 소화불량 등. 정신적 반응 중에선 집중력이 떨어지거나 가슴이 답답한 경우가 일반적이다. 심한 경우 허무감이나 우울 증세가 나타나기도 한다.
60대 주부도, 고 3 수험생도… ‘예외’는 없다
명절 증후군은 짧은 기간 동안 가사노동 분량이 갑자기 늘어나는 주부들에게서 특히 더 많이 나타난다. 평소 시댁 방문을 부담스러워하는 젊은 주부는 ‘명절 시댁 나들이’에 대한 불안 증상을, 60대 이상의 주부는 명절 직후 가족과 친지가 한꺼번에 몰려왔다 떠난 후 닥치는 허전함에 따른 심리적 고통을 각각 호소한다.
기혼 남성도 명절 후유증에서 자유롭지 못하다. 다만 여성처럼 가사노동에 대해 부담을 느끼기보다 오랜만에 만나는 가족 구성원 간 갈등이 스트레스의 원인을 제공하는 경우가 잦다. 가령 고부 갈등이 있을 때 어느 한쪽 편을 들거나 모호한 입장을 취한다고 비난의 대상이 되고, 그로 인해 스트레스를 받는 식이다.
이 밖에도 결혼 적령기의 미혼자나 취업 준비생, 재수생과 고3 수험생 같은 젊은 층의 경우 진학과 취업, 연애와 결혼 등에 관한 주변의 과도한 관심 때문에 명절 후유증에 시달릴 수 있다.
말로 입은 상처, ‘과도한 의미 부여’는 금물
명절 후유증은 대부분 일시적으로 나타났다 시간이 지나면 저절로 회복된다. 부부의 경우, 대화를 충분히 나눠야 한다. 짧은 기간 가사노동에 시달린 아내를 위해 남편이 가능한 범위 내에서 가사를 분담하는 것도 큰 도움이 된다.
명절 동안 친지의 말로 스트레스나 마음의 상처를 받았다면 이를 지속적으로 회상하면서 불쾌한 기분을 거푸 떠올리지 않도록 하는 게 중요하다. 사실 가족, 혹은 오랜만에 만난 친지는 그저 관심을 표현하기 위해 이런저런 얘길 꺼내놓는 게 일반적이다. 따라서 ‘저 분들이 내게 관심을 갖고 계시는구나. 그런데 참 눈치가 없으시네’ 정도로 받아들이면 그만이다. 그 이상의 의미를 부여하는 건 정신 건강에 해로울 뿐이다.
이런 노력에도 불구하고 명절 이후에도 2주 이상 마음 상태가 평소와 다르다면, 즉 우울하고 불안하며 식욕이 떨어지고 잠도 제대로 못 잔다면 전문가에게 상담을 받는 게 도움이 될 수 있다. (물론 이런 경우는 원래 우울증이 있던 사람을 제외하곤 극히 드물다.)
명절에 유독 스트레스를 많이 받는 편이라면 출근하기 바로 전날까지 고향집에 머물지 말고 하루나 이틀 전엔 돌아오는 게 좋다. 평소 본인의 신체 리듬을 찾기 위해 규칙적으로 생활하고 가벼운 운동을 해주는 것도 도움이 된다. 가장 중요한 건 명절 이후 업무를 활기차게, 적극적으로 시작하려는 마음가짐일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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