부활(復活)… 브라운관 TV, 두 번 살다
*해당 영상은 사용기한 만료로 삭제되었습니다
전 사람들이 편하게 걸어다닐 수 있도록 인도에 가지런히 깔려 있는 보도블록입니다.
딱 봐도 딱딱하고 퉁명스럽게 느껴지신다고요?
그런 말씀 마세요, 이래 봬도 전 ‘친·환·경’ 블록이라니까요.
자, 그럼 이제 본격적으로 제 얘길 시작해볼까요?
제 전생(前生)은, 놀라지 마세요! ‘브라운관 TV’였거든요.
못 쓰게 된 브라운관 TV는 수거되자마자 전면 유리와 후면 유리로 분리됩니다. 전면 유리는 유리 전용 분쇄기와 분급기에 의해 두 차례에 걸쳐 0.5∼10mm로, 또 0.5mm 이하로 잘게 부숴집니다.
보통 30인치 브라운관 TV 1대에 사용된 유리로 예닐곱 개의 콘크리트 블록을 만들 수 있는데요. 이런 과정을 통해 전 콘크리트나 점토 등과 섞여 기존 제품과 동일한 품질을 지닌 친환경 보도블록으로 다시 태어난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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브라운관 TV에서 보도블록으로 거듭난 그날 이후 제 생활은 전혀 새로워졌습니다.
새로운 환경에서 생활하기 때문이기도 했으나 그보다는 일어난 모든 일들이 전과는 다른 전혀 새로운 의미를 지녔기 때문입니다.
어떨 땐 생전 옆집에 살던 ‘절친’을 이웃 블록에서 만나기도 합니다. 그런 곳에서 볼 것이라고는 꿈에도 생각하지 못했기 때문에 그를 본 순간 깜짝 놀라고 지나간 날의 추억을 떠올립니다.
이제 제 탄생의 비밀이 좀 풀리셨나요? 참! 그리고 한 가지만 더 말씀 드릴게요.
다음 달 말 프로축구 구단 중 한 곳인 수원 블루윙즈 홈구장에 가시면 제 친구들을 직접 만나보실 수 있습니다. 축구장 앞에 저 같은 친환경 보도블록으로 이뤄진 ‘승리 기원의 길’이 들어서거든요. 아래 영상처럼 ‘확’ 바뀔 거리의 모습, 많이 기대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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절 만나시면 고맙단 말씀은 마세요. 오히려 제가 고맙다고 해야 할 테니까요. 이런 기회가 아니었다면 제가 어떻게 ‘친환경 보도블록’이란 멋진 두 번째 삶을 얻을 수 있었겠어요. 제가 열게 된 삶의 새로운 장이… 어떻게 끝을 맺을진 미래만이 보여주겠지요.
그럼 여러분, 축구장에 오셔서 신나게 응원도 하시고 저도 알은체해주세요. 전 낯설고 아름다운 미지의 세계를 발견한 여행자가 맛볼 법한 기쁨을 느끼며 기쁜 마음으로 여러분을 기다리고 있겠습니다.
※위 글에서 파란색으로 표시한 부분은 모두 레프 니콜라예비치 톨스토이 소설 ‘부활’에서 인용한 것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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