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디자인을 말하다] ⑥ 디자인멤버십 졸업생과의 만남
전자제품이 성능으로만 평가받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하지만 언젠가부터 디자인의 중요성이 강조되기 시작했습니다. 성능은 기본이 됐죠.
그렇다면 뛰어난 디자인은 어떻게 탄생될까요? 무작정 시간과 인력만 투입하면 될까요? 이것만으론 부족할 것입니다. 창의적이고 재능 넘치는 인재를 육성하는 체계적인 프로그램이 필수인 시대입니다.
삼성전자 또한 디자인의 중요성을 인식하고 디자이너를 육성하기 위한 여러 가지 프로그램을 진행하고 있는데요. 대학생을 대상으로 시행되는 ‘삼성디자인멤버십’ 또한 그 중 하나입니다.
삼성디자인멤버십은 대학생들에게 자유롭고 다양한 창작활동의 장을 제공하는 제도입니다. 프로그램에 참여한 대학생들은 풍부한 연구 활동, 산학 프로젝트, 다양한 디자인 교육과 인문학·공학·경영학 등 다른 분야와의 콜라보레이션을 통해 창의적이고 융복합적인 역량까지 갖춘 디자이너로 성장할 수 있는데요.
1993년도부터 시작되어 올해 21년을 맞는 장수 프로그램인 멤버십. 오늘은 멤버십 졸업자 세 명을 만나 교육 과정의 생생한 이야기를 들어볼까 합니다.
바로 윤재덕 사원(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그래픽디자인), 이재민 사원(생활가전사업부 제품디자인), 김명선 사원(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UX디자인)인데요. 멤버십 졸업 후에도 삼성전자 입사로 인연을 이어가고 있는 세 명의 이야기를 들어보겠습니다.
▲삼성디자인멤버십을 거쳐 삼성전자에 입사한 이재민 사원, 김명선 사원, 윤재덕 사원(왼쪽부터)
졸업 후 나란히 삼성전자에 입사
먼저 이재민 사원은 “학교 선배의 추천으로 삼성디자인멤버십에 들어오게 되었다”고 합니다. 이재민 사원은 먼저 디자인멤버십 활동을 하고 있던 그 선배와 공동으로 작품 활동을 하던 중 실력이 눈에 띄어 멤버십에 들어오도록 권유받았고, 본인도 관심이 생겨 지원하게 됐답니다.
윤재덕 사원도 비슷한데요. 먼저 멤버십 활동을 하던 학교 동기의 추천을 받고 멤버십에 대해 알아보다가 “과정이 흥미로워 보여 지원했다”고 합니다.
김명선 사원은 지금은 디자인멤버십으로 통합된 UX 멤버십 출신입니다. 김명선 사원은 대학원 시절 UX에 깊은 관심을 가지고 있었는데요. 당시 UX 멤버십은 “UX에 관심 있는 사람들 사이에선 인지도가 높은 프로그램이었다”고 합니다.
세 졸업생은 멤버십 졸업 후 모두 삼성전자에 입사했는데요. 처음부터 삼성전자 입사를 목표로 한 것은 아니었다고 합니다. 이재민 사원의 말을 빌리자면 “디자인 작품의 폭을 넓히고자 지원했다”고 하네요.
모든 활동은 ‘자율적’으로
멤버십 활동을 시작하면서 인상 깊었던 부분은 바로 ‘자율성’이었습니다. 신입회원으로 들어가면 가장 먼저 ‘자치회’를 구성하는데요. 전시회, 세미나, 프로젝트, MT 등 많은 활동들을 회원들이 자체적으로 기획하고 실행한다고 합니다. 산학 협동 프로젝트를 제외한 거의 모든 활동이 자율로 이루어진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라는데요. 그로 인해 멤버십 회원들은 더욱 자발적이고 창의적인 작품 활동이 가능합니다. 덧붙여 윤재덕 사원은 자치위원회 부회장도 역임했다고 합니다.
▲“모두가 자율적으로 자신의 할 일을 결정하는 분위기였기에 다른 친구들과 크게 다른 생활을 한 건 아니다”라고 말하는 자치회 부회장 출신 윤재덕 사원
삼성디자인멤버십 회원들이 이렇게 자율적으로 활동할 수 있는 이유는 멤버십의 ‘운영자’가 자율성을 보장해주기 때문입니다. 운영자는 삼성전자의 임직원 디자이너가 맡는데요. 이재민 사원은 “운영자는 학교의 학과 교수와는 달리 친근한 선배이자 조언자 위치에 머물며 가능성을 제시해준다”고 말합니다.
▲“운영자는 멤버십 활동에 도움을 줄 뿐 아니라 본인도 학생들과 소통하며 영감을 얻을 수 있는 상호 도움이 되는 위치”라고 말하는 김명선 사원
학교에서는 접하기 힘든 폭넓고 실무적인 경험
멤버십에 들어오게 되면 파운데이션 코스/인텐시브 코스라는 프로그램을 진행하게 됩니다. 각종 세미나와 교육을 통해 디자인 역량을 키움과 동시에 자율적으로 신입회원과 기존회원들간 과제를 수행하며 서로를 이해하는 활동을 합니다.
이후 학기 중 기간에는 산학 협력 프로젝트를 진행하게 됩니다. 이재민 사원은 “4학년 졸업학기 때 청소기 PUI(Physical User Interface)를 위한 산학 프로젝트를 진행했었다”고 합니다. 그런데 팀장을 맡았던 이재민 사원 외에 나머지 팀원들이 전부 여자였다고 하네요. 이재민 사원은 “팀원들과 의견을 조율하면서 동시에 삼성전자 직원과 강도 높은 업무를 진행하다 보니 어려움도 많았다”고 회상합니다. 하지만 시간이 지나 실무에 대해 많은 점을 배우게 됐고, 팀원들과도 끈끈한 사이가 됐다고 합니다.
▲ 이재민 사원은 “강도 높은 업무를 해낸 덕에 이후의 업무가 쉬워졌다”고 말합니다
윤재덕 사원 또한 강도 높은 실무를 경험했는데요. “산학 프로젝트로 GUI 작업(Graphic User Interface, 컴퓨터 사용자가 정보를 주고 받는 환경으로 스마트폰의 화면 구성이나 아이콘이 이에 해당)을 했었는데 12개의 아이콘을 만들기 위해 16명이 달라붙어 진행했었다”며 “채택되진 않았지만 실무 작업자들에게 영감을 주었다”고 합니다.
또한, 윤재덕 사원은 “아무래도 학교에서는 같은 전공자들끼리만 모이게 되는데, 멤버십 활동을 하면 다양한 분야의 사람들을 만나 시야가 넓어진다”고 멤버십 활동의 장점을 설명했습니다. 김명선 사원도 “시각디자인 학과였지만 멤버십 활동을 하면서 인지심리학, 음악, 경영학을 전공한 친구들뿐 아니라 심지어 동양화 전공의 친구도 만날 수 있었다”며 좋은 경험이었다고 회상했습니다.
김명선 사원은 소프트웨어 멤버십 회원들과 함께 자전거용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을 만들기도 했다고 합니다. “자전거 타는 것을 게임처럼 즐기게 해주는 앱인데, 자전거에 카메라와 스마트폰을 매달고 집적 달려보기도 하고, 소프트웨어 멤버십 친구들과 서버를 직접 구동해보기도 했다”고 하네요. 김명선 사원은 “한강 시민공원에서 자전거 타는 사람들을 대상으로 설문과 사용성 테스트도 수행”한 것을 포함해 “오랜 시간이 걸렸지만 처음 기획부터 완제품까지 만들어본 뜻 깊은 경험이었다”고 당시를 떠올렸습니다.
밤새는 줄 모르고 열정을 불태웠던 시간
물론 어려움이 없진 않았습니다. 김명선 사원은 “학교 수업과 멤버십 활동을 병행하니 정신없이 바빴다”고 회상했습니다. 이재민 사원도 “아주 열정적으로 활동했다”며 “멤버십에서 MT, 세미나, 전시회 등의 활동을 쉬지 않았다”고 합니다. 인터뷰에 응한 세 명은 “마음이 맞는 친구들과 프로젝트를 함께 진행하고, 밤 새며 많은 이야기들을 나누고, 술 마시던 일까지 추억으로 남아있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틈만 나면 멤버십 건물 회의실을 찾아가 친구들과 밤새는 줄 모르고 이야기를 나누었다”는 삼성디자인멤버십 출신 3인방
이재민 사원은 “멤버십 시절 가깝게 지냈던 분이 삼성전자 내에서 생각보다 높은 직위에 있어 놀랐다”며 멤버십 활동이 형식에 얽매이지 않고 자유로웠음을 새삼 깨달았다고 합니다. 멤버십 활동을 하는 중에는 상하 관계가 명확하지 않았다고 합니다. 동아리 활동의 느낌마저 받았다고 하네요.
윤재덕 사원은 멤버십 활동을 하던 시절을 이렇게 회상했습니다.
“열정과 즐거움으로 가득했던 시간이었어요. 회사원으로 생활하다 보면 멤버십 시절만큼의 열정을 발휘하지 못하고 있는 걸 느끼는데요. 그럴 때마다 그 시절을 떠올리며 다시 열정을 일으키곤 하죠.”
김명선 사원은 “회사에 들어온 이후에도 기존의 멤버십 회원들, 그리고 같이 일했던 임직원들과의 가까운 관계가 유지되는 게 좋았다”며 “삼성전자가 단순히 직장이 아니라 나의 친구이자 가족 같은 느낌이 들어 애사심도 더 깊어지는 것 같다”고 감상을 표현했습니다.
세 졸업생은 삼성전자에 입사했지만 모든 멤버십 회원이 그런 것은 아니라고 합니다. 김명선 사원은 “프리랜서로 일하거나 다른 분야에서 일하는 친구들도 많다”며 “다양한 장소와 분야에서 삼성디자인멤버십 회원이 일하고 있어 멤버십에 대한 인지도가 높다”고 설명합니다. “한 친구는 멤버십 때 만든 앱을 발전시켜서 출시했는데 앱 마켓에서 굉장한 인기를 끌기도 했다”는 소개도 빼먹지 않았습니다.
나에게 있어 삼성디자인멤버십은?
이재민 사원은 삼성디자인멤버십이 갖는 의미에 대해 “20대의 별책부록”이라고 답했습니다.
“디자인멤버십 활동을 안 했어도 사는 데는 큰 지장이 없었을 거에요. 하지만 제 인생에서 멤버십 활동만큼 재미있었던 시기가 없었고, 멤버십을 만나지 못했더라면 굉장히 심심했을 거에요. 저에겐 행복한 추억이죠.”
윤재덕 사원은 디자인멤버십이 “제 2의 학교”라 답했습니다.
“즐거우면서도 동시에 많은 배움이 있었어요. 학교가 그런 곳이잖아요. 멤버십은 저에게 학교나 다름 없어요.”
김명선 사원은 “UX 놀이터”라고 답했습니다.
“놀면서 동시에 공부도 할 수 있는 곳, 이게 제가 생각하는 디자인멤버십입니다. UX를 가지고 놀면서 많은 지식과 경험을 얻었죠.”
▲디자인멤버십 활동은 행복한 추억으로 기억되고 있습니다
김명선 사원은 “삼성디자인멤버십은 풍부한 지원이 이루어진다”고 강조합니다. 24시간 열려있는 멤버십 건물은 회의실은 물론 휴게공간 등을 지원해줍니다. 충분한 사유만 있다면 재원도 얼마든지 지원받을 수 있죠. 그 덕에 “학교만 다녀서는 해볼 수 없는 많은 경험을 할 수 있었다”고 합니다.
또한 “디자인멤버십은 디자인 업계뿐만 아니라 다양한 분야에서 상당한 인지도를 갖고 있다”며 “참여했다는 것만으로도 ‘스펙’으로 인정받을 수 있는 프로그램”이라 강조했습니다.
삼성디자인멤버십 프로그램은 ‘열정’과 ‘자율’이라는 두 단어로 표현될 수 있습니다. 디자인멤버십 회원들은 열정과 자율을 통해 혁신적인 디자이너로 거듭나고 있는데요. 이런 인재 양성 프로그램이 삼성전자의 프리미엄 디자인을 탄생시키는 원동력이 아닐까요? 앞으로 디자인멤버십이 어떤 혁신적 디자인을 이끌어낼 지 기대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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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삼성전자 디자인을 말하다’ 이전 콘텐츠는 아래 링크에서 확인하실 수 있습니다
☞[삼성전자 디자인을 말하다] ① 삼성전자 디자인에 눈 뜨다(1969-1992)
☞[삼성전자 디자인을 말하다] ② 최후 승부처는 디자인이다(1993-2005)
☞[삼성전자 디자인을 말하다] ③ 디자인, 미래의 핵심이 되다(2005-현재)
☞[삼성전자 디자인을 말하다] ④ 세계 명문 디자인 학교를 꿈꾸는 SADI 김영준 학장을 만나다
☞[삼성전자 디자인을 말하다] ⑤ SADI 졸업생과의 만남 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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