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사람들은 어떤 책을 읽을까?
삼성디지털시티는 지난 7월 18일 임직원의 여가 선용과 교양 축적을 목적으로 운영해오던 사내 도서실을 북카페로 새롭게 단장, 개관했다. 북카페는 차세대 인식 기술인 RFID(Radio Frequency IDentification)를 도서 관리 시스템에 도입, 임직원이 자유롭게 도서를 열람∙대여∙반납할 수 있도록 개방형 공간으로 꾸몄다. 카페 내에 ‘도서 기증함’을 비치, 임직원이 각자 읽은 책을 공유할 수 있도록 조성한 점도 눈에 띈다.
RFID 기술 도입 등 최근 새 단장… 임직원 기증 도서로 꾸민 ‘인사이트 큐브’ 존 눈길
▲삼성디지털시티 북카페 관리 업무를 맡고 있는 박지혜(사진 왼쪽) 대리와 정유리나 사원. 두 사람 모두 삼성전자 수원지원센터 성전회 소속이다
실제로 북카페 내 ‘인사이트 큐브(Insight Cube)’ 존은 임직원이 이곳에 기증한 도서로 꾸며지는 공간(zone)이다. 삼성전자 임직원이 △학창 시절 읽었던 전공 서적 △실제 업무에 활용했던 참고 도서 △개발∙마케팅 등 분야별 스테디셀러가 빼곡히 자리 잡고 있어 방문객에게 ‘책 고르는 즐거움’을 제공하는 게 특징. 북카페 운영 업무를 맡고 있는 정유리나 사원은 “북카페 방문 임직원이 인사이트 큐브 존을 포함한 전 공간에서 첨단 시스템을 활용, 자유롭게 도서를 이용하는 풍경이 새로운 기업 문화로 정착되는 듯해 감회가 새롭다”고 말했다.
▲삼성디지털시티 북카페 방문 임직원은 자체 시스템을 활용, 열람 희망 도서를 자유롭게 검색하거나 대여할 수 있다
▲삼성디지털시티 북카페 입구에 위치한 ‘도서 기증함’. 이곳에 기증된 책은 북카페 운영용 장서로 요긴하게 활용된다
▲삼성디지털시티 북카페의 명소 중 한 곳인 ‘인사이트 큐브’ 존. 임직원이 기증한 책들로 구성돼 방문객에게 ‘마치 누군가의 서재에 초대 받은 것 같은’ 즐거움을 선사한다
방문객 중 통근버스 이용 임직원 비율 높아… 올해 대여 횟수 1위 책은 ‘오베라는 남자’
업무로 바쁜 직장인에게 ‘독서 시간 내기’는 종종 그림의 떡이다. 이와 관련, 북카페 운영자 박지혜 대리는 “자투리 시간을 적극 활용하라”고 귀띔했다. “삼성디지털시티 임직원 중 상당수는 출퇴근 시 통근버스를 활용합니다. 실제로 우리 북카페 이용자 중 일부는 버스로 이동하는 시간을 쪼개어 책을 읽곤 하죠. 북카페 내 열람 공간을 활용해도 좋지만 산책로나 휴게 공간도 훌륭한 독서 공간일 수 있습니다. 굳이 오랜 시간을 할애하려 하지 말고 짬짬이 몇 페이지씩이라도 책을 읽어보세요. 독서 ‘효과’ 측면에선 그 편이 훨씬 바람직할 테니까요.”
▲삼성디지털시티 북카페 내부 곳곳엔 임직원이 편안한 자세로 책을 읽을 수 있는 공간이 조성돼 있다
삼성디지털시티 북카페에서 대출되는 책은 월 평균 1700여 권. 1년으로 치면 약 2만여 권에 해당한다<아래 그래픽 참조>. 선호 장르는 꽤 다양한 편. 업무 연관성이 큰 책도 있지만 자기계발서나 소설도 적지 않다. 부동산 서적이 많은 점도 눈에 띈다. 올 들어 가장 많은 대출 횟수를 기록한 책은 ‘오베라는 남자’(프레드릭 배크만 글, 다산책방). 부인과 사별한 후 삶의 의욕을 잃은 노인의 일상을 유쾌하게 그려낸 소설이다. 올 6월엔 동명의 영화가 국내에서 개봉돼 주목 받기도 했다.
▲올 9월까지 가장 많은 대여 횟수를 기록한 ‘오베라는 남자’. 전자회사 임직원이 가장 좋아한 책이 소설, 이란 점이 다소 이색적이다
삼성전자 임직원이 이 책을 유독 많이 읽은 이유는 뭘까? 책에서 삶의 낙을 모조리 잃어버린 주인공 ‘오베’는 자살을 기도한다. 하지만 그의 신경을 긁어놓는 이웃들의 ‘타이밍 절묘한 방해 공작’에 가로막혀 시도는 번번이 실패로 끝난다. 그토록 싫어했던 이웃 때문에 오히려 삶을 이어가는 오베의 모습은 역설적이다. 하지만 그와 동시에 독자에게 ‘타인과의 관계’에 대해 생각할 거리를 던져준다. 정유리나 사원은 “실제로 인간은 귀찮게 느껴지는 관심과 참견에도 행복을 느끼는 존재”라며 “타인과 더불어 살아가는 모습을 돌아보게 만드는 책, 이란 점에서 많은 임직원의 사랑을 받는 것 같다”고 말했다.
인터뷰 말미, 박지혜 대리와 정유리나 사원에게 ‘올가을 추천 도서’를 한 권 선정해 달라고 요청했다. 두 사람의 선택은 ‘빨강머리 앤이 하는 말’(백영옥 글, 아르테).
▲삼성디지털시티 북카페 운영진의 올가을 추천 도서 ‘빨강머리 앤이 하는 말’. “책장을 넘기자마자 독자를 향수 가득한 어린 시절로 데려간다”는 게 추천 이유다
캐나다 작가 루시 모드 몽고메리(Lucy Maud Montgomery, 1874~1942)가 1908년 발표한 어린이소설 ‘빨강머리 앤’(원제 ‘Anne of Green Gables’)을 모티프로 삼은 이 책은 동화 속 주인공 ‘앤’의 말에 아기자기한 삽화를 곁들인 구성이 돋보이는 에세이다. 두 사람은 “책을 펴면 어린 시절 추억이 새록새록 떠올라 절로 미소가 떠오른다”며 “잦은 위기와 절망에도 희망을 잃지 않고 긍정적으로 사고하는 앤처럼 이 책을 읽는 삼성전자 임직원 모두가 ‘밝음의 아이콘’이 됐으면 한다”고 입을 모았다.
▲삼성디지털시티 북카페는 인터뷰가 진행되는 동안에도 끊임없이 책을 열람, 대여하려는 임직원들로 북적댔다
일일부독서 구중생형극(一日不讀書 口中生型棘). ‘하루라도 책을 읽지 않으면 입안에 가시가 돋는다’는 이 말은 안중근 의사가 투옥 중 되뇐 문구로 알려진 이후 여기저기서 인용되고 있다. 인터뷰 내내 도서를 열람, 대여하기 위해 끊임없이 북카페를 드나드는 삼성전자 임직원을 보며 문득 ‘독서가 지금의 삼성전자를 만든 원동력인 건 아닐까?’ 생각했다. 올가을엔 나도 오랜만에 인근 도서관을 찾아 책 몇 권 빌려 읽으며 ‘입안 가시’를 잠재워봐야겠다.
지금 삼성전자 뉴스룸 페이스북 페이지에선 독서 인증 이벤트가 진행 중입니다. 가을, 책 읽기 참 좋은 계절이죠. 지금 여러분 눈앞에 놓인 책부터 한 권씩 읽어가며 독서의 즐거움에 빠져보는 건 어떠세요?
삼성전자 뉴스룸의 직접 제작한 기사와 이미지는 누구나 자유롭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그러나 삼성전자 뉴스룸이 제공받은 일부 기사와 이미지는 사용에 제한이 있습니다.
<삼성전자 뉴스룸 콘텐츠 이용에 대한 안내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