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 연재] 삼성전자의 명장(名匠)을 찾아서_① 반도체 설비 품질 편: 조모현 S.LSI C기술팀 부장
명장(名匠)이란 말이 있습니다. ‘기술이 뛰어나 이름난 장인’이란 사전적 의미를 굳이 떠올리지 않더라도 명장은 극히 소수에게만 허락되는 영예입니다. 오랫동안 한 분야를 지키며 전문성을 쌓아 온 이에게만 부여되는 타이틀이니까요.
▲지난 2010년 조모현 부장이 이명박 당시 대통령에게 받은 품질 명장 상패
그런데 여러분, 그것 아세요? 삼성전자에도 자신의 영역에서 묵묵히 역사를 쌓아가는 ‘자타공인 명장’이 즐비하다는 사실! ‘삼성전자의 명장을 찾아서’는 바로 그런 삼성전자인을 주인공으로 하는 새 연재 기획입니다. 오늘은 그 첫 회, ‘반도체 설비 품질 명장’ 조모현 삼성전자 S.LSI C 기술팀 부장 얘깁니다.
깐깐한 열정으로 ‘완벽 향한 여정’ 한 우물
▲품질 명장에 선정된 직후 다른 수상자들과 나란히 선 조모현 부장(앞줄 왼쪽에서 네 번째)
조모현 부장이 ‘품질 명장’에 선정된 건 지난 2010년이었습니다. 27년간 반도체 설비 엔지니어링 한 우물만 파 온 그의 열정을 대외적으로 인정받은 거죠. 품질 명장이란 특정 분야에서 10년 이상 근무한 근로자 중 장인 정신이 투철하고 품질 향상을 위해 남달리 헌신해 온 이에게 수여되는 명예입니다. 서류 심사와 필기시험, 면접 등 정부의 깐깐한 평가를 거쳐 품질 명장에 오르는 이는 연간 40명 안팎에 불과하다고 해요.
▲조 부장은 27년간 반도체 설비 품질 관리 분야에 집중, ‘명장’에 올랐습니다
“갓 입사했을 때만 해도 전 시골에서 막 올라온 ‘어리바리 청년’이었습니다. 당시엔 삼성전자의 일원이 됐다는 사실만으로도 말할 수 없이 기뻤죠. 설비 품질 관리는 신입 사원 때부터 줄곧 해 오던 임무였어요. 설비 고장이나 불량품 발생, 재해 반복 등을 ‘제로(0)화’ 해 생산성 향상을 추구하는 일명 ‘생산 설비 종합 관리(Total Productive Maintenance, TPM)’ 체제에 따라 다양한 업무를 진행하는 게 제 일이죠.”
생산 현장에서 ‘기간별 목표 설정’은 필수입니다. 설비 분야의 경우, 정지나 손실을 최소화하는 게 최대 목적인 만큼 이를 각종 지수로 수치화해 목표를 정하게 되는데요. 조모현 부장은 매사 꼼꼼하게 분석하고 팀원들을 독려하며 목표 달성에 걸리는 시간을 매회 단축해 가고 있습니다. 그는 “새로운 작업에 들어가기 전 항상 ‘1등’ ‘최고’ ‘가장 빠르게’ 같은 목표를 세운 후 시시각각 자신을 엄격하게 단련한다”고 말했습니다.
▲메모지로 빼곡한 조모현 부장의 책상. 그의 꼼꼼한 업무 처리 방식을 짐작케 합니다
“체질적으로 작은 틈, 미세한 오차 같은 걸 잘 견디지 못해요. 뭐든 정확하게 떨어져야 직성이 풀리는 성격이다 보니 매사 ‘품질이 최우선’이란 생각을 하고 삽니다. 더욱이 제가 맡은 반도체 설비 품질 관리 업무는 반도체 수율과 밀접한 관련이 있어요. 각종 설비를 잘 관리해 성능을 높이는 일은 저 같은 설비 담당 엔지니어의 숙명이라고 할 수 있죠.”
학위 취득, 다이어트… “불가능은 없다”
▲팀원들과 자리를 함께한 조모현 부장(왼쪽에서 두 번째)
조 부장은 업무적 측면뿐 아니라 개인적으로도 후배들에게 귀감이 되고 있습니다. “고교 졸업 후 곧바로 입사했고 몇 년 후 군대에 다녀왔어요. 학업에 대한 갈증이 생긴 것도 그 즈음이었죠. 이후 틈틈이 공부를 시작했고 장학금 받으며 정보통계학과 학사 학위를 취득했습니다. 아이들에게 ‘일과 공부 두 마리 토끼 잡는 아빠’의 모습을 보여줄 수 있어 무척 뿌듯했던 기억이 나네요. 내친김에 산업시스템 공학으로 석사 학위까지 땄어요. 대학원은 차석으로 졸업했으니 성적도 괜찮은 편이었죠?”(웃음)
그는 품질 명장에 오른 2010년을 전후해 다이어트에도 멋지게 성공, 주변의 부러움을 샀는데요. “살이 찌다 보니 아무래도 몸이 무거워지더라고요. 사람들의 시선도 불편했죠. 체중 감량 비결요? 간단해요. 먹는 걸 줄이고 더 많이 움직여야죠. 전 다이어트도 업무 하듯 목표를 세워 꾸준히 실천했어요. 늘 수첩을 들고 다니며 뭐든 꼼꼼하게 메모하는 습관이 있는데, 다이어트 할 때도 그게 도움이 됐습니다.”
“다음 목표는 명장(名匠) 가르치는 명장(名將)”
조 부장에겐 지금도 잊히지 않는 선배가 하나 있습니다. “폭주 기관차마냥 매사 돌진하며 일하던 시기가 있었어요. 좌충우돌할 때마다 그 선배는 제게 메일을 보내주시곤 했어요. 메일이라고 해야 ‘뚜벅뚜벅’ 네 글자가 전부였죠. ‘대체 이게 무슨 뜻일까?’ 한참 생각하다 보면 신기하게도 며칠씩 실마리가 안 보였던 문제의 해답이 보이곤 했습니다. 그 시절, 그 선배가 없었다면 전 제가 나아갈 방향을 쉬이 정하지 못한 채 한동안 방황했을 거예요. 이제 저도 후배들에게 그런 선배가 돼주고 싶습니다.”
▲후배 사원이 선물한 화초 옆에서 포즈를 취한 조 부장. “제 마음입니다♡”란 메모 내용이 사랑스럽죠?
그는 목표를 중시하는 데다 성격까지 꼼꼼해 후배들에게 종종 ‘엄한 선배’로 비치곤 합니다. 그래서 업무 외적으로는 최대한 후배들을 친근하게 대하려고 노력하는 편인데요. “이제 막 사회생활을 시작한 친구들에겐 인생 상담도 종종 해줍니다. 그들 또래인 제 아들 얘기도 들려주고요. 후배들을 지도하며 새로운 목표도 하나 생겼어요. 기회가 닿는다면 마이스터고 학생이나 엔지니어 꿈나무를 가르쳐보고 싶습니다. 머지않아 이룰 수 있겠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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