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소외지역 학교 어려움 함께해요” 군내초에 부는 스마트한 바람
“아이들의 시야를 넓힐 방법이 뭐가 있을까?”
김정민 교사가 3년 전 군내초등학교에 처음 부임했을 때 했던 생각이다. 경기도 파주시에 있는 이 학교는 지리적으로 단절된 ‘민통선[1]’ 안에 있다. 학원은 물론 아이들을 위한 교육 시설도 부족하다. 고민하던 그는 학교 창고를 뒤져 오래된 노트북 몇 대를 꺼냈다. 삼삼오오 아이들을 모아 코딩 교육을 시작했지만 네트워크와 장비의 한계를 넘기란 여간 쉽지 않은 일. 그때 그의 눈에 들어온 게 삼성 스마트스쿨(이하 ‘스마트스쿨’)이다.
민통선이란 물리적 벽을 스마트스쿨로 허물겠다는 김 교사의 아이디어는 여러 사람의 공감을 샀다. 그리고 2018년 스마트스쿨에 당당히 선정됐다. 이후 군내초엔 노트북, 전자 칠판, 360도 카메라 등 삼성의 IT 장비들로 갖춰진 교실이 마련됐다. 또 한 달에 한 번 스마트스쿨 프로그램의 일환으로 삼성전자 임직원 멘토가 군내초를 방문해 아이들과 특별한 수업을 진행했다. 그 현장을 뉴스룸이 동행했다.
DMZ 내 유일, 46명 아이의 놀이터 ‘군내초등학교’는요
군내초 전교생은 46명. 학생 수가 줄면서 폐교 위기를 겪기도 했다. 하지만 마을 주민과 교사들이 폐교를 막기 위해 지역 특색을 살린 평화생태체험장 등을 운영하며 위기를 넘겼다. 김정민 교사<위 사진>는 “학교를 살리기 위해 많은 사람이 노력해 왔는데 스마트스쿨에 선정되면서 학교 수업이 다양해졌을 뿐만 아니라 학교 명맥도 이어갈 수 있게 됐다”며 “덕분에 조용한 마을에 활기가 돌 정도”라고 말했다.
누구보다 스마트스쿨 개소 소식을 반기는 건 단연 학생들이다. 외부로 오가는 교통수단이 한정된 탓에 방과 후까지 학교에서 많은 시간을 보내는 아이들은 스마트스쿨 지원 단계부터 선생님을 돕는 등 열정적인 모습을 보였다.
과정을 모두 지켜본 김성훈 군내초 교장은 “컴퓨터 등 디지털 교육에 목말라하던 아이들에게 스마트스쿨은 단비 같은 존재”라며 “생소한 기기를 다루느라 처음엔 애를 먹기도 했지만 지금은 학습 속도가 눈에 띄게 향상됐다”고 귀띔했다.
임직원 멘토와 코딩 교육, 로봇과 친구된 아이들
수업을 알리는 종이 울리고 파란 조끼를 입은 특별한 선생님들이 나타났다. 지난해 스마트스쿨 해커톤 워크숍에서 군내초와 인연을 맺은 삼성전자 임직원 멘토들이다. 아이들과 익숙하게 인사를 나눈 임직원들은 그간 군내초 멘토로서 IT 기기 활용법, 특별 방문 수업, 삼성전자 초청 등 다채로운 프로그램을 이어왔다. 이날은 △햄스터 로봇 프로그래밍 △360도 영상 촬영 커리큘럼으로 아이들을 만났다.
능숙하게 노트북을 꺼내 프로그래밍에 돌입한 윤태호(12)<위 사진> 군은 스마트스쿨을 통해 코딩에 재미를 붙인 학생 중 하나. 김정민 교사의 지도를 따라 실력을 쌓아나간 덕에, 올해 여름엔 도에서 주최하는 소프트웨어 프로그램 경진대회에도 출전한다. 이날 아이들의 실력을 가까이에서 지켜본 권지혜(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소속)<아래 사진> 씨는 “아이들은 잠재력이 있어서 멘토의 도움만 있다면 금세 실력이 는다”며 “교육 여건이 부족한 학생들에게 스마트스쿨 프로그램이 꼭 필요한 이유”라고 말했다.
삼성전자 임직원 멘토와의 끈끈한 교류는 수업을 진행하는 선생님에게도 큰 힘이 된다. 군내초와 매칭된 멘토는 총 17명. 이들은 봉사가 없는 날에도 선생님들과 온라인 메신저로 수업 아이디어를 주고 받는 등 기술 자문을 한다. 김정민 교사는 “이번 수업에 활용하고 있는 360도 카메라도 아이들의 의견을 바탕으로 멘토들에게 추천받은 기기”라며 “IT 기기를 활용한 수업 구성에 적극적으로 참여해 주시는 데다 기기에 대한 궁금증도 항상 즉답을 해주셔서 큰 도움이 되고 있다”고 전했다.
교실을 넘어 데이터의 바다로, ‘스마트 클래스’는 이렇게 진행됩니다
1년이 지난 지금. 스마트스쿨을 만난 군내초의 수업은 무한대로 확장됐다. 학생들의 노트북과 전자칠판이 연동돼 교사와 학생이 양방향으로 소통하는 환경이 마련됐기 때문. 풍부한 디지털 콘텐츠를 누릴 수 있는 것은 물론, 학생 개별 수준과 적성을 고려한 학습이 가능해졌다.
김정민 교사는 “스마트스쿨에서 지원한 양방향 교육 프로그램 덕분에 노트북 작동법도 모르던 아이들이 이제는 함께 데이터를 검색하고 자신의 의견을 프레젠테이션 파일로 만들어 발표한다. 자기 주도 학습 시스템이 마련된 셈이다. 덕분에 아이들이 학습에 흥미를 갖게 돼, 지금의 분위기를 지속할 커리큘럼을 더 개발해야겠다”라고 포부를 밝혔다.
변도영(13)<위 사진 왼쪽>군에게도 스마트스쿨은 커다란 조력자다. “수업 도중 궁금한 게 있으면 다음으로 미루거나 잊어버리곤 했는데 바로 찾아볼 수 있어서 수업 시간이 기다려진다”면서 “오늘 체험한 360도 카메라를 활용해 다른 영상도 찍어보고 싶다”고 말했다.
스마트스쿨은 앞으로도 현장의 소리에 귀 기울여 아이들이 제대로 교육받을 수 있는 환경을 구축해 나갈 예정이다. 스마트스쿨을 담당하고 있는 김상규(삼성전자 사회공헌단 소속) 씨는 “삼성 스마트스쿨은 단순히 IT 제품만 지원하는 것이 아니라 삼성 임직원 멘토링을 통해 학교가 직면한 어려움을 함께 해결해 나가는 프로그램이다”면서 “도서산간과 같은 소외지역에 사는 학생들도 교육에 있어서 만큼은 공평한 기회를 제공 받아 출발 선상에서 불이익을 입지 않도록 지속적으로 지원 하겠다”고 말했다.
스마트스쿨은 2019년 최종 지원 기관을 선정 중이다. 지난 1일 후보 열다섯 곳이 공개됐다. 오는 31일까지 삼성 스마트스쿨 홈페이지에 접속, 각 기관을 온라인으로 응원할 수 있으며 1만 회 이상 응원받은 기관은 스마트스쿨로 최종 선정된다.
[1]비무장지대 남방한계선으로부터 남쪽 5∼20km에 있는 민간인 통제구역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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