신약을 만드는 AI, 정보 생명체의 탄생, 치매 없는 세상 –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과 함께 하는 3인의 과학자를 만나다
크고 풍성한 열매를 얻기 위해서는 적절한 물과 햇빛, 비옥한 토양이 필요하다. 과학도 마찬가지. 미래를 이끌 획기적 기술 개발에는 지속적인 투자와 아낌없는 관심이 필수다.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은 2013년부터 도전적인 아이디어와 과학 인재를 발굴하기 위해 시작했다. 혁신 기술의 뿌리 역할을 하는 기초과학 분야를 비롯해 소재, ICT 등 다양한 연구를 지원하며 과학 경쟁력 제고의 자양분 역할을 하고 있는 것. 총 1조 5000억 원의 예산이 투입되며, 이 예산은 1년에 3차례 선정된 다양한 과제의 연구비로 지급된다.
2020년 지원 대상이 된 지정 테마 과제들은 총 12가지. 반도체, 세포치료제, 양자컴퓨팅 등 미래를 바꿀 6가지 분야에 총 124억 원이 지원된다. 그 중 양자컴퓨팅의 이준구 KAIST 교수와 반도체 분야의 정진욱 한양대 교수, 세포치료제 분야의 조승우 연세대 교수와 나눈 이야기를 일문일답으로 정리했다.
낯설고 새로운 길, AI와 양자컴퓨팅의 융합을 꿈꾼다
Q. 해당 분야의 연구는 어떤 계기로 시작하게 됐나요?
1996년 미국 프린스턴에서 NEC 연구소를 다니게 되었는데, 당시 양자컴퓨팅 연구회가 있어 연구를 시작하게 되었습니다. 본격적으로 AI와 양자컴퓨팅의 융합을 연구한 때는 2016년부터입니다. 양자 AI 알고리즘은 기존보다 훨씬 단순한 알고리즘으로 기계학습이 가능하기 때문에 지금의 AI를 뛰어넘는 기술로 발전할 가능성이 큽니다. 물론 이런 목표를 달성하기까지 난제가 많아 노력도 필요한 분야입니다.
Q.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 과제에 지원하게 된 계기는 무엇인가요?
양자 AI는 신규 학문 분야라, 현재의 학문 체계로는 적절한 지원을 받기 어렵습니다. 이번에 삼성전자 미래기술육성센터에서 양자컴퓨팅 분야 테마공모가 기획되어 다행히 제 연구 제안이 선정될 수 있었습니다.
Q. 양자 AI가 상용화되면 우리의 삶에 어떤 변화가 있을까요?
양자 AI를 당장 상용화하기는 어렵지만, 5년 정도 후에는 실제 응용이 가능할 것으로 기대됩니다. 맞춤형 신약, 거대 물류 시스템, 핀테크 분석 등 정보과학 응용영역에서 양자컴퓨터가 어려운 문제를 풀어내고, 먼 미래에는 궁극적으로 AI가 인간을 뛰어넘는 데 발판이 될 기술로 발전할 것입니다. 그때는 인류가 이해하지 못했던 현상들을 양자 AI가 설명해 줄 수 있는 시대가 될 겁니다.
Q.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요?
한국은 세계 4대 연구개발 집중 투자국 중 하나입니다. GDP 대비 연구개발 투자 비율이 세계 최고 수준이지요. 하지만 원천 기술에 대한 연구 투자는 상대적으로 보수적인 편이라 아쉬움을 느낄 때가 많았습니다.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에서 앞으로도 이러한 분야를 잘 발굴해서 과감하고 전략적인 투자를 해 주시길 기대합니다.
‘데이터의 바다’를 가능케 할 원자층 전자 식각 기술
Q. 해당 분야의 연구를 시작하시게 된 계기가 있나요?
오늘날 반도체 칩 제작에는 이온 증진 식각 기술이 널리 사용되고 있습니다. 식각이란 화학 용액이나 가스를 이용해 실리콘 웨이퍼 상의 필요한 부분만 남겨두고 나머지 물질을 제거하는 과정을 말합니다. 하지만 이온이 반응 에너지를 제공할 때, 그 질량이 매우 커서 기판에 손상을 줄 수 있다는 단점이 있습니다. 플라즈마의 전자는 질량이 매우 작아 기판에 운동량 전달 없이 표면 반응에 꼭 필요한 에너지만 제공하는 것이 가능할 것이라 판단했습니다. 2008년도 미국에서 안식년을 보낼 때, 전자 식각 기술을 연구한 길리스(Gillis) 교수의 제자를 만나 가능성을 보았고, 문제점과 해결 방안에 대해서 생각해 오고 있습니다.
Q.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 과제에 지원하게 된 이유는 무엇인가요?
최근 기존 반도체 한계를 넘기 위해 원자 단위의 식각 기술이 요구되고 있습니다. 실리콘 기판을 손상시키지 않으면서도 원자를 한 층씩 대면적으로 식각할 수 있는 전자 식각 기술을 염두에 두고 있었는데, 마침 이 분야 지정 공모가 있어 지원하게 되었습니다.
Q. 전자 식각 기술이 상용화된다면 우리의 삶에 어떤 영향을 끼칠까요?
무손상 원자층 식각 기술은 원자 한 층 한 층을 가공할 수 있는 기술로 지금의 반도체 성능을 천 배에서 만 배까지 확장할 수 있는 기초 원천 기술이 될 수 있습니다. 이렇게 된다면 스마트폰의 저장 용량을 걱정하지 않고 생활할 수 있게 되며, 삶의 모든 일상이 디지털 데이터화되면서 엄청난 데이터의 바다를 경험하게 될 것입니다. 아미노산의 바다에서 생명이 탄생했듯이 데이터의 바다를 통해 정보 생명체의 탄생도 가능할 것이며, 보편 AI의 탄생도 빨라질 거라 예상합니다.
Q.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요?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은 그 명칭대로 미래 원천 기초 기술에 높은 점수를 부여하고 매우 혁신성이 높은 기술만 채택되는 것 같습니다. 과제 선정 과정에서 평가가 매우 합리적이고 연구자를 도와 기술을 잘 개발해 보려는 사업단의 의지를 느낄 수 있었습니다. 이 사업이 더욱 확장되어 미래 지향적이고 혁신적인 기술들이 날개를 얻고 우리나라의 기초 원천 기술 개발의 미래를 이끌기를 바랍니다.
슬픔과 고통이 줄어들도록…알츠하이머 치료를 돕는 인공 뇌 인큐베이터
Q. 해당 분야의 연구를 시작하시게 된 계기가 있나요?
최근 뇌 오가노이드 연구에 많은 관심이 있었습니다. 오가노이드는 줄기세포를 배양하거나 재조합해 만든 ‘유사 장기’입니다. 알츠하이머 세포치료제 개발 연구는 다른 퇴행성 뇌신경질환에 비해 매우 미진한데, 이는 알츠하이머 질환을 연구할 수 있는 적합한 체외 모델과 치료제의 효능을 정확히 평가할 수 있는 분석 기술이 없기 때문이라 생각했습니다. 그래서 알츠하이머 세포치료제의 유효성과 안전성을 정확하게 평가하기 위해, 뇌 오가노이드 질환 모델링 기술과 오가노이드의 다양한 인자들을 실시간 모니터링할 수 있는 바이오센서 기술을 접목하는 연구를 시작하게 됐습니다.
Q.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 과제에 어떻게 지원하게 되셨나요?
이번에 제안한 연구가 매우 도전적이고 생명공학, 재료공학, 의학 분야의 지식과 기술의 융합이 필요한 다학제 융합연구로서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의 취지에 잘 맞는다고 생각했습니다. 또한 예전에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에서 지원하는 연구과제의 공동연구원으로 참여한 적이 있어 연구가 어떻게 지원을 받고 진행이 되는지 경험해 보았기 때문에 꼭 다시 한번 참여해 보고 싶다는 생각을 했습니다.
Q. 이번 과제가 상용화되면 우리의 삶에 어떤 변화가 있을까요?
알츠하이머 기전을 규명하는데 일조할 뿐 아니라 세포치료제나 신약 개발에 활용할 수 있을 겁니다. 이번 과제에서 뇌 오가노이드는 환자 혈액세포에서 유도된 줄기세포로부터 제작되기 때문에, 알츠하이머 환자 맞춤형 세포치료제를 선별하여 제공해 주는 판별 기술로 적용될 수 있습니다. 또한 아직 증상이 나타나지는 않았지만, 알츠하이머 유전적 변이를 보유한 사람의 인공 뇌 모델을 제작하여 질환의 발현을 최대한 늦추거나 완화시키는 처치나 치료를 미리 제공하는 예측 모델로서도 가치가 있을 것으로 생각합니다.
Q.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에 바라는 점이 있다면요?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이 매우 경쟁률이 높고 선정되기 어려운 만큼, 선정된 과제는 각 분야에서 독창적이고 창의적인 연구로서 학계의 인정을 받는다는 의미도 됩니다. 선정 과정부터 전문적인 평가와 관리를 받을 수 있으며, 연구가 진행되면서는 연구 몰입을 최대화할 수 있는 환경을 만들어 주고요. 이번 기회를 통해 저 또한 실용적으로 의미가 있는 기술을 개발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기억 상실, 인지기능 저하 등의 증상으로 인해 가족들과 주변 사람들을 힘들고 슬프게 하는 알츠하이머 질환 치료에 조금이라도 기여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습니다. 앞으로도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이 창의적이고 새로운 시각으로 세상을 변화시킬 연구를 제안하는 젊은 연구자들에게 많은 기회를 주셨으면 합니다.
현재까지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은 기초과학 201개, 소재 199개, ICT 201개 등 총 601개 분야에 총 7713억을 투자해왔다. 단순히 연구비 지원에서 그치는 게 아니라, 특허 출원은 물론 향후 핵심 기술 성장까지도 적극적으로 도와 연구 성과가 인류의 삶을 바꾸는 열쇠가 될 수 있도록 노력하고 있다. 삼성미래기술육성사업은 앞으로도 보석 같은 과학 인재들과 미래를 선도할 과학 발전 성과 발굴을 위해 최선을 다할 예정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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