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어서 와, 이런 디자인은 처음이지?” 삼성전자 이색 UX 디자이너 3인을 만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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요즘처럼 사용자 경험(UX, User eXperience, 이하 ‘UX’)의 중요성이 강조되던 시기가 또 있을까? 한때 기술 진보에 열광했던 소비자는 더 이상 기기 성능만으로 만족하지 않는다. 오늘날 UX는 시각을 넘어 오감의 영역으로 확장되고 있다. 그리고 그 중심엔 디자인이 있다. 이제 소비자는 디자인을 통해 제품을 인식, 체험한다. ‘제품 자체’는 물론이고 ‘제품 사용 경험’에도 디자인 개념이 속속 도입되는 건 그 때문이다. 삼성전자에도 딱 그런 분야에 종사하는 이들이 있다. 이와 관련, 지난달 26일 삼성전자 뉴스룸은 삼성 스마트폰 UX 디자인을 담당하고 있는 3인을 만났다.

 

#1. ‘CMF 디자이너’ 조성훈 “S7 핑크골드 컬러는 구상 단계서부터 고민한 결과”

CMF 디자인은 제품의 색상(Color)과 재료(Materials), 마감(Finish)을 관장하는 영역이다.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디자인팀에서 CMF 디자이너로 근무 중인 조성훈 책임은 “완성된 제품에 색을 입히는 게 아니라 구상 단계에서부터 제품 형태에 최적화된 톤과 채도를 고민하는 게 나 같은 사람의 역할”이라고 말했다. 그는 “머릿속으로 그리던 색을 오롯이 실현하려면 색상 자체는 물론이고 세트(외관) 디자인과 소재, 공법 등 모든 과정을 고려해야 하는 어려움이 있다”고 설명했다.

최근 출시된 핑크골드 모델을 비롯, 갤럭시 S7 시리즈의 CMF 디자인을 책임진 조성훈 책임▲최근 출시된 핑크골드 모델을 비롯, 갤럭시 S7 시리즈의 CMF 디자인을 책임진 조성훈 책임

디자이너의 머릿속에 떠오른 색을 현실로 고스란히 옮겨올 수 있다면 얼마나 좋을까? 하지만 현실은 그리 녹록지 않은 게 사실이다. 조성훈 책임은 “여러 소재로 구성된 기기를 ‘원톤(one-tone)’으로 구현해야 하는데 이 작업이 가장 어렵다”고 말했다. 단적인 예로 아무리 동일한 색상이라도 어떤 소재를 썼느냐에 따라 그 느낌은 전혀 달라질 수 있다. 플라스틱은 가벼우면서도 발랄한 느낌을 주는 반면, 메탈 소재는 차분한 매력을 선사하는 식이다. 얼마 전 출시돼 호평 받고 있는 갤럭시 S7 핑크골드 모델도 조 책임의 작품. 그는 “제품 제작 초기 단계에서부터 관련 부서와 끊임없이 소통, 최선의 결과물을 내놓을 수 있었다”고 밝혔다.

업무 몰입도가 워낙 높아서일까, 요즘 조 책임에겐 전에 없던 습관이 생겼다. “아내와 쇼핑하다가도 특정 제품의 소재나 색상이 궁금해 넋 놓고 관찰할 때가 잦아요. 아내에게 종종 ‘이제 그만 가자’는 잔소리를 듣곤 하죠.”(웃음)

 

#2. ‘세트 디자이너’ 이기문 “S7는 완성도 높은 디자인으로 절제미 살린 제품”

스마트폰에서 세트 디자인은 기기 외관과 버튼 위치 등의 외형을 결정 짓는 영역이다. 이기문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제품디자인그룹 수석은 갤럭시 S6∙S7의 세트 디자인 작업을 이끈 주인공. 그는 갤럭시 시리즈를 가리켜 “내 자식과도 같은 존재”라고 말한다.

이기문 수석은 갤럭시 S7의 세트 디자인에 대해 “절제의 미학이 잘 녹아들었다”고 자평했다▲이기문 수석은 갤럭시 S7의 세트 디자인에 대해 “절제의 미학이 잘 녹아들었다”고 자평했다

“갤럭시 S6와 갤럭시 S7은 닮은 듯 다른 매력을 지닌 제품입니다. 갤럭시 S6가 (메탈과 글래스가 결합된) 디자인을 최초로 적용, 사용자를 매료시켰다면 갤럭시 S7는 전작의 미덕을 계승하는 동시에 정제시켜 절제미를 잘 살렸죠. 디자인의 완성도를 높이고 일체감을 강화하기 위해 홈(home) 키 등 조작부는 최대한 숨겼고요. 그 결과, 지금과 같이 매끈한 디자인을 구현할 수 있었습니다.”

갤럭시 S7 세트 디자인 작업을 통해 이 수석이 추구한 건 ‘본질적 아름다움’이었다. 그는 “갤럭시 S7 디자인은 단순히 외형미만 좇아 완성된 게 아니라 UX 강화를 고민한 결과물”이라고 강조했다. 

 

#3. ‘사운드 디자이너’ 윤중삼 “삼성전자 떠올리는 모든 소리, 여기서 만들어지죠”

삼성전자 서울R&D캠퍼스(서초구 우면동)에 자리 잡은 사운드랩(Sound Lab)은 말 그대로 실험실이다. 갖가지 소리와 진동이 이런저런 설계 과정을 거쳐 ‘삼성 제품 UX’의 지평을 넓히는 데 기여하는 공간이기 때문이다.

윤중삼 수석은 최신 음향 장비로 빼곡한 사운드랩에 머물며 각종 ‘브랜드 사운드’를 만들어낸다▲윤중삼 수석은 최신 음향 장비로 빼곡한 사운드랩에 머물며 각종 ‘브랜드 사운드’를 만들어낸다

윤중삼 삼성전자 무선사업부 UX혁신팀 수석의 일과는 대부분 사운드랩에서 이뤄진다. 그와 같은 사운드 디자이너의 임무는 소리를 통해 ‘삼성전자’ 브랜드를 표현하는 것. 냉장고에서 나는 효과음이나 스마트폰에 담긴 각종 알람(alarm)음 등은 모두 사운드랩을 거쳐 완성된 작품이다.

윤 수석이 꼽는 ‘좋은 브랜드 사운드’의 요건은 다음과 같다. “일단 듣기 좋아야죠. 여기에 정보 전달 역할도 충실히 수행할 수 있으면 금상첨화예요. 사용자가 가전제품에서 나는 소리만 듣고도 어떤 상황인지 상상할 수 있도록요. 세탁기에서 세탁 종료 후 나는 소리에 ‘깨끗한 빨래’의 이미지가 담긴다면 더할 나위 없겠죠?”

윤중삼 수석에 따르면 사운드 디자인의 영역엔 ‘소리’ 외에 ‘진동(haptic)’도 포함된다▲윤중삼 수석에 따르면 사운드 디자인의 영역엔 ‘소리’ 외에 ‘진동(haptic)’도 포함된다

진동이나 불빛을 활용, 사용자의 불편을 해소하는 것 역시 사운드 디자인의 영역이다. 단적인 예로 갤럭시 시리즈는 S2 이후 모델부터 시·청각 장애인이나 저시력자를 위해 ‘접근성’ 모드를 탑재하고 있다. △화면을 터치하면 음성으로 텍스트를 읽어주는 ‘토크백(TalkBack)’ △터치한 화면의 글자를 크게 키워 보여주는 ‘확대 동작’ △청각 장애인을 위한 ‘아기 울음소리 불빛 변환’ 등이 접근성 모드의 대표 기능들. 각각엔 하나같이 윤 수석 같은 사운드 디자이너의 손길이 스며 있다.

물론 모든 작업이 순조롭게만 진행되진 않는다. 이와 관련, 윤중삼 수석은 잊히지 않는 경험담을 하나 들려줬다. “한 번은 어딘가에서 ‘토크백 기능의 기본 볼륨을 줄여 달라’는 의견을 들었어요. 소리가 너무 커 공공장소에서 사용할 경우, 본의 아니게 사용자의 장애 유무가 주변에 알려지는 문제가 있었던 거죠. 그 일을 겪은 후 ‘접근성 모드 관련 기능을 개발할 땐 각별히 조심스럽게 접근해야겠구나!’ 새삼 실감했습니다.”

 

에필로그: 디자인이 빚어내는 새로운 경험의 끝, 그 흐뭇한 기다림

CMF와 세트, 사운드까지… 오늘날 가전제품은 ‘보이(지 않)는 디자인의 집합체’라 해도 과언이 아니다. 삼성전자 뉴스룸이 만난 세 명의 디자이너는 각기 다른 전문성을 지녔으면서도 한 가지 뚜렷한 공통점이 있었다. ‘내 분야에서만큼은 궁극의 완벽을 추구하겠다’는 직업적 소신과 열정이 바로 그것. 디자인이 빚어내는 새로운 경험은 소비자를 과연 어디까지 데려갈까? 우리에겐 그 설레는 과정을 느긋하게 지켜볼 일만 남았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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