엔지니어 위한 ‘꿈의 무대’, 제7회 삼성기능경기대회 현장을 가다
엔지니어의 눈빛이 날카롭습니다. 손은 빠르게 움직입니다. 이를 지켜보는 사람들도 잠깐 숨을 죽입니다.
엔지니어들의 기술 경연 대회로 잘 알려진 제7회 삼성기능경기대회가 지난 23일 막을 올렸습니다. 한국기술교육대학교 제1캠퍼스와 삼성중공업 거제 기술연수원에서 열리는 이번 대회는 25일까지 진행됩니다.
삼성기능올림픽 사무국이 주최하는 삼성기능경기대회는 이론적 바탕과 실무능력을 겸비한 인재를 발굴하고 육성하기 위한 삼성 고유의 기술 경연 대회입니다.
삼성기능경기대회는 참가자 스스로 생산기술 문제 해결 능력을 기르고 기술력을 객관적으로 검증받아 자부심과 능력을 한 단계 발전시키는 자리입니다. 삼성 엔지니어들 사이에서는 ‘꿈의 무대’로 불리고 있습니다.
해외 법인 참여 확대, 세계적 대회로 부상
24일과 25일 이틀 동안은 천안에 위치한 한국기술교육대학교 제1캠퍼스와 삼성중공업 거제 기술연수원에서 국내 임직원을 대상으로 대회가 시행됩니다. 대회 종목은 △메카트로닉스 △기계설계 CAD △전기설비 △용접 1/2/3 등 총 6개로 용접 직종은 거제에서, 나머지 3개 직종은 천안에서 각각 개최됩니다.
이에 앞선 23일, 해외 법인에서 온 임직원들이 먼저 서울에서 별도로 기량을 뽐냈습니다. 올해는 중국, 인도, 베트남, 헝가리, 슬로바키아, 멕시코 등 6개국 11개 법인이 참여했습니다. 지난해 3개 해외 법인이 처음으로 참가했고, 올해부터는 본격적으로 국내뿐 아니라 해외 임직원의 기량도 겨룰 수 있는 기능인 대회로 발돋움하고 있습니다.
23일 오후 6시경, 해외 법인에서 온 임직원들을 만나기 위해 강남역 딜라이트로 향했습니다. 이날해외 법인 임직원들은 오전 8시 30분부터 4시간에 걸쳐 과제를 진행하고 채점까지 마친 상태라 홀가분해 보였습니다.
▲ 중국법인에서 기계설계 CAD 분야에 출전한 Jin Chen씨
중국법인에서 기계설계 CAD 분야에 출전한 진첸(Jin Chen)씨는 이번 대회가 어려웠지만 보람 있었다고 합니다.
“이번 대회의 과제는 너무 어려웠고 그래서 모두 집중했던 점이 인상적입니다. 평상시 업무와 이번에 참여했던 CAD 설비 경기와 관련이 있어 업무에 도움이 되었습니다. 구조설계 디자인에서 대회 참여를 위해 한 달 동안 공부도 했지요. 결과요? 글쎄, 잘 나올 것 같아요.”(웃음)
▲ 멕시코법인에서 온 Enrique A. Santiago Saucedo와 Ulises Gonzalez Olvera씨
다음으로 멕시코법인에서 온 엔리케 A, 산티아고 사우세도(Enrique A. Santiago Saucedo)씨와 유리세스 곤잘레스 올베라(Ulises Gonzalez Olvera)씨를 만나 이야기를 들어봤습니다. 두 사람은 멕시코법인에서 유일하게 팀을 이뤄 참가했는데요, 그래서인지 ‘멕시코를 대표한다’는 자부심이 대단했습니다.
“저희는 메카트로닉스 부분에서 2인 1조로 참여했습니다. 문제가 어렵진 않았는데 과제 내용이 길었던 점이 기억에 남습니다.”
둘은 “이번 기회에 각국에서 온 선수들을 모두 만날 수 있어 좋았다”고 입을 모았습니다. 하지만 고충도 있었는데요, 특히 멕시코와 우리나라 사용 장비가 달라 당황하기도 했답니다.
“그곳에서 연습할 때는 머릿속으로 이렇게 경기를 진행하면 잘 풀리겠다 그림을 그렸는데 한국에 와서 직접 경기를 하다 보니 환경이 달라서인지 생각처럼 잘 안 되더라고요.”
대회 참여를 계기로 한 걸음 성장할 수 있게 된 것도 빼놓을 수 없는 성과입니다. “다른 건 다 잘했는데, 시스템 하나를 잘못 입력하는 바람에 감점을 많이 당해 아쉽습니다. 이번 대회를 통해 사소한 차이 하나가 큰 결과로 이어질 수 있다는 걸 배웠습니다.”
현장에선 보람과 아쉬움 교차
국내에서는 삼성전자, 삼성디스플레이, 삼성전기, 삼성SDI, 삼성중공업, 삼성테크윈 등 총 6개 계열사 외에도 7개 국내 협력사 등에서 총 131명의 선수가 출전해 기량을 겨뤘습니다.
삼성기능경기대회는 삼성그룹이 자체적으로 실시해 오다가 제3회 대회(2010년)부터는 코리아텍과 공동으로 개최하게 됨으로써 '기업과 대학이 함께하는 삼성기능인 한마당’으로 자리매김하고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지난 2007년부터 국내 기능경기대회와 국제 기능올림픽을 후원해 왔습니다. 특히 삼성전자•삼성중공업•삼성테크윈은 기능훈련센터를 두고 국가대표 선수를 훈련하는 등 기능 인력의 사기 진작과 기능인을 우대하는 사회 분위기 조성에 이바지하고 있는데요.
24일 오후 5시경, 충남 천안 한국기술교육대학교 제1캠퍼스로 향했습니다. 그곳에서 1차 과제를 끝내고 채점 중인 국내 임직원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국내 임직원들은 이튿날로 예정된 2차 과제를 앞두고 다소 경직되어 있었습니다.
메카트로닉스 분야에서는 심사를 마치고 정리 중인 삼성전자 가전사업부 심현보, 김호원 사원을 만날 수 있었습니다. 두 사람은 “사내 게시판 공고를 보고 참여하게 됐으며, 해외 임직원과 함께 도전하는 기회를 갖게 돼 유익했다”고 말했습니다. 하지만 생각처럼 대회가 풀리지 않아 아쉬워했는데요.
김 사원은 “대회장 밝기가 어두운 점은 조금 불편했습니다. 열심히 준비했는데 마지막에 프로그램을 고치다 보니 틀린 점이 있어 무척 아쉬웠어요.”고 했습니다.
또 다른 메카트로닉스 분야 참가자인 삼성 SDI 박일호 사원도 아쉽기는 마찬가지입니다.
“2주 준비했고요, 원래 일은 잠시 쉬면서 대회 준비에 집중했습니다. 문제가 좀 어려웠습니다. 글 내용을 제대로 파악하기 어려워서 그 부분이 가장 까다로웠고, 시간도 좀 모자랐습니다.”
박 사원은 “처음 보는 사람들과 대화를 많이 나누지 못한 점 등 아쉬운 부분도 있었지만, 대회 준비 자체가 업무와 연관되는 부분이 많아 기술 향상에 도움이 된다”고 덧붙였습니다.
전기설비 분야에 출전한 삼성전자 글로벌 기술센터 김우룡 사원은 팀장 추천으로 출전하게 됐는데요.
“글로벌 기술센터에서는 저를 포함해 5명 출전했고요, 이번에 연습한 대로 깔끔하게 잘된 것 같습니다. 원래 업무가 자동화 쪽이어서 잘할 수 있었던 것 같습니다.”
김 사원은 “대회장에서 만난 임직원 모두가 경쟁자 겸 동반자인 것 같아 만감이 교차한다”고 말했는데요.
“해외 임직원들이 이렇게 대회에 관심이 있는지 몰랐습니다. 슬로바키아나 헝가리에서도 참가자가 왔다는 사실에 무척 놀랐습니다.”
“기능인력 우대 분위기 조성에 보탬 될 것”
CAD 분야 경기를 마치고 심사 중인 홍정혁 심사장을 만났습니다. 홍 심사장은 “삼성기능경기대회를 통해 기능과 능력을 중시하는 사회를 만들어 나갈 수 있다”고 조언했습니다.
“스펙을 초월한 능력 중심 사회가 화두로 떠오르고 있습니다. 삼성전자뿐 아니라 좀 더 많은 기업이 스펙보다 직무 능력 향상을 중시해 기능인력 육성과 우대 풍토 조성에 힘써 나갔으면 합니다.”
그는 또한 “해를 거듭할수록 해외 참가자가 크게 늘고 있으므로 삼성기능경기대회와 비슷한 취지의 대회를 만드는 기업이 늘면 국가 경쟁력에도 보탬이 될 것”이라고 강조했습니다.
“기능인력을 우대한다는 측면에서 삼성전자가 국가적인 공헌을 하고 있다고 생각합니다. 앞으로 삼성기능경기대회가 더욱 활성화되어 모든 계열사가 함께 할 수 있는 장이 되기를 바랍니다.”
삼성전자는 학력과 무관하게 능력만 있으면 성공할 수 있는 기술 풍토와 기능인 저변 확대를 위해 다각적으로 노력하고 있습니다.
이번 대회에서 우수한 성적을 거둔 참가자에겐 우수자 수상이 기다리고 있습니다. 이와 별도 각 사별 대회 성적과 참가 규모 등을 종합해 우승을 거둔 회사엔 우승기와 트로피도 주어집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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