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연재] 삼성전자의 명장(名匠)을 찾아서_③ 품질 관리 편: 한남진 품질운영그룹(생활가전) 부장
품질 우선에 대한 고집스러운 열정으로 오랜 세월을 걸어온 사람이 있습니다. 누구보다 현장을 사랑하는 삼성전자 생활가전 사업부 품질운영그룹 한남진 부장이 바로 그 주인공입니다.
여전히 날카롭게 반짝이는 그의 눈빛을 보면 知之者 不如好之者 好之者 不如樂之者(지지자 불여호지자 호지자 불여락지자), ‘아는 사람은 좋아하는 사람만 못하고, 좋아하는 사람은 즐기는 사람만 못하다’라는 논어의 구절이 떠오릅니다.
28년의 세월 동안 현장의 공기를 가장 사랑해 온 그의 이야기를 지금 들려드립니다.
현장의 공기는 항상 뜨겁다
▲‘즐기는 사람’ 한남진 부장의 눈은 여전히 날카롭게 빛나고 있습니다.
1987년 삼성전자에 입사한 한남진 부장은 냉장고 도장 분야에서 처음 일을 시작했습니다. 지금과 달리 당시 수원사업장에는 냉장고에 색상을 입히는 도장 공정이 있었는데요. 이곳에 한번 들어갔다 나오면 도장 페인트의 색상을 온몸에 흠뻑 뒤집어쓰는 일이 예사였습니다.
▲신성한 일터를 개선하겠다는 일념으로 현장 공부를 시작했다는 한남진 부장.
“눈만 빼놓고 그날 도장 공정에서 입힌 색상 그대로 되기 일쑤였어요. 도장 부스 안에는 페인트 가스 냄새가 엄청났고요. 들어갔다 나오면 약간 어지럽기도 했어요. 그래서 항상 업무가 끝나면 현재의 공정에 대해 공부를 했습니다. 같이 일하는 동료들의 이야기도 많이 듣고, 맨몸으로 들어가서 부스 안의 공기를 측정하기도 했고요. 우리가 일하는 신성한 일터인데 개선해야겠다는 의지로 품질 관리를 시작하게 됐습니다.”
한남진 부장은 열심히 공부한 끝에 도장 공정에서 수십 년간 계속된 만성불량의 원인과 만날 수 있었습니다. 또한 설비의 불합리한 점을 개선해 해결의 가능성도 찾아냈습니다.
▲한남진 부장은 ‘명장’이 된 후에도 여전히 ‘미쳐야 산다’고 말합니다.
“‘밸브에 의한 원터치 방식의 색상 교체장치’라는 주제로 1991년 전사, 그룹대회에서 현장 개선 사례 1위를 차지했습니다. 그 해 전국대회에서는 아쉽게 고배를 마셨지만 1993년, 2년간의 데이터를 다시 모으고 보강하여 마침내 삼성전자 최초로 전국대회에서 금메달을 땄습니다. 이루 말할 수 없는 보람과 기쁨을 느꼈죠. 자부심이 대단했습니다.”
미쳐야 산다!
▲1993년 사업부 분임조 활동 담당자로 활동하던 한남진 부장의 모습(맨 오른쪽).
전국대회 경험을 통해 한남진 부장은 현장의 중요성을 다시금 깨달을 수 있었다고 회상합니다. 이후 전사적 생산보전(TPM, Total Productive Maintenance)과 품질관리(QC, Quality Control) 활동을 계속해서 이어나간 한남진 부장은 1995년 회사 생활에 새로운 전환점을 맞이하게 됩니다.
“1년 365일 중 270일은 회사에서 밤을 새웠던 시절이 있었습니다. 그때부터 지금까지 제가 늘 생각하는 말은 ‘미쳐야 된다’입니다. 무엇이든지 미칠 정도로 몰입하면 그 답은 반드시 보이기 마련입니다. 1993년 삼성전자에 ‘신경영 분임조 활성화 방안’이 마련되면서 사업부 분임조 활동 담당자가 됐습니다. 일주일에 3일은 수원, 3일은 광주를 오가며 200여 개 분임조의 계획을 세우고 활동을 점검했습니다.”
한남진 부장의 열정 덕분에 새롭게 탄생한 분임조 활동인 ‘신경영 두레활동’은 활기를 띠게 되었습니다. 누구보다 현장을 가장 잘 아는 사람으로서 한남진 부장의 지도는 정확했고 날카로웠습니다.
▲현장에 강한 한남진 부장의 지도 방식은 정확하고 날카롭습니다.
“하면 할수록 허기를 느꼈어요. 그래프를 그렸는데 이를 더 효율적으로 분석하고 싶은 욕심도 생겼습니다. 밤새 회사에서 혼자 분투하다가 신혼여행에서 막 돌아온 동료의 집에 새벽 2시에 찾아가는 웃지 못할 일도 있었습니다. 당시에는 그냥 이 문제를 같이 풀고 싶다는 생각뿐이었는데, 지금 돌이켜보면 정말 미안하죠.”
석유 보일러에 넣을 기름을 사러 가는 짧은 동안에도 분임조 활동에 대한 생각에 골몰해 집에 몇 시간 만에 들어간 적도 있었다고 회상하는 한남진 부장. 미쳐야만 답이 보인다고 이야기하는 그의 눈빛은 여전히 30대 ‘열정맨’ 그 모습 그대로입니다.
품질 포청천, 역사는 계속된다
품질운영그룹에서 근무하는 한남진 부장의 별명은 ‘포청천’입니다. 추억의 중국 드라마 ‘판관 포청천’에서 따온 별명인데요. 엄격하게 품질을 관리하고 조금의 오차, 약간의 빈틈도 허용하지 않는 철두철미함이 그와 닮았기 때문입니다. 때로는 악역을 도맡아야 하는 순간도 오지만 한남진 부장은 마음속에 새긴 ‘현장’, ‘품질’ 두 가지만 생각합니다.
▲품질 완벽을 추구하는 한남진 부장은 ‘포청천’이라는 별명이 싫지 않다고 합니다.
“저도 ‘판관 포청천’을 워낙 즐겨봤기 때문에 제 별명이 싫진 않아요. 품질에 대해서는 원칙 그대로인 편이고 융통성이 없을 정도로 완벽을 추구합니다. 처음 한 일이 냉장고 도장 업무였는데, 냉장고는 사람하고 똑같아요. 냉장고를 구입해서 전원을 꽂습니다. 그러면 이 냉장고가 우리 집에서 나가는 그 날까지 계속 함께 삽니다. 사람의 탄생과 같아요. 냉장고의 개발 기간은 사람을 잉태하는 기간과 비교할 수 있습니다. 좋은 노래 듣고 좋은 음식 먹으며 태교하는 마음으로 개발을 마치고 탄생한 냉장고는 사람의 혈관처럼 냉매가 돌아다니는 혈관이 있습니다. 작은 배관의 벤딩 하나라도 잘못되면 디스크가 걸립니다. 어느 하나라도 소홀히 할 수 있을까요?”
불량이 생길 수 있는 현장에는 가차 없이 작두를 대령하는 ‘품질 포청천’ 한남진 부장. 누구보다 현장을 아끼고 사랑하는 한남진 부장의 목표는 한 가지입니다. 여건이 허락하는 한 계속해서 삼성전자 생활가전 제품들이 완벽한 품질을 자랑할 수 있도록 연구해 나가는 것입니다.
한남진 부장은 누구든 ‘미칠 수 있는 열정’이 있는 사람이라면 그 분야에서 최고가 될 수 있다고 말합니다. 안경 너머로 보이는 눈빛이 반짝하고 빛나는 그 순간, 이 남자의 집요한 열정의 스위치가 켜지는 순간입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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