유기견 뽀삐의 아름다운 변신

사람에게 버려졌던 유기견이 청각장애인을 도와주는 청각도우미견으로 변신해 잔잔한 감동을 주고 있다.

그 주인공은 청각도우미견 ’뽀삐’와 청각장애인 손미희씨(29세, 여).
손씨는 지난 2008년 유기견이었던 뽀삐(당시 2세 추정, 시츄 종)를 입양했다.
평소 반려견을 키우고 싶었던 손씨는 이왕이면 버려진 강아지를 키우는 것이 더 보람될 것 같다는 생각에
인터넷을 통해 ’뽀삐’를 입양한 것이다.

입양 후 1년 남짓한 시간 동안 뽀삐는 손씨의 소중한 친구가 되어주었지만 한 가지 불편한 점이 있었다.
평소 손씨의 귀가 되어 주는 가족이 외출하고 나면 손씨와 뽀삐는 말 그대로 적막 속에서 지내야 한다는 것이다. 전화나 손님이 오는 걸 모르는 건 물론 혹시 모를 위험에도 그대로 노출될 수 밖에 없었다.

이런 손씨에게 뜻밖의 기회가 찾아왔다.
삼성전자 청각도우미견센터에서 청각장애인이 키우고 있는 반려견을 테스트해서 청각도우미견으로 훈련시켜 준다는 걸 알게 된 것이다.
그 후 ’뽀삐’는 약 6개월 동안 소리훈련과 복종 훈련, 사회화 훈련을 받았고, 지난 6월22일 과천시민회관에서 있었던 ’전국 농아인대회’ 분양식에서 청각도우미견으로 인정받게 됐다. 

분양식에 앞서 손미희씨는 "처음 뽀삐를 만날 때 유기견이라 내가 돌봐 줘야겠다는 마음 뿐이었는데 이제는 도리어 뽀삐가 나를 도와준다니 얼마나 기쁜 지 몰라요. 예전에는 남편이나 아이가 모두 나가고 혼자 집에 있을 때 외롭기도 했는데, 이제는 뽀삐가 곁에 있으면서 필요한 소리까지 알려 주게 되어 너무 행복합니다"라며 기쁜 마음을 전했다. 

이 날 분양식에서는 손씨를 포함해 6명의 청각장애인들이 삼성전자 청각도우미견센터를 통해 청각도우미견을 분양받았다.

청각도우미견은 ’청각장애인이 필요로 하는 다양한 소리를 행동으로 알려 주는 장애인보조견’이다.
주인과 소리 나는 곳 사이를 오가며, 알려야 할 소리가 난 사실과 그 소리가 어디서 났는지를 주인의 신체일부를 접촉해 알려 준다.

청각도우미견은 소리에 대한 반응성과 자발성 등이 중요해 대부분 동물 보호소 등에 있는 유기견 중에서 선발하고 있다.
특별한 품종에 상관없이 소형견을 위주로 양성, 훈련시키고 있다. 

삼성전자 청각도우미견센터는 세계도우미견협회의 정회원 기관으로 지난 2003년 6월 처음 도우미견을
양성한 후, 지금까지 총 67마리의 청각도우미견을 국내외 청각장애인에게 무상 분양해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