의사소통 불편함 없는 그 날까지_‘달력형 의사소통판’ 고안한 삼성전자 대학생 봉사단 ‘핫식스’ 팀
▲”더 많은 사람들이 의사소통의 어려움으로부터 벗어날 수 있길 바란다”는 ‘핫식스’ 팀. (왼쪽부터)최하은, 박하진, 김나영, 계지영, 이채성, 민정원씨
‘거동이 불편한데다 의사소통까지 힘든 환자들은 자신의 감정을 어떻게 표현할 수 있을까?’ 지난 2015년 삼성전자 대학생 봉사단 2기 ‘핫식스’ 팀으로 활동했던 이들은 ‘달력형 의사소통판’이란 아이디어로 이 문제를 풀어보고자 했다. 달력처럼 공간이 구분된 판 위에 ‘졸려요’ ‘슬퍼요’ ‘사랑해요’ 등 감정을 나타내는 아이콘과 문구를 채워 넣어 눈 깜빡임만으로도 환자가 자신의 감정을 선택할 수 있게 한 것.
이 아이디어는 삼성전자 대학생 봉사단 ‘나눔볼런티어 멤버십(NANUM Volunteer Membership)’ 2기 창의미션 부문 1등을 수상했고, 삼성전자 뉴스룸에도 소개됐다. 수상 후 1년 이상 흐른 지금, 대학을 졸업한 팀원들은 어엿한 사회인이 됐다. 또한 그들의 아이디어는 삼성전자 임직원 사회공헌 프로젝트로 발전, 새롭게 탈바꿈 중이다. 자신들의 아이디어가 애플리케이션(이하 ‘앱’) 형태로 개발되고 좋은 일에 쓰일 거란 사실을 그들은 어떻게 받아들이고 있을까? 오랜만에 뭉친 핫식스 팀을 만나봤다.
“직접 만들어 전달… 힘든 만큼 보람 있었죠”
▲핫식스팀이 고안했던 달력형 의사소통판.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겪는 이들에게 다양한 감정·의사표현을 할 수 있도록 제작됐다
이들이 생각한 달력형 의사소통판은 단순히 아이디어 차원에서 끝나지 않았다. 팀원들이 직접 수작업으로 제작해 루게릭 환자와 가족들에게 전달했다. 물론 이 과정엔 많은 어려움이 따랐다. 민정원씨는 “달력을 일일이 만드는 것이 생각보다 쉬운 일이 아니었고, 프로토타입을 분실했다 다시 찾는 등 우여곡절이 많았다”고 당시를 회상했다. 특정 단체의 도움을 받기에는 한계가 있어 인터넷 카페 등을 통해 필요한 사람들을 직접 찾아 다녔다.
공을 들여 만들고 직접 전달까지 한 만큼 보람도 컸다. 달력형 의사소통판을 사용해본 환자와 가족들이 후기와 함께 다양한 의견을 전해왔던 것. 의견 하나하나가 팀원들에게 힘이 됐음은 물론, 달력형 의사소통판 기능을 개선하는 데도 결정적 도움이 됐다.
“활동은 끝났어도 애착은 남다릅니다”
달력형 의사소통판은 조만간 종이 달력 형태가 아닌 스마트폰 앱으로 만날 수 있다. 삼성전자 임직원 봉사단에서 핫식스 팀의 아이디어를 발전시켜 앱으로 개발 중이다(관련 기사). 삼성전자는 올해 안으로 달력형 의사소통판 앱이 깔린 태블릿 2000대를 무상 지원할 예정이다. 앱으로 개발되면서 사용 대상도 루게릭 환자뿐 아니라 의사소통에 도움이 필요한 사람들 전체로 넓어졌다.
▲민정원씨는 달력형 의사소통판의 ‘확장성’에 주목하고 있다
민정원씨는 달력형 의사소통판이 앱 개발 이후에도 다양한 형태로 개발되리라 기대하고 있다. 그는 “현재 개발 중인 앱은 스마트폰뿐 아니라 사물인터넷에도 적용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이러한 확장성을 바탕으로 더 많은 사람이 편리하게 이용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는 바람을 전했다.
정원씨의 얘길 들으니 이들의 아이디어를 발전시켜 삼성전자 임직원들이 개발 중인 발화장애인용 ‘AAC(Augmentative & Alternative Communication. 보완대체 의사소통) 앱과 안구마우스 ‘아이캔’이 함께 활용된다면 대단한 시너지 효과를 낼 수 있을 것 같다는 기대감이 생겼다. 어떤 이유로 의사소통에 어려움을 겪고 있든지 간에 분명 큰 도움을 받을 수 있을 것이다.
▲”앱 개발도 중요하지만 아날로그 형태의 제품도 꾸준히 보급됐으면 좋겠다”는 김나영씨(사진 왼쪽)
김나영씨는 앱 개발을 반기면서도 “앱의 경우 이용하는 계층이나 연령이 제한적이지 않을까?”라는 세심한 우려도 덧붙였다. “나이가 많은 환자와 가족을 위해 아날로그 형태의 달력형 의사소통판 보급도 동시에 진행됐으면 좋겠다”는 게 나영씨 의견이었다. 앱 개발도 중요하지만 실제로 의사소통 도움 서비스가 필요한 이들의 다양한 특성을 염두에 둬야 한다는 것. 활동이 끝난 지 1년이 지났지만 여전히 자신들이 진행했던 프로젝트에 대한 남다른 애정을 느낄 수 있는 대목이었다.
“나눔 볼런티어 멤버십, 대학생활을 더 매력적으로 만들어줬죠”
나눔 볼런티어 멤버십 활동은 크게 ‘정기봉사’와 ‘창의미션’으로 나뉜다. 도움이 필요한 지역 센터나 기관에서 꾸준히 봉사활동을 하는 것이 정기봉사. 여기서 발견한 불편함이나 사회문제들을 창의적인 프로젝트를 직접 기획 실행해 해결하는 것이 창의미션이다.
핫식스 팀원들은 나눔볼런티어 멤버십에 대해 “대학생활 중 했던 가장 매력적인 활동이었다”고 입을 모았다. 평소에도 봉사활동에 관심있던 이들이지만 “일회성 봉사로 끝나는 것이 아닌 지속적인 활동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시야가 넓어졌다”는 것. 특히 창의미션을 통해 자신들만의 사회공헌 아이디어를 구상하고 추진할 수 있어 “성취감도 높았고 더 많은 사람들에게 도움을 줄 수 있어 뿌듯했다”고 한다.
최하은씨는 “주는 기쁨만이 아니라 얻는 기쁨도 컸던 활동”으로 기억하고 있었다. 다른 사람을 도울 수 있다는 것 자체에서 얻는 게 있었지만 스스로를 돌아보고 성장할 수 있는 경험이었다고.
▲대학생 신분으로 만나 봉사를 위해 머리를 맞댔던 이들이 어엿한 사회인이 돼 다시 만났다
책장에서 다시 꺼내본 예전 달력의 마지막 장엔 새로 다가올 날들에 대한 기대와 설렘이 남아있기 마련. 대학생 신분으로 함께 했던 이들이 대학 졸업 후 한자리에 모인 소감은 남달랐다. 이들의 달력은 마지막 장에서 끝난 게 아니라 새로운 장으로 넘어가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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