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공지능’ 신세계에서 길을 찾다, 제1회 삼성 AI 포럼
자율주행 자동차를 타고 출퇴근 하고, 음성인식 비서와 대화를 나누고, 스마트 홈 서비스로 최적화 된 집에서 잠이 든다. SF 영화에나 나올법한 일들이 하나 둘 현실이 되어가는 요즘. 그 변화의 중심에 자리 잡고 있는 인공지능 기술은 어디까지 발전했을까? 국내외 인공지능 분야 석학들과 교수, 학생 등이 대거 참여해 인공지능 기술의 현재와 미래에 대한 논의를 나눴던 현장. 제 1회 ‘삼성 AI 포럼’ 에서 그 해답을 찾아 보자.
알파고 그 이후를 꿈꾸는 사람들의 축제, 인공지능 포럼
지난 10월 20일 우면동 삼성R&D캠퍼스에서는 인공지능 분야의 최신 연구 동향을 공유하고, 혁신 돌파구를 모색하는 ‘삼성 AI 포럼’이 개최됐다. 사전 참가 신청이 조기 마감되는 등 성황리에 진행된 이번 포럼은 총 1,000명 이상의 업계 연구자와 학생들이 참석해 관련 분야에 대한 뜨거운 관심을 입증했다.
삼성전자는 환영사를 통해 인공지능 분야에서의 역량 강화를 다짐했다. 외부 전문가들과의 기술적 협력 및 제품 서비스 최적화에 집중하겠다는 것. 신종균 삼성전자 IM부문 대표이사는 “빠르게 변화하는 인공지능 기술의 동향과 선진 연구자 들의 견해를 구하고 이를 많은 사람들과 나누고자 한다”며 “인공지능은 제4차 산업혁명을 도래하게 했고 새로운 패러다임으로 미래의 근간을 바꾸고 있다. 삼성전자 역시 모든 제품과 서비스를 지능화 해 사용자들의 삶을 더 편리하고 유익하게 하는 연구에 매진할 것”이라고 말했다.
상상이 현실이 된다! 인공지능 연구의 현주소
이번 포럼은 △해외 석학 3인 키노트 △협력 교수진 연구발표 △대학생 20인 논문 발표 총 세 가지 영역으로 진행됐다. 이들은 자신의 연구분야와 인공지능의 접점을 다루고, 해당 기술의 방향성을 제시했다.
가장 먼저 연단에 오른 버클리 대의 스튜어트 러셀(Stuart Russell) 교수는 2012년에 만들어진 수건 접는 로봇 영상을 시작으로 사회 곳곳에서 유용하게 쓰이는 인공지능의 다양한 사례를 짚었다. 두 번째 기조연설자인 스탠포드 대의 크리스토퍼 매닝(Christopher Manning) 교수는 인간을 구분 짓는 독창적인 특징 중 하나인 ‘언어 해석’ 기술의 발전과정과 ‘신경망 모델(Neural Networks)’을 통해 발전한 자연어 처리 능력에 대해 논의하였다.
이어 기조연설 마지막 주자로 나선 미시건 대의 이홍락 교수를 만나 조금 더 자세한 이야기를 들어보았다.
#인공지능 #VR #알고리즘 #미래직업
미시건 대의 교수이자, 구글의 연구원으로 일하고 있는 이홍락 교수는 인공지능을 통해 이미지를 3D 물체로 변환하는 기술을 발표했다. 아직은 이르지만, 이를 VR 등의 시각적 요소와 연결한다면 보다 광범위적인 활용이 가능하다는 것. 쇼핑을 할 때 VR을 통해 제품 착용 모습을 미리 확인하고, 더욱 합리적인 소비를 이어가는 식이다. 글, 그림, 오디오 등 다양한 형태로 수집되는 데이터를 효과적으로 관리한다면 인공지능을 보다 많은 체험 시스템에 적용할 수 있다. 또한 그는 인공지능 에이전트가 상호적인 환경에서 여러 상황과 임무에 일반화 할 수 있는 계층적 강화학습 방법에 관한 연구를 발표했다.
하지만 해당 산업 활성화를 위해선 풀어야 할 매듭도 많다. 그는 “사람이 이해하는 상식적인 추론 과정을 인공지능이 할 수 있으려면 여러 가지 트레이닝이 필요하다”며, “주어진 업무를 처리하는 수많은 알고리즘을 하나의 알고리즘으로 합치는 과정이 관건이 될 것 같다”는 해결 과제를 언급했다.
인공지능에 대한 희망찬 시선으로 가득했던 이번 포럼과 달리, 일각에서는 인공지능이 인간의 영역을 대신할 것이라는 두려운 시선을 보내기도 한다. 관련 분야를 심도 있게 연구중인 이 교수는 어떤 의견을 가지고 있을까?
그는 “반복적인 노동을 인공지능이 대신 해줌으로써 전체 시스템의 생산성이 올라가고, 궁극적으로 사람들의 생활 수준이 향상 될 것이지만 직업이 없어지는 것은 문제가 될 수 있다고 생각한다”며, “일련의 과정들은 한번에 일어나는 것이 아니라, 점진적으로 일어날 것이다. 이에 대비해 교육과정을 심화하는 등 인공지능을 잘 이해할 수 있는 여러 가지 프로그램을 마련해야 한다. 인공지능을 두려워해서는 안 된다”는 큰 그림을 제시했다.
#인공지능 #컴퓨터비전 #데이터 #정보교류
기조 연설에 이어 오후에는 카네기멜론 대의 이안 레인(Ian Lane) 교수, 서던캘리포니아 대의 데이빗 트라움(David Traum) 교수, 포항공대의 유환조 교수를 포함한 총 8명의 국내/외 인공지능 분야 석학들이 인공지능 분야의 Δ언어•추론 Δ시각•로보틱스를 주제로 한 연구를 발표했다. 그 중 모스크바 주립 대 교수인 안톤 코누신(Anton konushin)이 말하는 인공지능의 키워드는 무엇일까?
안톤 코누신(Anton konushin) 교수는 인공지능과 ‘컴퓨터 비전’ 분야의 접점에 주목했다. 그는 “컴퓨터 비전 분야는 눈이 안 보이는 사람들에게 사용되는 매우 유익한 기술”이라면서 “물체의 방향에 대한 연구가 인공지능과 만나 진화한다면 디지털 사이니지(신호), 물건 감지, 의학 등 여러 방면에 널리 적용될 수 있다”는 연구 결과를 발표했다.
그렇다면 그가 바라보는 인공지능의 한계점은 무엇일까. 안톤 교수는 ‘정보 교류’를 숙제로 꼽았다. 그는 “대부분의 인공지능 시스템은 데이터가 중요한데, 많은 기업들이 자신들의 데이터를 공유하지 않는다. 이는 분명 인공지능의 발전에 제한을 줄 것이다. 데이터 공개 문제는 꾸준히 제기되고 있는 만큼 해결되어야 한다”며 관련 업계의 동참을 적극 권했다.
이러한 정보 교류 한계의 해결책으로는 이번 인공지능 포럼과 같은 협력의 장을 예로 들었다. 인공지능이라는 큰 틀 안에서 다양한 분야의 전문가들이 교류하고 있는 만큼, 생각지 못한 인사이트를 얻을 수 있기 때문. 그는 “이번 포럼에서 다양한 과학자들의 발표를 들었는데 정말 흥미로운 아이디어들이 넘쳐났다. 당장 10년, 20년 안에 적용 가능한 연구 결과들이었다”며 “해당 분야의 동향, 전망을 알 수 있었고 내 연구에도 적용할 수 있을 것 같다”고 이번 포럼의 의의를 다시 한 번 짚었다.
인공지능 분야, 미래의 주인공은 나야 나!
인공지능은 어느덧 차세대 IT 시장의 핵심으로 떠올랐다. 글을 모르면 문맹, 컴퓨터를 모르면 컴맹이 되듯 미래에는 인공지능이 새로운 평가 기준이 된다는 의견도 지배적이다. 자연히 해당 분야 진출을 꿈꾸는 학생들의 수도 많아지는 추세. 이번 포럼에서는 미래의 인공지능 새싹들을 위해 ‘포스터 세션’을 마련, 그들의 꿈을 응원했다.
그 대상은 자신의 논문이 국제 학술 컨퍼런스 및 저널에 게재된 적이 있는 20명의 학생들. 이들은 해당 논문을 관련 분야 전문가 및 청중 앞에서 발표하고, 전문가들은 해당 분야에 대한 피드백 및 조언을 이어가며 교류의 시간을 가졌다. 발표 내용을 기반으로 참가자들에게 가장 많은 득표를 얻은 3팀에게는 갤럭시 노트8과 갤럭시 기어3가 제공됐다.
학생들의 열띤 발표 현장에서 만난 강원대 김기훈 학생은 “아직 전문적인 내용을 공부하고 있지는 않지만, 이번 포럼 참가를 계기로 방향성을 잡게 되었다”며 “열심히 공부하고 성장해서 다음 포럼때는 많은 사람들 앞에서 내 연구 성과를 발표하고 싶다”는 포부를 전했다. 교수님의 추천으로 포럼에 참여한 과학기술연합대학교 마셀라 학생은 “인공지능 분야의 저명한 석학들의 업적을 만날 수 있어서 뜻 깊었다”며 “막연히 생각했던 기술들이 실제 어떻게 적용되는지를 알게 되어서 그 부분이 굉장히 유익했다”는 소감을 전했다.
지금 이 순간에도 세상은 인공지능을 통해 숨 가쁜 변화를 이어가고 있다. 기존의 산업 혁명과는 비교되지 않을 만큼 빠르고 혁신적인 시대에 돌입한 것이다. 이처럼 거대한 물결 속에서 자칫 좌표를 잃고 헤매지 않기 위해서는, 주도권을 잡고 핵심 기술을 응용할 수 있는 능력이 필요하지 않을까? 수많은 업계 전문가들의 연구 결과와 의견이 오고 간 제 1회 ‘삼성 AI 포럼’과 같은 기술의 장이 계속되어야만 하는 이유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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