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두 손안에 펼쳐지는 초현실 그래픽, 스마트폰의 한계를 뛰어넘은 ‘레이 트레이싱(Ray Tracing)’ 개발 이야기
스마트폰 보급의 확대와 함께 모바일 게임은 게임 시장의 대세로 자리 잡았다. PC와 콘솔 수준의 화려한 그래픽을 모바일에서도 경험하길 원하는 소비자들이 늘며, 스마트폰의 게이밍 성능에 대한 기대는 점점 높아지고 있다.
지난 2월 1일(현지 시간) 공개된 삼성전자의 ‘갤럭시 S23 시리즈’는 전작 대비 41% 향상된 성능을 보이는 GPU(그래픽처리장치)와 그래픽 표현 영역을 대폭 넓히는 최신 기술인 ‘레이 트레이싱(Ray Tracing)’까지 적용돼 전세계 게이밍 팬들의 기대를 한 몸에 받았다.
뉴스룸은 갤럭시 S23 시리즈에 적용된 레이 트레이싱 개발진을 만나 새로운 차원의 모바일 게이밍 경험을 위해 기울인 그간의 노력에 대해 들어봤다.
“그래픽 렌더링 기법의 끝판왕”, 새로운 차원의 게임 경험을 선사하다
레이 트레이싱 기술은 광선 추적을 통한 그래픽 효과를 실시간으로 구현하는 최신 렌더링 기법이다. 갤럭시 S23 시리즈의 GPU에는 데스크탑 GPU와 유사한 레이 트레이싱 전용 가속 하드웨어가 내장돼, 게임 속 그림자나 빛 반사 등을 더욱 사실적으로 표현할 수 있다.
갤럭시 S23 시리즈에서 GPU 개발 업무를 총괄한 시스템 플랫폼 개발그룹의 김정우 프로는 레이 트레이싱 기술을 ‘그래픽 렌더링 기법의 끝판왕’이라고 표현하며, “레이 트레이싱은 광원에서 출발한 빛이 사물에 반사, 굴절, 회절되어 눈의 시신경으로 돌아오는 복잡한 광학 시뮬레이션을 역추적하는 방식으로, 실제 빛 처리와 매우 유사하다”고 설명했다.
이번 신제품의 GPU 기술 지원과 대내외 협력을 담당한 박준용 프로는 “기존의 방식은 그래픽 표현이 어색하고 부정확하다는 한계가 있었다”며, “그림자 효과 표현을 예로 들면, 이전에는 사물을 배경에 투영해 그림자 맵을 미리 만들고 이것을 사물에 다시 덧붙여 그리는 방식이었다. 반면 레이 트레이싱은 실제로 그림자가 생기는 효과를 시뮬레이션하기 때문에 정확하고 사실적인 화면을 구현하고, 게임을 플레이하는 고객들에게 한층 자연스러운 느낌을 줄 수 있다”고 강조했다.
모바일의 한계를 뛰어넘기 위한 10년의 노력, 갤럭시 S23로 빛을 보다
삼성전자는 2010년부터 그래픽스 API(Application Programming Interface)의 기능과 범위를 확장하는 일에 집중해왔다. 주요 업체들과 협력하며 콘솔, 데스크탑과 모바일의 경계를 허물고 최신 그래픽 기술을 공통의 API로 제공하며 표준화에 앞장선 것. 더 많은 게임에 최신 기술을 적용하고, 관련 생태계를 확장하기 위한 노력의 출발이었다.
김정우 프로는 “2016년에는 Vulkan이라는 차세대 그래픽스 API를 표준화해 갤럭시 S7에 적용했다. 하지만 Vulkan을 갤럭시에 탑재하기 전인 2015년부터 우리는 안드로이드 게임의 성능 최적화를 위해 에픽 게임즈(Epic Games), 유니티(Unity)사와 같은 파트너들과 지속적인 GPU 선행 개발에 힘써왔다. 협업을 통해 확보한 최적화 코드는 게임 개발사에 우선적으로 제공하며 최적화의 성공 사례를 만들고, 이를 다수의 개발자 컨퍼런스에서 발표해왔다”고 전했다.
최근에는 크로스 플랫폼[1]을 지원하는 게임의 증가 추세에 발맞춰 데스크탑 GPU 기술을 모바일 GPU에 빠르게 이식했다. 박준용 프로는 “AP 업체와의 긴밀한 협력으로 플래그십 제품에 탑재되는 최신 모바일 GPU의 성능을 지속적으로 개선해왔다”며 혁신을 주도하기 위한 선제적인 노력에 대해 밝혔다. “콘솔 급의 그래픽 품질에 대한 고객의 요구가 증가함에 따라, 2년 전부터 레이 트레이싱 기술의 모바일화와 게임 엔진에서의 지원을 준비해왔다”는 것.
모바일 퍼포먼스의 성장을 견인한 ‘한 발 앞선 연구와 협력’
개발진은 삼성리서치 우크라이나 연구소 (Samsung R&D Institute Ukraine) 외에도 언리얼 엔진 개발사 에픽 게임즈 등 다양한 파트너사와 최고의 그래픽 실현을 위한 협력을 이어오고 있다.
엔진사 협력을 통해 갤럭시 언팩 2023에서 소개한 데모 콘텐츠를 제작할 당시 여러 시행착오를 겪었다는 김정우 프로는 “레이 트레이싱은 수년에 걸쳐 게임 엔진사, 게임 개발사와 협력해 온 분야이기 때문에 우리는 효율적인 렌더링을 위해 다양한 시도를 거듭해왔고, 그 결과 연산양을 줄이면서도 같은 수준의 품질을 유지하도록 개선해 난제를 극복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자칫 딱딱하게 느껴질 수 있는 기술적 협력에 대한 설명이 이어지던 중, 박준용 프로는 과거 갤럭시 S7 개발 당시 있었던 사람 냄새 나는 에피소드를 소개하기도 했다. “미국 노스 캐롤라이나에 위치한 에픽 게임즈 본사에서 개발을 진행하던 순간이 기억에 남는다”고 운을 뗀 그는 “처음으로 Vulkan API를 사용해 닭 캐릭터가 나오는 데모 게임 렌더링에 성공했다. 문제가 발생한 부분이 해결되고 처음으로 완전한 닭 캐릭터가 등장하자 에픽 게임즈 관계자부터 우크라이나 연구소, 본사 동료 너나할 것 없이 환호하며 저녁으로 치킨 파티를 벌였다”고 회상하며, 그동안 함께 고생하며 성과를 일궈낸 동료들에게 감사의 인사를 전하기도 했다.
모바일 게이밍의 새로운 패러다임을 연 갤럭시 S23 시리즈
레이 트레이싱 기술이 상용화된 미래는 어떤 모습일지 궁금했다. 박준용 프로는 “앞으로는 그래픽 콘텐츠의 제작과 소비의 파이프라인이 레이 트레이싱에 맞게 변화할 것으로 예상한다”며, “콘솔 수준의 고성능 하드웨어를 탑재하면서 동시에 이동의 자유를 주는 모바일 기기들이 많은 부분에 기여할 것으로 기대한다”고 답했다.
새로운 갤럭시 S23의 게이밍 퍼포먼스를 기대하고 있는 팬들에게 “눈이 즐거워지는 게이밍 경험을 기대해도 좋다”는 자신감을 내비친 레이 트레이싱 개발진은 갤럭시 S23 시리즈를 시작으로 기술의 활성화에 앞장서겠다는 계획을 전하기도 했다.
김정우 프로는 “레이 트레이싱 기술의 모바일화는 이제 시작이다. 삼성전자는 이 기술을 오랫동안 연구하고 준비한 만큼, 업계를 선도하며 기술을 빠르게 확산해 나갈 것”이라며, “사용자들에게 좋은 게이밍 경험을 제공하기 위해 많은 모바일 기기에 레이 트레이싱을 적용할 수 있도록 최적의 방법을 발굴하는 것이 다음 목표”라고 전했다.
갤럭시 언팩 2023 생중계를 시청하며 레이 트레이싱에 대한 해외 개발자들의 뜨거운 호응을 실시간 댓글로 확인했다는 박준용 프로는 “아직 레이 트레이싱을 지원하는 모바일 게임이 시장에 출시되지 않았지만, 새로운 모바일 GPU 기술에 관심을 보이는 게임사가 있다면 기술적 지원을 아끼지 않을 것”이라며, “보다 많은 모바일 게임에 레이 트레이싱 기술을 적용하기 위해 부단히 노력하고 있다”고 지속적인 관심을 당부하기도 했다.
이들의 목표는 실제와 같은 그래픽으로 모바일 게이밍 경험에 생생한 몰입감을 선사하는 것. 모바일 게이밍의 패러다임을 바꿀 레이 트레이싱 개발진이 준비하고 있는 다음 시나리오를 기대해본다.
[1]소프트웨어나 하드웨어 등을 다른 환경의 운영 체제에서 공통으로 사용하는 것.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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