삼성전자 대학생봉사단, 영화 ‘곡성’ 패러디한 사연
지난여름, 남한산성(경기 광주시)에 삼성전자 대학생봉사단 나눔볼런티어멤버십(이하 ‘나눔 VM’) 학생 몇몇이 모였습니다. 나눔 VM 프로그램 가운데 하나인 게릴라 미션을 수행하기 위해서였죠.
☞나눔볼런티어멤버십(NANUM Volunteer Membership)
대학생 스스로 창의적 봉사활동을 기획, 실천할 수 있는 프로그램입니다. 회원들은 활동 기간 중 자신의 아이디어로 세상에 긍정적 변화를 만들며 보람을 느끼게 됩니다. 그 과정에서 자신을 발견하고 사회 구성원으로서의 책임도 이해할 수 있습니다
게릴라 미션은 나눔 VM 프로그램인 정기봉사와 창의미션 외에 대학생봉사단에 주어지는 ‘깜짝 미션’인데요. 지역별로 여러 팀이 하나의 자치회를 이뤄 참여하게 됩니다. 이번 미션은 ‘무심코 저지르지만 실은 잘못된 행동을 효과적으로 바꿀 수 있는 콘텐츠 제작하기’였는데요. 응모 기간 중 전국 10개 자치회가 3주간 작업한 결과물을 제출했습니다. 그중 영예의 대상은 서울3자치회의 ‘인성(人性)’이 차지했는데요. 영화 ‘곡성’을 패러디(parody)한 콘텐츠였죠. 제작 과정과 수상 비결이 궁금해 서울3자치회 학생들을 찾아갔습니다.
‘생각보다 심각한 쓰레기 무단투기 문제, 우리가 바로잡자!’
서울3자치회 학생들은 게릴라 미션 주제를 ‘쓰레기 무단투기 문제’로 정했는데요. 자체 조사 결과, 문제는 생각보다 심각했습니다. 최근 3년간 쓰레기 무단투기 적발 건수는 29만 건에 이르렀고 쓰레기 처리에만 연간 1446억 원이 낭비되고 있었던 거죠(2015년 기준). 이는 전체 쓰레기 처리 비용의 약 25%에 해당합니다. 워낙 흔해 대수롭잖게 여겼던 문제가 생각보다 심각한 결과를 낳고 있었던 거죠.
게릴라 미션에서 서울3자치회장과 편집감독을 맡은 문정원<위 사진>(홍익대학교 3년)씨는 “공원이나 대학가 등 사람들이 많이 모이는 곳엔 항상 쓰레기가 넘쳐나는데 좀처럼 개선되진 않아 ‘이걸 주제로 뭔가 만들어보면 어떨까?’ 생각하게 됐다”고 말했는데요.
정창대(성균관대학교 3년)<위 사진>씨는 “자치회 내 친구들과 협의한 끝에 ‘우리가 이 문제를 한 번 해결해보자’는 데 의견이 모였다”며 “쓰레기 버리는 사람들이 자신의 행동을 되돌아볼 수 있게 하는 콘텐츠를 만들고 싶었다”고 설명했습니다.
“뭣이 중헌디, 왜 자꾸 버리는디… 자연의 소중함도 모르면서”
▲서울3자치회가 영화 ‘곡성’을 패러디해 만든 ‘인성’ 포스터 3종(種)
누구나 익히 알고 있지만 제대로 지키지 않는 문제인 만큼 콘텐츠 제작엔 ‘좀 색다른 접근’이 필요했습니다. 패러디 영상 ‘인성’은 그 과정에서 탄생했죠.
영상 속 얘긴 쓰레기 불법투기 현장에서부터 시작됩니다. 마을에 낯선 사람이 등장하면서 의문의 쓰레기가 넘쳐나고 자연환경도 훼손됩니다. “그놈은 쓰레기를 버려븐 것이고, 사람들은 그걸 따라 한 것이여” “뭣이 중헌디, 왜 자꾸 버리는디, 자연이 얼마나 소중한지도 모르면서” 등 극중 유명 대사가 재치 있게 변형, 보는 이에게 전달되죠. “당신의 인성도 버리시겠습니까?”란 마지막 문구 속 강렬한 메시지도 인상적입니다. 실제로 서울3자치회원들은 영상 제작 당시 연출에도 영화 곡성 못지않게(?) 신경 써 공개 당시 더욱 화제를 모았죠.
▲재치 있는 패러디 영상으로 쓰레기 무단투기 문제에 경각심을 불러일으킨 나눔VM 서울3자치회원들. (왼쪽부터)정창대·문정원·유용환·김현구씨
회원들에 따르면 이 콘텐츠가 제작되기 전까지 꽤 많은 후보 아이디어가 있었습니다. 장안의 화제였던 ‘포켓몬 고(Pokemon Go)’에서 착안, 쓰레기 함부로 버리는 사람을 잡는 ‘삼나봉 고’도 그중 하나였죠. 문정원씨는 “사람들이 우리 영상을 보도록 하는 게 가장 중요한 목표였다”며 “그래서 생각해낸 게 소셜네트워크서비스(SNS)에서 이슈가 되도록 하는 거였고, 당시 유행이었던 곡성을 패러디하게 됐다”고 설명했습니다.
“쓰레기 무심코 버리기 전, 저희 영상 한 번만 떠올려주세요!”
서울3자치회의 아이디어 수집 과정은 그리 쉽지 않았습니다. 다양한 학생이 모인 만큼 문제를 바라보는 시각과 접근 방식이 다 달랐기 때문이죠. 그 과정은 재밌기도, 그만큼 힘들기도 했습니다. 김현구(국민대학교 2년)씨는 “갈등 없이 합의를 도출하기 위해 회원들끼리 브레인스토밍(brainstorming) 과정을 거쳤다”며 “규칙은 단 하나, ‘비판하지 말 것’이었다”고 말했습니다. 덕분에 다양한 아이디어가 쏟아졌고 투표를 통해 최종 아이디어가 선정됐습니다.
아이디어가 선정된 후 작업은 일사천리였는데요. 남한산성에서 1박2일간 진행된 촬영 당시 회원들은 촬영 현장 주변에 버려진 쓰레기를 직접 주우며 환경보호를 몸소 실천하기도 했습니다.
서울3자치회는 의미와 감동 모두 잡은 영상으로 호평 받았는데요. 유용환(서울대학교 2년)씨는 “나눔 VM 활동을 통해 사회에 긍정적 영향을 끼칠 수 있어 기쁘다”며 “쓰레기를 버리려는 순간, 우리가 만든 영상이 많은 사람의 머릿속에 떠오른다면 좋겠다”고 말했습니다.
‘나 하나쯤은 괜찮겠지’란 생각으로 무심코 버린 쓰레기. 그 결과는 고스란히 자연 훼손으로 돌아옵니다. 대학생의 참신한 시각으로 만든 영상을 감상하며 자신의 쓰레기 무단투기 지수를 한 번쯤 가늠해보는 건 어떨까요? (서울3자치회의 ‘역작’ 인성 영상은 아래 링크를 클릭, 감상하실 수 있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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