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가 만든 앱으로 이렇게 큰 행사에 서다니… 너무 떨렸죠” SDC 2016 최연소 발표자 이영준군
지난 28일(현지 시각) 막을 내린 삼성개발자컨퍼런스(Samsung Development Conference, 이하 ‘SDC’) 행사장엔 유독 눈길을 끈 참가자가 있었습니다. ‘최연소 개발자’로 이름을 올린 이영준(서울 중앙중 1학년)군이 그 주인공이었는데요. 영준군은 지난해 삼성전자가 주최한 제1회 주니어소프트웨어창작대회(이하 ‘주소창’)에서 ‘식물알리미(Don’t forget me)’란 앱으로 대상을 받아 올해 SDC 참가 기회를 얻었습니다.
영준군의 이름은 고동진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장(사장)의 기조 연설 서두에 언급되며 눈길을 끌기도 했는데요. SDC 1일차 오후엔 ‘주소창 대상 수상자’ 자격으로 단독 발표에 나서며 수많은 개발자와 일반인의 관심을 불러일으켰습니다. 그 내용, 궁금하시죠?
‘식물 마니아’ 가족 위해 식물 재배 돕는 앱 ‘식물알리미’ 개발
이날 영준군의 발표는 ‘가족’이란 주제에서 출발했습니다. 소프트웨어와 가족, 언뜻 잘 어울리지 않는데요. 하지만 영준군 입장에선 그렇지 않았습니다. 가족을 향한 남다른 애정이 계기가 돼 소프트웨어 개발에 뛰어들었거든요.
영준군의 가족은 식물을 유난히 사랑합니다. 여느 가정에 비해 꽤 많은 종류의 식물을 키우고, 또 거기서 편안함과 안정감을 느끼죠. ‘우리 가족이 식물과 더 많이 교감하게 하려면 어떻게 해야 할까?’ 영준군의 고민은 바로 그 지점에서 시작됐습니다.
‘집 안 식물을 보다 효과적으로 돌볼 수 있는 소프트웨어’를 목표로 정한 영준군은 고심 끝에 ‘물 주는 시각을 알려주고 식물 성장 과정도 기록할 수 있는’ 앱 개발에 착수했습니다. 앱 개발 도구론 ‘앱 인벤터(App inventor)’를 활용했죠. 그저 가족이 행복해 하는 모습을 보기 위해 초등생(주소창 지원 당시 영준군은 초등 6년생이었습니다)이 이런 생각을 떠올렸다니 정말 기특하죠?
시각 맞춰 물 주고 자란 모습 상상도… 간소하지만 직관적 메뉴
식물알리미는 △식물 추가하기 △식물 물 주기/관리하기 △식물 그리기 △식물 배우기 △식물 모습 상상하기 △식물과 꼬마벌레 등의 메뉴로 구성됩니다. 각 기능은 하나같이 직관적이면서도 과하거나 모자라지 않죠. 메뉴별 영문명에 공통적으로 ‘미(me)’를 붙여 앱 사용자가 식물을 하나의 인격체로 대하며 교감을 느끼도록 한 점도 돋보입니다. 기능을 하나씩 사용하다보면 자신도 모르는 새 식물과 대화를 나누는 듯한 느낌을 받게 되죠. 영준군의 세심한 배려와 감성이 고스란히 드러나는 부분입니다.
영준군의 노력이 보답을 받은 걸까요? 요즘 영준군 가족은 식물알리미의 도움을 톡톡히 받고 있습니다. 바쁜 와중에도 화분에 물 줄 시각을 정확히 챙길 수 있게 됐기 때문이죠. 그 덕에 영준군 집의 식물들은 하나같이 무럭무럭 잘 자라고 있습니다. “식물알리미 덕분에 키우는 식물들과 심적으로도 부쩍 가까워졌다”는 어머니, “식물알리미를 쓰고 난 후부터 식물도 마치 우리 가족의 일원인 것 같은 생각이 든다”는 아버지… 어때요, “소프트웨어로 가족과 교감하고 싶다”던 영준군의 바람이 훌륭하게 실현된 것 같죠?
영어 발표, 대본 없이도 척척… “개발자들과 대화하며 많이 배워”
식물알리미는 지난해 주소창을 통해 세상에 첫선을 보였습니다. 삼성전자는 식물알리미에 대회 최고상을 선사하며 영준군이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성공적 첫발을 내디딜 수 있도록 응원했는데요. 이 사연은 지난해 12월 삼성전자 뉴스룸에서도 소개된 적이 있습니다. 이 기사엔 식물알리미가 탄생하기까지 지원을 아끼지 않았던 삼성전자 임직원 멘토들도 등장하죠.
식물 재배 돕는 소프트웨어 ‘식물알리미’ 만든 초등생 이영준군과 삼성전자 임직원 멘토들
올해 SDC 행사장엔 식물알리미를 포함, 주소창 수상작을 시연하고 관련 워크숍도 진행하는 CSR존(CSR zone)<아래 사진>이 마련됐는데요. 이 자리에서 영준군은 식물알리미 개발 계기와 과정을 영어로 발표했을 뿐 아니라 청중 앞에서 식물알리미를 시연해 보이기도 했습니다. 발표 말미엔 ‘가족용 소프트웨어’를 주제로 대화의 시간이 마련되기도 했습니다.
이제 겨우 열네 살, 오롯이 자신의 실력으로 글로벌 개발자 회의 참가 기회를 거머쥔 영준군의 소감이 궁금해지는데요. 이쯤 해서 영준군이 삼성전자 뉴스룸에 보내온 소감 한 번 들어볼까요?
“이번 기회에 제가 평소 관심 갖고 있던 분야를 더 깊게 이해할 수 있게 됐어요. 다양한 전문가들과 좋은 의견 나눌 수 있었던 점도 좋았고요. 특히 식물알리미 개발 과정을 설명하며 여러 개발자에게서 조언을 들을 수 있었는데요. 자유롭고 활발한 분위기에서 대화를 주고받으며 ‘내가 더 많이 노력해야겠구나!’ 하는 생각이 절로 들었죠.”
영준군은 이번 발표를 위해 별도 대본을 만들지 않았습니다. “대본 없이 연습하면 제가 얘기하고 싶은 걸 훨씬 더 진솔하게 전달할 수 있을 것 같았어요. 물론 아쉬움도 남아요. 연습 때처럼 매끄럽게 잘하진 못했거든요. 이런 자리가 처음이었던 탓에 너무 떨려 말을 더듬긴 했지만 다들 열심히 들어주셔서 기분 좋게 발표를 마칠 수 있었습니다.”
영준군의 미래 계획은 분명합니다. “아직은 주변 또래들이 소프트웨어 교육을 받고 싶어도 제대로 배울 만한 곳이 없는 것 같아요. 어른이 되면 어린 친구들을 돕는 소프트웨어 교육 멘토가 되고 싶습니다.”
“유능한 소프트웨어 엔지니어로 변신해 있을 모습, 응원할게요!”
올해 SDC 참여는 영준군에게도 적잖은 자극이 됐습니다. 그는 “한국에 돌아가면 식물알리미의 완성도를 끌어올려 좀 더 많은 곳에 확산시키고 싶다”고 밝혔는데요. 모르긴 해도 이번 경험이 영준군에게 소프트웨어 개발 분야에 대한 가능성과 자기확신을 선사한 건 틀림없겠죠?
끝으로 주소창 주관 부서인 삼성전자 사회봉사단사무국이 올해 SDC 참가를 앞둔 영준군의 사연을 소개하기 위해 만든 영상을 준비했습니다<아래 참조>. 10년 후, 아니 20년 후 본인의 관심 분야에서 부쩍 성장해 있을 영준군의 미래를 삼성전자 뉴스룸 독자 여러분도 힘차게 응원해주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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