제너레이션17 청년 리더를 만나다: 레나타 코치 알바렌가(Renata Koch Alvarenga) 편
2025/10/01
삼성전자는 2020년부터 유엔(UN)이 채택한 ‘17개의 지속가능발전목표(Sustainable Development Goals, 이하 글로벌 골즈)’를 2030년까지 달성하기 위해, 변화를 이끄는 청년 활동가를 발굴하고 지원하고 있다.
* 17개 글로벌 골즈(Global Goals): 양질의 교육, 빈곤퇴치, 기아 종식, 건강한 삶과 웰빙, 성평등, 맑고 깨끗한 물과 위생, 깨끗하고 저렴한 에너지, 양질의 일과 경제성장, 산업 혁신과 인프라 구축, 불평등 완화, 지속 가능한 도시와 커뮤니티, 책임감 있는 소비와 생산, 기후 변화 대응, 깨끗한 바다 만들기, 육지에서 함께 살아가기, 목표를 향한 파트너십, 평화롭고 정의롭고 포용적인 제도 구축
삼성전자와 유엔개발계획(UNDP)이 함께 운영하는 ‘제너레이션17(Generation17)’은 세계 각지의 청년 리더들이 글로벌 골즈와 관련된 자신의 이야기를 널리 확산하고, 활동 범위를 넓힐 수 있도록 삼성 갤럭시 기술과 글로벌 네트워킹, 멘토링 기회를 제공하고 있다.
브라질 출신의 환경 보호 활동가인 ‘레나타 코치 알바렌가(Renata Koch Alvarenga, 이하 레나타)’는 고향 마을이 잦은 홍수로 물에 잠기는 상황을 겪으며, 자신이 지역사회에 도움을 줄 수 있는 방법은 없을지 고민하게 되었다.
레나타는 더 많은 사람들의 관심과 행동이 필요하다는 것을 깨달았고, 이를 위해 여성과 청소년들이 기후 위기에 적극적인 목소리를 낼 수 있는 교육 프로그램과 단체를 설립하기로 결심했다.
레나타의 마음 속에는 지난해 5월 브라질에서 발생한 대홍수의 참상이 여전히 선명하다. 당시 히우 그란지 두술(Rio Grande do Sul) 주에 기록적인 홍수로 고향인 포르투 알레그리(Porto Alegre) 지역은 큰 피해를 입었다. 거리는 물에 잠겨 사라졌고, 공항은 수개월 동안 폐쇄되었다.

▲2024년 브라질 히우 그란지 두술에서 발생한 홍수로 240만 명의 이재민이 발생했고, 포르투 알레그리(사진)를 포함한 478개 지방자치단체 전역이 광범위한 피해를 입었다.
레나타는 당시를 떠올리며 “어릴 적 자주 찾던 공원과 박물관, 추억이 깃든 장소들이 파괴되는 것을 보면서 마음이 무너져 내렸다”고 말했다.
당시 브라질을 덮친 재해는 전 세계적으로 심화되는 기후 위기의 단면을 보여준다. 급격한 기후 변화로 해수면의 온도가 상승하고, 강수 양상이 달라지면서 가뭄과 홍수 같은 극한 기후 현상이 더욱 심화되고 있다. 유엔개발계획(UNDP)에 따르면 2100년까지 해안 홍수 위험은 현재의 다섯 배로 증가해 전 세계 7,000만 명 이상이 삶의 터전을 위협받을 것으로 전망된다.
레나타는 수년간 기후 위기 대응 활동을 해왔던 지역이 큰 피해를 입자 그동안 자신의 노력이 부족하지는 않았는지 돌아보게 됐다. 레나타는 스스로 낙관주의자라고 말하며, 언제나 ‘물잔에 물이 반이나 차 있다’고 믿는 긍정적인 태도를 갖고 있었는데, 그 순간만큼은 낙관적으로 생각하기 어려웠고, 활동을 계속해 나가는 것이 힘들었다”고 말했다. 하지만 이 사건은 레나타가 자신의 활동에 더욱 매진하는 계기가 되었다.
기후 행동주의에 눈뜨다
레나타는 대학 시절부터 ‘기후 행동주의’의 길을 걷기 시작했다. 2015년 ‘제21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1)’에 참석했을 당시, 기후 위기 활동가이자 성평등 운동가인 그녀에게 여러 외교관이 “기후 변화를 논의하면서 왜 성별을 거론하는지 이해할 수 없다”, “성별은 기후 변화와 무관하다”는 말을 해왔다.
이 같은 발언은 오히려 그녀의 열정에 불을 지폈다. 레나타는 여러 연구 보고서를 통해 기후 위기가 성별과 사회경제적 지위에 따라 다르게 영향을 미친다는 사실을 확인했다. 특히 여성은 기후 재해로 가장 가혹한 피해를 겪으면서도 정작 의사 결정 과정에서는 배제되는 경우가 많았다.
유엔여성기구(UN Women)에 따르면, 2050년까지 기후 변화로 인해 극심한 빈곤에 처하는 여성 인구가 최대 1억 5,800만 명에 이르러, 동일 기간 동안 1,600만 명이 늘어나는 남성 인구보다 증가 폭이 훨씬 클 것으로 예측된다.
레나타는 이러한 현실을 바꾸겠다고 결심했다.

▲제21차 유엔기후변화협약 당사국총회(COP21)에서의 경험을 통해, 레나타는 기후 옹호 활동에서 소외된 목소리를 반영할 수 있는 길을 만들기 위해 노력했다.
기술로 변화를 만들다
수년간의 기후 위기 대응 활동과 연구 끝에, 레나타는 지식이 곧 역량 강화이고, 역량 강화가 곧 평등이라는 원칙을 바탕으로 성평등 관점에서 기후 형평성을 옹호하는 단체 ‘엠포데라클리마(EmpoderaClima)’를 설립했다. 2019년 웹사이트 형태로 출범한 이 단체는 기술을 활용해 기후 정보를 대중화하는 데 앞장서 왔다.
레나타는 “기술은 물리적 제약으로 닿을 수 없던 이들에게까지 활동 범위를 넓혀주기에 엠포데라클리마에서 필수적”이라 강조하며, “소셜미디어와 디지털 데이터베이스의 확산력과 파급효과는 믿을 수 없을 만큼 강력하다”고 말했다.
또한 엠포데라클리마는 기후와 성평등 관련 자료를 프랑스어, 스페인어, 포르투갈어로 번역해 제공하면서 언어 장벽으로 인한 기후 논의의 제약을 해소하고자 노력한다. 그리고 소셜미디어의 영향력으로 빠르게 성장해 현재 전 세계 6만 명이 넘는 사람들에게 기후 환경 관련 메시지를 전하고 있다.

▲엠포데라클리마 웹사이트는 다국어 교육 자료를 제공해 라틴아메리카를 넘어 전 세계 커뮤니티에 기후 변화 정보를 알리고 있다.
온라인을 넘어 현장으로
엠포데라클리마는 규모의 성장과 함께 활동 영역도 넓혔다. 현재는 학생 대상 워크샵과 여성 멘토십 프로그램을 운영하고 각종 글로벌 행사에 청년 여성 대표단을 파견하는 등 활동 범위를 확대하고 있다.
레나타의 팀은 사회 경제적으로 취약한 지역의 학교를 방문해 청소년들에게 기후 교육을 제공하며, ‘글로벌 골즈’ 중 양질의 교육(Goal 4), 성 평등(Goal 5), 기후 행동(Goal 13)에 초점을 맞추고 있다.

▲홍수 피해를 입은 브라질 상레오폴두(São Leopoldo)의 학생들은 지역 기후 경험이 글로벌 기후 정책과 어떻게 연결되는지 배우고 있다.
위기 속에서 다져진 약속
브라질의 대홍수를 겪으며 레나타는 더욱 굳건한 의지로 경각심을 갖게 됐다. 레나타는 “우리는 문제 해결 방식을 바꿔야 한다” 며, “정의와 포용성을 최우선에 두고 대비해야 한다”고 말했다.
포르투알레그리의 사회 복지사 자나이나 도스 산토스(Janaína dos Santos)는 “여성의 기후 회복력 강화 프로그램에 참여하며 힘을 얻고, 더 강해졌으며, 새로 태어난 기분이 들었다. 많은 것을 배우고 느낄 수 있었다” 며 소감을 밝혔다.

▲여성 리더들이 엠포데라클리마 기후 회복력 워크샵에 참여해 미래 기후 재난 대비를 위한 기술과 전략을 배우고 있다.
모두가 함께하는 지속 가능한 기후 환경의 미래
레나타는 더욱 잦아지고 심화되는 기후 재난 속에서 자신의 역할이 얼마나 중요한지를 실감하고 있다. 그는 “우리의 영향력을 전 세계로 확장하고, 더 큰 여성 네트워크를 구축해 더 많은 여성들이 기후 형평성을 위해 행동할 수 있도록 하는 것이 꿈”이라고 말했다. 또한 레나타는 기술이 엠포데라클리마의 성장에 필수적인 역할을 해왔고, 앞으로도 영향력을 확대하는 데 핵심이 될 것이라 믿는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