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차세대 통신 리더십 인터뷰] ② “6G 표준화는 합의의 기술” 3GPP RAN 의장 김윤선 마스터
2025/08/12
3GPP를 비롯한 주요 국제 표준화 기구에서는 2030년경 상용화를 목표로 6G 표준화 논의가 본격화되고 있다. 올해부터 6G 관련 기술 의제를 다루기 시작했으며, 본격적인 기술 표준화 작업에 착수했다.
이러한 흐름 속에서 지난 3월, 삼성전자 김윤선 마스터가 3GPP 무선접속망 기술표준그룹(TSG RAN) 의장으로 선출됐다. 한국인 최초의 무선접속망 기술표준그룹 의장 선출 사례로, 차세대 통신 기술 표준화 초기 단계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수행하게 된다.

▲삼성전자 기술표준연구팀 김윤선 마스터
뉴스룸은 삼성전자의 통신 분야 리더들을 만나, 차세대 통신 기술 연구 현황과 글로벌 표준화 활동을 시리즈로 소개한다. 이번 2편에서는 기술표준연구팀 김윤선 마스터를 만나 6G 로드맵과 3GPP 의장의 역할에 대해 들어본다.
올해 본격적인 6G 기술 표준화 작업 착수
6G 시대를 향한 글로벌 표준화 논의가 본격적인 궤도에 올랐다. 2023년 ITU-R이 ‘6G 프레임워크’를 발표하며 미래 통신 기술의 큰 방향을 제시한 데 이어, 오는 2026년까지 기술 요구사항과 후보기술 평가 방식을 확정할 계획이다.
이에 발맞춰 3GPP는 올해 3월 한국에서 6G 워크샵을 개최하며, 본격적인 기술 표준화 착수를 공식화했다. 특히 삼성전자가 의장직을 맡고 있는 무선접속망(RAN) 분야는 전체 표준 특허의 큰 비중이 집중되는 핵심 회의체다.
김윤선 마스터는 “의장으로 취임 후 처음 주재한 6월 회의에서 6G 기술 연구의 출발점인 ‘6G 스터디 아이템(Study Item)[1]’이 승인됐다”며, “6G의 핵심 후보 기술들이 실제로 얼마나 성능을 높일 수 있을지 본격적으로 검토하는 단계에 들어섰고, 이 연구 결과를 바탕으로 내년 6월에는 규격화 일정과 방향이 결정될 예정”이라고 설명했다.

▲6G 표준화 로드맵
현재는 6G의 Use Case와 요구사항을 결정하고, 이를 기반으로 후보 기술을 구체적으로 연구하는 단계로 돌입했다. 이 연구는 2027년 중반까지 약 2년간 진행되며, 이후에는 본격적인 표준 규격 개발 단계인 ‘워크 아이템(Work Item)[2]’으로 전환될 예정이다. 최종적으로는 2029년 중반까지 6G의 첫 번째 표준 규격이 완성될 것으로 전망된다.
표준화 리더십의 핵심은 ‘합의의 기술’
이처럼 복잡하고 중요한 6G 표준화 과정을 주도하게 된 김윤선 마스터는 1999년부터 이동통신 물리계층 표준화 업무를 시작한 베테랑이다. 3G부터 6G까지 26년간 표준화 활동에 참여해왔으며, 2017년부터는 무선접속망 기술분과 중 하나인 RAN1 부의장, 2021년부터는 RAN1 의장직을 맡아 5G 1차 표준 개발과 후속 5G 표준 고도화 논의를 이끌어왔다. 올해 3월에는 한국인 최초로 3GPP 무선접속망 기술표준그룹(TSG RAN) 의장에 선출되며, 전체 무선접속망 논의를 총괄하게 됐다.

▲3G~6G 표준화 역사
김윤선 마스터는 “RAN1 의장이었을 때는 기술 개발 관점에서 고민하고, 논의가 치열하더라도 기술적 논리나 증거로 의사결정이 가능했다. 하지만 지금은 무선접속망 기술표준 전체를 바라보는 입장에서 단순히 기술적인 판단만으로 결정하기 어려운 사안이 많아졌다”고 말했다.
3GPP는 43개국에서 800여개 회원사가 참여하는 글로벌 협의체다. 수많은 이해관계자들이 각자의 요구사항과 전략, 기술을 바탕으로 참여하기 때문에, 의장은 기술 의제를 설계하고 충돌하는 입장을 조율하며 논의의 흐름을 정리하는 역할을 수행한다.

▲3GPP 무선접속망 기술표준그룹(TSG RAN)에서 회의를 주재하고 있는 김윤선 마스터(좌)와 회의 진행 모습(우)
김 마스터는 “기술분과에서 다룰 표준 개발 안건과 개발 일정 협의를 주도하는 동시에, 기술 우선순위 정리나 논의 방향 설정까지 모두 의장의 핵심 역할이다”며, “다만 3GPP는 ‘합의(consensus)’ 기반의 구조이기 때문에, 의사결정은 참여사 간 공감대가 형성될 때 이뤄진다”고 설명했다.
기업·국가 경계 넘어선 균형 감각 요구
합의를 이끌어내는 일은 결코 쉽지 않다. 표준화 논의의 중심축이 되는 의장은 신뢰받는 설계자이자, 다양한 이해관계를 조율하는 공정한 중재자의 역할도 수행해야 한다. 따라서 삼성 소속 연구원이라 하더라도, 의장 직을 수행할 때는 기업과 국가를 넘어선 글로벌 시각과 균형 감각이 요구된다.
김 마스터는 “3GPP 파트너들이 신뢰하고 따를 수 있는 구조를 만드는 것이 의장의 가장 중요한 역할”이라며, “합의를 이끌어내기 위해서는 다양한 지역적, 사업적 입장을 이해하고 절충안을 만드는 역량이 필요하다. 앞으로 4년간 더 많은 회원사들과 긴밀히 소통하며 이들의 관점을 이해하고자 노력할 것”이라고 말했다.

한국인 최초로 6G 표준화의 핵심 무대에서 중추적인 역할을 맡게 된 김윤선 마스터. 그리고 표준화 활동 전반에서 지속적으로 역할을 확대해 나가고 있는 삼성전자. 이들의 기술력과 표준화 경험을 바탕으로, 6G 표준화가 어떤 방향으로 구체화될지 주목된다.
다음 3편에서는 차세대 통신의 판도를 바꿀 핵심 기술, ‘AI-RAN’과 이를 글로벌 표준으로 구현하기 위한 연구 성과를 소개할 예정이다.
[1]6G에 도입될 수 있는 후보 기술들을 선별하고, 기술적 타당성과 성능 향상을 연구하는 사전 검토 단계
[2]스터디 아이템(Study Item)에서 도출된 기술들 중 일부를 실제 표준 규격으로 구체화하고 문서화하는 단계