집∙중∙해∙부! 퀀텀닷 SUHD TV_①퀀텀닷이 대체 뭐야?
퀀텀닷(quantum dot). TV에 관심 있는 분이라면 한 번쯤 들어보셨을 텐데요. ‘양자점’이라고도 불리는 이 용어는 크기가 머리카락 굵기의 수만 분의 1에 불과한 초미세 반도체 입자를 가리킵니다.
삼성전자 TV 광고를 보면 ‘0.000000001 퀀텀닷 초밀도 화질’이란 말이 등장합니다. 퀀텀닷의 크기, 소수점으로 표현해놓으니 언뜻 감이 잘 안 오실 텐데요. 이렇게 예를 들어보면 어떨까요? 지구의 크기를 1이라고 했을 때 퀀텀닷의 크기, 그러니까 0.000000001은 축구공 하나 정도에 해당한다고 합니다. 와, 정말 엄청나게 작네요!
퀀텀닷은 가장 최근 개발된 차세대 디스플레이 소재입니다. 작은 크기만큼이나 세밀하고 정확한 색 표현이 가능한데요. 기존 TV에선 접할 수 없었던 밝기와 색을 구현하면서도 전력 소모량은 줄일 수 있어 TV에 최적화된 소재로 꼽힙니다. 오늘은 일반인에겐 아직 다소 생소할 퀀텀닷에 대해 좀 더 자세히 알아보려 합니다.
스테인드글라스 원리에도 퀀텀닷이?
퀀텀닷이 학문적으로 주목 받은 건 1980년대 석유파동 직후, 에너지 위기를 극복하기 위해 태양 전지를 연구하면서부텁니다. 하지만 인류의 삶에 퀀텀닷이 쓰이기 시작한 건 이보다 훨씬 전인데요. 대표적 사례가 서양 중세 건축을 얘기할 때 빼놓을 수 없는 스테인드글라스(stained glass)입니다.
스테인드글라스는 고온에서 유리와 각종 금속을 녹여 만듭니다. 이 과정에서 화합물이 우연히 나노 입자 크기로 변하며 퀀텀닷이 탄생하게 됐죠. 하지만 중세 사람들은 스테인드글라스가 무슨 논리로 아름다운 색을 띠는지 구체적으로 알진 못했습니다. 20세기 들어서야 그게 퀀텀닷이란 사실을 인식하고 본격적 연구에 돌입했습니다.
이후 거듭된 연구로 1990년대엔 의료∙디스플레이∙조명 분야에 퀀텀닷을 도입하려는 벤처회사가 생기기 시작했습니다. 상용화 단계에 들어선 건 2000년대 들어선 이후였고요.
퀀텀닷, 소재로서 매력적인 이유 4
퀀텀닷은 입자 크기를 달리하는 것만으로도 다양한 색을 구현할 수 있습니다. 이를테면 2나노미터 퀀텀닷은 푸른색을, 6나노미터 퀀텀닷은 붉은색을 각각 구현할 수 있죠. 뿐만 아니라 빛 흡수율도 높습니다. 퀀텀닷을 코팅해 고체 상태로 만든 후 전류를 직접 흘리면 그 빛을 손실 없이 화소별로 조절할 수 있게 됩니다. 컬러 잉크젯 프린터에 비유하면 이해가 좀 더 쉽습니다. 카트리지에 퀀텀닷을 집어넣어 레드∙그린∙블루 화소를 순서대로 인쇄하는 방식이라고 생각해보세요. 그런 다음, 각 화소에 트랜지스터를 붙여 전류를 흘려주면 화소별 조절이 가능해지는 구조입니다.
퀀텀닷의 장점은 또 있습니다. 적은 에너지로도 밝은 빛을 낼 수 있는, 다시 말해 발광 효율이 매우 좋은 소재란 사실이죠. 퀀텀닷이 일찌감치 의료∙조명∙디스플레이∙태양광 등 다방면에서 관심을 모을 수 있었던 건 그 덕분입니다. 특히 차세대 디스플레이 소재로 업계의 주목을 한 몸에 받고 있죠.
퀀텀닷 디스플레이는 색 재현력 부문에서도 놀라운 성능을 보여주는데요. 최근 삼성전자가 출시한 퀀텀닷 SUHD TV는 약 10억 개의 색을 구현해냅니다. 일반 LED TV의 구현 가능 색 수가 1600만 개인 점을 감안하면 발전 수준이 어느 정도인지 짐작할 수 있습니다.
▲이창희 서울대학교 전자정보공학부 교수는 “HDR 기술에 퀀텀닷을 적용하면 광범위하고 정확한 색을 구현해낼 수 있다”고 설명합니다
HDR(High Dynamic Range) 기술과의 접목을 통해 '실제 눈앞에서 보는 것 같은' 화질을 구현할 수 있다는 점도 상당히 매력적입니다. HDR기술은 쉽게 말해 어두운 부분은 더욱 어둡게, 밝은 부분은 더 밝게 나타내는 기술입니다. 사실 인간의 눈은 아주 어두운 곳에서부터 아주 밝은 곳에 이르기까지 굉장히 넓은 범위를 볼 수 있습니다. 하지만 현재 디스플레이 기술이 구현해내는 명암 범위는 그보다 훨씬 좁습니다. 예를 들어 사람의 눈으로 구름을 보면 엇비슷한 흰색이라도 조금씩 다르게 느껴지죠. 하지만 같은 장면을 TV로 감상하면 그 미세한 차이를 잡아내기 힘듭니다. TV 속 구름이 전부 하나의 흰색으로 보이는 건 그 때문이죠.
하지만 퀀텀닷을 탑재하면 얘긴 좀 달라집니다. “밝은 부분은 더 밝고 선명하게, 어두운 부분은 더 세밀하고 정교하게 표현해낼 수 있다”는 게 전문가들의 공통된 의견이거든요. 실제로 이창희 서울대학교 전자정보공학부 교수는 “HDR 기술에 (스스로 빛을 내는 반도체인) 퀀텀닷을 적용하면 명암 단계별로 광범위하고 세밀하며 정확한 색 구현이 가능해진다“고 설명합니다. 빛 속에 숨은 컬러, 어둠 속에 감춰진 디테일까지 담아낼 수 있다는 얘깁니다.
TV는 일반적으로 6년에서 7년, 혹은 그 이상 사용하기 때문에 다른 디스플레이 제품보다 수명이나 내구성이 중요합니다. 일반적으로 유기물 소재는 밝기가 수명에 반비례한다는 단점이 있죠. 반면, 퀀텀닷은 이성훈 교수의 설명처럼 무기물 소재로 구성돼 화면에서 탁월한 밝기와 색 재현력을 오랫동안 감상할 수 있습니다.
퀀텀닷 TV가 시장에 처음 나온 건 2010년대 들어섭니다. 하지만 초기 제품엔 문제가 하나 있었습니다. 독성 물질로 알려진 카드뮴이 쓰였단 사실이 바로 그거였죠. 지금도 마찬가지지만 당시만 해도 전 세계적으로 환경 문제가 대두되고 있는 상황이었으므로 ‘독성 물질 함유 TV’가 널리 보급되긴 현실적으로 어려운 게 사실이었습니다.
하지만 삼성전자는 SUHD TV를 선보이며 업계 최초로 ‘카드뮴 프리(free)’ 퀀텀닷 기술을 개발하는 데 성공했습니다. 퀀텀닷이 지닌 장점은 고스란히 살리면서 환경에도 무해한 제품이 처음으로 소비자 앞에 첫선을 보이게 된 겁니다.
바이오·태양전지… "활용 가능성 무한대"
지금이야 TV에 가장 널리 쓰이지만 사실 퀀텀닷 디스플레이는 앞으로가 더 기대되는 기술입니다. 일명 '바이오이미징(bioimaging)' 분야에서도 퀀텀닷은 주목 받고 있습니다. 의료업계에선 예전부터 암세포를 구분할 때 퀀텀닷 활용 방안을 고민해왔습니다. 암세포에 달라붙는 단백질을 만든 후 거기에 퀀텀닷을 넣는 방식인데요. 여기에 레이저를 쏘면 선명한 빛을 발산, 암세포의 위치와 크기 등을 알 수 있게 됩니다.
태양전지 분야 역시 최근 활발한 연구가 진행되고 있습니다. 퀀텀닷은 빛을 흡수하는 데 탁월한 능력을 가지고 있는 소재인데요. 빛 스펙트럼에서 비교적 좁은 구간의 에너지만 흡수할 수 있었던 기존 실리콘 태양전지와 달리 퀀텀닷을 활용할 경우, 다양한 빛을 흡수할 수 있어 효율성 측면에서 장점이 있습니다.
전헌수 서울대 물리천문학부 교수는 “퀀텀닷은 장점이 많은 소재인 만큼 앞으로의 가능성도 무궁무진할 것”이라며 "이와 관련해 세계 각국에서 관련 연구도 다양하게 진행되고 있어 미래 소재로서의 역할도 점차 커질 전망”이라고 내다봤습니다.
지금까지 여러모로 기대를 모으는 차세대 소재 퀀텀닷의 이모저모를 알아봤는데요. 삼성전자 뉴스룸은 오늘부터 독자 여러분이 퀀텀닷 SUHD TV의 면면을 보다 잘 이해하실 수 있도록 관련 기술과 제품 개발 과정을 다각도로 분석, 정리한 콘텐츠를 연속으로 발행할 계획입니다. ‘삼성 퀀텀닷 기술’의 차별화 비결과 경쟁력을 집중적으로 다룰 다음 편도 많이 기대해주시기 바랍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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