큐레이터가 추천했다, 수능 끝 볼 만한 전시는?
어느덧 2015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이하 ‘수능’)이 끝났습니다. 오랫동안 준비해왔던 시험이 끝나 속이 시원한 수험생도, 생각보다 시험을 잘 치지 못해 속상한 수험생도 있을 텐데요. 아직 논술고사와 정시 지원 등 입시 전형이 남긴 했지만, 단 며칠만이라도 모든 것을 잊고 이 시간을 즐겨보는 건 어떨까요?
삼성투모로우 블로그는 수능을 막 치른 수험생 독자 여러분을 위해 이맘때 볼 만한 전시 몇 편을 추렸습니다. 선정 작업은 임태영 아트팩토리 큐레이터가 맡아 진행해줬는데요. 자, 그럼 어떤 전시가 있는지 함께 훑어볼까요?
“미술관·박물관 관람, 어렵지 않아요”
큐레이터를 ‘미술계의 만능인’이라고 정의하는 임태영 큐레이터 역시 한때 수험생이었습니다. 고교 시절부터 미술을 전공했던 그는 수능이 끝나고도 실기시험을 준비하느라 좀처럼 쉬지 못했는데요. 실기시험까지 완벽히 마친 날, 그제서야 모처럼 문화 생활을 즐기며 입시의 부담감을 훌훌 털어버렸습니다.
당시 그가 선택한 작품은 뮤지컬 ‘헤드윅’. 학교 다니랴, 입시 준비하랴 바빠 이전까지 뮤지컬을 볼 기회가 없었다고 하는데요. 생전 처음 본 뮤지컬은 색다른 느낌으로 다가왔고 그 속에서 강렬한 에너지를 느낄 수 있었다고 합니다. 그날 이후 임 큐레이터에게 뮤지컬 관람은 하나의 취미가 됐는데요. 그는 “내게 뮤지컬이 그랬듯 좀 더 많은 수험생에게 미술관·박물관 관람이 하나의 취미가 됐으면 좋겠다”고 밝혔습니다.
임태영 큐레이터는 “최근엔 미술관도 다양한 프로그램을 구성해 일반인에게 쉽게 다가가려 노력 중”이라며 “도슨트 제도와 교육 프로그램 등을 통해 수험생도 쉽게 전시를 즐길 수 있을 것”이라고 했는데요. 그는 “가장 트렌디하고 신선한 문화공간이 바로 미술관”이라며 “수험생들도 분명 이곳에서 마음의 안정을 찾을 수 있을 것”이라고 자신했습니다.
이럴 땐 이런 전시 어때요?
학창시절 현장학습으로 자주 방문하긴 했지만, 사실 아직도 상당수 수험생이 미술관·박물관 방문을 낯설어 합니다. 실제로 그땐 감상문 쓰기에 급급해 전시를 제대로 즐기지 못했는데요. ‘과제’를 위한 ‘관람’이 되다 보니 학생들에게 미술관·박물관은 지루하고 재미없는 곳으로만 여겨졌습니다.
하지만 다양한 전시를 통해 우리는 위로를 얻을 수도, 색다른 추억을 만들 수도 있는데요. 수험생들의 힐링과 추억 만들기를 위해 임태영 큐레이터가 추천한 전시는 무엇일까요?
그의 첫 번째 추천 전시는 ‘린다 매카트니 사진전-생애 가장 따뜻한 날들의 기록’입니다. 내년 4월 26일까지 대림미술관에서 진행되는 이 전시는 미술관을 처음 방문하는 수험생도 쉽게 즐길 수 있는 일상의 사진들로 구성돼 있습니다.
대림미술관은 ‘당신의 일상에, 따뜻한 순간을’ 캠페인을 진행, 2015학년도 수능 시험을 치른 수험생들을 대상으로 11월 한 달간 무료 입장 이벤트를 진행하고 있는데요. 수험표를 지참하고 방문하면 린다 매카트니 사진전을 무료로 관람할 수 있다고 합니다.
(출처: 대림미술관 공식 홈페이지/출처가 명기된 이미지는 무단 게재, 재배포할 수 없습니다)
임 큐레이터는 “일상의 소소한 아름다움과 여성 사진작가인 린다의 기록을 만나볼 수 있는 전시”라며 추천 이유를 밝혔는데요. 대림미술관은 전시 연계 프로그램으로 ‘D PASS 콘서트’ ‘가이드 프로그램’ ‘진로 교육 프로그램’ ‘크리스마스 콘서트’ 등을 진행해 수험생들에게 다양한 볼거리, 즐길 거리, 그리고 배움까지 선사한다고 하네요.
(출처: 리움미술관 공식 홈페이지/출처가 명기된 이미지는 무단 게재, 재배포할 수 없습니다)
이어 임태영 큐레이터는 마지막 고등학교 생활, 친구들과 즐거운 추억을 남기고 싶은 이들에게 리움 미술관 개관 10주년 기념전 ‘교감’을 추천했습니다. 다음 달 21일까지 진행되는 이 전시는 고미술과 현대미술, 동양과 서양, 작품과 관람객 등 세 개 섹션으로 나뉘는데요. 전시된 작품만 200여 점이라고 하니 정말 어마어마하죠?
그는 “’교감’ 전을 통해 감성을 재충전하는 시간도 갖고 친구들과 운치 있게 한남동 거리도 거닐어보라”고 말했는데요. 전시명이 ‘교감’인 만큼 친구를 더 잘 이해하고 보다 깊이 소통할 수 있는 전시가 될 것 같은 예감입니다. 참, 임 큐레이터가 가장 인상 깊게 본 작품은 작품과 관람객 간 소통을 주제로 한 마지막 섹션의 ‘에르네스토 네토, 집’이라고 하네요.
전시, 보다 쉽고 재밌게 관람하려면
큐레이터로서 그는 ‘어떻게 하면 일반인도 전시를 쉽게 느낄 수 있을까?’를 많이 고민한다고 하는데요. 임태영 큐레이터에게 전시를 더 쉽고 재밌게 관람하는 법에 대해 들어봤습니다.
그는 “전시 서문이나 작가 약력, 가이드북 등을 살짝살짝 참고하면 예술과 친해질 수 있다”고 말했는데요. 아무래도 작가와 작품에 대한 사전 이해도가 있으면 전시에 쉽게 몰입할 수 있고 흥미도 느끼게 된다고 하네요.
최근엔 스마트 기기나 애플리케이션(이하 ‘앱’)을 통해서도 전시를 더욱 재밌게 즐길 수 있습니다. 몇몇 전시장엔 작품마다 QR코드가 부착돼 있어 오디오 가이드를 대여하지 않아도 자신의 스마트 기기를 이용해 작품 설명과 작가 소개를 들을 수 있는데요.
특히 리움미술관에선 갤럭시 노트2를 ‘디지털가이드’로 제공, 음성과 화면을 통해 관람객에게 작품 해설을 들려주고 있습니다. 관람 중 원하는 작품을 사진으로 내려받을 수 있어 관람객들의 호응이 좋다고 하죠?
린다 매카트니 사진전이 열리는 대림미술관에서도 모바일 앱을 제공하고 있습니다. 방문 전에 모바일 앱을 다운로드하면 전시 관람료가 40%나 할인된다고 하네요.
마지막으로 그는 “전시 에티켓을 지키면 더욱 즐거운 관람이 될 것 같다”고 덧붙였습니다. “손으로 작품을 만지거나 강렬한 빛을 터트려 사진을 찍을 경우 작품이 손상될 수 있습니다. 더 많은 사람들이 전시를 관람할 수 있도록 에티켓까지 완벽히 지켜준다면 수험생들의 첫 전시 경험이 한층 즐거운 추억으로 남겠죠?”
미술관이나 박물관을 방문하는 것 외에도 임 큐레이터는 수험생들에게 ‘여행’을 해보라고 추천해줬는데요. 여행은 전시만큼이나 큰 깨달음과 영감을 준다고 하네요.
또 그는 “누구보다 힘들고 긴장된 시간을 보냈을 수험생들에게 온 마음을 다해 격려와 따뜻한 포옹을 해주고 싶다”며 응원의 말도 전했는데요. “큰 산을 하나 넘었으니 그들을 기다리고 있을 여러 가지 일들을 수월하게 이겨낼 수 있을 것”이라고 조언했습니다.
돌이켜보면 가장 많은 고민을 하고 인생에 대해 첫 번째 설계를 했던 시기가 수능 직후 아니었나 싶습니다. 지금 이 순간에도 많은 수험생이 미래를 고민하고 있을 텐데요.
▲ 임 큐레이터에게 큰 인상을 준 아트로드77 아트페어 전
임 큐레이터는 과거 진로를 고민할 당시 전시 수익금을 ‘세이브더칠드런(Save The Children)’에 기부하는 전시 ‘아트로드77 아트페어’를 보고 꿈에 대한 확신이 생겼다고 합니다. 예술과 나눔이 접목된 한 편의 전시가 그의 고민을 해결해준 셈인데요. 새 출발을 앞두고 많은 고민을 하고 있다면 미술관 혹은 박물관을 찾는 건 어떨까요? 마음의 안정과 심심한 위로를 받을 수 있을 겁니다. 새로운 영감도 얻을 수 있고요.
지금까지 수고한 수험생 여러분의 앞날에 행복이 가득하길 바랍니다. 아울러 모두들 오늘 소개해드린 풍성한 전시를 즐기며 따뜻한 겨울 보내세요!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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