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모로우 에세이] SNS세대의 운동법, ‘소셜 스포팅’

2015/07/17 by 홍정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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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투모로우 에세이] SNS세대의 운동법, ‘소셜 스포팅’

홍정은 맨즈헬스 코리아 에디터


 

그것 아세요? 고대 동굴 벽에도 이런 말이 쓰여 있었다고 합니다. ‘요즘 것들 싸가지 없다!’ 우스갯소리겠지만 손위 세대의 ‘요즘 것들’ 레퍼토리가 몇 천 년이 흘러도 변함없는 건 분명합니다. 비교적 ‘요즘 것’인 저 역시 기성 매체나 손윗사람들에게서 이런 얘길 많이 듣고 자랐습니다. 컴퓨터와 휴대전화만 들여다보고 자라 건강하지 못하다, 사람 대할 줄 모른다, 자기 생각만 한다….

 

‘요즘 것들’ 편견이 억울한 1인의 항변

그런데 우려 섞인 핀잔(?)을 들을 때마다 왠지 억울했습니다. ‘정말 우리 세대가 신체 기능이 퇴화하는 동물인 걸까? 대인관계나 소통 능력이 부족한 걸까? 왜 우리 세대의 이런 모습이 문제점으로 지적되는 걸까?’ 이런 고민을 하다 지난봄, 취재를 하며 기막히게 좋은 ‘반박 근거’를 찾았습니다. 최근 스포츠 트렌드로 자리 잡고 있는 일명 ‘소셜 스포팅(social sporting)’이 그겁니다. (‘소셜 스포팅’은 취재 도중 접한 현상을 정의하기 위해 제가 만든 용어입니다.)

해변에서 비치볼 놀이 중인 사람들

소셜 스포팅의 개념은 아주 간단합니다. 다양한 소셜 네트워킹 포맷을 활용, 여럿이 모여 스포츠를 즐기는 겁니다. 일종의 ‘스포츠 번개’죠. 주축은 SNS를 적극적으로 활용하는 2030세대입니다. 당연히 이런 모임의 성격은 주축 세대의 특성과 맞물리게 됩니다.

공원에 사람들이 모여 달리기 준비 운동을 하고 있습니다

소셜 스포팅의 첫 번째 특징은 ‘불특정성’입니다. 말 그대로 불특정한 시간과 장소에서 불특정 다수가 모입니다. 언제, 어디서 모임 공지가 올라올지 아무도 모릅니다. 주최자가 SNS상에 공지를 올리면 사정 맞는 사람들이 단발적으로 모입니다. 인원 제한도 없습니다. 두 명이 될 수도, 50명이 될 수도 있습니다. 그때그때 여건 되는 사람들끼리 모여 스포츠 활동을 즐기면 그뿐입니다.

두 번째 특징은 ‘간편함’입니다. 이런 모임엔 참가 자격 요건도, 구속력도 없습니다. ‘최소 출석 횟수’ 등 규칙이 많은 기존 동호회나 커뮤니티 중심 문화와는 전혀 다릅니다. ‘우리 모임’이란 집단주의에 얽매이지 않아도 괜찮습니다. 가고 싶을 때만 가도 누구 하나 뭐라는 이 없습니다. 자기 입맛에 맞게 자율적으로 활동하면 되니 신경 쓸 일도 없습니다.

 

‘불특정 다수가 간편하게 즐기는’ 스포츠

요컨대 소셜 스포팅은 간편하고 개방적인 운동 모임 체계입니다. SNS를 통해 면식 없는 이와 소통하는 데 익숙하고 개인주의 성향이 강하다고 여겨지는 요즘 젊은 세대 입맛에 딱 맞는 모임 형태인 셈이죠. 아직 국내에서 ‘소셜 러닝(social running)’이나 ‘소셜 라이딩(social riding)’ 같은 용어가 익숙지 않지만 SNS상에선 이 같은 움직임이 이미 상당수 포착되고 있습니다.

기어S를 착장하고 자전거를 타는 모습

가장 활발한 활동을 펼치고 있는 곳 중 하나가 소셜 액티비티 플랫폼 ‘프렌트립(frientrip)’입니다. 프렌트립은 누구나 쉽게 모임을 주최하고 모임에 참여할 수 있도록 장(場)을 제공하는 서비스입니다. 말 그대로 ‘플랫폼’이기 때문에 그 안에선 꽤 다양한 소셜 스포팅 활동이 진행되고 있습니다. 모임 주최자인 호스트가 ‘프립’으로 불리는 모임 정보와 활동 계획을 올리면 이용자는 자신의 일정과 관심사에 맞는 프립을 골라 참가 등록만 하면 됩니다. 달리기나 사이클처럼 간단한 생활 스포츠부터 클라이밍∙스쿠버다이빙∙서핑 같은 레저 스포츠까지 종목도 다양해 젊은 스포츠 마니아 사이에서 그 인기가 점차 높아지는 추세입니다.

해변에서 서핑 보드를 들고 있는 남자 네명의 사진입니다

2030세대는 자신들의 방식으로 주변 사람들과 교류하고 신체 활동을 즐기며 모임의 가치를 향유합니다. 단지 그 모습이 과거의 그것과 약간 달라졌을 뿐입니다. 아니, 어쩌면 그들은 SNS란 도구를 십분 활용해 이전 세대보다 한층 진화한 모습으로 스포츠를 즐기고 있는지도 모릅니다. 만나는 사람도, 경험하는 스포츠도 훨씬 다양해졌으니까요.

 

어쩌면 ‘건강한 소통’의 도구, 디지털 문명

젊은 세대가 컴퓨터나 스마트폰 화면에서만 사람들을 만난다고요? 아뇨. 그런 수단을 통해 보다 많은 사람, 보다 넓은 세상과 만나고 있습니다. 당장 프렌트립 사례를 보세요. 어르신들의 걱정과 달리 디지털 문명을 발판 삼아 정말 건강한 삶을 누리고 있지 않나요? 몸도, 그리고 마음도 말이에요.

by 홍정은

맨즈헬스 코리아 에디터 (삼성전자 에세이 필진 1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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