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투모로우 클리닉] 당신을 위한 깨알 처방전_⑥감염 빈도 최다, 헬리코박터 파일로리균

2014/12/29 by 삼성서울병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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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동안 ‘위 내부에선 세균이 생존할 수 없다’는 생각이 지배적이었습니다. 위액 속에 들어 있는 강한 산성 물질인 위산이 외부 음식물을 살균하기 때문입니다. 하지만 헬리코박터 파일로리(Helicobacter pylori, 이하 ‘헬리코박터’)균이 위 점막과 점액 사이에서 생존한다는 사실이 밝혀졌고, 이 세균은 위암 발병의 원인 중 하나로 보고되고 있습니다. 오늘은 인류가 가장 흔히 감염되는 세균인 헬리코박터균에 대해 알아보겠습니다.

 

헬리코박터균이란?

헬리코박터 파일로리 패널을 들고 있는 위 캐릭터 이미지입니다.

헬리코박터균은 크기가 300mm분의 1 정도정도로 나선형을 띠는데요. 다른 세균과 달리 많은 양의 요소 분해 효소 ‘우레아제(urease)’를 갖고 있어 강산성 상태인 위에서도 생존할 수 있다고 합니다. 전 세계 인구의 절반 이상이 헬리코박터균에 감염돼 있을 정도로 흔한 세균이죠.

남자가 숟가락을 입안으로 넣고 있는 모습입니다.

헬리코박터균은 분변이나 침, 구토물 등을 통해 사람들 사이에서 전염되는데요. 선진국의 감염률은 낮은 반면, 경제 수준이 낮고 좁은 공간에서 많은 인원이 밀집해 생활하는 개발도상국이나 후진국 사람들의 감염률은 높게 나타납니다. 우리 나라의 소아 감염률은 선진국의 소아 감염률과 큰 차이를 보이지 않는데요. 성인의 경우 3분의 2가 감염돼 있을 정도로 널리 퍼져있습니다. 20세 이상에서 감염률이 급격히 오르고, 40대에서 79.8%란 최고 수치에 도달한 후 약간 감소되는 추세입니다. 수십 년 후엔 우리 나라의 헬리코박터균 감염률이 낮아져 선진국과 비슷해질 거라 예상할 수 있습니다.

 

나도 헬리코박터균에 감염됐을까?

내시경을 하고 있는 의사들의 모습입니다.

헬리코박터균 감염 여부를 진단하는 방법엔 크게 두 가지가 있는데요. 내시경 검사가 필요한 침습적 방법이 하나, 내시경 검사가 필요하지 않은 비침습적 방법이 다른 하나입니다. 침습적 방법엔 조직 검사, 배양 검사, 요소 분해 효소 검사가 있고 비침습적 방법엔 혈청 검사와 요소 호기 검사가 있는데요. 각각 장단점이 있어 검사 목적과 환자의 질환 등 여러 임상 상황에 따라 다르게 적용됩니다.

위 속에 생존하고 있는 헬리코박터균을 표현한 이미지입니다.

최근 위암 예방을 목적으로 헬리코박터균 감염 유무를 검사하거나 감염 치료를 받기 위해 병원을 찾는 사람이 많습니다. 헬리코박터균 감염률이 높은 나라에서 위암 발병률도 높고 위암 환자에게 헬리코박터균이 흔히 관찰되기도 해 세계보건기구(WHO)는 헬리코박터균을 발암 인자의 하나로 간주했는데요. 아직까지 헬리코박터균 감염을 치료해 위암 발생률이 감소했다는 뚜렷한 연구 결과는 없습니다. 하지만 헬리코박터균 치료에 관한 지침엔 위암으로 내시경 절제 치료를 받은 경우 위암이 재발하는 걸 막기 위해 제균 치료를 권장하고 있죠. 현재 위암 예방을 위해 헬리코박터균을 꼭 치료하는 게 좋은지 대규모 연구가 진행되고 있다고 합니다.

위 속에 생존 중인 헬리코박터균을 표현한 이미지입니다.

소화성 궤양을 앓고 있는 환자는 헬리코박터균 감염 유무를 검사하고 감염됐을 땐 꼭 치료를 해야 재발을 막을 수 있습니다. 소화성 궤양은 재발이 흔한 질병인데요. 헬리코박터균 감염을 치료한 후엔 재발률이 현저히 감소했습니다. 십이지장 궤양의 경우 치료 후 1년 이내에 재발할 확률이 50% 이상인데요. 헬리코박터균 감염을 치료하자 재발률이 10분의 1 정도로 감소했습니다. 이 외에도 의료진의 판단에 따라 감염 치료를 진행할 수 있습니다.

 

흡연자는 치료가 어렵다? 

약제 사진입니다.

헬리코박터균 감염은 몇 가지 항생제와 위산 억제제를 조합한 약제를 복용해 치료합니다. 일반적으로 1주에서 2주간 복용하도록 지시하는데요. 1차 약제 복용으로 전체 환자의 70% 정도는 세균이 제거됩니다. 나머지 30%는 2차 약제를 복용하는데요. 이는 대부분 항생제 내성균 때문입니다.

그밖에 헬리코박터균 감염 치료에 실패하는 또 다른 이유로 흡연이 있습니다. 흡연자의 경우엔 치료가 잘 되지 않을 수 있습니다.

헬리코박터균 감염 치료와 관련된 부작용은 비교적 흔하게 발생합니다. 약제를 복용한 환자의 절반 이상이 구역질·구토·설사·복통·쓴맛 등의 증상을 호소하는데요. 대부분 경미한 정도지만 일부는 약제 복용을 중단할 정도로 심한 부작용을 보이기도 합니다.

개인접시에 음식을 덜고 있는 모습입니다.

헬리코박터균은 발견 시기와 상관 없이 적절한 치료를 받으면 95% 이상 제거되는데요. 시중에 판매하는 요구르트를 장기 복용하기 보단 일정 기간(1~2주) 동안 제균약을 복용하는 게 효과적입니다. 헬리코박터균 감염을 예방하기 위해 특별한 식이 조절은 필요하지 않지만 음식을 한 그릇에 놓고 다같이 먹는 생활 습관은 고치는 게 좋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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