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특집 4부작 릴레이 칼럼] 사물인터넷(IoT)을 말한다_③CES 2015의 주인공, 사물인터넷

2015/01/14 by 김학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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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학용 부산대 산학협력단 사물인터넷연구센터 교수


올해도 어김없이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소비자가전전시회 CES(Consumer Electronics Show)가 개최됐다. 1967년부터 열리기 시작한 이 전시회는 TV·세탁기·냉장고 등 최첨단 가전제품이 전시되는 명실상부 세계 최대 가전전시회다. CES 2015는 140여 개국에서 3500여 개 기업이 참가했으며 국내에서도 삼성전자·LG전자를 비롯, 100여 개 기업이 참여해 첨단 기술력을 뽐냈다.

CES 2015 삼성전자의 사물인터넷 부스 전경입니다.

그런데, 놀랍게도 올해 CES의 주인공은 최첨단 가전제품이 아닌 ‘사물인터넷(Internet of Things)’이었다. 전체 참여 기업의 25%에 이르는 900여 개 기업이 웨어러블 디바이스, 스마트홈, 그리고 스마트카로 대표되는 사물인터넷 관련 제품과 서비스를 발표하고 전시했으니 허황된 이야기는 아닌 것 같다.

도대체 사물인터넷이 뭐길래 가전전시회에서 이렇게 많은 관심을 끌고 있는 것일까? 통상적으로 사물인터넷은 ‘사람, 사물, 장소 등 세상에 존재하는 모든 유·무형의 것들(things)이 서로 연결돼 사람들이 생활하거나 일하는 방식을 편리하게 해주는 일종의 패러다임 전환’으로 설명된다.

키보드에 커넥트라고 '연결'을 뜻하는 키가 쓰여있습니다.

1969년 인터넷이 탄생한 이후부터 다양한 것들을 인터넷에 연결하려는 시도가 지속돼 왔다. 그런데 이제 와서 사물인터넷이 본격적으로 주목받는 이유는 무엇일까? 흔히 언급되듯 반도체 기술 발전에 따른 디바이스의 소형화와 저전력화, 표준화, 그리고 가격 하락 때문일 수도 있다. 하지만 이런 이유만으로는 설명되지 않는 부분이 존재한다. 바로 ‘자연스러운 사용자 경험(UX, User eXperience)’이다.

사용자 경험은 사용자가 특정 제품이나 시스템, 혹은 서비스를 이용하면서 세상과 소통하고 관계를 맺어가는 일련의 방식을 통칭하는 말이다. 컴퓨터를 예로 든다면 사용자가 소기의 목적을 이루기 위해 키보드로 명령을 입력하거나 마우스를 클릭하고 모니터로 그 결과를 확인하는 일련의 행위를 일컫는다.

그런데 2010년 국내에 스마트폰이 등장하면서 사람들이 세상과 소통하는 방식은 크게 달라지기 시작했다. 스마트폰이나 인터넷과 연결되는 다양한 기기에 사람들과 관련된 각종 데이터를 수집하는 센서들이 탑재되기 시작했기 때문이다.

갤럭시 기어의 제품 이미지입니다.

이 같은 기기를 ‘스마트 커넥티드 디바이스(Smart Connected Device)’라고 부른다. 갤럭시 기어와 같은 스마트 시계, 핏빗(FitBit)이나 미스핏(MisFit) 등의 스마트 밴드, 구글 글래스 같은 스마트 안경 등이 대표적 예다. 이 같은 웨어러블 디바이스들은 착용자의 의지와 상관없이 항상 그들의 움직임이나 건강상태를 관찰할 수 있다. 온도·습도·밝기·중력 등과 같은 주변 환경 정보를 실시간으로 파악하는 일도 가능하다.

이렇게 측정된 데이터를 바탕으로 웨어러블 디바이스는 착용자를 대신해 주변 사물들에게 사용자에게 도움이 되는 서비스를 요청한다. 말 그대로 사물들끼리 서로 소통하면서 자연스러운 사용자 경험을 제공하게 되는 것이다.

왼쪽엔 사무실의 모습이, 오른쪽엔 사무실의 온도조작부의 모습이 그려져 있습니다.

예를 들어보자. 사무실 내 온도가 너무 낮다고 판단하면 스마트 시계는 온풍기 가동을 요청하게 된다. 만약 오후 12시가 되면서 사무실 안에 있던 모든 사람이 점심을 먹으러 나가면 온풍기를 비롯, 조명이나 사용되지 않는 전원들을 자동으로 차단해 에너지를 절약할 수도 있다.

이처럼 다양한 사물이 서로 소통하면서 사람들에게 편리를 제공하는 일련의 과정을 사물인터넷이라고 한다. 이러한 개념을 가정에 적용한 형태가 스마트홈, 자동차에 적용한 형태가 스마트카다. 즉, 스마트홈이나 스마트카는 단순히 고성능 가전제품이나 최고급 자동차들을 단순히 연결해놓은 형태와 다르다. 사용자가 바랄지도 모르는 서비스를 알아서 제공해주는 ‘센스 있는’ 가전제품이나 자동차 기반 서비스를 의미하는 것이다.

삼성전자의 식기세척기, 로봇청소기, 세탁기, 오븐, 제품이 왼쪽부터 시계방향으로 나타나 있으며 가운데엔 스마트홈이라고 써 있습니다.

이런 관점에서 CES 2015에 소개된 사물인터넷 제품이나 서비스들은 한눈에 봐도 1년 전 그것보다 진일보했다. 삼성전자도 거실·주방·침실로 구성된 스마트홈, 스마트카가 보관된 차고 등의 상황에서 사물인터넷 기반 서비스가 어떻게 제공될 수 있는지 제시하고 있다. 또한 20여 종의 냄새를 구분하는 후각 센서와 미세한 움직임을 파악하는 동작인식 센서 등 사물인터넷 서비스를 효과적으로 구현하는 데 핵심이 되는 다양한 센서를 소개한 점도 주목해야 한다.

그동안 단순히 스마트폰에 연결돼 걸음걸이나 수면 패턴 정보만 보여주던 웨어러블 디바이스들도 CES 2015에선 다른 사물이나 서비스에 연결되는 모습이 발견되고 있다. 피트니스 플랫폼을 제공하는 아이핏(iFit)은 침대와 연결돼 착용자의 몸 상태에 따른 맞춤형 잠자리 제공 서비스를 선보였고, 소니의 ‘스마트 B-트레이너(Smart B-Trainer)’는 달리는 속도에 맞는 음악을 자동으로 선곡해주는가 하면 다양한 훈련 프로그램을 음성으로 안내해주기도 한다.

BMW 사장이 CES 2015 기조연설에서 스마트카에 대해 설명하고 있습니다.

스마트카와 관련해선 운전자 없이도 주행이 가능한 자동주행(Self-Driving) 자동차나 무인주차가 가능한 자동차도 눈에 띄었지만, 무엇보다 인상적이었던 부분은 스마트 워치를 이용해 자동차를 호출하는 장면이었다. 프리켄슈타인 BMW 부사장이 삼성 스마트 워치에 대고 “날 데리러 와(Pick me up)”라고 말하자 BMW 차량이 스스로 주차장을 빠져나오는 모습은 모두를 감탄하게 만들기에 충분했다. 이 외에도 운전자의 동작과 음성을 바탕으로 자동차 조작을 제어하거나 내비게이션과 음악 서비스를 제공하는 콘텐츠 서비스도 인상 깊었다.

CES 2015는 놀라움에서 시작해서 놀라움으로 끝나는 행사였다. 하지만 사물인터넷 기반 서비스는 아직까지 대부분 개념적이거나 단편적이고 파편화된 형태에 그치고 있다. 또한 여전히 상당수의 사물인터넷 서비스는 사용자보다 서비스 제공자 관점에서 기획되고 있는 것도 현실이다. 조만간 모든 사용자가 환영하는 진정한 사물인터넷 서비스가 출현하길 기대하며 글을 맺고자 한다.

by 김학용

부산대 사물인터넷산학협력단 교수 (삼성전자 전문가 필진 3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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