추첨에서 본식까지 낱낱히 파헤쳐보는 서초사옥 결혼식 리뷰!

2011/05/10 by 블로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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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7블로거스와의 만남 삼성전자 사람들의 진실하고 솔직한 이야기! 77명 임직원 필진(블로거스)들이 전하는 세상사는 이야기와 삼성전자 이야기를 지금 만나보세요.

바야흐로 계절의 여왕이라는 봄이 찾아왔다.

어느덧 부드러워진 바람과 따스해진 햇살… 그리고 늘어난 결혼식!!!

이번 달에 받은 청첩장만 벌써 4건이다.

결혼준비에 한창인 지인들을 바라보고 있으니, 작년의 내 모습과 겹쳐지며 그 어느 날 보다 아름다웠던 우리의 결혼식 날이 떠올랐다.

#1 1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서초 사옥에 당첨되다! ▲ 1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서초 사옥에 당첨되다!



신랑과 나는 스무 살 무렵 대학교 동아리에서 처음 만났다.
처음엔 친구에서 연인으로, 그리고 내가 입사를 한지 1년 만에 신랑이 같은 회사 같은 사업부에 입사하게 되었으니 인연은 인연이다.  그리고 작년 봄, 약 5년 간의 열애 끝에 결혼을 결심하게 되었다.

결혼을 준비하면서 부서 내의 동기, 선배들로부터 『결혼도움방』 과 『사내 예식장』 의 정보를 듣게 되었는데, 그런 곳이 있다는 것은 알았지만 자세한 사항을 알지 못했기에 그야말로 신세계에 발을 들여놓은 기분이었다.  그룹에서 운영하고 있는 『결혼도움방』 은 스튜디오, 메이크업, 한복, 드레스, 예물 등 예식과 관련된 많은 업체들과 협력을 맺어 임직원들에게 저렴하게 서비스를 공급해주고 있었고 서초사옥을 비롯해 삼성생명, 삼성화재 등 세 곳의 『사내 예식장』 도 운영하고 있었다.
 
사내 예식장을 이용하려면 적어도 6개월 전에 공개 추첨에 참가해야 하기 때문에 우리는 상견례도 하지 않은 채(물론 부모님께 말씀은 드렸다) 5월 추첨, 그러니까 11월 예식에 도전해보기로 했다.  그러나 약 180명의 참석자들 가운데 저주받은 내 손은 78번을 자랑스럽게 뽑아 올렸다.
딱히 원하는 날짜가 있었던 것은 아니지만 신혼 여행을 고려해 볼 때 토요일이 좋았고, 경상도에서 올라오실 시댁 어른들을 생각하면 오후 시간대를 골라야 했기 때문에 결국 내 차례까지 오지 않았다.
그렇게 사내예식장의 꿈은 멀어져 가는 듯 싶었다.

결혼 준비는 착착 진행되어 5월 셋째 주 주말, 양가 상견례를 마쳤다.

다행스럽게도 양가 부모님께서 결혼식 전반에 대한 준비를 우리에게 일임하셨기에, 주말마다 예식장을 돌아다니며 꼼꼼히 살펴본 후 가장 조건이 좋은 곳에 계약을 걸어두었다.

아래 표는 내가 예식장을 돌아다닐 때 들고 다니며 꼼꼼히 체크하던 체크리스트!!

 

A 웨딩홀

B웨딩홀

C웨딩홀

단독홀

단독홀

단독홀

예식장

예식간격

1시간

1시간 30

1시간 30

홀 수용인원

250

250

200

연회장 인원

400 /500

350/ 350

400 / 200

2부 행사

X

X

X

주차장

무료시간

2시간

1시간 30

2시간

공간

1300

400

500

교통편

근처역

XXX (3)

XXX (3)

XXX (7)

이동방법

도보

도보/셔틀

셔틀

장점

현악 3중주&케익커팅 S/V
신부의 동선이 편리

주차장이 넓음

현악 3중주&케익커팅 S/V
신부대기실 넘 이쁨

독특한 복층홀

하우스 웨딩 느낌
부페가 맛있음
지방손님 교통편함(IC근처)

단점

예식홀 천정낮음
복합건물 내부에 위치

예식홀(17F)과 피로연장(4F)이 떨어져있음

대중교통 불편
복합건물 내부에 위치

보증인원

250

300

300

예식 가능 시간

12 / 3

2

2

예식장 사용료

식사

종류

한정식

부페

부페

식대

                        ▲ 이렇게 비교를 해 두면 객관적으로 자신이 원하는 웨딩홀을 선택할 수 있다.

결혼 준비에 정신없는 하루하루를 보내던 중, 6월 추첨 일이 코 앞으로 다가왔다.
이번에 도전하면 겨울 예식이라는 점이 조금 망설여지긴 했지만 꿈에 그리던 전자 인들의 로망, 서초 사옥이 아니던가!  혹시 모르니 한 번 더 해 보자는 생각이 들어, 큰 기대없이 신랑을 보냈다.
그리고 걸려 온 전화……

“나.. 14번 뽑았어! 이거 될 것 같은 데, 오후 5시 예식이라도 상관 없나?”

그렇게 우리는 10대 1의 경쟁률을 뚫고 서초 사옥에서 예식을 하게 되었다.                                                       

#2 스메드, 끝없는 선택의 기로에 서다!
▲ 스메드, 끝없는 선택의 기로에 서다!


예비 신랑, 신부라면 누구나 안다는 그 단어, 바로 ‘스드메’ 혹은 ‘스메드’
결혼을 준비할 때 가장 신경을 쓰게 되는 스튜디오와 메이크업, 드레스를 줄여서 그렇게 부른단다.  나도 결혼을 준비하는 과정에서 처음 들었다.

흔히들 인생은 본인이 살아오면서 선택한 모든 것들의 결과라고들 하지만, 결혼 준비를 하다보니 뭐 이리 선택할 것이 많은지…  하루에도 몇 번씩 선택의 기로에 서게 되니  엄청난 피로와 부담감이 몰려와 차라리 ‘혼인 신고만 하고 덥석 살아버리면 안되나?’ 싶은 심정까지 들었다.

그 중에서 가장 큰 난관은 바로 ‘스드메’ 업체 선정이었다.

대부분의 예비 신혼부부들이 애용하는 웨딩 컨설팅 업체를 이용할 경우 손쉽게 본인에게 맞는 ‘스메드’ 업체와 계약을 할 수 있지만 컨설팅 업체마다 협력을 맺은 곳이 달라 업체가 제한되어 있고 비용도 결코 저렴한 편이 아니었다.  게다가 내 경우에는 꼭 찍고 싶은 스튜디오가 있었기에 나머지 준비는 『결혼 도움방』의 힘을 빌리기로 했다. 

처음엔 『결혼 도움방』을 이용하는 것이 가격적인 측면에서만 이득이 있다는 생각을 했다.  소위 ‘싼게 비지떡이다’ 는 말도 있지 않은가!  그런데 생각보다 유명한 업체들이 많이 포함되어 있었다.  가장 좋았던 점은 업체와 흥정을 할 필요 없이 결혼 도움방에서 고시한 가격 그대로 계약을 진행한다는 점이었다.  다만 결혼 도움방은 컨설팅 업체가 아니므로 본인이 직접 플래너의 역할을 해야 한다.

‘스메드’ 중 신부들이 가장 중요하게 여기는 것은 아무래도 드레스가 아닐까?  나 역시 결혼 날짜가 잡히자마자 각종 결혼 준비 커뮤니티에서 다른 사람들이 입은 드레스를 보며 군침을 흘리고 있던 터라 가장 먼저 홈페이지에 나와 있는 드레스 업체에 전화를 걸어 삼성 임직원임을 밝히고 약속을 잡았다.

첫 번째로 전화를 걸었던 샵에서 각 드레스 샵의 느낌을 비교하기 위해서는 되도록이면 하루에 다 돌아보는 것이 좋다고 하여 시간차를 두고 특히 마음에 들었던 세 군데 샵을 둘러보기로 했다.

그리고 드디어 드레스를 입어 보는 날…
‘어린 시절에 보았던 만화에서는 촌스럽기 그지없는 주인공들도 ‘짜잔’ 변신을 하고 나면 다른 사람으로 바뀌던데, 과연 나도 그렇게 될 수 있을까?’
비록 현실에서는 정리 안된 살들이 거울 너머 나를 노려볼지언정 마음 한 편으로는 내심 잔뜩 기대를 하고 첫 번째 드레스 샵을 방문했더랬다.
상담해주시던 원장님께서는 보기만 해도 화려한 공주풍의 드레스를 세 벌이나 입혀 주셨고 신랑은 처음엔 살짝 놀란 듯 했지만 이내 냉정을 되찾고 칼같은 평가를 내리기 시작했다.

“음..  이건 안 어울리는데? 아까 게 더 낫다”

드레스를 입으면 신랑의 눈이 하트로 변하며 감탄사를 연발한다고, 그 누가 그랬던가!
마라톤과 같았던 웨딩 촬영 #3

  ▲ 마라톤과 같았던 웨딩 촬영

대부분의 인기있는 스튜디오들은 촬영 일정을 잡는 것이 만만치 않은 일이라, 적어도 촬영일 3개월 전에 찾아가야 원하는 시간대에 예약이 가능하다.  물론 평일에 촬영을 한다던지, 동시에 여러 커플을 촬영하는 대형 스튜디오의 경우에는 예약이 조금 수월한 편이다.

내가 찾아간 스튜디오 역시 일정을 잡기가 어려워 남아있는 주말이 아침 시간 밖에 없었다.  결국 토요일 오전 10시로 약속을 잡았는데, 촬영이 10시면 메이크업 샵에는 6시까지 도착해야 한다는 청천벽력같은 이야기를 들었다.  역시…  그래서 오전 타임이 비어있었던 것이다.

기대하고 기대하던 웨딩 촬영 당일.
3개월 전에 촬영 일정을 잡은 만큼, 제대로 된 다이어트를 해서 완벽한 드레스 핏(?)을 사진으로 남기겠다는 굳은 결심은, 바쁜 결혼 준비로 인해 물 건너간지 오래…  결국 하루 전날 저녁을 굶는 것으로 타협해야 했다.
새벽부터 메이크업 샵에 도착해 화장을 하고 가발도 붙였다.  내 머리카락은 꽤 긴 편이었는데, 가발을 쓰면 머리가 더 풍성해져서 사진에 예쁘게 나온다는 말에 추가비용 10만원을 주고 가발을 붙였다.  역시 웨딩 업체 사람들은 다들 장사를 잘한다.  메이크업을 마치고 드레스를 입고 밖에 나와 거울을 보니 과연, 다른 사람이 앞에 서있는 것 같은 기분이었다. 

거울을 보고 있는 신부

   ▲ 어디… 화장이 잘 먹었나?

치장을 마치고 스튜디오로 이동해 촬영 감독님과 오늘 촬영할 컷들에 대한 설명을 들었다.  평소와 다른 모습에 기분이 한껏 고양된 나는 촬영 감독님의 다소 민망한 주문에도 자신있는 미소로 척척 잘 대응해냈다.  문제는 평소 무뚝뚝하기로 소문난 신랑이었다.  보기만 해도 어색해지는 저 미소라니!  덕분에 같은 장면을 몇 번이나 촬영해야 했다.

촬영은 6시간 동안 이어졌다.  같은 장소에서 소품을 바꿔 가며 찍고, 포즈를 바꿔서 찍고, 드레스를 바꿔서 찍고, 볼레로를 걸쳤다가 머리에 코사지를 꽂았다가 올림머리를 하기도 했다.  후반부에는 야외 촬영까지 이어졌다. 

옆으로 누워 구도를 살펴보고 있는 사진작가의 모습

  ▲ 멋진 구도를 잡기 위해 온 몸을 불사르시는 사진 작가님

어느새 입가에는 경련이 일어나 제대로 웃지도 못하고, 전날 저녁부터 굶은 배는 등짝에 달라붙을 것만 같았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S 라인을 위해 허리에 힘을 주고 등을 바짝 세우고 팔뚝은 꼿꼿하게 바른 자세를 유지해야 했다.

오 마이 갓! 웨딩 촬영은 공주 놀이가 아니라 마라톤이었다.
끝까지 최고의 모습을 남기고 싶다면 체력 관리는 필수!  혹시 라도 나처럼 급하게 다이어트를 하겠다고 전날 저녁부터 굶었다간 촬영 내내 후회하게 될지도 모른다.
#4 너무나 아름다웠던 그날, 본식

 ▲ 너무나 아름다웠던 그날, 본식

그 날 아침엔 이상스레, 별로 긴장되지 않았다.
여느 때와 다름없이 아침 일찍 일어나 샤워를 하고, 부모님과 함께 아침을 먹은 후 막 문을 연 꽃집에 가서 예식 때 양가 어머님께 드릴 싱싱한 장미 두 다발을 샀다.  그리고 미리 약속한 시간에 맞추어 미용실로 향했다.
오후 5시 예식이라 시간이 꽤 넉넉하다고 생각했는데, 메이크업을 마치고 드레스를 갈아입고 나니 벌써 시계가 3시를 막 지나고 있었다.  서둘러 짐을 챙겨 예식장으로 떠났는데, 식장으로 향하는 차 안에서부터 신랑은 잔뜩 긴장했는지 얼이 빠진 표정이었다.

토요일 오후라 그런지 메이크업 샵에서 식장까지 거리가 얼마 되지 않는데도 시간이 꽤나 걸렸다.  식장에 도착했을 때는 벌써 4시!  곧바로 사람들의 손에 이끌려 신부 대기실에 갇혀 버렸다.
플래너 없이 진행을 한 터라 일이 잘 되어가는지 하나하나 신경을 쓰고 싶은데, 새장에 갇혀 오도가도 못하는 신세가 되니 답답해 죽을 것 같았다.

결국 휴대폰을 놓지 못하고 신부대기실에 찾아오는 친구들에게 포토 테이블은 잘 설치 되었는지 물어 보고, 결혼 도움방 지배인님께 동영상 및 예식 식순 관련 사항을 몇 번씩 되물으며 부산을 떨었는데 다행히 사전에 부탁 드렸던 대로 꼼꼼히 진행해주셨다.
예식 포토테이블

▲ 예식 당일 내 눈으로 보지 못해 가장 불안했던 포토 테이블


그리고 드디어 식이 시작되었다.
노래를 썩 잘하는 편은 아니지만 예식 때 이벤트를 위해 신랑과 함께 녹음실을 빌려 김동률의 『욕심쟁이』라는 곡을 녹음했었는데, 다시 봐도 손발이 오글거리는 그 뮤직비디오를 관객들에게 예식 시작과 동시에 틀어 주었다.  그리고 노래가 끝날 때 쯤 아빠 손을 잡고 단상을 향해 걸어 들어갔는데…
맙소사! 식이 시작한지 얼마 되지도 않았는데 얼마나 울었는지 화장이 번진 엄마와 눈이 마주쳐 버렸다.
초에 불을 붙이고 있는 어머님들의 모습

 ▲ 초에 불을 붙일 때부터 이미 눈가가 촉촉해진 울 엄마 (핑크색 치마)


그제서야 긴장이 밀려들기 시작했다.
머릿 속이 새 하얘지면서 심장이 미친 듯이 쿵쾅거리기 시작했다.  설상 가상으로 다음 순서는 서로를 향한 사랑의 서약을 다짐하는 순서였다.  떨리는 목소리로 준비해 온 내용을 한 줄 한 줄 읽어 가던 나는 결국 왈칵, 눈물을 쏟고 말았다.  역시 결혼할 때 엄마를 쳐다보면 안 된다는 선배들의 조언이 정답이었다.

주례를 생략한 대신 시아버님께서 단상에 올라오셔서 혼인이 성립됨을 선언해주셨고 엄마와 마찬가지로 눈시울이 붉어지신 아빠는 하객들에게 인사를 건네고 우리 부부에게 단 한마디 강렬한 덕담을 남기셨다.

“잘 먹고 잘 살아라!!”

무려 11대 종손인 울 아버지도 딸 앞에선 한없이 따뜻한 ‘딸바보’ 였나보다.

큰 일을 한 번 치르고 나면 주변 사람을 돌아보게 된다고 하던가?
작년의 결혼식은 우리 부부에게 있어 단순히 아름다운 추억일 뿐 아니라, 주변 분들께 참 많은 사랑을 받고 있다고 느끼게 해 준 계기가 되었던 것 같다.

아빠 말씀 대로, 잘 먹고 잘 살아야지!

 

한송이

 ※본 블로그에 게시한 글은 개인적인 것으로 삼성전자의 입장, 전략 또는 의견을 나타내지 않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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