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버지와 함께 한 1박2일 제주도 자전거 완주기 – 3편
Day 3 – 여정의 마무리, 아쉬움은 추억으로…
일정이 짧다보니 벌써 마지막 날이 되었습니다. 어제 진도를 많이 나간 덕분에, 마지막 날 아침의 발걸음은 더욱 가볍습니다. 시간이 남은 만큼 제주시로 올라 가면서 중간중간 해안도로를 이용했습니다. 일주도로는 길을 잃을 염려가 없고 포장이 잘 되어 있다는 장점이 있지만, 그야말로 ‘재미가 없습니다’. 해안도로를 이용하면 이동 거리가 늘어나기는 하지만, 눈이 즐겁고 마음도 즐거워집니다.^^
역시 장비의 중요성은 수 없이 강조해도 넘치지 않습니다. 출발 전 목포에서 수리한 이후 또 다시 고장 발생! 가까스로 기술 좋고 마음씨 좋은 점포 사장님을 만나 걱정스러운 아침을 상쾌하게 시작할 수 있었습니다.
어제와는 달리 날씨가 좋습니다. 물론 변덕스런 제주도에서 아침 날씨가 얼마나 오래 간다는 보장은 없습니다만…
해안도로의 절경, 풀숲에 하얀꽃 노란꽃 마치 텔레토비 동산 같지 않나요~^^
금강산도 식후경? 자전거 일주를 하며 체력이 많이 소진되다 보니 그만큼 음식물 섭취도 중요한 것 같습니다. 특히 무엇을 먹어도 맛있는 이 시기를 놓치면 안되죠^^ 제주도의 명물, 전복죽 입니다. 맛은요? 기가 막혔습니다.
이제 고지가 멀지 않습니다. 이정표에 드디어 제주시, 제주시청이 안내되는군요!
건물도 많고 사람도, 차도 많은 문명의 세계로 돌아왔습니다. 단 이제부터는 자전거 전용 도로가 없기 때문에 조심 또 조심해야 합니다.
제주도의 대표적인 명소 중 하나인 ‘용두암’ 입니다.
풀잎 밑에 옹기종기 모여 앉은 것들 보이시나요? 흔히 풀잠자리 알로 알려져 있는데, 간혹 전설의 꽃인 ‘우담바라’가 발견됐다며 기사가 나오기도 하죠. 혹시 진짜 우담바라?! ^^
드디어 여객터미널에 도착합니다. 저 멀리 보이는 배… 올 때 탑승했던 배 보다는 훨씬 크고 좋군요!
선상에서의 일몰.
마치 수도권 지하철역의 아케이드 같죠? 카페리 내 로비입니다. 매점/식당/공연장이 잘 구비되어 있네요^^
밤 9시경, 목포항에 도착합니다. 1시간 가량을 기다린 후 KTX를 타고 용산으로 출발. 새벽 4시에 도착했습니다. 참 힘들었지만, 성취감과 추억만 기억나는 값진 여행이 아니었나 싶습니다.
목포항으로 돌아오는 카페리 내 객실에서 한 컷(제 사진이 없는 것 같아, 나름 멋지게 나온 걸로..ㅋㅋ,) 눈썰미 좋은 분들은 뭔가 발견하셨을 수도 있겠네요. 네, 티셔츠는 45기 신입연수 때 받은 단체 유니폼입니다^^ 마지막으로, 함께 자전거로 제주도를 일주하신 저의 아버지 입니다. 그리고 바우(아들녀석 이름이에요~). 시계를 보면 아직 새벽 5시도 되지 않았으나 3일만에 아빠를 봐서인지 저렇게 즐거워할 수가 없네요^^
우리나라에 제주도가 있다는 것에 감사하고, 저와 자전거 일주를 함께 할 수 있는 부모님이 계시다는 것에 감사하며, 또 나를 보고 마냥 반가워 해주는 (아직은 사리분별 못하는) 아들녀석이 있어 감사함을 느낄 수 있었던 짧지만 소중한 여행이었습니다.
지금까지 3편에 걸친 저와 저의 아버지가 함께한 제주도 자전거 여행을 읽어주셔서 감사합니다. 종종 그런 생각을 합니다. 언젠가 시간과 환경이 허락할때면, 모든 욕심 내려놓고 저 아름다운 섬에서 삶을 보내리라. 비록 한숨도 못 자고 바로 출근을 했습니다만, 머리와 가슴만큼은 제주도가 남겨준 설렘으로 가득한 하루를 보냈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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