바다 개발자가 말하는 바다의 역사
한국에선 아직 IT 매니아들 사이에서만 이름이 잘 알려져 있는 삼성의 자체 플랫폼 바다(bada). 오늘은 바다에 대한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저는 이제 바다 개발팀에 들어와서 개발에 참여한 지 갓 1년 넘은 새내기 개발자입니다. 그런 제가 감히 바다에 대해서 이야기를 해도 되나 걱정이 앞서기도 하지만, 제가 알고 있는 이야기, 건너들은 이야기들이라도 풀어가며, 바다에 대한 궁금점을 풀어볼까 합니다.
단, 제가 하는 이야기가 정확하지 않을 수도 있고, 삼성전자 bada팀의 공식 입장이 아닌 점을 분명히 알아주시면 감사하겠습니다. 일개 2년차 개발자의 짧은 견해와 감상입니다. 🙂
여러분의 추천 한방이 저희에겐 큰 힘이 됩니다 ^^
바다의 목표는 다르다?
우선 바다에 대한 간략한 소개를 하겠습니다. 바다는 스마트폰의 열풍이 불기 시작한 2010년에 삼성전자에서 공개한 독자 스마트폰 플랫폼으로, 현재 시중에는 bada 1.2 버전의 상품이 꾸준히 판매되며 나름 시장 점유율을 높여가고 있습니다. 올해 10월 중에는 bada 2.0을 탑재한 제품들이 나와 더 높은 시장 점유율이 기대됩니다.
바다라는 이름은 아시겠지만, 한국말로 지어졌으며, 영어로는 ocean과 seashore를 의미합니다. 바다는 iOS나 Android와 같은 소위 거함급 모델을 지향하지 않습니다. 소위 가성비가 좋은, 즉, 가격 대비 성능이 좋은(cost-effective), 스마트폰을 만드는 데 목표가 있다고 합니다. 그래서 누구나 사용이 가능한 쉽고 접근하기 쉬운 스마트폰을 만드는 것이 목표입니다.
많은 IT 매니아들도 bada가 피처폰 시장을 점유하지 않을까 하는 기대를 하고 있는 것으로 알고 있습니다. 개인적으로도 이것이 bada가 나아갈 길이라고 생각합니다. 다른 스마트폰에는 없는 통화 버튼과 종료 버튼을 계속 고집하여 채택하고 있기에 진입장벽을 조금이라도 낮춰 줄 것 같습니다.
참 재미 없는 정보 전달이었고요. 개인적으로 좀더 재미난 이야기를 해보겠습니다. bada는 비교적 실용적인 소비를 하려는 유럽에서 꽤나 인기있는 가성비 좋은 모델입니다. 프랑스에서는 스마트폰 판매 1위의 성과를 이루기도 한 대견한 플랫폼입니다. 스마트폰 OS 시장에서도 MS사의 윈도우폰보다도 더 높은 점유율을 차지하기도 했습니다. 곧 누적 판매 천만 대 돌파를 앞두고 있는 것으로 알려졌습니다. 잠시, 쉬어가는 의미에서 프랑스 지역에서 인기를 끌었던 바다의 광고 하나 보시죠. 🙂
또한, bada는 독자적인 생태계 구축을 위한 삼성앱스를 지원하며, 삼성앱스의 누적 다운로드 횟수도 1억 건을 돌파했습니다.
바다를 탑재한 모델들
자 이제, 바다를 탑재한 모델들을 살펴보면요. 갤럭시S와 동시대에 탄생했던 최초의 바다 플래그십 모델인 Wave, 그후 아몰레드 부족으로 인해 눈물을 머금고 LCD를 탑재하고 나온 Wave 동생 Wave37, 그리고 저가형 모델 Wave578, Wave723 등등 다양한 바다폰들이 유럽 시장에서 인기리에 판매가 되었습니다.
그 중 Wave는 개인적으로 정말 좋아하는 모델입니다. 손에 딱 들어오는 작은 크기에, 슈퍼 아몰레드 등 당시 기함급의 하드웨어 성능을 가진데다가, Ultra 시리즈를 잇는 듯한 수려한 메탈 디자인!! 현재도 개발용으로 사용 중인데, 정말 사고 싶습니다. ㅜㅜ
바다는 하루 아침에 만들어지지 않았다
이제 오늘 하고 싶은 이야기를 시작하려고 합니다. 오늘 할 이야기는 보통 참 재미없게 생각하시는 역사 이야기입니다. 누가 bada의 역사에 대해서 궁금해할지 의구심이 들지만, 극소수의 매니아들을 위해서라도 이야기를 해보려고 합니다. 이제 갓 2년차인 제가 역사를 많이 알진 못하지만, 선배님들께 들은 이야기를 토대로 이야기해 보겠습니다. 🙂
현재 시중에 판매되는 bada 1.2와 bada 2.0은 무려 10 년이 넘는 역사를 가진 플랫폼입니다. 물론 10 년 전부터 현재의 모습을 가지고 있었던 것은 아닙니다. 현재의 스마트폰의 모습이 된 것은 불과 2-3년이지만, 그 기반이 되는 플랫폼은 10년이 넘는 장기간의 발전을 해 온 플랫폼입니다.
bada의 기초가 되는 플랫폼의 이름은 SHP(Samsung Handset Platform)이며, 이 플랫폼의 시초는 모카(MOCHA, Modular & Configurable Handset S/W Architecture) 플랫폼입니다. 모카 플랫폼의 풀네임을 알게 된 지 저도 한 달이 채되지 않았는데요. 처음 이 이름을 접했을 때부터 계속 모카빵 밖에 생각이 안났습니다. 군대에 있을 때 참 좋아했던 빵인데요. 🙂
모카 플랫폼은 소프트웨어가 중요한 경쟁력으로 부상할 것을 예상하여 압구정동에 설립되어 수많은 소프트웨어 인재들을 육성하던 삼성전자 소프트웨어연구소에서 개발한 플랫폼입니다. 연구소는 앞으로의 휴대폰 시장에서 복제가 용이하며, 다양한 기능의 지원이 비교적 쉬운 플랫폼의 개발이 필요하다 생각하여, 자체적으로 모카 플랫폼을 개발하고 있었습니다.
모카 플랫폼은 사업부의 작업이 아닌 연구소의 작업이었기에 쉽게 주목받지는 못했습니다. 하지만, 모카 플랫폼은 2001년 영국의 보다폰에서 3세대 이동통신(3G 통신)용 단말의 제작을 요구하면서 삼성전자 내에서 부각되기 시작하였습니다.
이 때까지, 화상통화를 구동시킬 플랫폼이 준비가 되지 않아, 보다폰의 요구사항을 시간 내에 만족시키기 어렵다 판단한 무선사업부는 해당 프로젝트를 포기했습니다. 그 때, 소프트웨어연구소에서 모카 플랫폼이라는 구세주를 안겨주었습니다. 이미 모카에는 3G 기술의 대명사인 동화상 기술까지 구현되어 있었기 때문에 도전해 볼 수 있었습니다.
이에 모카 플랫폼 개발팀을 포함한 프로젝트팀은 3G 테스트망이 깔려있는 스페인으로 개발 출장을 떠나서, 밤낮으로(ㅠㅠ) 연구, 개발하여 유럽 최초의 3세대 이동통신 휴대폰으로 SGH-Z100을 출시하게 됩니다. 이후 성공적인 모델을 론칭한 모카 플랫폼은 SHP라는 플랫폼으로 개선되어 3G망을 이용하는 많은 휴대폰에 탑재됩니다. SHP는 연간 삼성전자에서 출하하는 2억 대의 휴대전화 중 5~6000만 대의 휴대폰에 탑재되어 판매 되었으며, 시간이 지나면서 점점 더 많은 기능을 제공하게 됩니다.
이렇게 10년이 넘는 세월 동안 삼성전자 무선사업부에서 빛나는 역할을 해온 SHP는, 2010년 스마트폰의 대중화와 함께 멀티터치, 3D 그래픽, 개선된 UI 등 다양한 기능을 업그레이드하고, 그 위에 여러 가지 어플리케이션을 개발할 수 있고, 마켓에서 다운로드하여 설치할 수 있는 OSP(Open Services Platform)라는 미들웨어 레이어를 추가하며 bada라는 플랫폼으로 발전하게 됩니다. 또 한번, 변화하는 시대에 준비된 플랫폼으로써 무선사업부의 대표 플랫폼 역할을 하게 되는 것이죠.
bada는 2010년 bada 1.0으로 Wave를 발표하고 이후 1.2로 업그레이드를 하였습니다. 그리고 오는 10월에 bada 2.0을 통해 더 강력해진 기능들과 UI를 통해 더 좋은 모습을 보여 주려고 합니다. bada 2.0을 탑재한 Wave3를 필두로, 다양한 라인업의 제품들로 다시 한번 소비자에게 다가가려고 합니다.
포스팅이 너무 길면 요약을 요구하는 시대에 살고 있기에, 이제 그만 줄입니다. 차후 bada2.0의 새로운 UI와 기능, 그리고 bada의 미래 비전 등을 소재로 계속 이야기하고 싶습니다.
마지막으로, bada 개발팀의 홍준성 상무님(Justin hong)의 트위터 중 가슴에 와닿는 트윗을 소개하며 끝냅니다.
하루가 멀다하고 새로운 뉴스와 비평 등이 쏟아진다. 너는 왜 덜 혁신적이냐고, 덜 미래를 준비했냐고. 나는 더 높이 뛰었다. 더 낮은 곳에서부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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