토종 브랜드로 맞서라! PAVV가 탄생하기까지

2010/06/01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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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형 프로젝션TV ‘파브’, 수입선다변화제 폐지를 돌파


대~한 민국 ,3년전 삼성전자의 발빠른 대비가 없었다면 우린 지금 일본TV로 응원했을지도 몰라,대형 프로젝션TV완비 "2002한일월드컵 함께 응원합시다"-ㅇㅇ호프-

오늘은 어디와 경기하지?”

2002년 6월, 한일월드컵 축구경기가 진행되던 그 한 달은 대한민국 역사 이래 가장 들뜬 기간이었다. 광화문·서울시청 일대와 같이 열린 광장이 아닌 바에야 사람들은 경기가 임박해지면 삼삼오오 무리를 지어 호프집이나 소주방으로 몰려갔다. 편안하게 경기를 볼 수 있기 때문이다.

 이 무렵은 TV화면이 더 큰 집이 더 많은 손님을 유치했고, 그래서 문 앞에 <대형 프로젝션TV 완비>라고 써 붙이고 손님을 끄는 집도 꽤 있었다. 대형 프로젝션TV가 대중화하지 않았으면 찾기 어려운 풍경이었다.

42인치 대형 프로젝션TV는 삼성전자가 국내 최초로 프리미엄급 TV를 출시하며 대형TV 시장을 이끄는 데 맹활약한 주역이었다. 이 대형 프로젝션TV가 아니었다면 대한민국 국민들은 어쩌면 일본산 대형TV로 한국대표팀을 응원했을지도 모르겠다. 한일 월드컵 개최 3년 전인 1999년 삼성전자가 수입선다변화제도 폐지를 대비해 대형TV 시장을 선점하지 않았다면 말이다.


탄생 1999 국내 최조 프리미엄 TV, 여기 내구역이야!, 삼성이 나와바리를 선접했스무니다, 수입서 다변화폐지, 출시1년 시장점유율 50%


높이 168cm로 웬만한 성인의 키와 맞먹는 TV. 크기도 크기지만 가격표를 보면 더욱 놀란다. 소형 승용차보다 비싼 758만 원. 프로젝션TV 파브(PAVV) 61인치 급 모델은 국내에서 판매되는 가전제품 가운데 가장 비싼 제품이다.”

1999년이었다. 지펠이 양문형 냉장고의 불모지이던 영국에 첫 수출을 성공시키며 비약 성장하던 그 해, 2월 10일자 신문기사가 출근길 시민들의 눈에 들어왔다. 당시 국내 경기는 IMF관리체제의 산업구조조정 여파로 한껏 얼어붙어 있었으므로 시민들은 소형차보다 값이 비싼 ‘프로젝션TV 출시’ 소식을 눈여겨보지 않았다.

하지만 국내 가전업계는 이 소식에 큰 관심을 보였다. 그도 그럴 것이 하반기에 최대 이슈로 떠오른 ‘수입선다변화제 폐지’ 발표의 영향으로, 향후 제품 개발은 무엇보다 일본 제품의 움직임을 지켜보고 결정해야 했기 때문이다.

 수입선다변화제는 1977년부터 정부가 특정 국가와의 무역역조를 줄이기 위해 특정 품목의 수입을 금지해온 제도였다. 20년 이상 시행된 이 제도의 주요 표적은 일본제품이었다. 1996년 6월까지 폐지되는 품목리스트에는 VTR, 전기밥솥, 자동차, 카메라, 그리고 25인치 이상 컬러TV가 포함되어 있었다. 이들 제품은 일본이 강세였으므로 제도 폐지로 가장 큰 수혜를 누리게 될 국가는 역시 일본이라고 입을 모았다.

1980년대 후반부터 1990년대 중반까지 소비자들은 25인치 컬러 브라운관 TV를 가장 선호했고, 1990년대 후반에는 29 인치 TV가 범용시장을 차지하고 있었다.

그 중에서도 대형 프로젝션TV 시장은 일본 소니 등이 100% 가까이 장악, 소비자에게 ‘고급 프로젝션TV는 곧 일제’로 통했다. 수입선다변화제 폐지를 두고 일부 언론에서는 국내 가전시장이 붕괴될지도 모른다는 호들갑스러운 전망까지 내놓았다. 이러한 상황에 ‘프리미엄 TV’라는 사업 포트폴리오를 발표한 삼성전자를 두고 국내기업들이 의문을 갖는 것은 어찌 보면 당연했다.

사실 삼성전자도 국내에서 판매되는 가전제품을 통틀어 가장 비싼 TV를 내놓으면서 시장이 어떤 반응을 보일지 몰라 고민이 깊었다. 앞으로 디지털 TV가 영상제품의 대형화와 고급화를 견인해 낼 것이라는 점은 분명했지만, 일제가 밀려온 뒤의 시장 상황에서 한번 밀리면 돌이킬 수 없다는 사실 또한 확실했기 때문이다.

수입선다변화제의 폐지로 수입산 TV가 들어오기까지 남은 시간은 고작 4개월. 시장 상황이 긴박했으므로, 이 프로젝션TV의 출시는 외부에서 볼 때 그때까지 시장을 바꿔놓겠다는 승부수 성격이 강했다. 하지만 이는 결코 우발적인 선택이 아니었다.

“경기불황에도 고급 가전제품에 대한 수요가 존재한다는 것을 우린 이미 지펠 성공을 통해 경험했습니다. 불황일수록 소비는 실속과 프리미엄으로 극단적으로 나뉘게 되는 법이지요.”

마케팅팀 김재인 과장이었다. 파브(PAVV)의 개발을 추진한 TV사업부 임원진의 프리미엄 시장개척 의지는 시장 상황에 흔들리지 않을 정도로 확고했다. 이미 기술력에서는 ‘자연 색에 가까운 화질을 구현한다’는 목표를 달성할 정도로 외산에 비해 부족하지 않다는 확신이 있었다.

하지만 여전히 외제 선호가 강한 시장상황을 고려해, 지펠의 경우처럼 완전히 독자적인 새로운 브랜드로 출시하기로 결정했다. 국내 소비자들에게 너무나 익숙한 ‘삼성’ 브랜드만으로는 새로운 제품을 출시해도 새로운 느낌을 주는데 한계가 있다는 판단에 따른 것이다.

수입선 다변화 제도가 폐지되면 일본TV가 물려들어올 것입니다!'대형 프로젝션TV'시장 삼성이 선점해야 합니다!, 새이름 새 느낌, TV화질의 기술력도 자신있습니다!, 1999년 삼성전자 TV사업부



새 브랜드 후보로 100개 남짓 후보작이 거론되고, 최종 심사를 거쳐 5개 후보가 추려졌다. 이들로 최종 경합을 벌인 끝에 ‘파브(PAVV)’가 선정됐다. ‘강력한 음향과 넓은 시야(Powerful Audio & Vast Vision)’라는 뜻이다.

1999년, ‘국내 가전업계가 본격적으로 선보인 최초의 프리미엄 TV’라는 타이틀을 단 42인치 프로젝션TV 파브(PAVV)는 출시 1년 만에 50%대의 시장점유율로 급부상했다. 곧 일본제품이 밀려왔지만 국내시장을 먼저 점유한 ‘파브’의 힘이 완강해서 세상이 우려했던 ‘국내 가전업계의 붕괴’는 일어나지 않았다. 곧 등장한 LCD TV의 활약에 힘입어 삼성전자가 2007년 세계 TV시장의 1인자로 등극하는 데에 이 대형 프로젝션TV 는 없어서는 안 될 징검다리였다.

 

블루미(삼성전자기업블로그 운영자)

다음 편에도 계속해서 도전정신이 살아있는 흥미진진한 이야기들 알려드리도록 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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