자연.. 그리움
아직 아주 멀리 나가 살아본 적은 없는지라 향수병이란 걸 앓아본 적은 없다. 그래서 향수, 향수 하면 그게 어떤 걸까, 어떤 기분일까 늘 궁금했었다.
입사 후 합숙교육을 받을 때 비슷한 기분을 느낀 적은 있지만 그건 단지 내 육체와 정신이 지쳐 집으로 돌아가고 싶었던 것뿐 향수병은 아니었다.
그런데 요즘 그 병을 앓는 듯하다. 항상 바쁘고 시끄러운 이 곳에서 무엇을 보고 무엇을 먹고 무엇을 느낄 때 마다 조용했던 우리 동네가 생각났다. 대형버스를 보면 정겨운 마을버스를 떠올렸고 자동차가 가득한 도로 옆 인도를 걸을 때마다 고즈넉했던 우리 동네 골목길이 걷고 싶다는 생각..
‘살아 있음이 행복해지는 희망 편지’ 라는 책을 읽었다. 사람 100명이 한 페이지씩 쓴 사연을 묶어 책으로 낸 것인데 내용도 다양하고 사진도 같이 있어 읽기 수월했다. 글도 짤막짤막해 어떻게 보면 가벼운 마음으로 읽을 수도 있는데 나는 차마 단숨에 읽을 수 없었다. 내가 지금 느끼고 있는 고향이라는, 자연이라는 그리움을 해갈시켜 주었으므로.
깨끗한 물을 한 모금 한 모금 마시듯 천천히 읽어나갔다. 그러다 아주 진한 그리움을 담은 대목에서는 그만 울음을 터뜨리고 말았다. 그리운 건 그렇다 치더라도 눈물은 왜 난 걸까. 지금 생각하면 바보 같다. 왠지 인정하기는 싫지만 내가 아직 어리다는 거.. 맞긴 한가 보다.
아버지가 누누히 말씀하셨다. 지금도 여전히 말씀하신다. 시골이 좋다고, 자연이 좋다고, 너는 아직 어려서 잘 모르는 거라고. 아버지, 저 어린 건 맞지만 잘 모르진 않나 봐요. 이렇게 알기 싫어도 저절로 알아가는 수도 있네요. 모내기. 동물과 놀기. 여름마다 치렀던 벌레와의 전쟁. 낮과 밤의 산. 오소리와 꿩. 나무하기와 풀 베기. 불 때기….우리 집. 너무 그리운 나의 고향. 산도 많고 물도 많고 정도 많은 따뜻한 우리 동네. (어..그런데 이러니까 정말 시골처녀 같네. ㅋㅋ허허 이게 아닌데)
당장 그리운 곳으로 달려갈 순 없지만 항상 기억하며 살아 가겠습니다. 이제 어렴풋이 느끼고 있지만 지금의 나를 있게 해준 자연에 앞으로는 더욱 감사하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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