운수 좋은 날.

운수 좋은 날

여름 아침. 그것도 월요일. 여느 날과 다름 없는 출근 길에 동기언니에게 문자 한통이 왔다. “회사언니들 오늘 임부복 쇼핑 한다능데 가을, 겨울용으로 니꺼 하나 사까? 생일 선물로 내가 주는거ㅋ어때ㅋ”

뱃속의 아가가  으쌰으쌰 새 생명을 싹 틔우고 있는지 인제 막 2개월이 지났다는 걸 알고는, 앞으로 필요할 임부복을 미리미리 준비해서 선물하겠다는 언니다운 센스다.

“ㅋㅋ 생각지도못한건데~굿굿!너무 임부복스러운거 말고~레이스 이런거 없는 걸로 시크하게ㅋㅋ”

임부복이 시크 할리 있겠냐 만은 기쁜 맘에 답문을 보냈다. 문자 한 통이지만 제법~ 월요일의 어려운 기분을 회복시키는 효과가 있다.

훨씬 가벼워진 맘으로 하루 일과를 시작했다. 눈 깜짝 할 사이에 오후시간으로 접어든다. (회사생활 5년 차만에 터득한 기술이라면, 눈 깜짝 할 사이에 오후시간으로 접어드는 것이다. 후훗..)

잠시 후 또 한 통의 문자.

“형아 엄마가 너 볼 책 사러 왔다”
그리고 또 잠시 후.
“엄마가 책 샀다.”

엄마가 누누이 임신과 태교에 관한 책을 사서 읽으라고 말씀하셨으나 요 놈 게으름 때문에 차일피일 미루던 찰나, 보다 못한 엄마가 서점에 직접 가셔서 책을 고르셨다는 문자다.

“ㅋㅋ 아 엄마 ㅋㅋ 고마버 짱”

감사의 회신을 보내고 나니 갑작스레 왠지 ‘운수 좋은 날’이 생각 났다. 이거 오늘 하루 지금까지 너무 운수 좋아서 앞으로 일어날 일에는 뭔가 음흉하고 불길한 기운이 도사리는 것들이 있지는 않을까 하는, 의심 가득한 기분.

그런 것.
또로로.. 시간은 또 굴러갔다.
“00택배입니다. H1택시승강장으로 나오세요.”

예상치 못한 또 다른 문자.

‘오늘 따라 뭐가 많군.’
나는 아무런 택배물품도 주문하지 않았는데, ‘뭔가’가 내 앞으로 도착했다는 사실에 적지 않게 의심스러운 흥미를 느끼며 일단 내 앞으로 온 것은 맞을 테니 받으러는 가야겠다고 결심하고 서둘러 정문으로 향했다.

발신인은 분명치 않으나 분명 수신인에는  ‘최희영선임’ 이라는 명확하고 또렷한 글자. 누가 보낸 것인지, 이것이 무엇인지 알 수 없었지만, 수신인에 또렷한 나의 이름 석자가 내게 ‘개봉’의 책임을 주었으니, 두근두근 한 마음으로 모서리 봉합부분을 살짝 떼어냈다.

그리고 이것이 분명, 지금 이 시간까지 ‘운수 좋은 날’ 즈음으로 느껴지는 하루의 놀라운 반전의 열쇠가 될 것이라는 스릴감으로 겉 봉투를 사락~ 잘라 벗겨 내었다.

그. 런. 데. 이것은!
몰디브바다보다 파란색 편지와 오렌지의 엣지있는 옆 라인을 당당하게 드러난 검은 하드 케이스!

열어보니 이 것은 다름 아닌 삼성전자 기업블로거스 1기를 위해 마련된 응원의 선물이었다. 휴대성이 좋아 보이는 깔끔한 오렌지 빛의 수첩과 공식 블로거의 유니크한 정체성(?)을 뒷받침해줄 화려한 목줄!(넥스트랩이라고 하던데 ㅎㅎ)

운수 좋은 날의 대미를 장식한 ‘의문의 택배’는 결국 삼성전자 기업블로그 Turn on tomorrow의 운영팀이 기업블로거스 1기에게 보내준 정성의 선물 이었던 것. (아직 한번도 블로깅 하지 않았건만, 이래 바로 블로깅 하게 되는 것은 역시 나는 채찍 보다는 당근에 약하다..ㅋㅋ)

오늘은 운수 좋은 날이 맞다. 진짜 운수 좋은 날이었던 것이다. 내 생에도 이런 날도 있을 수가 있는 것이다!

아무런 반전도 없고 어떤 의혹과 의심과 부정과 낙담이 없는! 그런! 그렇게 좋은 것만 받는 날도 가능한 법이다. 인생은… ㅎㅎ

훈훈한 마음으로 하루를 마감하려는 순간! ‘등급 관계없이 당일2000만원까지/당일1시간 입금으로 도와드리겠습니다’ 라는 문자로 산통을 깨버리긴 했지만.

먼저 나눌 수 있을 때를 알아서 행동하게 하는, 세상은 아직 운수 좋은 날이 힘을 발휘할 수 있는 희망이 있다. ‘다음은 당신의 차례!’

※ 본 블로그에 게시한 글은 개인적인 것으로 삼성전자의 입장, 전략 또는 의견을 나타내지 않습니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