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S9000, 품격을 디자인하다 (3) 목표한대로 제대로 만들어라
“기존 방식이었다면 생산비용을 따져 더 저렴하게 만들 대안을 찾았을 겁니다. ‘이것을 생산하는 데 얼마가 드는가?’를 가장 먼저 논의했겠죠.
하지만 ES9000은 철저히 ES9000이 추구하는 목표에 도달했는가를 따졌습니다.
투자비용, 신규 생산라인, 낯선 공정 등 위험부담은 엄청나지만, 삼성전자가 만드는 새로운 시장인 만큼 책임지고 제대로 해보겠다는 열망이 훨씬 더 강했다고 생각합니다.”
(김윤수 수석,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디자인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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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75인치 사이드 데코레이션 전체를 담글 만한 도금조가 있겠습니까?”
“그럼 도금조 대신 아노다이징 후가공(알루미늄 표면에 산화물 도장을 입히는 것)을 하면 어떻겠습니까?”
디자인 방안이 어느 정도 정해지면서 개발팀은 한층 바빠졌다. 메탈에 폴리싱(고광택 작업)을 한 후, 도금조, ‘로즈 골드’ 착색까지 전체 생산 과정에서 개발팀이 먼저 고민한 것은 도금조. 전체 틀을 조각내어 가공한 후 연결하는 경쟁사 제품들과 달리, ES9000은 제작 단계부터 ‘하나의 틀’로 승부했기 때문이다. 하지만 길이가 2m에 이르고 높이가 1.2m에 이르는 TV에 맞춤된 도금조는 아직 없었다. 개발팀은 일단 도금조 대신, 아노다이징이라는 후가공으로 광택감을 높여 보았다. 가장 보편적인 후가공 기술인 아노다이징은 초기 수율도 적절했고, 도금 후 필요했던 폴리싱 작업까지 생략할 수 있기에 원가절감도 일정부분 가능했다. 그러나 개발회의에서 아노다이징은 완벽하게 거절당했다. 이유는 로즈 골드 색상을 뒷받침할 광택이 제대로 구현되지 않는다는 것이었다.
“최적의 데이터를 찾아야 했습니다. 어느 도금조에 몇 초를 담그고 빼서 몇 초를 기다리고 다음 도금조에 또 몇 초를 담글지를 모두 우리의 경험 속에서 결정해야 했죠.
또 아무리 일이 숙달되고 생산관리를 철저히 한다고 해도 사람이 하는 일에는 편차가 있을 수밖에요. 당장의 해결 방법은 혀를 내두를 만한 품질 검사뿐이었습니다.
‘삼성전자 품질 검사가 NASA보다 깐깐하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로, 모퉁이 뒷면 점 하나의 결점도 넘어가지 않았습니다.”
(김윤수 수석,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디자인그룹)
제자리로 돌아왔다. 개발팀은 폴리싱부터 자동화 라인으로 새롭게 꾸렸다. 사람 손으로 결을 없애고 광택을 내는 기존 방식으로는 균일한 품질을 맞추기 어렵다는 판단이었다.
도금조도 새롭게 제작했다. 자동차, 유조선 등에 사용되는 도금조라면 ES9000을 소화할 수도 있었겠지만, 그런 공장은 대부분 한반도 남부에 위치해 이동이 쉽지 않았다. 그러나 높이 120cm, 폭 45cm, 길이 200cm의 도금조를 거쳐 가는 공정은 생산 초기, 기대만큼의 수율을 올리지 못했다. ES9000의 크기를 감안하여 도금조가 사람이 직접 75인치 사이드 데코레이션 귀퉁이를 각각 잡아 동시에 담그고 빼는 수동방식으로 제작되었기 때문이다.
60% 선에 머문 수율을 걱정하는 사람들도 많았다. 그러나 그때마다 경영진은 ‘수율을 올려라’가 아닌, ‘원안대로 제대로 만들어라’라고 지시했다. ‘완벽한 프리미엄’을 향한 모두의 열망 앞에 ES9000은 조금씩 본 모습을 찾아갔다.
현재 삼성전자는 폴리싱 작업 라인 옆에 도금조 자동화 라인도 건설 중이다. 어떤 규모, 어떤 기술을 적용한 생산라인에서도 늘 최고의 품질을 유지할 수 있도록, 더 큰 시장을 열어갈 선(先)투자를 결정한 것이다.
“누군가 조심스럽게 물어본 적이 있습니다. 혁신적 디자인과 칼라를 선택하고, 수공예품이라고 할 정도로 정성을 기울이는 과정이 부담스럽지 않는가 라고요. 게다가 ES9000은 개발 초기부터 기존 스마트TV와 완전히 다른 급의 제품이라는 것을 알고 시작했으니까요. 하지만 그래서 더 흥미진진한 승부였다고 생각합니다.
삼성 TV 디자인 아이덴티티의 최고봉! 그 목표만으로도 가슴이 뛰었으니까요.”
(김희봉 책임, 영상디스플레이사업부
디자인그룹)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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