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부작 특별기획] 삼성전자, 지속가능경영을 말하다_①[현지 르포] ‘끊임없는 혁신과 도전’ 베트남복합단지

2015/05/28 by 삼성전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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베트남 하노이시 타이응웬성(省). 하노이에서 북쪽으로 직선거리 58㎞ 지점에 삼성전자 베트남법인 2공장(SEVT)이 있다. 지난해부터 생산을 시작했고 현재도 공사가 한창인 총부지 약 182만㎡(55만 평)의 이곳, 그리고 하노이 동쪽 박닝성(省) 일대 약 112만㎡(34만 평) 부지에서 운영 중인 1공장(SEV)이 ‘삼성전자 베트남복합단지’(이하 ‘베트남복합단지’)를 구성하고 있다.

 

300㎡ 규모의 ‘베트남 속 삼성전자’

삼성전자 베트남복합단지 분포도. 하노이시를 기점으로 동쪽 박닝성에 1공장(SEV)이, 북쪽 타이응웬성에 2공장(SEVT)이 각각 위치하고 있다▲삼성전자 베트남복합단지 분포도. 하노이시를 기점으로 동쪽 박닝성에 1공장(SEV)이, 북쪽 타이응웬성에 2공장(SEVT)이 각각 위치하고 있다

노이바이국제공항(항공)과 하이퐁항(해상), 중국 국경(육상)과 모두 인접해 최적의 물류 조건을 갖춘 베트남 복합단지의 규모는 웬만한 신도시의 그것과 맞먹는다. 300만㎡에 육박하는 물리적 공간은 기본. 2015년 3월 현재 근무 인력만 8만 명을 넘어섰고 매일 아침 저녁 이들을 실어 나르는 셔틀버스 수만 하루 480대다. 스마트폰과 태블릿, 웨어러블 기기 등 삼성전자의 주요 전략 제품이 고루 제작되는 ‘핵심 생산 거점’이기도 한 이곳의 연간 수출량은 베트남 전체 수출 물량의 20%에 이른다.

자체 공장을 세우지 않고 전량 외주 방식으로 제품을 생산하는 동종 업계 여느 기업과 달리 삼성전자는 전 세계 16개국에 공들여 생산 기지를 만들고 현지 임직원은 물론, 그들의 가족과 지역사회까지 끌어안으며 부단히 ‘현지화’ 노력을 기울인다. 베트남복합단지는 삼성전자의 이 같은 방침을 고스란히 보여주며 성장을 거듭하고 있는 대표적 사례라 할 수 있다.

지난 3월 초, 베트남복합단지의 ‘총사령관’ 역할을 수행하느라 눈 코 뜰 새 없이 바쁜 나날을 보내고 있는 한명섭 삼성전자 베트남복합단지장(부사장)을 만났다. 한명섭 단지장은 “베트남 각지에서 온 현지 임직원에게 ‘가장 일하기 좋은 환경’을 만들어주려 최선을 다하고 있다”는 얘기로 말문을 열었다.

 

20대 여성이 80%… ‘여성친화적 사업장’베트남 복합단지는 임직원의 80%가 20대 여성인 점을 감안, 미용실·피트니스센터·도서관·노래방·슈퍼마켓(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등 다양한 ‘맞춤형 부대시설’을 갖추고 있다

▲베트남 복합단지는 임직원의 80%가 20대 여성인 점을 감안, 미용실·피트니스센터·도서관·노래방·슈퍼마켓(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등 다양한 ‘맞춤형 부대시설’을 갖추고 있다

“우리 단지에 근무하는 임직원의 80%는 생산 라인에 근무하는 20대 초반 여성입니다. 대다수가 고교 졸업 후 고향을 떠나 취업, 임금의 상당 부분을 집으로 송금하며 가족의 생계를 책임지고 있어요. 불과 몇 십 년 전 우리나라 풍경과 꽤 비슷하죠. 실제로 부지런하고 어른을 공경하는 것, 업무 수행 능력이 뛰어난 것 등 한국인과 닮은 점도 많고요. 그래서인지 임직원의 근무 환경이나 복지 혜택 등에 유독 마음이 쓰입니다.”

아직 완성 단계는 아니지만 베트남복합단지의 근무 환경은 수준급이다. 임직원 대부분이 지방 출신인 만큼 기숙사 입주는 기본. 수용 인원 문제로 미처 기숙사를 배정 받지 못한 임직원에겐 회사가 직접 마련한 자취방이 제공된다. 6인실이 기본인 기숙사는 철제 침대 대신 나무 침대를 들이고 무더운 날씨를 잘 견디도록 제작된 매트리스를 깔아 쾌적한 환경을 조성했다. 기숙사 내부엔 PC방과 다리미실, 조리실이 마련돼 있고 임직원이 업무 시간 외 여가를 다채롭게 활용할 수 있도록 슈퍼마켓·노래방·미용실·피트니스센터·영화관·도서관 등 각종 부대시설도 갖춰져 있다.

임직원 의료 지원 혜택 역시 베트남복합단지가 공을 들이고 있는 부분이다. 한 단지장에 따르면 단지 내 2개 공장에 각각 사내 병원이 있다. 한 곳당 전문의 3명, 간호사 8명 등 총 11명의 전문 의료 인력이 24시간 상근하며 임직원의 건강을 돌본다. 병상 규모는 2개 병원 모두 36개. 여성 임직원이 대다수인 만큼 임신·출산 관련 프로그램도 정교한 편이다. 매월 생겨나는 600여 명의 임산부를 배려해 사내 식당에선 임산부용 특식이 제공된다. 병원을 찾기 어려운 (예비)임산부를 배려해 월 1회 제작, 배포되는 사보엔 전문 의료진이 작성한 여성 건강 정보가 게재된다.

베트남복합단지 내 기숙사 전경. 6인실을 기본으로 운영되며 입주 임직원이 베트남의 무더운 날씨를 잘 견디도록 설계된 게 특징이다▲베트남복합단지 내 기숙사 전경. 6인실을 기본으로 운영되며 입주 임직원이 베트남의 무더운 날씨를 잘 견디도록 설계된 게 특징이다

 

다른 공장보다 10㎝ 낮은 설비, 비밀은?

단지 규모가 워낙 크다 보니 작업장 환경 안전 부문을 챙기는 일도 복지 혜택 설계 못지않게 중요하다. 베트남복합단지 내 기계 설비는 베트남 임직원의 평균 신장을 감안, 다른 국가 설비보다 10㎝가량 낮게 설계됐다. 안전사고 발생 가능성을 미연에 방지하기 위한 조치인 셈이다. 월 1회 열리는 단지 내 환경안전위원회 활동도 빼놓을 수 없다. 환경안전위원회는 부서별 대표 인원이 제조 현장에서 느끼는 개선 요구 사항을 발제하고 운영진은 이를 수렴, 반영하는 방식으로 꾸려진다. 근무 환경 우수 사례에 대한 시상도 진행된다.

베트남복합단지의 모든 설비는 ‘안전’을 최우선 순위에 놓고 최첨단 공법으로 설계됐다. 특히 유해 화학물질 취급 설비는 공사 단계에서부터 보호막을 몇 겹으로 만들고, 과거 사람이 직접 하던 공정을 대부분 자동화해 근무 환경을 대폭 개선했다. 임직원 대상 건강검진과 장비 안전 점검도 주기적으로 시행 중이다.

환경 안전 관리 업무는 비단 본사(베트남복합단지)에 한정되지 않는다. 쏟아지는 작업 물량을 온전히 소화하려면 협력사와의 관계 유지는 필수. 그러다 보니 현지 협력사의 환경 안전 관리 업무 비중도 상당히 높아졌다.

한명섭 단지장은 “베트남복합단지가 안정적으로 운영되려면 협력사와의 상호 발전은 필수”라고 강조했다. “현지 협력사 중엔 수준급 설비를 갖춘 곳도 있지만 그렇지 못한 곳도 있습니다. 그래서 저희는 1·2차 협력사를 정기적으로 구분, 분기별로 소방·안전·보건 등 협력사의 제반 시설 점검을 돕고 있어요. 저희가 원하는 수준의 설비를 갖추지 못한 곳의 경우, 필요 시 상호 협의를 거쳐 투자 협력도 지원할 계획입니다.”

이 밖에도 베트남복합단지는 크고 작은 협력사와의 정기 회의를 통해 환경 안전과 조직 관리 등 서로에게 필요한 부분을 벤치마킹할 수 있도록 돕는 한편, 기술 지원도 진행하고 있다. 한 단지장은 “이 같은 노력을 거듭하다 보면 삼성전자와 협력사 간 근무 환경의 간극을 줄이고 현지 업체가 성장할 수 있는 실질적 개선책을 제공할 수 있게 될 것”이라고 말했다.

 

교육 통해 지역사회와의 ‘윈윈’ 방안 고민하다

삼성전자는 베트남복합단지를 운영하며 베트남 지역사회와 ‘윈윈’할 수 있는 방안을 찾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다. 기능올림픽 국가대표 양성 노력과 임직원 헌혈 활동, 지역 내 장애인 지원용 휠체어 기증 사업, 엔퐁현 추석 행사 지원 활동(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등이 대표적이다▲삼성전자는 베트남복합단지를 운영하며 베트남 지역사회와 ‘윈윈’할 수 있는 방안을 찾기 위해 다방면으로 노력하고 있다. 기능올림픽 국가대표 양성 노력과 임직원 헌혈 활동, 지역 내 장애인 지원용 휠체어 기증 사업, 엔퐁현 추석 행사 지원 활동(왼쪽 위부터 시계 방향으로) 등이 대표적이다

베트남복합단지 임직원의 근무 환경을 개선하고 협력사를 포함한 작업장의 환경 안전을 관리하는 일이 한명섭 단지장의 ‘단기 과제’라면 단지가 속해 있는 지역사회 구성원의 지적 수준을 높여 단지와 해당 지역이 ‘윈윈(win-win)’할 수 있는 방안을 찾는 일은 그에게 놓인 ‘장기 과제’라고 할 수 있다. 실제로 한 단지장의 최근 관심사도 상당 부분 해당 분야에 닿아 있다.

“단지 내 사내 대학을 운영 중입니다. 전문대 수준의 3년 과정으로 우리 임직원이라면 누구나 등록할 수 있어요. 베트남 지역사회 인재 양성을 위한 사회공헌 프로그램도 다양하게 추진하고 있습니다. △하노이공대 △우정통신기술대(PTIT, Post & Telecommunication Institute of Technology) △베트남국립대 등 현지 주요 대학생 장학금 지급 프로젝트 ‘STP(Samsung Talented Program)’ 운영이 대표적 사례죠.”

한 단지장에 따르면 삼성전자는 최근 우정통신기술대에 1개 실험실(lab)을 지원하는 한편, 애플리케이션 연구 프로젝트 전개에 적합한 커리큘럼 개발을 위해 협력하고 있다. 또한 하노이 꺼우저이 소재 연구개발(R&D)센터를 향한 투자도 증대하고 있다. 이곳엔 우정통신기술대 졸업생 100명을 포함, 1200명의 정보통신(IT) 기술자가 근무하고 있다. 베트남복합단지가 현지 지역사회와 상생하기 위해 운영 중인 프로그램은 이 밖에도 △나눔빌리지 건립 △기능올림픽 국가대표 양성 △헌혈 활동 △휠체어 기증 △엔퐁현 추석 행사 지원 등 다양하다.

 

과감한 기술 개방, 통 큰 투자… “고마워요, 삼성전자!”

최근 5년간 삼성전자 베트남복합단지 휴대전화 매출(예상)액 2011년 61억 달러 2012년 130억 달러 2013년 243억 달러 2014년 1공장 188억 달러 2공장 78억 달러 총 266억 달러 2015년 1공장 168억 달러 2공장 200억 달러 총 368억 달러 단위 : 1억 달러, 완제품 기준

올해 베트남복합단지에서 생산되는 삼성전자 휴대전화 매출 예상액은 368억 달러(약 41조3300억 원). 최근 5년간 누계는 1088억 달러(약 122조2000억 원)에 이를 전망이다. 특히 올해는 메탈 공정이 최초로 적용된 갤럭시 S6 양산 체제가 도입되며 메탈 부문 작업 인력이 크게 늘었다(SEV 45%, SEVT 270%).

삼성전자는 원활한 작업 진행을 위해 다른 부서의 숙련 인력을 이동 배치하는 한편, 메탈 부문 직무 교육을 실시하고 심화과정을 운영하며 기술 인력 양성에 앞장서고 있다. 그 결과, 베트남복합단지는 삼성전자의 모든 생산 기지를 통틀어 갤럭시 S6용 메탈 제조 기술 부문에서 가장 우수한 기술을 보유하고 있다. 한명섭 단지장은 “특허로 보호해야 할 일부 기술을 제외하면 본사가 보유 중인 차별적 기술은 없다”며 “삼성전자가 궁극적으로 성장하는 지름길은 해외 생산단지와의 협력을 통한 기술 발전”이라고 강조했다.

베트남복합단지를 향한 삼성전자의 ‘통 큰 투자’는 베트남 국가 전체에 긍정적 변화를 불러일으키고 있다. 삼성전자가 지난해까지 베트남복합단지 내 2개 공장에 투자한 금액은 총 33억 달러(SEV 17억 달러, SEVT 16억 달러). 올해는 여기에 39억 달러(SEV 4억 달러, SEVT 35억 달러)가 추가로 투입됐거나 투입될 전망이다.

올 1월 29일 베트남 ICT뉴스는 전날 이뤄진 응웬 박 선 베트남 정보통신부장관과 한명섭 단지장 간 면담 내용을 보도했다. 기사에 따르면 선 장관은 “삼성전자의 투자 실행 활동은 무척 인상적”이라며 “올해만 해도 투자하기로 약속한 금액의 대부분(38억 달러)을 이미 이행했다”고 말했다. 이에 앞서 지난해 11월 초 SEVT 표창 수여식에 참여한 뉘옌 탄 트룽 베트남 기획투자부 차관은 SEVT의 경영 실적 현황을 보고 받은 후 감동해 “베트남을 대표해 삼성전자의 모든 관계자에게 감사 메시지를 전하고 싶다”는 소감을 남기기도 했다.

 

한명섭 단지장이 말하는 ‘베트남복합단지 연착륙 비결’

“교육 투자와 기술 이식으로 철저한 ‘현지화 전략’ 추구” 

한명섭 단지장이 말하는 ‘베트남복합단지 연착륙 비결’

Q. 베트남복합단지 운영 시 가장 주력하는 부분은

A. 삼성전자가 진정한 글로벌 기업으로 자리 잡으려면 베트남 현지 임직원들과 온전히 하나가 돼야 한다고 생각한다. 그래서 평소 ‘내 자녀가 다니고 싶은 회사를 만들자’ ‘어떤 경우에도 정직하고 성실하게 일하자’는 생각으로 매사 임한다

Q. 사업장 안전 관리를 위해 구체적으로 어떤 노력을 기울이고 있는지 궁금하다

A. 우리 단지는 삼성그룹 최초로 내제화(內製化) 공정을 갖추고 있어 부품부터 완제품까지 ‘원스톱 생산’이 가능하다. 그러다 보니 공정도 복잡하고 투입 인원도 많은 편이다. 환경 안전만큼은 최고 수준으로 유지하려 노력 중이다. 협력 업체와의 협업이 중요하다는 생각에 타사보다 수준 높은 협력 업체 관리 인력(20여 명 규모)을 운용 중이며, 1·2차 협력사를 구분해 관리하며 잘하는 분야와 그렇지 않은 분야를 깐깐히 관리한다. 투자가 필요한 경우 일부를 부담하기도 한다

Q. ‘교육을 통한 임직원과 지역사회 역량 강화’에 힘쓰는 모습이 인상적이다

A. 단지가 안정적으로 운영되려면 외부 인재 수혈만으론 부족하다. 그러려면 현지인의 역량을 키우는 교육 프로그램 가동이 필수다. 우정통신기술대 실험실 지원, STP 프로그램 운영 등은 모두 그 일환이다. 실제로 응웬 박 선 베트남 정보통신부장관과의 면담 당시 “단지 임직원 8만 명을 포함해 베트남 국민의 생활 수준을 높여줘 고맙다”는 인사를 받고 뿌듯했던 기억이 난다

Q. 베트남복합단지는 (삼성전자란) 글로벌 기업이 신흥 투자 시장에 최첨단 기술을 이식, 선도하도록 한 사례란 점에서 주목할 만하다

A. 무엇보다 소프트웨어 인력 양성과 부품 산업 육성에 관한 베트남 정부 쪽 요청이 있었다. 부품 산업은 기업의 의욕과 정부의 지원 등 제반 조건이 두루 갖춰져야 발전할 수 있다. 우리가 교육시킨 업체가 조만간 수준급 부품 업체로 성장할 수 있을 거라고 기대하고 있다. 소프트웨어 인력도 순환 근무 등을 통해 전반적 성장을 꾀할 계획이다. 과감한 기술 개방 등을 통해 협력사와 함께 크면서 성장할 수 있는 방법을 찾아나가겠다

Q. 베트남은 신흥 투자 시장인 동시에 사회주의 국가다. 대(對)정부 관계에 대한 기조는

A. 삼성전자가 베트남 경제에서 차지하는 비중이 적지 않다 보니 정부에서도 큰 관심을 보인다. 황 쭝 하이 부총리를 비롯해 당서기장과 인민위원장도 필요 시 적극적으로 협조해준다. 임직원용 기숙사 시설이 부족했을 땐 인근 학교의 비어 있는 기숙사를 한시적으로 사용할 수 있도록 도움을 받았고, 명절엔 임직원 전용 귀성 교통편(버스·열차)을 제공 받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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