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가자! 밴쿠버] #2. 살아남아야 하느니라!! 색연필과 완소의 밴쿠버 생존일기!!!!
밴쿠버 동계 올림픽 현장을 생생하게 취재하라는 특명을 받고
밴쿠버에 입성하게 된 색연필과 완소♥!!
차갑디 차가운 눈과 얼음 위에서 펼쳐질 뜨거운 경기 장면들을 영삼성 여러분을 대신해 보고 듣고, 그리고 생생하게 전해드려야 한다는 어마어마한 임무를 맡은 저희 영삼성 시스터즈!! 장장 10시간이라는 인고의 비행시간을 견디고 또 견뎌 마침내 밴쿠버 국제공항에 도착하게 되었습니다. 비행기를 타면서 창 밖으로 얼핏 본 산맥 위의 만년설, 그리고 공항 활주로에서부터 곳곳이 보이던 뾰족한 침엽수들은 저희로 하여금 장시간의 비행으로 인해 느슨해진 마음을 밴쿠버의 차가운 겨울 바람이 바짝 조여줄 것이란 기대를 하게 만들었었지요.
하지만 캐리어와 배낭, 카메라 가방을 짊어지고 공항 밖을 나온 저희를 맞이했던 것은 의외로 매서운 겨울 바람이 아닌 선선한 가을 느낌의 바람이었습니다.
“오잉? 곧 동계 올림픽을 개최할 곳이 춥지 않고 선선하다니?? 아니 이런 거짓부렁쟁이들을 보았나!!”라 는 생각은 잠시 접어두세요~. 현재 캐나다 밴쿠버는 평균 기온보다 온도가 많이 떨어져서 안그래도 골머리를 썩히고 있다고 하네요. 오늘 신문을 보니 크로스컨츄리스키 경기가 펼쳐질 곳에서는 눈이 녹을까봐 땅 밑에 파이프를 설치해서 땅 온도를 차갑게 하려고까지 한다고 하더라고요.
헤헤~ 서론이 길었나요? 핵심포인트는 바로 요것입니다!!
이런 밴쿠버의 예상 외의 날씨, 그리고 예상 외의 뉴스를 접하면서 완소와 제가 밴쿠버에 무사히 입성했다는 것이죠!! 공항 밖으로 나온 저희는 낯설은 공기 내음새에 우리가 정말 해외에 왔구나!!하는 것을 그제서야 실감하고는 방방 뛰어댕기다가, 곧 저희를 픽업하러 오신임PD님, 그리고 현지에서 가이드를 맡아주실최훈님을 만나 앞으로 9일 간 묵게 될 숙소를 향해 출발하였습니다요!! 😀
올림픽마크 스티커와 올림픽 프린트가 새겨진 번호판을 곱게 달고 있던
반짝반짝 렌터카를 타고선 숙소를 향해 슝슝슝 날아가기~
저런 스티커가 부착된 차들은 밴쿠버 올림픽 위원회에서 공식적으로 빌려준 것이기 때문에 차량 진입이 통제된 올림픽 관련 지역들을 들어갈 수 있고, 무료 주차도 할 수 있다고 하네용 🙂
가는 길목 중간중간에 보이던 노란 개나리 색 예쁜 신호등
차창 밖으로 보이던 노오란 신호등, 바다색만큼이나 파랗던 하늘, 그리고 포실포실 뭉게구름은 정말 비타민을 눈으로 먹는 것처럼 건조하고 지쳤던 눈을 시원하게 만들어줬었어요. 그렇게 상콤했던 풍경들을 구경하며 달리다보니 어느새 우리는 저희가 묵게 될 숙소에 도착하게 되었습니다!!
숙소 도착!!! 그러나 이 곳은…
밴쿠버(Vancouver)를 살짝 벗어난 버나비(Burnaby) 지역에 위치한 아파트, 그곳이 저와 완소, 그리고 Mr.J가 묵게 될 저희의 스위트홈♥이었습니다. 방 2개에 화장실 2개, 오븐에 냉장고, 전자렌지까지 딸린 부엌이 갖추어졌던 알흠다운 숙소..♥
그러나 이곳은… 인터넷 랜 선이 딱 1개 밖에 없다는 치명적인 단점을 가지고 있었습니다!! 완소랑 저, 그리고 Mr. J는 당장 여러분께 밴쿠버의 소식을 전해드리기 위해 3명 다 랜 선이 매우 절박하게 필요한 상태였는데 말이죠!!
게다가 화장실에는 수건이 없어!!!
주방에는 소금하고 후추말고는 아무 것도 없어!!!!
냉장고는 그 흔한 생수병 하나 없이 마치 새 것마냥 깨끗이 비워져 있어!!!!!
결론은 하나.. 밴쿠버에서 살아남기 위해….
넵. 그래서 저희는 저와 완소의 소식을 기다리고 계실 영삼성 분들을 위해.. (혹은 저희의 기사를 매섭게 기다리고 계실 영반장님으로부터 저희의 안전을 보장받기 위해…), 그리고 뱃가죽과 등짝이 하이파이브 하기 직전의 상황을 맞이한 저희의 고픈 배를 채워주기 위해, 짐 정리고 뭐고 다 팽개쳐 놓고 당장 마트와 전자상가를 향해 뛰쳐 갔답니다!!
그렇게 도착하게 된 밴쿠버의 한 마트
점심도 푸드코트에서 대충 떼운 저희가 허겁지겁 달려 간 곳은 밴쿠버 시내의 한 쇼핑몰 내부에 위치한 마트였습니다. 처음에 저는 캐나다의 마트는 코스트코처럼 뭔가 박스들이 와장창 쌓인 창고같은 곳이 아닐까 생각했었는데, 예상 외로 한국의 대형마트들과 크게 다르지 않더라구요. : ) 가이드 님께서 말씀해주시길, 캐나다에도 물론 그런 창고형 마트는 있지만, 그런 곳들은 대부분 도심 지역 외곽에 위치해 있다 하더라고요.
아.. 정말 어찌나 사고 싶은 것들이 많던지…
특히 식품 코너에 있던 통닭과 피자, 샐러드바를 보면서는 정말.. 제 자제심을 로그아웃 시킬 뻔 했습니다…. 완소♥도 마트 안을 신나라 뛰어다니면서 이곳 저곳에서 눈을 반짝반짝~
하지만.. 저희의 예산은 제한되어 있으니까요..
허벅지를 손톱으로 꾸욱 찌르고는 당장 필요한 것들부터 사러 발걸음을 돌렸습니다..
완소♥는 오늘따라 평소의 어리버리 4차원적인 모습은 살짝 감춰두고는 또이또이 모드로 돌변!!
날카로운 눈썰미로 필요한 물품들을 꼼꼼히 챙기고,
또 그 중 저렴한 가격의 제품들만 쏙쏙 잘도 뽑아내더군요!
많이.. 낯설은 모습이었어요…. 해외 가면 다들 듬직해진다더니… 사실인가봐효…. 흐흣
그렇게 겨우 생필품들을 구비하게 된 저희! 하지만, 모처럼 처음 온 캐나다의 마트인데 그냥 필요한 것만 쏙 집고 나가면 아쉽겠죠? 😛 그래서 장을 본 후 조금 더 짬을 내어 마트를 둘러보았답니다.
캐나다는 우리나라나 일본처럼 발렌타인데이를 크게 챙기거나 하지는 않는다더라구요. 그래서인지 길거리나 쇼핑몰에서도 딱히 발렌타인데이나 초콜릿을 강조한 선전 등이 보이지 않았었는데, 그래도 마트를 돌다보니 요렇게 초콜릿 마케팅을 하고 있는 부스를 발견했습니다. 우리나라 마트들이 발렌타인데이 즈음에 하는 것과 비슷하죠? ㅎㅎ 그래도 규모는 훨씬 작더라구요.
그리고 또 발견한 것 하나 더!!
바로 캐나다의 1000원샵인 $1 store 입니다.
모든 것이 1달러라고 큼직하게 새겨 넣은 매장의 간판..
캐나다에서도 저렴한 가격이 주는 훈훈함은 살아있군요. 저희도 저 곳에서 세제를 사려고 했으나, 아쉽게도 매장에 세제가 없어서 사질 못했다는 쓰라린 뒷이야기가 있는 곳입니다..
자! 아직 인터넷 연결이 남았다!! 인터넷 공유기 사러 출동!!!
밴쿠버에서의 생존을 위한 준비물은 아직도 많이 남아 있습니다..
아직도 저희의 냉장고는 텅텅 비어있는 상태이고 저희의 노트북들은 인터넷 연결만을 목이 빠져라 기다리고 있으니까요. 그래서 마트를 나오자 마자 저희는 무선 인터넷 공유기를 사러 전자제품 전문매장으로 출동했습니다!!
저희와 함께 해주셨던 국제적인 외모의 소유자, 임PD님.
공유기가 뭔지도 모르는 햇병아리 같은 저희들 때문에 오늘 고생 많이 하셨습죠..
정말 정말 감사드려효~이힛!
요거 빼곤 앞으로 알아서 척척척 스스로 하는 저희가 될게요~~
덕분에 무선인터넷 공유기도 구매 완료!!
저희도 이제 문명인의 삶에 한걸음 가까워졌습니다!! 흑흑
생존일기의 마지막 스텝! 먹을 것을 사보자!!
아까 제가 위에서 숙소에 소금과 후추 빼고는 정말 먹을 것이 아무 것도 없었다고 했던 말… 아직 기억하고 계시죠?사실 밥을 못 먹는다면 인터넷이 무슨 소용이고, 샴푸며 수건이 무슨 소용이겠습니까!! 저희가 주린 배를 부여잡고 헝그리 정신으로 기사를 작성하거나, 양볼은 홀쭉한데 머리카락만 블링블링한 상태로 밴쿠버 시내를 빌빌거리고 돌아다니면 마음 여린 여러분께서 얼마나 속상하시겠어요!! 흑흑
그래서 ‘밥이 보약이다’ 라는 명언을 이번 여행의 소박한 모토로 삼은 저희 영삼성 시스터즈는 이번엔 무선공유기를 낑낑 들고서는 또 식료품점을 향해 달려갔답니다! 😀 얏후~
지친 미스타제이도 길바닥에 버려둔 채 마트로 돌진한 저희는 마트 곳곳을 누비면서 ‘최저가격 지상주의’를 외치며 저렴한 식료품들만을 공략했던 영삼성 시스터즈! 외화 절약 정신이 몸에 흠뻑 배어있는 기특한 아이들입니다.
그렇게 마트를 빨빨대며 돌아다닌 결과, 저희는 마침내 황량하기 그지 없었던 숙소의 냉장고에 조금이나마 활기를 불어넣을 수 있었어요.아 정말 감격스러운 순간이 아닐 수 없습니다.
마음이 아름다운 사람들에게는 가득차 보이는 마법의 냉장고입니다. 이 안의 소중하고 소중한 음식들 덕분에 저희는 다음날 아침 식사를 맛나게 할 수 있었어효.. 으흣..
그러면 저녁은 뭘 먹었었냐고요?
밴쿠버에서도 라면은 역시나 맛있더라구요..
간이 적당히 밴 탄력있는 면발과 매콤함과 짭짤함이 적절히 어우러진 따수운 국물은 타지에서 첫 날을 보내는 저희의 마음을 보드랍게 감싸주었…을 거에요… 아마도요..
젓가락으로 라면을 집던 미스터 제이의 눈이 촉촉해 보였던 것은 저의 착각이었겠죠… 네네..
어쨌든 하루 동안의 고군분투를 통해 배도 채우고, 비행기에서 떡졌던 머리도 감고, 인터넷까지 할 수 있게 되어 완전히 밴쿠버에 정착하게 된 가녀린 두 영삼성 소녀들!! 간신히 연결된 인터넷 덕분에 이렇게 여러분께 저희의 소식을 전해 드리려 키보드를 투닥거리는 이 순간에도 과연 앞으로 저희 앞에는 어떤 일들이 벌어지게 될 지 하는 생각에 완소와 저는 가슴이 콩닥거리다 못해 밖으로 뿅-하고 튀어나올 지경이랍니다!!
이런 부푼 가슴을 안고 앞으로 저희가 밴쿠버에서 돌아다니며 보는 것들, 만나는 사람들, 알게 된 사실들 모두모두 하나도 빠짐없이 눈과 마음에 담아 와 요렇게 여러분께 생생하게 전달해드리도록 하겠습니다!! 헤헤
저희의 밴쿠버이야기, 앞으로 즐겁게 지켜봐주세요!! 😀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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