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갑니다! CES 2019] 라스베이거스를 빛낸 ‘C랩 아이디어의 품격’ ②하드웨어 편
삼성전자 사내 벤처 프로그램인 크리에이티브랩(Creative Lab, 이하 ‘C랩’)을 통해 ‘새로운 혁신’에 도전 중인 8개 팀이 다음달 8일부터 11일까지 미국 라스베이거스에서 열리는 세계 최대 전자 박람회인 CES(Consumer Electronics Show) 2019에 출전한다. 나와 주변의 이야기에서 얻은 아이디어로 짧게는 2개월, 길게는 1년 여 준비기간을 거친 이들(미디오·스네일사운드·티스플레이·프리즘잇·아이모·에이라이트·기린 모니터 스탠드·퍼퓸블렌더)은 K팝 못지 않게 매력적인 K이노베이션을 전 세계에 선보일 예정이다. 회사라는 울타리 밖 평가를 앞두고 걱정보다 기대와 설렘이 더 크다는 이들의 이야기를 2편에 걸쳐 소개한다. 지난 소프트웨어 편에 이어, 이번 시간은 하드웨어를 주로 다루는 4개 팀의 이야기다.
#거북목_일자목_모니터_앞_현대인의_고민
어느 날 딸에게 동영상을 보여주는데, 목을 앞으로 길게 빼고 보고 있는 게 아닌가! 스마트폰을 위로 살짝 들었더니, 딸이 스마트폰에서 시선은 떼지 않은 채 자세만 바꾸더라. 그 순간, ‘사무실의 모니터에도 ‘보이지 않는 손’을 도입해보면 어떨까?’라는 아이디어가 떠올랐다.
우리 팀원 모두 거북목 증후군이나 일자목 증상을 오래 겪어왔다. 하루 종일 모니터 앞에서 업무를 하게 되는 일의 특성 상, 주변에 목 통증에 시달리는 동료들도 쉽게 만날 수 있었다. 이들 모두 바른 자세의 중요성은 잘 알지만 ‘의식적’으로 자세를 고치길 어려워했다. “의식하지 않아도 자세를 고쳐주는 모니터를 만들어 보자.” 우리 모두를 위한 솔루션의 시작이었다.
#바른자세로_이끄는_똑똑한_스탠드
기린 모니터 스탠드는 깊이 센서로 앞에 앉은 사용자의 자세를 파악하고, 모니터를 움직여 바른 자세로 몸을 움직일 수 있도록 유도하는 스탠드다. 사람들은 눈과 모니터 간의 일정 거리를 유지하려는 본능이 있다. 우리는 이 본능을 활용해 약 100여 명의 실험자와 다양한 테스트를 거치며 모니터의 궤적을 연구했다. 그 결과, 자세 교정 효과를 얻을 수 있는 최적의 거리를 찾을 수 있었고, 사용자들은 ‘무의식적’으로 자세 훈련을 반복할 수 있게 된 것.
△자세를 인식해 올바른 자세로 훈련시키는 알고리즘 △모니터를 들어올리는 기술 △최적의 모니터 이동 궤적과 속도가 기린모니터스탠드의 비결이다. 이를 통해 체형이나 앉아있는 자세가 각기 다른 사용자 모두의 바른 자세를 찾아준다. 네트워크를 연결할 필요도 없어 간편하게 자세 교정이 가능하다.
“하루의 3분의 1 이상을 모니터 앞에서 보내는 사람들 모두에게, 기린처럼 길고 예쁜 목을 만들 수 있다고 말하고 싶어요!”
#잠이_솔솔_오는_고퀄리티_ASMR_직접_만들어볼까
잠이 오지 않을 때, 우울할 때, 안정이 필요할 때 많은 사람들이 ASMR[1]콘텐츠를 찾는다. 흔히 듣기 좋은 ASMR이라고 느끼는 콘텐츠는 생생하고 현장감이 느껴지며 보다 사실적 소리를 갖고 있다. 이런 고품질의 ASMR 콘텐츠를 만드는 크리에이터들은 보다 좋은 소리를 만들기 위해 대개 고가의 마이크와 녹음기를 사용한다. 그렇지만 누구나 나만의 콘텐츠를 만드는 1인 미디어 시대에 ASMR 콘텐츠 제작도 접근성이 낮아야 하지 않을까? 늘 가지고 다니는 스마트폰의 내장 마이크로도 녹음한 소리를 ASMR 콘텐츠처럼 만들 수 있는 솔루션을 기획하게 됐다.
#직접_귀에_대고_녹음한듯_바사삭
아이모는 전용케이스와 애플리케이션으로 작동한다. 마치 날개를 연상시키는데, 자세히 보면 사람의 귀를 닮았다. 실제로 소리를 듣는 사람의 귀 구조를 반영했다. 스마트폰 내장 마이크로 소리를 녹음하는 것보다 뛰어난 공간감이 반영된다. 여기에 AI 기반의 ASMR 소리 구현 소프트웨어가 녹음된 소리를 변환한다. 전문 녹음 시스템으로 녹음된 소리 데이터를 학습해 딥러닝 기반으로 설계됐다. 다양한 환경의 소리 데이터를 모아 꾸준하게 학습 시키고 소프트웨어에 반영하고 있어 아이모는 실내외를 막론하고 다양한 환경에서 ASMR 콘텐츠를 제작할 수 있다.
“직접 귀에 대고 말하는 느낌으로, ASMR 콘텐츠를 만들 수 있어요. 서로 주고 받는 귓속말처럼, 참가자와 관람객이 서로의 영감을 나누는 자리가 되길!
#빛이_그저_빛이_아니기에
빛은 인간과 떼려야 뗄 수 없는 중요한 요소다. 특히 2000년 대에 들어 빛의 색과 밝기에 따라 우리 몸에 영향을 미친다는 연구가 활발히 진행되면서, ‘빛’의 긍정적 영향을 활용하기 위한 다양한 ‘기술’이 등장하기 시작했다. 특히 우리는 AI를 통해 ‘빛’을 활용할 방법을 찾고 싶었다. 그렇게 우리 팀의 아이디어는 ‘빛에 대한 고민’에서 시작되었다. 그리고 우리가 보다 건강하게 빛을 이용하기 위해 찾은 솔루션은 바로 공부방의 스탠드였다.
#켜놓기만_해도_공부가_잘되는_비결
에이라이트는 공부방에서 주로 사용하는 스탠드에 카메라와 AI를 추가해 최적의 몰입환경을 제공한다. 우리는 학습에 필요한 빛을 세가지로 구분했다. △빠르게 몰입 상황으로 유도할 수 있는 몰입광, △장시간 공부할 수 있게 적합한 빛을 지속광, △사용자에 따라 30~40분 정도 몰입을 한 뒤에 자연스럽게 쉬할 수 있는 휴식광이다. 스탠드 상단에 위치한 카메라가 사용자의 공부 상황을 파악하고 이 세가지 빛을 적절히 조절한다. 에이라이트의 AI는 책상 위에서 취하는 동작에 대한 6천여 장의 사진을 통해 학습했다. 계속해서 데이터를 쌓아가며 공부하는 상황, 공부하지 않는 상황을 촘촘하게 구별해 나갈 예정이다.
에이라이트의 컨트롤러는 사용자가 수동으로 조명을 조절할 수 있는 도구다. 또한 집중하지 않는 상태가 오래 지속되면 진동 알람을 보내 공부할 수 있도록 가볍게 독려한다. 알람 기능도 있어 오늘의 공부 중 집중하지 않은 시간이 얼만큼인지 공부의 질을 파악하기에도 좋다.
“이제 공부도 양 보단 질! 꿈을 위해 노력하는 학생들에게 도움이 되는 솔루션으로 거듭나겠습니다!”
#찾지_말고_만들자_인생향수
밀레니얼 세대는 그 어떤 세대보다 ‘나만의 특별한 것’을 선호한다. 양초, 맥주, 액세서리 등을 직접 만들어 보는 원데이 클래스가 인기를 끄는 것 역시 같은 이유다. 핸드메이드의 매력 중 하나는 매번 같은 걸 만들어도 100% 똑 같은 건 없기 때문에 유일무이 나만의 것을 만들 수 있다는 점이다.
향수도 마찬가지. 수작업으로 향수를 만들면 한 번 만든 향을 100% 똑같이 구현하기 어렵다. 나만의 취향저격 ‘착붙’ 향을 만들어도, 그 향을 다시 재현하기 어렵다면? 인생 향수를 만들었는데, 한 병을 다 비우면 영영 이별이라니, 너무 슬픈 일 아닌가. 우리의 프로젝트는 이 슬픔을 줄이고자 시작되었다. 모두가 각자 원하는 나만의 향기를 찾고, 영원히 그 향기를 간직할 수 있도록.
#AI_조향사의_등장
퍼퓸블렌더의 ‘착붙’ 향 찾기는 사용자가 선호하는 기존 향수에서 시작한다. 향수병을 촬영하면 AI 분석을 통해 선호 향수 내에 공통으로 들어가는 향료들을 파악한다. 분석한 내용을 바탕으로 사용자가 좋아하는 향 레시피를 추출해낸다. 퍼퓸블렌더 디바이스 내에 탑재된 8개의 기본 향료 카트리지를 통해 레시피에 맞는 향수를 제작한다.
사용자는 추천 받은 레시피를 시향한 뒤, 그대로 향을 추출하거나 원하는 대로 향을 조절해 색다른 나만의 향을 만들 수 있다. 현재는 시향지에 추출되는 단계까지 왔고, 추후 전용 디바이스를 통해 향수 제조까지 가능하다. 선호하는 향을 추천하는 알고리즘은 계속해서 학습하고 고도화할 예정이다.
“어디에서도 느껴본 적 없는 나만의 향기 갖고 싶다면? 퍼퓸블렌더 AI 조향사에게 문의하세요!”
[1]Autonomous Sensory Meridian Response의 약자. 시각·청각·후각 등의 자극을 통해 심리적 안정을 주는 자율신경쾌락반응을 일컫는 말. 최근 속삭임 소리, 물 소리, 바삭한 걸 씹는 소리 등 다양한 ASMR 콘텐츠들이 인기를 끌고 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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