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디지털 콕핏 2019 인터뷰] ①“살아있는 자동차, 상상이 곧 현실로”
삼성전자 전장사업팀이 하만(HARMAN)과 공동개발한 자동차용 ‘디지털 콕핏(Digital Cockpit, 디지털화된 자동차 조종석)’을 지난해 CES에서 처음 공개한 지 1년여가 흘렀다. 디지털 콕핏 개발진은 그간 고객사와 사용자들의 의견, 다양한 연구를 바탕으로 한층 새로워진 디지털 콕핏 2019를 올해 1월 CES에서 선보였다.
삼성전자의 하드웨어와 소프트웨어, 하만의 전장 관련 노하우까지 최신 기술이 집약된 디지털 콕핏 2019가 우리에게 질문 하나를 던진다.
“당신은 자동차 안에서 뭘 하고 싶나요?”
‘전장’이란 자동차에 들어가는 전자장치 부품을 뜻한다. 앞으로 다가올 ‘커넥티드 카(connected vehicle)’ 시대엔 자동차가 하나의 전자장치 덩어리가 될 정도로, 디지털화가 급속도로 이뤄질 전망이다. 단순 이동수단을 넘어 일상을 끊김 없이 ‘이어 주는’ 공간으로 진화하고 있는 미래형 자동차. 삼성전자 전장사업팀 개발진을 만나 디지털 콕핏 2019에 대해 나눈 이야기들을 두 편에 걸쳐 뉴스룸 기사로 소개한다.
‘탈 것’ 넘어 삶을 ‘연결’하는 공간
콕핏은 자동차 운전석과 조수석의 전방 영역을 뜻한다. 디지털 콕핏 개발자들은 아날로그 방식의 계기판과 오디오 등의 장치에 디지털 기술을 더해, 더욱 편리하게 연결된 삶(connected life)을 구현하고 있다. 이로써 운전자는 자동차를 편리하게 제어하고 탑승자는 다양한 맞춤형 콘텐츠를 즐길 수 있다. 다음 예시를 한번 보자.
약속 장소로 출발하기 10분 전 ▷ 인공지능(AI) 스피커 ‘갤럭시홈’으로 집에서 미리 시동을 걸고 자동차 내부 온도를 조절한다. ▷ 각 좌석에 탑승하면 자동으로 얼굴을 인식해 맞춤형 콘텐츠가 재생된다. ▷ 운전 중엔 이동 물체를 탐지하거나 졸음운전을 인식해 경고음을 울린다. ▷ 냉장고 속 식재료 상태도 차 안에서 체크해 같은 재료를 여러 개 사는 낭비를 줄인다.
머지않아 우리 생활의 일부가 될 이야기다. 디지털 회로 설계를 담당한 윤정현 씨는 “목적지가 축구장이면 차에 탑승하는 순간부터 영상을 틀어 차 안을 축구장으로 만드는 것”이라며 “차 안에서 즐길 수 있는 콘텐츠 양은 계속해서 늘어날 테니, 이 안에서 잘 ‘놀 수 있는’ 환경을 만드는 게 관건”이라고 설명했다.
홈 투 카(Home-to-car)-카 투 홈(Car-to-home), 빅스비 음성 제어도 ‘척척’
디지털 콕핏 2019는 탑승자의 행동 하나하나에 불편함이 없도록 세심하게 설계됐다. 이를 위해 개발진은 사물인터넷(IoT), 인공지능(AI) 등 첨단 기술을 주행 경험과 매끄럽게 어우러지도록 최적화시켰다.
일례로 디지털 콕핏 2019는 삼성전자 IoT 플랫폼 ‘스마트싱스’로 집에서 차를 컨트롤하거나(홈 투 카), 거꾸로 달리는 차 안에서 집안을 제어(카 투 홈)할 수도 있다. 소프트웨어 개발을 담당한 김준홍 씨는 “커넥티드 카의 핵심은 공간 제약이 없는 것”이라면서 “차가 얼마나 떨어져 있든 거리 제한 없이 시동을 켜고 연료의 양을 확인하는 등 차세대 모빌리티를 위한 준비를 마쳤다”고 강조했다.
운전 중 바쁜 두 손 대신 자동차를 안전하게 제어할 수 있는 대체 감각은 바로 음성. 디지털 콕핏에 탑재된 ‘빅스비’는 목소리를 인지하는 패턴부터 스크린 속 아이콘까지, 자동차 환경에 맞춘 대대적인 변화를 거쳤다. 사용자 인터페이스(UI) 개발자 최종희 씨는 “주행환경에 맞춰 명령어 튜닝을 거쳤고, 운전 중에도 잘 볼 수 있게 아이콘과 글자 크기를 키웠다”며 “다양한 외부 앱과 연동을 확대해 날씨부터 비행기 스케줄까지 다양한 정보를 차 안에서 받아볼 수 있다”고 말했다.
탑재되는 기술이 정교하고 많아질수록 부딪히게 되는 문제도 있다. 그중 하나는 버튼 개수. 손이 잘 안가는 버튼이 생기면 공간을 효율적으로 사용하기 어렵다. 개발진은 이를 ‘노브(knob, 둥글게 생긴 모양을 돌려서 기능 제어)’로 해결했다. 윤정현 씨는 “디지털에 아날로그 감성을 어떻게 섞을지 고민하다 갤럭시 워치의 노브를 떠올렸고, 버튼 여러 개의 기능을 하나의 노브로 해결했다”며 “올해 제품 모델엔 뒷좌석까지 노브를 적용해 사용자 취향에 맞게 활성화시킬 수 있게 함으로써 고객들로부터 좋은 반응을 얻었다”고 설명했다.
어디에 앉든, 탑승자별 최적의 공간을 만들다
디지털 콕핏 2019의 색다른 묘미는 개개인에게 특화된 환경을 제공한다는 것. 이를 위해 디스플레이 수가 기존 3개에서 6개로 대폭 늘어났다. 뒷좌석까지 스크린을 확장해 탑승자가 원하는 콘텐츠를 고화질로 손쉽게 즐길 수 있게 한 것. 하드웨어 회로 디자인을 맡은 조원희 씨는 “뒷좌석의 경우 필요할 때만 스크린을 꺼내서 쓸 수 있도록 해 효율성을 더했다”고 설명했다.
확장된 스크린은 탑승자가 어느 좌석에 앉든 그를 먼저 알아봐 주는 역할도 한다. 사전에 등록된 탑승자 얼굴을 인식해 ‘취향 저격’ 콘텐츠를 제안하고, 원하는 좌석 각도까지 스스로 설정해준다. 탑승자 얼굴 인식은 사전 등록을 한 탑승자에 한해 이용할 수 있으며 사용자가 언제든 활성화되지 않도록 할 수 있다.
사용자 경험(UX) 디자이너인 신승우 씨는 “카메라 얼굴 인식이나 프로필 관리 등에 각별히 신경 썼다. 앞 좌석에 앉았다가 뒷좌석에 앉아도 같은 경험을 이어갈 수 있다”며 “탑승자들이 각각 원하는 콘텐츠를 즐길 수도 있고, 화면을 연동해 같은 콘텐츠를 즐기며 마치 거실에 있는 듯한 경험을 할 수 있다”고 전했다.
이렇게 생성된 사용자별 ‘취향’은 개별 관리가 가능하다. 휴먼 인터페이스 개발 담당인 최대수 씨는 “탑승자의 환경을 좌석 별로 관리할 수 있다”며 “시트 높이나 온도 조절 등 세밀한 부분은 물론, 자주 사용하는 애플리케이션이나 화면 밝기까지 사용자에 맞춰 조정할 수 있다”고 말했다.
디스플레이가 거울 대체-졸음운전 감지·알람도
자동차의 필수 조건은 바로 ‘안전’. 디지털 콕핏 2019는 탑승자가 안심할 수 있는 환경을 위해 차 안과 밖 모두를 살필 수 있도록 카메라 시스템을 강화했다.
앞 좌석 양옆에 두 개의 디스플레이 형태로 설치된 ‘미러 대체 비전 시스템’(MRVS, Mirror Replacement Vision System)은 일반 자동차의 ‘사이드미러’ 역할을 담당한다. 운전 중 차선 변경 등 좌우를 살펴야 하는 순간에 후방 물체를 감지해줘 안전한 운행을 돕는다. 단순한 거울의 역할을 넘어 카메라 기술을 더해 더 넓은 시야를 확보할 수 있게 했다.
운전석 앞쪽엔 동공의 위치를 추적해 졸음운전이나 운전 중 부주의를 경고하는 시스템도 추가했다. 카메라 시스템 개발자인 오승원 씨는 “운전자 모니터링 시스템은 향후 자율주행 시대의 필수 기술”이라고 설명했다.
전방을 주시하며 달릴 땐 위험 경고를 인지하지 못하는 경우도 생길 수 있다. 디지털 콕핏 2019는 이런 상황을 막기 위해 위험 상황에 대한 알람을 이중으로 제공한다. 오승원 씨는 “삼성전자 ‘갤럭시 워치’를 연동해 손목에 진동을 주는 기능을 추가했다”고 밝혔다.
’연결된 삶’을 구현하는데 한발 다가선 디지털 콕핏 2019. 그 탄생은 다채로운 배경을 가진 삼성전자 전장사업팀과 하만 개발자들의 열정이 한데 융합했기에 가능한 일이었다. 2편에서는 디지털 콕핏 2019 개발을 위해 달려온 지난 1년 간 협업의 여정을 살펴본다.
<2편에 계속>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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