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XSW 2016, 치열했던 나흘간의 데뷔전_①뮤직크로키 ‘험온!’
지난 14일, 삼성전자 뉴스룸은 사우스바이사우스웨스트(South by South West, 이하 ‘SXSW’)에 참가하는 삼성전자 크리에이티브랩(Creative Lab, 이하 ‘C랩’) 3개 팀 인터뷰를 실었습니다. 탄탄하고 참신한 아이디어 하나로 세계 굴지의 산업 박람회에 출사표를 던진 세 팀이 SXSW를 몸소 겪으며 느낀 점은 뭘까요? 삼성전자 뉴스룸은 인터뷰 당시 출국을 앞둔 이들에게 “생생한 현지 소식을 후기 형태로 다시 전해 달라”고 당부했었는데요. 나흘간의 일정을 무사히 소화하고 돌아온 세 팀이 약속대로 반가운 소식을 전해왔습니다. 오늘은 그 첫 번째 순서로 허밍 기반 작곡 애플리케이션(이하 ‘앱’) ‘험온!'(이하 ‘험온’)을 제작한 뮤직크로키 팀 사연입니다.
첫째 날_허밍이 악보로? 깜짝 놀란 외국인 관람객들
▲SXSW가 열리는 미국 오스틴 현지 행사장에서 개막 30분 전까지 물품 운반하랴, 부스 설치하랴 분주했던 뮤직크로키 팀원들
삼성전자 뉴스룸 독자 여러분, 안녕하세요. 뮤직크로키 팀원 안지호입니다. 세계적 규모의 엔터테인먼트 페스티벌이자 글로벌 3대 음악 마켓 중 하나인 SXSW 2016은 음악 관련 앱을 개발 중인 우리 팀엔 더없는 시험대였습니다. 그런 만큼 이번 출장에 거는 기대가 클 수밖에 없었죠. 하지만 행사 개막을 불과 30분 남겨놓고 부스 뒷면 현수막을 교체해야 하는 등 우여곡절도 많았습니다. 업체 측 착오로 제작된 현수막 크기가 부스 크기와 맞지 않았기 때문인데요. 팀원 모두가 달라붙어 문제를 해결한 후에야 겨우 한숨 돌릴 수 있었습니다.
▲미국 현지 매체 ‘TWC뉴스’와 인터뷰 중인 뮤직크로키 팀원들
다행히 1일차 전시는 제법 성공적이었습니다. ‘외국인을 상대해야 한다’는 부담과 ‘돌발 상황이 발생하면 어쩌지?’ 같은 걱정은 행사가 시작된 지 한 시간도 안 돼 사라졌는데요. “뼛속까지 축제를 즐기겠다”는 생각으로 행사장을 찾은 현지 관람객들에게 서툰 영어 실력쯤은 별 문제가 되지 않았던 것 같습니다.
자신의 콧노래가 순식간에 악보로 만들어지고 반주까지 그럴듯하게 입혀지는 걸 경험한 관람객들은 믿기지 않는다는 듯 감탄사를 연발했습니다. “지금 당장 이 앱을 내려받을 수 있게 해달라”며 난리를 피웠던 분도 있었죠(웃음).
▲최병익 CL의 ‘모차르트’ 코스튬은 현지 관람객 사이에서 큰 인기를 얻었습니다. (왼쪽부터)팀원이유경·가기환·안지호씨, 최병익 CL
장황한 설명도, 과장된 홍보도 필요 없었습니다. 사람들은 우리가 입은 모차르트 코스튬만 보고도 신기한 듯 부스를 기웃거렸죠. 팀원들도 어느새 ‘출품자(exhibitor)’가 아닌 ‘관람객(participant)’이 된 듯 매 순간을 즐겼습니다. ‘내일은 또 어떤 흥미로운 경험을 하게 될까?’ ‘C랩 제도 덕분에 우리가 여기까지 오게 되다니!’ 여러 가지 생각이 머릿속에 떠오른 하루였습니다.
둘째 날_우리 부스 소식이 실시간으로 해외 매체에?
첫날 쌓은 부스 운영 노하우 덕분일까요? 지나가는 관람객에게 무작정 말 걸기에 급급했던 첫날과 달리 팀원 모두 한결 여유로워졌습니다. 현지 취재진이나 우리 부스에 관심을 보이는 관람객 위주로 접근, 보다 효과적으로 험온을 알릴 수 있었죠. 덕분에 불필요한 체력 소진도 피하게 됐고요.
첫날엔 엄두도 못 냈던 다른 부스 관람도 짬짬이 시도했습니다. 다른 부스도 우리와 상황이 크게 다르지 않더군요. 인상적이었던 건 준비했던 프로그램이 예상대로 작동되지 않을 때도 대수롭지 않게 넘기는 그들의 모습이었습니다. SXSW에선 ‘잘하는’ 사람보다 ‘즐기는’ 사람이 승자란 사실을 새삼 느낄 수 있었죠.
▲험온은 현지 매체뿐 아니라 일반 관람객 사이에서도 상당한 관심을 모았습니다
부스로 돌아왔더니 낭보가 도착해 있었습니다. 현지 미디어가 험온 관련 기사를 앞다퉈 쏟아내고 있다는 소식이었죠. 제일 반가웠던 건 평소 즐겨보던 IT 매체 ‘엔가젯(Engadget)’에 올라온 포스트였습니다. 읽기 전엔 살짝 긴장이 됐는데 다행히 긍정적인 내용이더라고요. 이번 경험으로 미디어의 막강한 영향력을 다시 한 번 체감할 수 있었습니다.
셋째 날_대박 비결? 로코코풍 ‘모차르트 코스튬’!
오늘은 SXSW 뮤직 페스티벌이 시작되는 날입니다. 험온이 음악 관련 앱인 만큼 우리 부스를 찾는 관람객도 지난 이틀에 비해 확연히 늘었데요. 정신 없이 바쁜 이틀을 보내며 크고 작은 경험을 쌓은 덕분일까요, 팀원들은 이미 ‘전시 전문가’가 돼 있었습니다.
▲모차르트 코스튬을 본인 옷인 듯 소화해낸 이유경 팀원은 관람객 사이에서 단연 인기였습니다
오늘은 저와 이유경 팀원이 모차르트 차림으로 관람객을 모으기로 했습니다. 돌이켜보면 이날 저 개인적으론 가장 즐겁게 일했던 것 같습니다. 독특한 코스튬 덕분인지 많은 관람객이 뜨거운 반응을 보였거든요.
▲’슈퍼스타K 시즌7’에 출연해 이름을 알린 한국 밴드 ‘피해의식’은 2년 연속 SXSW 무대에 섰습니다. 험온에 큰 관심을 보인 멤버들이 뮤직크로키 팀과 포즈를 취했네요
올해 SXSW에서 험온에 관심을 보인 관람객은 크게 두 종류로 나뉩니다. 음악 관련 지식 여부와 무관하게 기술 자체를 신기해 했던 이들이 하나. 음악 산업 종사자들이 다른 하나입니다. 셋째 날은 SXSW 쇼케이스 공연을 위해 한국에서 온 밴드 ‘피해의식’을 비롯, 많은 뮤지션이 험온 부스를 찾아 유용한 조언을 건넸습니다. 몰려드는 관람객들로 몸은 고단했지만 행복했던 하루였습니다.
넷째 날_아쉬움은 남지만… 그래도 이만 하면 성공적!
영원히 끝나지 않을 것 같던 SXSW에서의 일정도 어느덧 마지막 하루를 맞았습니다. 저로선 가장 긴장되는 날이었는데요. ‘음악 관련 제품과 서비스에서의 혁신’을 주제로 발표가 예정돼 있었거든요. 전날 밤 잠도 제대로 못 이룰 정도로 불안감이 컸습니다.
▲‘음악 관련 제품과 서비스에서의 혁신’을 주제로 험온을 소개하고 있는 최병익(사진 왼쪽) CL과 안지호 팀원
같은 시각, 미국 영부인 미셸 오바마의 기조연설이 있었기 때문일까요? 허무하다 싶을 정도로 장내가 한산했던 가운데 저와 최병익 CL은 새벽까지 준비했던 발표를 무사히 마쳤습니다. 청중이 적었던 건 아쉬웠지만 긴장 속에 준비했던 발표를 별 탈 없이 끝내 홀가분했습니다. 그 일정을 마지막으로 뮤직크로키 팀의 SXSW 데뷔전도 대단원의 막을 내렸습니다.
이제 와 생각해보니 아쉬움이 많이 남습니다. ‘전략적 선택’이긴 했지만 행사 개막 시점에 앱을 출시하지 않은 것, 좀 더 적극적으로 준비하지 못했던 것 등이 내내 맘 한편에 남더군요. 하지만 얻은 것도 많았습니다. 대외 전시 부스 운영 경험이 전무한 사람들이 모여 험온을 전 세계 관람객들에게 알렸을 뿐 아니라 좋은 반응까지 이끌어냈으니까요.
SXSW는 끝났지만 앞으로도 제게, 그리고 저희 팀원들에게 지난 나흘간의 추억은 오래 기억될 겁니다. 이제 그곳에서의 경험을 발판 삼아 하루 빨리 ‘완성형 험온’을 선보일 일만 남았네요. 조금만 더 기다려주세요!
삼성전자 뉴스룸의 직접 제작한 기사와 이미지는 누구나 자유롭게 사용하실 수 있습니다.
그러나 삼성전자 뉴스룸이 제공받은 일부 기사와 이미지는 사용에 제한이 있습니다.
<삼성전자 뉴스룸 콘텐츠 이용에 대한 안내 바로가기>