장애인도 누릴 수 있는 편리한 삶을 꿈꾸다…최유림 온양여중 교사를 만나다
하루가 다르게 새로운 정보가 쏟아지는 오늘날, 시각장애인은 어떻게 정보를 습득할까요? PC, 모바일 기기 등의 이용이 어려울 거란 생각과 달리 시각장애인도 PC와 스마트폰을 사용해 인터넷을 이용하고 SNS, 메신저를 통해 소통하는데요. 지난해 '삼성전자 시각장애인 정보화교육센터(이하 '정보화교육센터')'에서 개최한 제11회 '애니컴 페스티벌' 체험수기 부문 'Light of Hope Anycom Award' 수상의 영예를 거머쥔 온양여자중학교 최유림 교사의 이야기 들어볼까요?
장애인 최초로 일반 과목 임용고시 통과
대학교 재학 시절부터 정보화교육센터를 통해 컴퓨터 교육을 받은 최유림 교사는 현재 충남 아산시에 위치한 온양여중에서 영어를 가르칩니다. 선천적 시력 장애를 갖고 있는 최 교사는 1급 시각장애인인데요. 지난 2007년 충청남도 임용시험 영어과에 통과, 시각장애인 최초로 일반교사 일반과목의 임용시험에 합격해 큰 화제가 됐었죠.
시각장애인이 일반 과목의 교사가 되기란 결코 만만치 않았습니다. 무엇보다 임용시험 준비에 필요한 모의고사 교재를 점자로 바꾸는 작업이 쉽지 않기 때문인데요. 교재를 장애인복지관에 맡겨 점자로 교체, 공부를 했지만 좀 더 다양하고 풍부한 자료를 보지 못해 아쉬웠죠. 게다가 눈으로 읽어도 어려운 내용을 들어서 이해하기란 더 험난할 수밖에 없었는데요. 최 교사는 "당시 시험 준비는 장기전으로 갈 수밖에 없었다"며 "다른 사람들보다 미리 계획을 세워야 했다"고 말했습니다. 책 한 권을 점자로 변환하려면 2, 3달이 넘게 걸리기 때문이죠.
이뿐만이 아닙니다. 임용시험 2차 면접의 '교정시력 0.3 이상' 조항 때문에 탈락의 위기에 놓이기도 했었는데요. 시험 성적보다 더 큰 난관이었죠. 최 교사와 그의 대학 은사들은 해당 교육청에 이를 강력히 항의했고, 신체검사를 담당한 의사는 '부적격' 대신 '판정 보류'를 내려 일단 합격할 수 있었습니다. 결국 1년 뒤 이 독소조항은 최 교사로 인해 폐기됐죠.
능숙하게 컴퓨터 다뤄…"영화 활용해 수업하기도"
험난한 과정을 통해 꿈을 이룬 최 교사는어느새 10년 차가 된 '베테랑' 선생님인데요. 능숙하게 컴퓨터를 다루고 아이들이 공부에 흥미를 가질 수 있게 영화를 활용한 수업을 하기도 하죠. 최 교사가 화면을 보지 않고도 컴퓨터를 활용한 멀티미디어 수업을 할 수 있는 건 노트북에 깔린 '센스리더'라는 시각장애인용 컴퓨터 프로그램 덕분인데요. 고개를 돌려 귀를 노트북 쪽으로 기울이면 센스리더를 통해 아이콘과 문자를 음성으로 들을 수 있죠.
"대학 시절부터 정보화교육센터 이용했죠"
사실 최 교사는 대학교 입학 전까지컴퓨터를 잘 다루지 못했는데요. 어렸을 적 장애인복지관에서 잠시 컴퓨터 수업을 받긴 했으나 집과는 거리가 멀어 포기해야 했습니다. 하지만 대학 입학 후 컴퓨터 사용은 필수가 됐는데요. 최 교사는 다른 시각장애인의 추천으로 삼성전자 정보화교육센터가 운영하는 컴퓨터 강의를 듣기 시작했습니다.
지난 2002년 11월 시작한 정보화교육센터의 애니컴(http://anycom.samsunglove.co.kr)은 엑셀, 검색엔진 활용법 등의 컴퓨터 관련 교과목을 무상으로 제공하는 온라인 강의실인데요. 이동의 어려움이 큰 시각장애인을 위해 온라인 강의로 이루어졌죠. 고급 기능보다는 컴퓨터 초보자가 쉽게 이해할 수 있는 기초적이고 실용적인 강의가 많았는데요. 대학교 1학년 겨울방학 내내 애니컴을 통해 기초 강의를 들은 결과, 최 교사는 비로소 '컴맹'에서 벗어나 컴퓨터에 대한 부담을 줄일 수 있었습니다. 가장 도움이 됐던 강의 중 하나는 10여 년 전 들었던 '포털 사이트 응용'에 대한 강의였는데요. 이 강의를 통해 검색엔진 사용법을 익혔고 인터넷 웹 서핑으로 보다 다양한 영어 강의 프로그램을 찾을 수 있었습니다. 막막했던 영어 교사라는 꿈도 인터넷을 통해 한걸음 더 다가갈 수 있는 계기가 됐죠.
최 교사는애니컴의 가장 큰 장점으로 '집에서 편히 들을 수 있다'는 것 외에 무제한 청취가 가능하다는 점을 꼽았는데요. 원할 때 언제든 반복, 재생이 가능해 필기나 녹음에 대한 부담을 줄일 수 있었죠. 최 교사는 애니컴 강의를 통해 PC 사용 기본기를 탄탄하게 익힌 데 이어 파워포인트나, 엑셀 등의 고급 기능 강의도 듣길 원하는데요. 언젠가 애니컴에 더 많은 강의가 업데이트 되겠죠?
"무엇보다 바뀌어야 할 건 사람들의 편견"
시각장애인에 대한 PC나 모바일 기기 등의 배려는 점점 나아지고 있습니다. 삼성전자는 그동안 장애인 접근성을 높일 수 있는 기능을 지속 개발해 스마트폰에 적용해 왔는데요. 갤럭시 S6에 시각장애인, 청각장애인, 지체장애인을 위한 다양한 기능을 채용, 업계 최고 수준의 접근성을 확보했죠. 최 교사 말에 따르면 스마트폰에 대한 관심이 높은 시각장애인이 생각보다 많다고 하는데요. 시각장애인들도 스마트폰 신제품의 새로운 기능에 관심을 갖고 전문가 못지 않게 다양하게 이용하고 있습니다. 특히 시각장애인을 위한 다양한 애플리케이션이 개발되면서 그들의 삶도 보다 편리해졌죠. 애니컴 강의실에도 시각장애인이 스마트폰을 편리하게 사용할 수 있도록 10개의 스마트폰 활용 강의가 등록돼 있습니다.
이렇듯 시각장애인들도 정보화 시대에 맞춰 편리한 삶을 누리고 있는데요. 최 교사는 바뀌어야 할 건 무엇보다 '사람들의 편견'이라고 지적했습니다. 장애인을 '도움 없이 살 수 없는 사람'이라고 생각하는 시선이 많기 때문인데요. 물론 도움이 필요할 때도 있지만, '장애인이 뭘 할 수 있겠어'라는 사람들의 그릇된 생각이 장애인들을 더 힘들게 하기 때문이죠.
최 교사는 사람들의 이러한 편견에 맞서 싸우듯 또 하나의 꿈에 도전하는데요. 바로 박사 과정 공부입니다. 영어에 이어 특수교육 과정을 공부 중인 최 교사는 비록 비장애인보다 시간은 오래 걸리더라도 포기하지 않으리라 굳게 다짐했는데요. 이뿐만 아니라 애니컴 페스티벌에서 열리는 정보화 대회에도 참가할 용의가 있다고 합니다. 워낙 검색 실력이 뛰어난 시각장애인들이 많아 아직까진 망설여지지만 언젠간 도전할 것이라고 하는데요. 최유림 교사의 끝없는 도전, 삼성전자 뉴스룸이 응원합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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