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 1년 성과 접한 후 ‘이거다!’ 싶었죠” 국내 대학 중 최초로 ‘고용 연계 스마트팩토리 전공’ 개설한 배장근 구미대 산학협력단장
삼성전자 스마트공장 보급 사업이 지난달로 출범 1주년을 맞았습니다. 그 사이, 당초 ‘경상북도’로 한정됐던 보급 지역은 ‘전국’으로 확대됐고 보급 대상도 400개에서 1000개로 2.5배 늘었습니다. 스마트공장 구축 사례를 보다 체계적으로 가르치기 위해 경북창조경제혁신센터(이하 ‘경북센터’) 내에 들어서는 스마트팩토리 아카데미도 개관 ‘초읽기’에 들어갔습니다.
그리고 오늘(23일), 여기에 또 하나의 낭보가 더해졌습니다. 국내 대학 중 최초로 구미대학교 내에 ‘고용 연계형 스마트팩토리 전공’이 탄생한 겁니다. 이날 오전 구미대는 경북센터, 그리고 해당 전공 수료자 채용을 약속한 7개 현지 업체(금창∙에나인더스트리∙한중NCS∙전우정밀∙벽진산업∙화인에프티∙제일금속)와 산학협력 협약을 체결했습니다. 경북센터와는 대학과 업체 간 교류의 실행∙지원에 관한 내용을, 현지 업체와는 공정 설비와 운영∙유지∙보수 인력 양성 교육에 관한 내용을 각각 협의했죠<관련 내용 아래 참조>.
스마트팩토리 전공에선 구체적으로 어떤 내용을 배우고 익히게 될까요? ‘고용 연계형’에 담긴 의미는 뭘까요? 왜 여러 대학 중 구미대가 이 전공을 개설하게 된 걸까요? 지난 18일 오후, 이런저런 궁금증을 안고 이번 협약 체결을 주도한 배장근 구미대 산학협력단장(컴퓨터전자과 교수)을 만나기 위해 구미대로 향했습니다.
“고려 사항 ‘1순위’는 우리 학생 뽑아 쓸 기업 목소리”
“삼성전자가 경북 지역에서 스마트공장 보급 사업을 해오고 있었던 건 언론 보도를 통해 진작 알고 있었습니다. 지난해 말 직접 김진한 경북센터장을 만나 뵙고 ‘우리가 스마트공장 설비 인력 양성 교육과정을 개설하면 어떻겠느냐’고 제안 드렸죠. 당시 긍정적으로 검토해주신 덕분에 구체적 기획서 만들어 재차 말씀 드렸고, 김 센터장께서 흔쾌히 수락해주셔서 결실을 맺게 됐어요.”
“방학인데도 매일 집무실로 출근, 빡빡한 일정을 소화하고 있다”는 배장근 단장의 목소리엔 자신감이 가득했습니다. “산학 협력에 관한 한 우리 학교만큼 프로그램이 튼실한 곳은 없을 것”이란 게 그의 설명인데요. “구미대는 일명 ‘고용예약제 프리잡(Pre-Job) 프로그램’(이하 ‘프리잡 프로그램’)을 운영 중입니다. 특정 분야 산업체와 협약을 체결하고 해당 업체가 요구하는 기술을 집중적으로 가르쳐 그곳에 취업시키는 게 골자입니다. 지난 2012년 전국 산학협력선도대학(LINC) 육성 사업에 동참하며 수 년째 성공적으로 이어오고 있죠. 이번에 개설되는 스마트팩토리 전공은 그 다섯 번째 작품이고요.”
실제로 구미대는 △AS엔지니어(삼성전자서비스) △금형 전문 인력(구미시) △품질 혁신 인력(삼성전자∙LG디스플레이 협력사) 등 다양한 ‘맞춤형 인력 양성 과정’을 진행했거나 진행 중입니다. 일단 개설하면 이삼 년씩 이어지는 게 기본일 정도로 업체 측 호응이 큰 편이죠. 철저하게 수요자(업체)를 고려해 프로그램을 꾸리는 ‘맞춤형 설계’ 덕분입니다.
엄밀히 말해 프리잡 프로그램은 독립된 전공이라기보다 일종의 ‘트랙(track)’입니다. 1학년 수료자 중 약간명을 선발한 후 ‘책임 학과(와 교수)’를 두고 채용 예약 기업이 요구하는 기술 교육에 초점을 맞춰 짧게는 6개월, 길게는 1년간 집중 훈련시키는 구조이기 때문입니다. 커리큘럼도 ‘학생을 뽑아갈 기업’의 요구 사항에 맞게 설계, 운영됩니다. 필요하다면 강사진을 꾸릴 때에도 구미대 교수 대신 업체 전문가를 우선 배정할 정도죠.
“스마트공장 보급 사업은 제조업 생산력 제고에 필수”
“지금은 어느 정도 자리를 잡았지만 처음엔 학교 내 반발이 적지 않았습니다. 학점 인정 여부 등 교칙 개정이 불가피한 부분도 있었고요. 실제로 수도권 모 전문대가 ‘프리잡 프로그램을 벤치마킹하겠다’며 저희를 찾아온 적도 있습니다. 하지만 성사시키진 못했어요. 학과 간 장벽을 허무는 데 실패한 거죠.”
배 단장은 “우리 같은 전문대학에서의 산학협력 방향은 두 가지로 분명히 나뉜다”고 단언했습니다. “학생에겐 양질의 일자리를 제공하고 업체엔 철저히 수요를 예측, 교육시킨 인력을 보내주는 거죠. 그래서 전 산학협력 업무를 맡으면서부터 우리 학교 모든 교수진이 수요 기업 담당자와 수시로 만날 수 있도록 애써왔습니다. 학과별로 산학협력협의회를 만든 것도 그 때문이고요. 보다 많은 업체에서 ‘구미대 출신 받아보니 이런 점이 좋더라’란 평가를 받는 게 최종 목표입니다.”
올해 첫 삽을 뜨는 ‘구미대 스마트팩토리 트랙’은 일단 ‘1학년 과정을 수료한 군필(軍畢)자’ 가운데 20명을 선발, 다음 달 셋째 주부터 한 학기간 운영될 예정입니다. 대상자를 한정한 건 이르면 과정 시작 이후 6개월 만에라도 학생과 업체 간 의견이 일치하면 조기 취업을 성사시키기 위해섭니다. “학생들을 보낼 기업이 대부분 경산∙영천시에 위치한 자동차 부품 업체인 만큼 일단 전공 적합성을 살필 생각입니다. 지원자가 몰릴 경우 성적과 면접 결과 등도 반영하려 합니다.”
배장근 단장은 “이번 협약 체결에 거는 기대가 무척 크다”고 말했습니다. “조만간 개설되는 스마트팩토리 아카데미와 시너지 효과를 노려볼 수 있다는 점이 가장 고무적입니다. 아카데미 인근에 우리 학교 산학협력 캠퍼스도 있거든요. 실습실과 교수 요원 등을 서로 공유하면 네트워킹을 공고히 할 수 있지 않을까 합니다.” 그는 “스마트공장 보급 사업은 제조업 생산력 제고에 반드시 필요한 프로젝트”라며 “특히 이 부문의 숙련 인력 배출은 전문대학이 4년제 대학보다 오히려 경쟁력을 갖췄다는 게 내 생각”이라고 강조했습니다.
“설비∙프로그래밍 전문 인력 양성 과정도 개설하고파”
배장근 단장에 따르면 구미대 스마트팩토리 트랙의 1차연도 책임학과는 자동차기계공학과가 될 전망입니다. 협약식 이후 일정 역시 숨가쁠 정도로 빡빡합니다. 학교 측은 책임 학과와 교수가 정해지면 학점 인정 등 제반 행정 절차를 논의한 후 본격적 학생 선발에 나설 예정인데요. 6개 개설 과목(△금형설계 △로봇제어 △프레스 설비 △용접실무 △생산운영관리 △스마트 현장혁신 품질경영)과 여름방학 현장 실습 프로그램, 주요 강사진도 거의 확정됐습니다. ‘현장 적합성’에 초점을 맞춘 과정인 만큼 강사진은 대부분 외부 초빙 인사입니다. “김학용 삼성전자 창조경제사무국 부장도 일부 강의를 맡을 예정”이란 게 구미대 측 귀띔입니다.
배 단장은 “최근 경기가 나빠 취업하기가 점점 어려워지는 추세이지만 앞으로도 프리잡 프로그램의 깊이와 폭을 넓혀 좀 더 많은 우리 학교 학생이 졸업과 동시에 취업할 수 있도록 하는 게 내 목표”라고 강조했습니다. “경북센터와 함께하는 이번 과정도 이제 첫발을 내디뎠을 뿐이라고 생각합니다. 추후 자동차 부품 제조뿐 아니라 각종 설비와 프로그래밍 전문 인력 양성 과정도 개설, 스마트공장 보급 사업에 보탬이 될 인재를 배출할 수 있도록 최선을 다하겠습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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