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포토에세이] “교육 나누고 마음 얻고 왔어요” 카자흐스탄으로 떠난 삼성 원위크
카자흐스탄, 한국보다 27배 넓지만 인구는 우리의 절반에 살짝 못 미치는 곳. 광활한 초원과 세찬 바람 덕에 ‘대자연’의 위대함을 몸으로 느낄 수 있는 그곳에 삼성전자 임직원들이 다녀왔다. 현지 맞춤형 임직원 봉사단 ‘삼성 원위크(OneWeek)’의 두 번째 여정이었다. (※관련 기사 삼성 임직원 200여 명, 6개국서 맞춤형 교육 봉사활동 참고)
※삼성 원위크 참가자 이은성(삼성전자 무선사업부) 씨의 수기를 바탕으로 작성한 포토에세이 입니다.
‘삼성에서 선생님이 왔다고요?’ 아이들과 첫 만남에 더 긴장했던 직원들
아이들과의 첫 만남. 머릿속으로 수도 없이 상상했지만 떨리는 마음은 어쩔 수 없다. 긴 이동 거리 탓에 잠이 쏟아 질만도 하건만, 준비했던 교육자료를 보고 또 보며 긴장된 마음을 누른다. 아이들에게 손을 번쩍 들어 인사를 건넸다. 표정을 보니 먼 나라서 온 이방인을 살피는 기색이 역력하다.
분위기를 어떻게 풀어야 할까 고민하던 찰나, 우릴 반기는 아이들의 왁자지껄한 인사가 시작됐다. 아이들이 며칠을 준비했다는 노래와 환영 춤이 펼쳐지고… 여기에 원위크 참가자들이 준비해 간 간식거리와 놀이 소품이 더해지니 분위기는 더할 나위 없이 좋아졌다.
한 참가자가 자신을 몸소 희생(?)해 아이들의 웃음을 끌어냈다. 눈을 맞추고, 함께 웃고, 손짓 발짓으로 대화하던 순간이 쌓이자 우린 오래 알던 친구처럼 편안해졌다.
국경지대 마을서 학교까지 통학 4시간… 등굣길 함께하며 눈물 바다
아이들은 아침 10시가 넘어야 하나둘 등교했다. 한국 학교에 비하면 꽤 늦은 시각. ‘아이들이 왜 이렇게 늦게 학교에 오는 걸까?’ 이유가 궁금하던 차, 하루는 새벽 6시에 출발하는 등·하교 버스에 올라타보기로 했다. 버스는 비포장길을 2시간 동안 꼬박 달려 믕즐크(Mynjylyk) 지역에 도착했다. 국경에 접한 마을이라 주변에 군대 막사가 있었고 경계를 서는 군인도 보였다. 그의 손에 들려있는 소총은 차 안의 공기까지 무겁게 만들었다. 그렇다고 여기까지 왔는데 삼엄한 분위기에 눌려 차 안에만 있을 수는 없는 일. 차량 진입 허가는 동행한 현지 담당자에게 맡기고, 우린 차에서 내려 아이들을 마중 나갔다.
차를 타러 나오던 아이들이 우리를 보고 뛰기 시작했다. 예고 없이 찾아온 선생님이 반가웠는지 달려와 품에 안겨선 울음을 터뜨렸다. 아이들도 울고, 우리도 울고. 헤어지는 날도 아닌데 벌써 눈물바다다. 서로서로 손을 잡고 학교로 길을 나선다.
통역 거쳐 한 문장씩 가르치니 시간은 두 배… 정성과 열정에 호응도 두 배
아이들에게는 코딩교육의 보편적 방법론인 스크래치를 가르쳤다. 통역사는 우리를 깜짝 놀라게 할 만큼 실력이 좋았지만, 어쩔 수 없이 항상 두 배의 시간이 필요했다. 하나라도 더 알려주고 싶은 마음에, 가끔씩은 아이들과 직접 몸으로 말했다. 어렵게 느껴질 법도 한데, 아이들은 기대 이상으로 호응해주었고 적극적이었다.
목동을 대상으로 한 교육도 이뤄졌다. 이메일 계정을 만들어보고 필요한 정보를 인터넷으로 검색하는 것 등이었다. 일부 목동은 고령이었고, 평생 ‘컴퓨터’를 만져보지 않은 사람들이 대부분이었다. 컴퓨터 앞에 어색하게 앉아있는 목동의 손을 포개어 잡고, 조심스레 마우스를 움직였다. 처음이라 어려워했지만, 손끝으로 전해지는 우리의 열정이 전해진 걸까. 목동들의 눈빛에는 활기가 띠고, 고개는 점점 모니터 앞으로 가까워졌다.
직접 짠 우유 선물에 만감 교차… 파란 옷 선생님을 꼭 기억해 주렴
직접 짠 말 젖을 음료수병에 담아 선물로 가져온 아이가 있었다. 고사리 같은 손에 쥐어진 귀한 선물에 많은 생각이 교차했다. 고맙고, 기특했고, 받은 것에 비해 더 많은 것을 가져오지 못했다 생각에 미안했다. 일주일간의 시간은 너무나도 감사한 선물이었다. 마지막 날 밤, ‘만약에라도 한 번 더 올 수 있는 기회가 주어진다면, 열 배라도 더 준비하고 백 배라도 더 잘해주리라.’
2019년, 카자흐스탄에서의 삼성 원위크. 어려운 점도 많았지만 최선을 다해 나눔을 실천한 멤버들의 얼굴은 밝았다. 카자흐스탄 오지 마을 사람들은 파란 옷의 친절한 선생님을 기억할 것이고, 우리 또한 어디서도 받지 못할 마음의 선물을 준 그들을 기억할 것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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